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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inn 님의 서재입니다.

중원을 굴복시킨 영웅(반동북공정 시리즈 1- 중원무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Yourinn
작품등록일 :
2021.06.15 14:38
최근연재일 :
2022.03.04 20:01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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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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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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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간신배들의 최후

DUMMY

이런 좌현왕부의 사정도 까맣게 모른 채,

영락없이 자신의 암수에 걸려 들었다고 여기며 미리 길목에서 묵돌을 기다리고 있던 하후중은,

그러나 뜻하지도 않게 거침없이 쇄도하고 있던 묵돌의 친위대를 맞닥뜨리게 된 것이었다.


“하후중, 네 이놈!”

묵돌의 호통 소리가 온 초원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당장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고 네 죄를 고하여라. 그러면 네 목숨만은 살려주마!”

하후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 좌현왕. 그게 지금 무슨 말씀이시오.

죄를 고하라니오?”

“네 놈의 속셈을 모를 줄 알았더냐.

지금 군사들을 동원해 태자인 나를 해하고 모반을 일으키려 함이 아니더냐!”

“뭐요?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내가 태자를 해하고 모반을 꾀하다니,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시는 게요?”


묵돌이 눈짓을 보내자 포박을 당한 병사가 한 명 뒤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자신이 보낸 간자였고, 하후중은 가슴이 뜨끔해지며 우려했던 대로 일이 완전히 틀어진 것을 알았다.


“나는 저 자가 누구인지 도무지 모르겠소.”

그러자 또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풍비였다.

풍비가 하후중이 간자들에게 준 표식을 증거로 내보였다.


풍비가 배신했음을 알게 된 하후중은 자신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고야 말았다.

“이런 배신자 놈! 네 놈이 어찌 감히 딴마음을 먹을 수 있단 말이냐!”


풍비도 지지 않았다.

“배신은 그대가 한 것이오!

부족을 위해 충성하시는 태자를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해하려 한단 말이요!”

그러나 풍비를 배신자라고 지목함으로써

하후중은 자신도 모르게 간자의 실체를 인정한 꼴이 되고야 말았다.


모든 것은 들통이 났고, 묵돌은 활로 하후중을 겨누었다.

그러자 뒤따르던 부장 이하 모든 군사들 또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하후중과 그 측근들을 향해 활을 겨누는 것이 아닌가.


“나는 선우께서 임명하신 좌골도후다!

나를 해하는 것은 반역질이다! 당장 멈추지 못하겠는가!”

그러나 그러한 허울뿐인 권세 따위는 그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 동안 네 놈이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이렇게 죽이는 것도 자비를 베푸는 것인 줄로 알아라!”

하후중은 두려움에 질려 발악을 하였다.

“좌현왕이 역모를 일으켰다! 역모를 진압하라!”


그러나 묵돌이 화살을 날리자 그대로 전 좌현왕부의 군사들 또한 화살을 날렸고,

하후중과 그 측근들을 향해 집중적으로 화살비가 날아들고 있었다.



그와 함께 그 동안 온갖 음모와 술수를 부리며 꿈꾸어 왔던 외척 세도가의 꿈은 단 한 순간의 일격으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하후중과 그 측근들은 예상치 못한 묵돌 친위대의 일사불란한 일격에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한 채

그대로 고슴도치가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단 한 차례의 선공으로 오히려 암살을 모의한 하후중이 처참한 죽임을 당하자 그가 이끌고 온 살수들은 이미 그 기세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아무리 무시무시한 살수라 하더라도 요인 암살이나 습격 같은 비정규전이라면 모를까

정면으로 벌어지는 군사들간의 전투에서야 어떻게 잘 조련된 정규군을 당해낼 수 있겠는가.


호위대장 려군 이하 부장들이 군사들을 이끌고 돌진하며 닥치는 대로 베어버리자 하후중의 살수들은 여지없이 패퇴하고 말았다.


요행히 묵돌 친위대의 화살비에서 겨우 목숨을 구한 하후중의 아우 하후망과 일가 몇몇이 패잔병들을 이끌고 선우정의 군사들을 동원하기 위해 도주하기 시작했으나

그들 역시도 하후중과 똑 같은 비침한 최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묵돌의 아우 기환과 장인 호연록이 각기 수백의 군사들을 이끌고 선우정으로 향하던 그들의 길목을 가로막은 채로 진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묵돌의 명을 받은 기환은 호거의 복수를 위해 이를 갈고 있던 로가 부락의 병사들과 함께 이미 선우정 가까운 곳까지 당도해 있었고,

묵돌의 장인이자 골도후 중의 한 사람이었던 호연록 역시 은밀히 자신의 부락 병사들을 준비해 놓고 묵돌의 기별이 당도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묵돌 친위대의 추격을 피해 선우정으로 도주하던 하후중의 패잔병들은 결국 기환과 호연록의 군사들에 가로막혀 초원 한 가운데서 오도가도 못한 채 처참한 몰살을 당하였다.


그 동안 선우 두만을 등에 업고 어린 아들을 새로운 태자로 내세워 대권을 잡으려 했던 그들의 야망은 그렇게 물거품처럼 사라지고야 말았다.




마찬가지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선우 두만은 자신의 호위병들만을 대동하고는 여전히 사냥터 어딘가에 세워 놓은 막사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어쩌다가 자신의 아들과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심한 자책감이 들었던 두만은 두문불출하며 연거푸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야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술을 말로 마셔댔건만 전혀 취하지 않았던 두만은 착잡한 심정으로 막사를 박차고 나와 말 위에 올랐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으니 지금쯤이면 모든 상황이 끝이 났을 것이다.


마침내 초원 한편으로 한 무리의 인마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아들이 사냥 중에 낙마하거나 누군가의 실수로 화살에 맞아 비명에 갔다는 거짓 보고를 받는 것밖에는 없을 것이다.

두만은 그저 무기력하게 이 괴로운 시간이 어서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점차 다가오는 인마의 행렬 가장 선두에서 늠름하게 말을 달리며 예전의 자신과 닮은 듯해 보이는 모습은,

뜻밖에 바로 묵돌이 아닌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선우정 방향에서 또 한 무리의 인마가 이쪽을 향하고 있었고, 그 맨 앞에는 아들 기환과 사돈인 골도후 호연록이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하···”

각기 1천기가 넘어 보이는 군사들을 거느린 그들이 양 방향에서 거침없이 초원을 가로지르며 다가오는 모습을 본 후,

두만은 그만 맥이 풀리며 긴 탄식을 내지르고 말았다.


정연하게 대오를 갖춘 묵돌이 이끄는 군사들과 기환과 호연록의 군사들이 어느덧 자신의 바로 앞에 다다를 때까지

선우 두만은 마냥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좌현왕 묵돌이 선우를 알현합니다.”

묵돌을 따라 아우 기환, 그리고 장인 호연록 역시 말에서 내려 두만에게 공손하게 예를 올렸다.


“그래··· 좌현왕. 먼 길 오느라 수고가 많았네···”

하후중 패거리가 아니라, 좌현왕을 위시한 이들이 함께 군사들을 이끌고 이곳에 나타난 것만으로 모든 상황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묵돌은 선우 두만의 앞으로 나가 무릎을 꿇고 고했다.

“오늘 사냥은 일단 중단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선우.”

“어찌해서 그러는가?”

“하후중 일가가 역모를 일으키려 했습니다.”

좌골도후가 역모를 일으켰다는 엄청난 고변이었는데도, 이미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직감하고 있었던 두만은 그다지 놀랍지가 않았다.


“역모라? 하후중이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신 그 동안 하후중 일가가 선우를 배신하고 역모를 꾀한다는 소리를 듣고 의심을 품었사온데,

마침 이번 사냥을 핑계로 반란군을 동원해 먼저 소자를 해하려 하였기에 이들을 모조리 주살하고

선우를 호위하고자 급히 달려왔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더 자세히 들어보지 않아도 모든 일이 눈에 훤하게 들어왔다.


보나마나 하후중 패거리들은 모두 처참한 죽임을 당하였을 것이다.

사전에 짜 놓은 계략에 말려들지 않은 한 하후중이 어찌 묵돌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미리 선우께 보고드려야 했으나

일이 시급한지라 역모를 꾀한 자들을 선참후계하오니 이를 헤아려 주시오소서.”


묵돌의 보고를 다 듣고 난 선우 두만은 갑자기 한차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내 아들답구나.”


어찌 이리 될 줄 몰랐단 말인가.

지략이 뛰어난 묵돌이 아무런 대비도 없이 마냥 그대로 있을 것이라 여긴 것부터가 완전한 오판이었다.


묵돌과 함께 기환이란 놈 역시 마냥 그대로 있을 리 만무했다.

“기환이 너는 그 동안 보이지 않더니 어디에 있었느냐.”

“소자, 호거 형의 외가에 있었사옵니다.”

묵돌의 명을 받은 기환은 그 동안 숨어 지내던 로가 부락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또한 은밀히 거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었구나.”

두만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누구시오, 사돈께서도 오셨구려.”

호연록은 선우 두만의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송구합니다. 선우, 부디 용서하시오소서”

젊은 시절, 그는 함께 초원을 누비며 두만을 선우로 받든 장본인들 중 한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사돈의 인연까지 맺었던 사이였다.

묵돌의 아내가 바로 호연록의 딸이었던 것이다.


“아니오, 아니오. 미안해 할 것 없소이다.

사돈 입장에서야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호연록은 묵돌은 장인이었고, 묵돌의 아들이 그의 외손주였다.

바로 자신의 사위와 손주가 이어받을 대권을 놓치고 위험에 처하는 것을 어찌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그는 의당 묵돌과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이번 일을 주도한 하후중 패거리는 이미 몰살을 당하였고, 이제 늙은 우두머리 늑대에게 남은 것은 십 수명 남짓한 호위병들뿐이었다.


설사 선우정의 군사들이 동원된다 해도 묵돌이 이끄는 좌현왕부의 군사들과 가장 영향력이 큰 호연가까지 돌아선 이 군세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달리 손 한번 쓰지도 못할 정도로 일거에 대세는 기울어 버린 것이었고, 선우 두만은 이것으로써 자신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았다.


“그래, 좌현왕. 이제 나는 어찌하면 되는가.”

“아직 하후중의 잔당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오니 저희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그만 말에서 내려오시오소서.”

“알았네.”

선우 두만은 모든 것을 선선히 받아들이며 말에서 내렸다.




하후중의 무리를 소탕한 묵돌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곧바로 군사들을 이끌고 선우정으로 진격했다.


“선우정을 접수하는 대로 골도후께서는 나와 함께 대인회의가 열리는 곳으로 가셔야 하겠습니다.”

“내 그리하리다.”

무엇보다 그곳을 장악해야 함을 알고 있었던 호연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냉혹한 젊은 우두머리 늑대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기환아.”

“예. 태자”

“너는 역도의 무리들인 하후씨 일가를 한 사람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주살하고 그 시체는 모두 들판에 던져 늑대의 먹이가 되도록 하라.”

“알았소이다.”

지금까지 기환이 이를 갈며 기다려온 바였다.


묵돌의 다음 명은 기환에게만 들릴 정도로 목소리를 넌지시 낮추었다.

“그리고 우리 집안의 일은 불미스러운 말이 들리지 않도록 깨끗이 처리하도록 해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던 기환 역시 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요한 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기별을 받고 다들 선우정으로 모인 대인들의 눈 앞에

난데없이 좌현왕부의 군사들이 선우정으로 쇄도하는 것이 아닌가.


좌현왕부의 군사들이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선우정의 요소요소를 점거함은 물론,

대인회의가 열리는 막사를 물샐 틈 없이 둘러싸자,

부족의 대인들은 모두 그곳에 감금된 형국이 되고 말았다.


뭔가 변고가 난 듯한 분위기에 대인들이 저마다 불안한 기색으로 술렁이고 있는 마당에

이윽고 막사 안으로 무장한 채 부하들을 이끌고 들어서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묵돌이었다.


묵돌은 대노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와 선우의 자리 바로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살벌한 분위기에 다들 정적이 흘렀고,

골도후 중 한 사람이 겨우 입을 열었다.

“좌현왕이 아니시오? 지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요?”

그러자 여전히 창을 꼬나 잡은 자세로 앉은 묵돌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렸다.


“좌골도후인 하후중이 사냥을 틈타 선우와 태자인 나를 시해하고 역모를 일으키려 해

내 그와 그 일당들을 모조리 참하고 오는 길이요.”


필시 큰 변고가 났음을 안 대인들은 다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묵돌이 대인들 중 몇몇의 이름을 거명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역적 하후중과 빌붙어 역모를 꾀한 저 간신배들을 당장 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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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한왕의 투항과 반기 21.08.17 100 1 13쪽
33 7부 제국의 대결 - 고립된 마읍성 21.08.14 9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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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6부 패공 유방 - 기원전 200년 장안성의 한 사나이 21.08.05 120 1 11쪽
28 또 하나의 제국 21.08.04 137 1 13쪽
27 북벌 21.08.03 126 1 11쪽
26 셀렝카의 대전 +2 21.08.02 138 2 11쪽
25 5부 초원 대륙의 통일 - 대역사의 개막 +1 21.07.30 143 2 7쪽
24 장안 공략 +1 21.07.29 141 2 13쪽
23 만리장성을 딛고 +1 21.07.27 144 2 12쪽
22 묵돌, 진나라로 진격하다 +3 21.07.26 155 2 14쪽
21 동벌서협(東伐西協 동을 정벌하고 서와 협정하다) +1 21.07.23 151 2 13쪽
20 그리고 몰락 +1 21.07.22 149 2 10쪽
19 4부 타오르는 정복전쟁 – 동호의 도발 +2 21.07.21 163 2 12쪽
18 떠오르는 태풍의 눈 +2 21.07.20 159 2 11쪽
» 간신배들의 최후 21.07.19 153 2 12쪽
16 역쿠데타 21.07.16 161 2 12쪽
15 좌현왕부의 친위대 +1 21.07.14 150 2 11쪽
14 3부 초원의 정변 – 돌이킬 수 없는 불신 +1 21.07.13 159 2 9쪽
13 살아남은 자들, 그리고 피의 서막 +1 21.07.12 166 2 12쪽
12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1 21.07.09 180 2 13쪽
11 태자 묵돌의 귀환 +1 21.07.08 176 2 10쪽
10 기묘한 전쟁 +1 21.07.07 166 2 11쪽
9 간신배의 농간 +1 21.07.06 172 3 8쪽
8 월지왕의 밀서 +1 21.07.05 191 3 7쪽
7 2부 다가오는 파국 - 영웅과 미녀 +1 21.07.02 229 4 13쪽
6 무전대승(無戰大勝): 전투 없는 승리 +1 21.06.29 244 4 12쪽
5 반간계(反間計): 이간질 +1 21.06.28 25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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