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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님의 서재입니다.

엑스트라 악당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박지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8
최근연재일 :
2021.07.0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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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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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전이.(1)

DUMMY

아슬란 왕립 아카데미 이사장, 제롬은 놀라운 보고를 접했다. 1학년 S클래스 생도 노아 폰 볼프강과 차기 마탑 유망주 자메스와 루그닐에 관련된 보고였다.


처음에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했다. 하지만 상세 보고 내용을 듣자마자 두 귀와 두 눈을 의심했다.


있을 래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나가 노아 폰 볼프강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메스와 루그닐.


장래가 기대되는 유망주 자메스와 루그닐이 흑(黑)마법을 사용했다.


노아 폰 볼프강은 최초로 그들의 흑(黑)마법 사용 현장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셋이 다투었다고 한다. 놀라운 건 노아 폰 볼프강이 그들을 막았다고.


해당 흑(黑)마법의 진척도를 보았을 때 상당히 염려가 되는 수준인 바, 징계 수위를 높여달라고 했다. 제롬은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자메스와 루그닐, 두 사람은 재능이 안타깝지만 퇴학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그리고 발견하고 막은 건 잘했지만, 그걸 즉시 보고하지 않고 주먹다짐을 한 노아 폰 볼프강에게는 봉사활동 처분을 내렸다.


제롬은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뿐만 아니라 보고에는 또 다른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노아 폰 볼프강의 성적과 태도. 그에 대한 롱펠의 짧은 사견. 눈 여겨 보라고 하신 이이니만큼, 열심히 지켜봤는데 확실히 잘하더랍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짧게 침묵했다. 놀라웠다. 그는 생각했다.


이솔렛이 그를 바꿨구나.


실로 대단한 오해를 하는 제롬이었다.


*



쉬는 동안에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시간이 너무 많아서 무료함을 느끼던 차였다. 해보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했다. 점점 헬창이 되어가는 것 같다.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치료를 받고 나니 후유증도 거의 없다. 가끔 뒤통수가 사늘한 기분을 느낀다. 그래서 달리다가 홱 돌아볼 때가 있다.


그때 쌔게 돌을 맞은 충격이 상당했나보다. 이게 어떤 기분이냐면, 길을 걷다가 갑자기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차에 들이박힌 기분이었다. 뒤통수를 긁적인다. 첫날엔 지금보다 심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졌다.


체력 훈련뿐만 아니라, 마나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처음 마나 훈련을 시작할 당시 내 마나는 겨우 호수의 웅덩이만한 부위를 얼릴 정도로 적었으나, 지금은 꾸준한 훈련과 새로이 얻은 특성 덕택에 상당히 넓어졌다.


「특성」

∵천려질(千慮質)의 신체

[중하급][무(無)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28%]

ㅡ체력 회복 속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ㅡ육체적인 피로도가 조금 경감됩니다.


∵빠른 속독(速讀)과 독해(讀解)

[중하급][무(無)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8%]

ㅡ빠른 속독이 가능해집니다.

ㅡ독해 능력이 좋아집니다.


∵메디테이션(New!)

[중하급][무(無)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3%]

ㅡ평상시 마나 회복 속도가 조금 빨라집니다.

ㅡ지력 및 마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ㅡ명상을 할 경우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새로이 얻은, ‘메디테이션’이라는 특성이 마나 회복 속도를 높여주고, 지력과 마력을 소폭 올려주었다. 말이 소폭이지 마나 부족으로 허덕대던 내겐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 없었다.


체력 훈련은 2단계를 통과했고, 마나 훈련도 2단계를 통과했다. 둘 다 3단계를 앞두고 있다.


나는 거기서 훈련을 더 늘렸다. 이번에는 정령 훈련이다. 정령 훈련은 수(水), 풍(風), 지(地), 화(火) 네 가지 속성별 하급 정령을 소환하는 것과, 정령계 마법을 다루는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水)속성 하급 정령 운디네. 풍(風)속성 하급 정령 실프. 지(地)속성 하급 정령 노움. 화(火)속성 하급 정령 샐러맨더. 네 마리를 동시에 다루는 건 내 마나로는 한계가 있었다.


속성 하나를 쓰면 그래도 오래 쓸 수 있다. 다 쓰려고 무리하지 않고, 적재적소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유한 스킬의 숙련도가 늘었다.


아이시 프린세스(Icy Princess) - 하급 마나 회로(氷)

[하급][빙(氷)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25%]


정령사(精靈士)의 윤무(輪舞) - 하급 마나 회로(精)

[하급][다(多)속성][가변형][숙련형][숙련도 12%]


아이시 프린세스와 정령사의 윤무, 두 스킬 모두 숙련도가 각각 10%씩 올랐다. 강해진 건 잘 모르겠고,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사용하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흡족스럽다.


느릿하지만 착실히 성장하는 중이다. 벤치에 앉아 수건에 얼굴을 파묻는다. 전신에 가득한 열기가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피부 위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는다.


지난 두 엑스트라 악당 사건을 겪고 나서 체술(體術)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아니, 앞으로를 위해선 필수였다. 인외마경(人畏魔境) 중 하나인 로데론의 폐허 정복을 위해서라도 필요했다ㅡ라헬의 능력이면 충분하다.


그녀의 능력은 내가 앞서 상술한 체술(體術)이다. 그것도 최상위 체술이라 불리우는 대극공전술(大極攻戰術)이다. 주먹 하나, 하나에 태산(太山)을 가를 만한 힘이 담겨 있으며, 굴리는 발걸음마다 대지가 분쇄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농담이다. 그래도 쉽사리 파쇄가 불가능한 마법진이나, 술식 등을 파괴할 수 있다. 실로 엄청난 능력이다. 물론 활용 범위는 훨씬 넓다. 예를 들어 전신에 강화 마법을 여럿 두르고 있을 경우, 라헬의 체술은 그걸 모조리 분쇄하고 체내에 커다란 타격을 준다.


흔한 무협 설정 중 현경(玄境)의 경지에 이른 자들이 쓰는 발경(發勁)과 같은 원리다.


그런데 조금 강해졌다고 좋아할 때는 아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


내 안에 있는, 예정대로라면 내 몸을 반으로 가를 고대 문명의 신이 나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등골이 사늘하다. 벌떡 몸을 일으킨다. 다시 뛰어야겠다. 그러고보니 내일이면 복귀구나. 시간 참 빠르다.



*



쉬는 동안 식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완 다르게, 딱 정해진 시간 식당에 들어선 순간 엄청난 시선들이 꽂혔다.


어느 누구는 식사를 멈추거나, 수군거렸다. 누구는 눈이 마주치자 눈살을 찌푸린다.


적응됐나 싶더니, 며칠 쉬었다고 또 적응이 안 되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밥을 받는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코끝을 스치는 익숙한 향기ㅡ나도 모르게 기억한ㅡ향기의 주인, 엘레사르가 날랜 몸으로 다가와 환하게 웃었다.


“복귀 축하해.”


엘레사르는 진짜 천사다. 보는 눈만 없었다면 아마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아니, 이미 속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 응.”


엘레사르가 내게 묻지도 않고 앞자리에 앉는다. 덕택에 또 엄청난 시선이 꽂힌다.


뭐 어쩌라고.


담담히 식사를 한다. 엘레사르가 상태가 어떤지, 그간 있었던 일들을 묻는다.


나는 열심히 운동했다고 대답한다. 내 말에 그녀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다. 확실히 몸집이 조금 커진 것 같다면서. 심지어 생기(生氣)도 훨씬 좋아보인다고 했다. ···하이엘프니까 그런 것도 보이나보다.


그녀에게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들었다. 사냥 과제, 중간 고사······. 듣는 순간 두 눈이 우묵해진다. 중간고사는 괜찮다.


하지만 사냥 과제는 전혀 안 괜찮다. 다른 아카데미 생도들까지 얽힌 데다, 마족 위계서열 중 최상위에 해당되는 군단장급 괴물이 등장하니까.


한마디로 산 넘어 산이다. 쓸 때는 사냥 과제, 읽을 때는 피와 살육의 축제 블러드 카니발(Blood Carnival)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 에밀이 심연에 갇혀 자신의 자아랑 싸우는 동안ㅡ이 사건으로 에밀은 지난 트라우마를 극복해내지만ㅡ그새에 많은 생도들이 다치거나 죽게 된다. 내가 괴물이라 부르는 이솔렛도 예외는 아니다. 지원군이 올 때까지, 어린 생도들은 피로 가득한 지옥의 밤을 보내야만 했다.


이 에피소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알다시피 생도들은 자아가 굉장히 강한 편이다. 더군다나 생판 남인 생도가 뜬금없이 위험하니 피하라고 하면 누가 듣겠나. 더군다나 상대가 나다. 내 평판을 모르는 이들이 없을 거다. 알려줬다간 마족과 결탁했다는 소문이 나돌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가 해야할 건 살아남는 것뿐이다. 어찌 보면 생존 게임이다. 지옥같은 밤에서 살아남는 생존 게임. 물론 지금도 충분히 지옥같지만.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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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희(雪姬) 이솔렛. (1) +8 21.05.13 4,677 79 12쪽
1 프롤로그. 악당의 이야기 +5 21.05.12 5,885 8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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