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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악당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박지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8
최근연재일 :
2021.07.06 23:5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67,243
추천수 :
1,405
글자수 :
111,089

작성
21.06.13 23:45
조회
2,250
추천
51
글자
7쪽

두 명의 엑스트라 악당.(2)

DUMMY

“······.”

“······.”


이솔렛은 벙찐 얼굴로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노아 폰 볼프강과 엘레사르. 평판이 최저에 성격 나쁜 악당과, 클래스 내에서 가장 유순하고 선량한 하이엘프.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둘이 마주 앉은 걸 보고 기가찬 건 자신만이 아니었나보다.


아리아도 그들을 보며 멍하니 눈만 슴벅였다. 그러다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먼저 입술을 달싹인다.


“이, 일단 수저부터 드시죠.”

“으, 응.”


음식을 담으면서도 갖은 의문이 떠오른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엘레사르는 함께 식사하던 동기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왜? 왜 엘레사르가 저 남자랑······. 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어제 소문을 들은 적 있다. 알만한 생도들은 다 안다. 엘레사르가 노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화를 냈다는 걸.


평소 엘레사르답지 않던 행동이었다. 마치 변한 것 같았다.


아무 자리에 착석하고, 노아 폰 볼프강의 등을 쏘아본다. 아리아도 조심스레 앉아, 이솔렛이 하던 것과 똑같이 행동한다.


비단 그녀들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안에 있는 S클래스 생도들 대다수가 그들을 보고 있다.


“이솔렛, 너도 보고 있어?”


옆에 있던 생도가 조심스레 말을 걸어온다.


“응.”


어제 일로 생도들은 당황했다.


“혹시 약점을 잡힌 게 아닐까?”


그리고 엘레사르가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보인 건, 노아 폰 볼프강에게 약점을 잡혀서 그런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게 일리 있다며 정말 그리 생각하는 생도들이 대부분이었다.


생도들은 엘레사르를 안타까워했다. 대체 무슨 약점을 잡혔길래 저렇게 노아 폰 볼프강 주위를 맴도는 건지. 일부는 주거지 관련 협박ㅡ알브헤임을 밀어버리겠다는ㅡ그런 식의 협박을 당한 게 아닐까.


또 일부는 진짜 목숨 협박을 당한 게 아니냐며ㅡ심지어 조용하다 했더니, 역시 착한 이 골로 보내는 성격이 갑자기 사라질리 없다는 말도 하더랬다.


아무튼 지금 두 사람에 대해선 갖은 소문과 추측들이 무성했다.


“그럴지도.”

“에휴, 노아 저 못된 놈. 어떻게 엘레사르를 건드릴 수가 있지.”

“마나 코어 다루는 것도 실은 엘레사르가 혼자 다 한 거잖아.”

“진짜 나쁜 놈이야.”

“······.”


편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S클래스 안에서 평판은 먼저 들어온 생도들보다도 빠르게 나빠지는 중이었다.


원하던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솔렛은 속이 편치 않았다. 만약 정말 엘레사르가 협박을 당했다면, 지금 그녀의 표정은 달랐어야만 했다.


우울하고 우중충하긴 커녕, 밝아 보였다. 식사도 맛있게 하는 것 같았다.



* * *



······오늘은 좀 따갑다. 안면에 와닿는 시선들이. 또 강의 휴식시간마다, 생도들이 적극적으로 엘레사르에게 선물공세를 펼친다.


힘내라며 위로를 하거나, 식사는 같이 안 해도 되지만 언제라도 같이 하자며, 주먹을 쥐며 파이팅 포즈를 펼치기도 한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나를 쳐다볼 땐 표정이 싸악 변하더라. 무슨 지킬 앤 하이드도 아니고. 뭔가 깊은 오해가 생긴 듯한데. 하도 원래 주인이 쌓은 업보가 많다보니······.


신경끄고 강의에 집중하기로 했다. 더군다나 다음 시간은 롱펠 교관의 소환학개론 시간이다. 그땐 더 신경써야만 했다.


자메스와 루그닐, 두 엑스트라 악당이 무슨 수상한 꿍꿍이를 행동으로 옮길 테니까.



*



두 엑스트라 악당ㅡ칭하길 두 연 놈들은ㅡ오늘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아스트라 계층의 소환물을 소환했다. 첫 날 나와 엘레사르의 활약 덕택에 심드렁했던 이들도 지금은 적잖이 감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누워 있다. 빼곰히 머리만 살짝 세운 채로.


연습하고 싶으면 편하게 해도 되고, 쉬고 싶으면 편하게 쉬어도 된다고 하길래 고민하지 않고 쉬기로 했다.


덩달아 엘레사르도 쉬는 중이다. 물론 내가 먼저 양해를 구했다. 쉬자고,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반협박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그녀는 흔쾌히 받아주었다. 덕분에 나는 그들을 더 오래, 더 진득하게 지켜보게 되었다.


그리 지켜본 결과, 역시 두 연 놈은 수상한 짓을 꾸미고 있었다.


마나 코어를 놓거나, 혹은 중간 중간에 남모르게 맺은 수인(手印). 각기 다른 형(形)을 형성한 탓에 조금 복잡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따라해본다.


따라해서 하나의 형(形) 혹은 기호를 형성하는 것 같으면 지체없이 기록했다.


사실 이게 뭘 뜻하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세세한 묘사는 안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범죄 현장을 발견한 경찰마냥 아드레날린이 솟구침을 느끼며, 허공에서 휙휙 손을 연신 휘저었다.


“···뭐해?”


그러더니 엘레사르가 무슨 미친 놈 보듯 쳐다보더라. 온 신경을 두 연 놈에게 집중했던 탓에, 순간 대답을 제때 못했다.


“혹시 무슨 놀이야?”


엘레사르가 눈을 반짝인다.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내가 오해했구나. 엘레사르가 나를 미친 놈 보듯 쳐다볼 리가.


“아, 아니. 아무것도. 그냥 손가락 운동 같은 거야.”

“아하. 적는 건?”

“다양하게 해보니까 괜찮길래.”

“그렇구나.”


어째 물어보는 횟수가 많아졌다. 엘레사르는 도리어 내가 한 손가락 동작을 따라해보기도 했다.


“신기하다. 이거 꼭, 문자같아.”

“······.”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그렇지? 손가락 운동은 문자를 그리면서 해야 좋아.”


개소리다. 왈왈 멍멍 크르르.


어느 누구도 그런 말을 한 적 없다. 허공에서 이런 뻘짓을 하고 있으면, 단박에 미친 놈 취급당할 것이다. 저 두 연 놈처럼 티나지 않게 하면 모를까······.


“정말?”


···그러나 엘레사르는 철썩같이 내 말을 믿었다. 아무래도 마나 코어 일로 신뢰도가 엄청 오른 듯했다. 속이고 있으니 어쩐지 가슴이 아프다.


“어어, 같이 하는 동작도 있어. 그때 같이 해볼래?”

“응!”


엘레사르가 힘차게 고개를 주억인다. 더 가슴이 아프다, 젠장.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말해줄 순 없는 노릇이었다.



*



왕실 장서 도서관 안.


“어서오세요오-.”

“······.”


주변을 죽 둘러본다. 사방이 전부 책 천지다. 왕실 장서 도서관에는 없는 책이 없다. 오래된 고서(古書)들도 많았고, 개중에는 정독할 경우 특별한 특성을 습득하게 된다거나, 특정 능력치ㅡ지력ㅡ이 크게 오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전부 딱딱한 내용들 뿐이라, 보통 지식을 찾는 경우 혹은 마법사가 아니라면 잘 찾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나는 굳이 꼽자면 전자였다. 더군다나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뺀질나게 들려야만 했다ㅡ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꿀통으로 만드는 방법ㅡ을 찾아봐야 하니까.


그리고 지금은 내가 기록해둔 수인(手印)의 정보를 찾기 위해서다.


정말 두 연 놈이 소환하는 것이 죽음의 기사 테오도어 라르센이 맞는지 알고 싶었다. 그게 아닌 다른 거라면, 나도 대응하기 곤란해지니까.


키워드/분류별로 나열된 서고 안을 돌아다닌다. 찾았다.


소환.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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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마나 코어. (3) +5 21.06.08 2,378 55 7쪽
10 마나 코어. (2) +5 21.06.03 2,471 46 8쪽
9 마나 코어. (1) +7 21.05.30 2,572 53 8쪽
8 1학년 S클래스(4) +5 21.05.28 2,634 53 9쪽
7 1학년 S클래스(3) +2 21.05.27 2,653 53 10쪽
6 1학년 S클래스(2) +5 21.05.24 2,864 59 11쪽
5 1학년 S클래스(1) +3 21.05.20 3,159 56 12쪽
4 설희(雪姬) 이솔렛. (3) +19 21.05.17 3,336 61 10쪽
3 설희(雪姬) 이솔렛. (2) - 수정 +5 21.05.14 3,732 74 14쪽
2 설희(雪姬) 이솔렛. (1) +8 21.05.13 4,677 79 12쪽
1 프롤로그. 악당의 이야기 +5 21.05.12 5,884 8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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