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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악당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박지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8
최근연재일 :
2021.07.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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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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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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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블러드 카니발.(1) - 수정

DUMMY

교관이 ‘차원 전이’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을 한다ㅡ다른 클래스 생도들이 캠핑장도 설치하고, 같이 몇 번 갔을 정도로 안전한 곳이라고. 또 두 조가 뭉쳐서 과제를 시작할 것이라고도 한다. 교관도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몇 몇 생도들이 야유한다. 굳이 교관이 따라 올 필요가 있냐는 이유로 말이다


교관은 만일의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심지어 이번 과제에는 다른 아카데미ㅡ전통적으로 유서 깊은 라이벌 아카데미도 온다니까, 더더욱 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왜요?”

“치기 어린 놈들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까. 특히 노아.”


질문은 교관의 동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어투의 생도가 했는데, 도리어 화살은 내가 맞았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걔들이 건든다고 해서 싸울 생각은 하지마라. 괜히 너만 골치 아파져.”

“아, 네.”

“부디 성격 좀 죽이길 바란다. 같은 클래스 생도들한테도 좀 잘해주고. 요즘 엄청 잘하더만······.”


교관은 말꼬리를 흐리더니.


“그래도 일 저지르면 알지? 봉사활동 기간 추가 연장이다. 숙소에서 자숙도 시킬 거고.”


나는 졸지에 희대의 문제아 취급을 받았다. 내 활약을 들었는지 발언이 쌔진 않았다. 더군다나 볼프강 가문이라는 뒷배경 때문에, 더더욱 말이 조심스럽다. 아무튼 조심하라고, 교관은 신신당부한다.


다른 생도들이 비웃을 줄 알았다. 언급은 안했지만 예전에 강의 도중 지목을 당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지금과 비슷한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비웃질 않는다. 어제만 해도 적대적인 시선으로 쳐다보던 생도들이, 지금은 다소 얼떨떨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



조가 정해졌다. 기존에는 한 조에 두 명이었다면, 지금은 한 조에 네 명이다. 성비 균형이 50 대 50이었다.


조가 정해졌으니 이제 통성명을 나눌 차례였다. 교관은 적잖은 시간을 줄 테니, 가급적이면 빨리 같은 조 생도들과 친해지라고 한다.


그리하여 우리 네 사람은 테이블을 붙인 채 서로를 마주본다. 어색했다. 한 명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

“······.”

“······.”

“아, 저기······.”


첫 운을 뗀 건 엘레사르였다. 모두의 이목이 엘레사르에게 쏠린다. 엘레사르는 긴장한 듯 눈을 빠르게 끔뻑인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셋. 나도 그렇지만, 눈앞의 둘은 클래스 내에서도 말수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렇다보니 긴장할 수밖에.


더군다나 이번에는 넷이 함께 하는 활동이었다. 말 수가 적으면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데, 빨리 친해지라니. 게다가 여기서 누구 하나가 제대로 나서서 이끌어주지 않으면ㅡ오합지졸 모임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결국 내가 나서기로 한다.


“나부터 말할게. 이름은 노아 폰 볼프강, 특기는 없음. 그래도 밥 값은 할 테니까 잘 해보자.”


엘레사르의 시선이 내 옆 얼굴에 꽂힌다. 엘레사르가 긁지 못한 가려운 부분을 내가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무슨 시선일지 대충 짐작은 간다.


엘레사르는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나는 엘레사르. 특기는 정령이야. 나도 밥 값은 할 테니까 잘 부탁해.”


이렇게까지 했는데, 두 사람은 말없이 나를 노려보기만 한다. 엘레사르도 작금의 분위기가 낯선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안 되겠다. 또 연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상대가 비협조적일 때, 이쪽에서 좋게 말해줘도 무반응일 때는ㅡ대부분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거나, 고집이 엄청 강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굳이 좋게 나갈 필요는 없었다. 목소리에 힘을 줄 필요도 없었다.


“입은 장식용인가. 말 좀 하지.”


두 생도들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이런 경우에 비아냥은 최고의 무기였다. 특히나 내가 말한 두 경우에 해당 될 때는. 이런 내 모습을 처음 봤는지 엘레사르도 놀란다.


언제나 좋은 모습만 보여줄 순 없었다. 엘레사르가 나에 대해 뭘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나는 내가 해야하는 일을 한다.


“하, 정말 웃긴 남자네.”


곱게 흘러내린 중단발 금발머리의 생도, 카르멘이 헛웃음을 흘린다. 카르멘은 팔짱을 낀 채 비뚜름하게 웃는다.


“내가 왜 너같은 사람한테 소개를 해야 해?”


그 말인 즉슨, 희대의 문제아랑 같은 조가 된 것도 아니꼬운데 왜 말을 섞어야 하냐는 뜻이다. 분명 옆에 있는 붉은색 고슴도치 머리ㅡ나보다 더 악당 엑스트라에 어울릴 만한 생도ㅡ오스틴도 비슷한 생각일 터다.


“그게······.”


엘레사르가 설명을 하려 한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기 싫으면 나가든가.”


누차 말했듯, 굳이 저자세로 나갈 필요가 없었다. 카르멘이 벌떡 몸을 일으킨다.


“너······!”

“앉아. 얼굴 화끈해지기 싫으면.”


카르멘이 뒤를 돌아본다. 모두가 갑자기 몸을 일으킨 카르멘을 쳐다봤다. 카르멘의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진다. 황급히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숨을 씨근거리며 나를 쏘아본다.


“나도 좋아서 니들한테 소개하는 거 아냐. 같이 하기 싫고 낙제받고 싶으면 교관님한테 가서 말해. 쟤랑 어울리기 싫다고.”

“······.”


더 불량해 보이도록 등을 젖혀 앉는다. 나와 카르멘의 눈싸움이 시작됐다. 이거 이래도 되나? 애처럼 유치하게 눈싸움이라니. 작은 회의감을 느낀다. 엘레사르는 또 눈이 어지러이 돌아가는 듯했고, 오스틴은 멀뚱히 우리 둘을 바라보고만 있다.


그러다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나나 카르멘이 아닌 고슴도치 머리 생도, 오스틴이었다.


“···내 이름은 오스틴. 특기는 마법이다.”

“잘 부탁해, 오스틴.”


엘레사르가 반색한다. 나는 얕은 한숨을 내쉰다. 오스틴은 일단 태도를 바꾸기로 한 것 같은데.


뒷목을 슬며시 훑는다. 나도 고집을 부리면 카르멘과 똑같은 사람이 되겠지. 자존심 많고, 고집불통인 사람 말이다. 어차피 누구 하나 자기가 이끌겠다하고 나설 사람이 없으니, 내가 한수 접어야겠다 싶었다.


“어차피 잠깐 볼 사이다. 적당히 으르렁대. 나한테 소개할 생각 없으면, 먼저 소개한 엘레사르나 오스틴의 성의를 봐서라도 그들한테 해.”

“마, 맞아. 부탁할게.”

“······.”


카르멘은 고개를 돌려 콧방귀를 뀐다. 쌍심지를 키려는 찰나, 카르멘이 마지 못해 입을 연다.


“나는 카르멘, 특기는 궁술.”

“우와, 우리 클래스에 몇 없는 궁사잖아. 잘 부탁해, 카르멘!”


어김없이 엘레사르가 따뜻하게 환대한다. 표정이 무척 부드러워보였다. 딱딱하던 카르멘과 오스틴이 슬쩍 얼결에 미소를 지을 정도로, 밝기도 했다.


엘레사르는 지금의 나완 무척 반대되는 타입이었다. 마음씨 좋고 따뜻한 생도. 믿을 수 있는 생도.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생각을 고치기로 한다. 아무리 뭐라 해도 저 둘이 나를 잘 따를 것 같진 않으니, 엘레사르가 조를 이끄는 편이 낫겠다.


“너, 소환할 때 잘하더라.”

“아, 아하하······.”


카르멘의 칭찬에 엘레사르는 어색하게 웃는다. 엘레사르가 내 눈치를 보길래, 그럴 필요 없다며 작게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말없이 듣는다. 어쩐지 기분이 조금 씁쓸했다.


나는 셋을 찬찬히 둘러본다. 지금은 이렇게 생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세 사람 다 나중에 꽤 크게 활약하는 걸로 안다.


카르멘. 앞에서 말했듯 특기가 궁술인 그녀는 말수가 적다.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라서 친한 생도도 거의 없다.


물론 아슬란 왕립 아카데미 생도답게 궁술은 정말 뛰어나다. 차후 ‘마탄(魔彈)의 사수(射手)’라는 별호로 불려지게 되며, 구성(九星)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정도로 강해지게 된다.


오스틴. 특기는 마법이며, 화염(火焰)계 마나 회로의 소유자이며, 별호는 ‘화륜(火輪)’. 구성(九星)은 아니다. 그래도 여러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던 걸로 안다.


엘레사르······. 그러고보니 그동안 엘레사르의 성장 과정만 언급했지, 정작 중요한 정보를 안 말했다.


후반에 가면 그녀는 위에 언급한 둘보다 훨씬 강해진다. 지금은 긴장도 자주 하고,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차후 내면의 잠재력이 폭발한 순간ㅡ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눈부신 성장을 일궈내게 된다. 별호는 ‘신령(神靈)’. 최종보스ㅡ작중 끝판왕이라 불리우는 것들의 공격을 홀몸으로 막아낼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자랑했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ㅠㅠ 분량은 더 수정 추가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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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차원 전이.(5) +6 21.06.28 1,465 33 8쪽
22 차원 전이.(4) +4 21.06.27 1,573 38 8쪽
21 차원 전이.(3) +4 21.06.26 1,687 41 8쪽
20 차원 전이.(2) +3 21.06.25 1,798 42 8쪽
19 차원 전이.(1) +2 21.06.23 1,981 44 9쪽
18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6) +5 21.06.19 2,090 48 9쪽
17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5) +3 21.06.18 2,052 45 7쪽
16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4) +1 21.06.17 2,124 49 10쪽
15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3) +3 21.06.15 2,182 47 9쪽
14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2) +2 21.06.13 2,251 51 7쪽
13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1) +3 21.06.12 2,376 49 9쪽
12 마나 코어. (4) +2 21.06.10 2,373 50 8쪽
11 마나 코어. (3) +5 21.06.08 2,378 55 7쪽
10 마나 코어. (2) +5 21.06.03 2,471 46 8쪽
9 마나 코어. (1) +7 21.05.30 2,573 53 8쪽
8 1학년 S클래스(4) +5 21.05.28 2,635 53 9쪽
7 1학년 S클래스(3) +2 21.05.27 2,653 53 10쪽
6 1학년 S클래스(2) +5 21.05.24 2,864 59 11쪽
5 1학년 S클래스(1) +3 21.05.20 3,160 56 12쪽
4 설희(雪姬) 이솔렛. (3) +19 21.05.17 3,336 61 10쪽
3 설희(雪姬) 이솔렛. (2) - 수정 +5 21.05.14 3,732 74 14쪽
2 설희(雪姬) 이솔렛. (1) +8 21.05.13 4,677 79 12쪽
1 프롤로그. 악당의 이야기 +5 21.05.12 5,885 8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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