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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악당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박지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8
최근연재일 :
2021.07.06 23:56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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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40
추천수 :
1,405
글자수 :
111,089

작성
21.06.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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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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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9쪽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1)

DUMMY

[훈련을 재시작합니다.]


[체력 훈련 ㅡ 제 1단계]


ㄴ 10km 달리기를 시작하세요(10km/10km 완료)

ㄴ 10분간 휴식을 취하세요.(넘김)


땀이 비오듯 주륵주륵 흘러내린다. 벌써 체력 훈련 제 1단계가 끝났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체력 훈련 제 2단계를 속행했다.


[체력 훈련 ㅡ 제 2단계]


ㄴ 스쿼트 100회를 시작하세요.(10/100회 완료)

ㄴ 푸시업 100회를 시작하세요.(30/100회 진행중)

ㄴ 줄넘기 100회를 시작하세요.(0/100회)

ㄴ 아래의 기본 코어 강화 운동을 시작하세요.

- 플랭크(0/100회)

- 버드독(0/100회)

- 브릿지(0/100회)

- 크런치(0/100회)

- 나무 자세(0/100회)

- 산 자세(0/100회)


확실히 체력이 전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조금만 달려도 금방 지치던 몸이 지금은 더, 더 하자는 듯이 나를 내몰았다.


푸시업 50회를 찍자마자 온 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내지른다. 10km 달리기 목표를 달성한 직후 쉬지 않고 운동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두 팔과 다리가 경련을 일으킨다. 눈앞이 희뿌옇다. 입에선 연신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힘들다. 저질체력이라 더더욱. 그런데도 어떻게든 목표를 위해 고통을 견뎌낸다.


결국 아득바득 푸시업 100회를 찍고 나서야, 나는 실 끊어진 인형 마냥 땅 위에 곤두박질쳤다.


땀방울이 스며들어 짭짤한 모래였다. 그게 입안 가득히 들어오니까,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된다. 아, 인생은 이렇게 쓰디 쓰구나.


······방금 펀치라인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힘들어서 별 생각이 다 든다.


다행인 건 정말 아니다 싶을 정도로 과하게 운동하거나 노력해도, 현실과 다르게 이세계는 노력한만큼 값진 보상이 뒤따랐다. 덕분에 뭐라고 해야 할까, 보람이 넘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나는 그 보상ㅡ변한 능력치ㅡ를 확인했다.


「능력치」

[근력 0.718](▲)

[순발력 0.5825](▲)

[지력 0.81](▲)

[체력 0.96](▲)

[마력 0.52](▲)


능력치가 전체적으로 올랐다. 체력 훈련으로 가장 수혜를 많이 받은 체력, 근력, 순발력 위주로 능력치가 크게 올랐으며. 지력과 마력도 미미하게나마 상승했다.


물론 다른 능력 탭에도 변화가 있었다.


「복제한 능력」

∵아이시 프린세스(Icy Princess) - 하급 마나 회로(氷)

[하급][빙(氷)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13%]

ㅡ현존하는 물질계의 모든 것들을 얼릴 수 있다.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얼릴 수 있는 범위가 광범위해지며, 그 파괴력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ㅡ신체의 일부를 빙결(氷結)화 할 수 있다.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그 단단함과 경도가 높아진다.

ㅡ빙결(氷結)계통 피해 감소 보정.


∵정령사(精靈士)의 윤무(輪舞) - 하급 마나 회로(精)

[하급][다(多)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2%]

ㅡ······


엘레사르에게서 훔친, 정령사(精靈士)의 윤무(輪舞)라는 능력이다.


나는 마나 회로라는 개념을 만들 당시, 한 사람당 하나의 마나 회로를 가진다, 라는 개념으로 만들었다. 물론 마나 회로가 달라도 다양한 마법을 쓸 순 있다. 다만 그 위력이 좋지 않고, 약하다는 단점이 있을 뿐.


거기에 ‘본능’이라는 무의식적인 요소까지 더해져, 수준이 더욱 극명하게 갈려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편하고 잘 쓰는 걸 하려고 하지, 편하지 않은 걸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차후 빙결(氷結)계 마법의 대가가 될 이솔렛이 극상성인 화염(火焰) 마법을 다루길 꺼려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나는 편하게 스위칭이 가능했다. 아이시 프린세스라는 능력을 쓰면서 동시에 엘레사르의 능력을 쉽게 쓸 수 있었다.


빙(氷)의 정령왕(精靈王) 트리슈라가 나타난 이유다.



* * *



몸을 부드러이 어루만지는 따스한 햇살. 포근한 아침의 바람이 곤히 자고 있던 그녀를 깨웠다.


상하의 핑크색 맞춤형 땡땡이 잠옷에, 귀여운 눈이 그려진 수면 안대의 주인공 엘레사르는 천천히 길다란 속눈썹을 말아올렸다.


“으하암-.”


주욱 기지개를 켠다.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 그녀는 오늘따라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다. 자연히 호선을 그리는 입술. 신나게 벗어던진 수면 안대.


곧장 침대 밖으로 불쑥 발을 내민 그녀는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녀가 기분이 좋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간만에 편안한 숙면을 이뤘기 때문이다.


마나는 몸 상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더군다나 마나를 무척 잘 느끼는 하이엘프 특성상, 그 정도가 일반인보다 심했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일반인과 다르게 피로도가 훨씬 심했던 탓에 그간 아침에 기분 좋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녀는 드디어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녀를 괴롭히던 불안함ㅡ노아 폰 볼프강ㅡ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어제를 기점으로 싹 사라졌기 때문이다.


파바박, 금방 씻고 나온 그녀는 거울 앞에서 얼굴을 매만졌다. 부드럽고, 뽀송뽀송하다. 눈가에 드리운 푸른 그림자도 이제 더는 보이지 않는다.


웃어본다. 샐쭉 찢어지는 입 안으로, 가지런한 치아들이 부끄러워하며 모습을 일부 드러낸다.


오늘도 잘할 수 있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 엘레사르는 머리에 시선이 갔다. 어제처럼 평범한 연분홍빛 머리였다. 하지만 오늘은 어째선지 변화를 주고 싶었다.


머리를 묶어보았다. 괜찮은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어제 일이 떠오른다.


엘레사르는 생도들이 우르르 몰려왔을 때, 그들이 잘했다며 칭찬할 때 오히려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이 해낸 일이 아니었으니까. 노아의 도움도 있었다, 라는 말을 꺼내려 했을 때였다.


‘노아 폰 볼프강 저새낀 한 것도 없잖아. 엘리가 다 한 거 숟가락만 딱 얹은······.’


그를 업신여기는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저도 모르게 빽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노아의 도움이 컸어요. 그가 한 것도 없다는 소리 하지 마세요.’


노아의 도움이 컸다고, 한 것도 없다는 소리 하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그를 변호했다. 그리고 얼어붙은 분위기에 당황해서는, 서둘러 사과를 하고 자리를 떠났었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그랬지?


아마 그 생도도 놀랐을 거다. 남들 앞에서 그런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으니까······.


과거는 쉽게 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꼬리표가 끊임없이 노아의 뒤를 따라다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엘레사르는 적어도 노아가 부당한 대우를 받도록 놔둘 순 없었다. 더군다나 이런 식으로 뒤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도ㅡ설령 다른 생도와의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말이다.


무섭긴 했다. 실제로 그 생각이 밤에 잠깐 그녀를 괴롭히기도 했다. 이대로 무탈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 글렀구나, 싶더랬다.


그래도 자신만이라도 그의 편을 들어줘야만 했다. 그간 지켜보아서 안다. 그가 마냥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걸.



* * *



그날도 혼자서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길래, 누군가 싶어 고개를 들었다.


목까지 와닿는 연분홍빛 머리를 묶은ㅡ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나보다.ㅡ엘레사르였다. 그녀가 내 앞에서 쭈뼛거리고 있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저, 저기······.”

“왜?”


말한 순간 그녀가 들고 있는 식판에 눈이 간다. 김이 모락모락 흘러나오는 식판이었다. 설마 앉아도 되냐는 건 아니겠지.


“여기 앉아도 될까?”


그 설마가 맞았다. 나야 당연히 좋았다. 하지만 나랑 같이 먹는 건 득보단 실이 많은데······. 나는 엘레사르를 생각해서 내 생각을 말해주려고 했다.


“따로 같이 먹을 사람 있어···?”

“아니.”

“나도 없어. 어제까지는 있었지만······.”


진짜 무슨 일이 있었나보다.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강한 태도였다.


물론 자리에 앉자마자 식사를 시작하기보단, 멀뚱히 식판을 내려다본다. 한 눈에 알았다. 지금 갖은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구나, 라는 걸. 그녀는 무리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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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희(雪姬) 이솔렛. (1) +8 21.05.13 4,677 79 12쪽
1 프롤로그. 악당의 이야기 +5 21.05.12 5,884 8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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