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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의 도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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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
작품등록일 :
2021.04.05 15:34
최근연재일 :
2021.04.24 18:14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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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글자수 :
18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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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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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김복남

DUMMY

“그럼 첫 번째 우리 일을 해 볼까요?”


나는 출입술을 통해 획득한 [고려사 절요]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미구엘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까도 이거 가지고 이야기하던데 이게 뭔데?”


“앞으로 우리의 돈줄이 될 소중한 자산이죠.”


미구엘은 내가 꺼낸 책을 이리저리 만져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만져 보아도 책은 그저 책일 뿐이다.


미구엘은 약간 신경질이 난 듯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말고 본론부터 말해라.”


“미안해요. 평소에 형한테 당한 게 많아서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아무튼, 본론을 이야기하면 저는 이 책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아까도 이 책에 들어갔다 왔었고 이 책에서 이 아이템을 얻었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미구엘이 정색하며 말하자 나는 눈앞에 책 속에서 가지고 온 A등급 칼을 흔들며 말했다.


“이렇게 증거가 있는데요?”


“그건···. 그런데···. 책 속에 사람이 들어간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그것만 해도 이상한데 아이템까지 가지고 왔다고?”


나는 다시 미구엘의 눈앞에 아이템을 흔들며 말했다.


“그건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말들 그리고 더 말도 안 되는 물증.


미구엘은 그 가운데서 혼란에 빠져있었다.


“쉽게 생각하세요. 옛날 전래동화에 보면 그림 속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도사들이 있잖아요.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구엘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으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 일단 니 말이 다 사실이라고 치자. 니가 책 속으로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되었고 고오급 아이템도 가지고 올 수 있게 되었다 치자. 좋은 일이네. 축하한다. 근데 그게 내 도움이 필요할 일이가? 그냥 니 혼자 왔다 갔다 하면 되잖아.”


“아니요. 혼자서 하면 안 되니까 더욱 형 아니 전무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빙빙 돌리지 말고 차근차근 처음부터 알아듣기 좋게 이야기해봐라.”


“일단 처음 책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저는 제가 과거로 갔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책이란 것도 몰랐고 갑자기 고려 시대가 나타나니까 내가 과거를 체험한다고 생각했죠.”


“근데?”


“그런데 볼일을 마치고 책 밖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이게 던전에서 빠져나올 때랑 비슷한 느낌이더라고요. 마치 던전을 클리어하고 게이트 밖으로 나오는 기분?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이 책이 있었죠. 마치 던전의 게이트처럼.”


미구엘은 한껏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돈 냄새를 맡은 것이다.


“그래서? 계속 이야기해봐라.”


“그때 딱 형이랑 폐쇄던전 이야기가 생각이 났죠. 던전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고 했죠? 그리고 신호를 감지한다면 게이트도 따로 만들 수 있다고 했고. 만약 이 책에서 나오는 신호가 던전의 신호와 비슷하거나 혹은 일치한다며?””


“내가 게이트를 만들 수도 있겠지.”


“바로 그겁니다! 어때요? 구미가 좀 당기죠?”


내 이야기를 들은 미구엘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미가 당기는 수준이 아니고 니 말이 맞다카면 이건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혁명인데?”


“제가 말했죠? 새로운 비전을 만들거라고.”


“그렇게 되면 폐쇄던전이랑 이거랑 병행해서 헌터들 레벨업도 자유자재로 시킬 수 있을기고 아이템 수급도 훨씬 더 원활하게 할 수 있겠네. 이거는 수급이 원활한 수준을 넘어서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수준인데.”


좀처럼 흥분하지 않던 미구엘이 잔뜩 흥분한 채 떠들어대자 덩달아 나도 흥분되었다.


하지만 침착해야 한다.


나는 사장이니까.


“확률은 높지만, 일단은 가설입니다. 오늘 바로 점검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여기가 제격이지. 여기가 폐쇄던전 게이트가 있는 곳이니 감지설비도 같이 있고 게이트를 만들 수 있는 시설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그럼 제가 책으로 들어가 볼 테니 신호를 먼저 확인해 주세요. 가능하겠죠?”


“당연하지. 만약 니 말이 맞는다면 눈앞에서 던전이 만들어 지는 거고 그러면 신호를 찾아내는 건 일도 아니지.”


“알겠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우리 회사 1호 업무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알았다. 내 바로 준비할게 조금만 기다려봐라.”


미구엘은 장비를 가지고 오기 위해서 던전의 게이트가 있던 다락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책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다시 한 번 점검해봤다.


“소고야. 그럼 출입술도 따른 도술처럼 주문을 외우면 책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지?”


“네. 형님 들어가고 싶은 책을 붙잡고 ‘출입’ 이라고만 말하면 형님은 책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알았어. 그런데 너는 어떻게 나랑 같이 들어갈 수 있는 거지?”


“저는 형님의 소환수니까요. 소환수는 형님의 물건과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물건이라고 하니 너무 정이 없구나. 동료라고 하자.”


“뭐 어떻게 부르던 형님의 옷이나 아이템과 같은 취급인 건 변하지 않습니다. 그건 사실이니까요.”


“뭐 항상 같이 다닐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로 받아 들일께.”


나와 소고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때 미구엘은 구식 라디오 비슷한 장비와 거기에 연결된 노트북을 양손 가득 들고 잔뜩 흥분한 채 나타났다.


“한번 해보자.”


“그럼 저 라디오가 감지장비?”


미구엘은 라디오라는 말을 듣자 발끈하며 말했다.


“라디오라니! 이게 얼마나 비싼 건데. 이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거 아니다.”


“뭐 돈이 얼마든 잘 돌아가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프로시니 전무님을 믿겠습니다. ”


“조금 전까지 나도 사장이었는데 이제 전무 신세네.”


“구멍가게 사장이냐 대기업 전무냐 중에 후자를 고르신 거죠.”


“한번 믿어본다이. 그러면 바로 시작할 수 있나?”


미구엘이 라디오처럼 생긴 감지장비의 안테나를 뽑자 장비에 연결된 노트북에 알 수 없는 그래프가 잔뜩 나타났다.


“전무님만 준비되면 저는 바로 갈 수 있습니다.”


“나는 준비됐다. 그럼 바로 시작하자.”


미구엘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했지만 나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높은 가능성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건 순전히 내 느낌일 뿐이니까.


하지만 헌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날카로운 직감


나는 내 직감을 믿는다.


나는 준비된 [고려사 절요]를 바로 들었다.


“전무님 갑니다. 확실하게 확인해 주세요.”


“내만 믿고 잘 갔다 온나.”


“출입술!”


내가 주문을 외우자 책 속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흰 연기가 내 몸을 감싼 후 온 방으로 펴져 나갔다.


주변은 금세 온통 흰 연기로 가득 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온도와 습도였다.


실내의 건조한 공기가 아닌 습한 야외의 후덥지근한 공기였고 실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선선한 바람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방을 온통 가득 채우고 있던 흰 연기가 사라지자 어느새 주변 풍경은 울창한 산속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이곳은 2차 튜토리얼을 시작한 고려였다.


하지만 책 속으로 들어온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곳의 신호를 미구엘이 잡을 수 있는 가이다.


“소고야. 나가는 방법도 같지?”


“네. 마찬가지로 ‘출입술’을 외치시면 언제든지 책 밖으로 나가실 수 있습니다.”


“탈출구가 확보되어 있다면 던전 보다는 훨씬 안전하겠군.”


“하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페널티다.


그 정도는 예상했으니까.


“그럼 기대를 가지고 한번 나가볼까? 출입술!”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우자 이번에는 반대로 주변의 풍경이 점점 흰 연기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흰 연기는 점차 사라지며 한 점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들어올 때처럼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주위의 풍경은 어느새 미구엘의 다방으로 변해 있었고 내 앞에는 얼굴 가득 웃음을 짓고 있는 미구엘이 있었다.


“됐다!”


“됐어요?”


“그래! 이거는 던전 신호다. 니가 책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찾아볼 것도 없이 신호가 폭주하더라. 확실한 던전이다.”


미구엘의 말투에는 흥분과 기쁨 설렘 등등 온갖 감정이 들어있었다.


당연하다.


지금 나도 몹시 흥분하고 있으니까.


“그럼 게이트도 만들 수 있다는 말?”


“당연하지 좀만 기다려 봐라. 물리적인 문은 만들어 놨으니까 한 10분만 시간 주면 바로 만들 수 있다.”


역시 미전무님


우리 회사 1호 스카우트 직원으로 충분하다.


“좀만 기다려 봐라. 이거 끝나면 내랑 한번 같이 들어가 보자.”


“앗! 그런데 일반 던전은 보스몬스터를 잡기 전까지 나갈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여기가 아무리 책 속이라고는 하지만 여기도 들어가면 똑같을 것 같은데.”


“그건 마찬가지인데. 니가 방금 들어간 던전은 클리어 된 걸로 표시되더라. 니 이 던전 클리어했제?”


튜토리얼 퀘스트 클리어가 던전 클리어와 같은 개념인가?


그렇다면 이미 클리어 된 책, 아니 던전이다.


“네. 그래서 아이템도 챙겨왔죠.”


“그러면 됐다. 아까 보니까 던전 폐쇄까지 30분 정도 남았드라. 들어가자마자 바로 나올 수 있지 싶다.”


“그럼 정말 형이 들어갈 수 있나 확인만 하고 나와야겠네요.”


“내랑 같이 가니까 뭐 큰 걱정은 없을기라. 들어가는 게이트 나가는 게이트가 같으니까. 확인만 하고 바로 나가면 된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커피 마시면서 조금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래. 조금만 기다려 봐라.”



역시 미구엘은 타고난 엔지니어였다.


몇 번 컴퓨터를 만지더니 30분도 안 돼서 전에 만들어둔 다락방에 책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근데 이거 믿을 수 있는 거 맞아요? 너무 빨리 끝냈는데?”


내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하자 미구엘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내가 암시장 아니 한국 최고 엔지니어다. 이 정도는 눈 감고도 하지.”


“뭐 이번엔 같이 가는 거니까. 안전하게 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무님.”


“우리 사장님 직원에 대한 의심이 많으시네. 그만 말씀하시고 한번 가보시죠?”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미구엘 역시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인 듯했다.


게이트로 들어가는 버튼을 누르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던전으로 가는 엘리베이터가 나타났다.


“그라면 가보까?”


“그렇게 하시죠.”


나와 미구엘 그리고 소고는 새로운 던전, 새로운 기회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 실험이 성공만 할 수 있다면 내가 말한 새로운 비전이 눈앞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슴이 뛰었다.


미구엘은 떨리는 손으로 지하 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긴장되나 보죠?”


내가 은근히 놀리자 미구엘이 발끈하며 말했다.


“긴장은 무슨! 좋아서 그렇지.”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천천히 지하로 내려갔다.


여기까지는 미구엘이 만든 던전과 마찬가지다.


저 문이 열리고 내가 봤던 그 고려 시대가 나타난다면 우리의 실험은 성공이다.


제발


제발


마침내 문이 열리자 방금 느꼈던 그 습한 공기가 우리를 반겼다.


그리고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됐다!”


“됐나?”


“됐어요! 제가 아까 들어왔던 책 속입니다!”


나는 미구엘의 양손을 잡고 크게 위아래로 흔들었다.


“전무님! 이제 시작입니다.”


“됐네 됐어! 그러면 기념으로 발자국이나 한번 찍어볼까?”


미구엘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재빠르게 엘리베이터에 내려서 처음 만나는 고려 땅에 발자국을 찍었다.


“반갑다! 내 새로운 금광아!”


“그럼 확인했으니 이제 돌아갈까요?


“그래 돌아가서 이거 리셋 되는지 확인해보고 본격적으로 관리해야지. 손 볼 게 좀 있다.”


그때 한번 들어봤던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貴様は何だ. 気持ち悪いにおいがするね.”


“형 피해요!”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3m도 넘는 거구의 사무라이가 갑자기 일본도를 휘둘렀다.


내 목소리를 들은 미구엘이 황급하게 피했지만 크게 휘두른 사무라이의 칼에 미구엘의 엘리베이터가 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큰 소리를 내며 그대로 폭파했다.


눈 앞에 벌어진 뜻 밖에 상황


이럴 때는 이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아 씨X X됐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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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사! 21.04.08 228 5 12쪽
7 도사! 21.04.08 25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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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튜토리얼 21.04.07 25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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