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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을 굴복시킨 영웅(반동북공정 시리즈 1- 중원무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Yourinn
작품등록일 :
2021.06.15 14:38
최근연재일 :
2022.03.04 20:01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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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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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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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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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역쿠데타

DUMMY

예전부터 예사 놈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 정말 뜻밖이었다.

무엇보다 간자로 의심을 받거나 들킨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제 발로 찾아와 이실직고하는 이유가 의문일 수밖에 없었다.


“네 하후중의 간자 노릇을 해 공을 세우면 부귀영화를 누릴 것인데, 이리 나에게 실토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자신이 투항한 이유를 밝혔다.

“신, 태자 같은 분께서 우리 부족을 이끌어야만이 우리 부족이 살 수 있다는 정도의 분별력은 있사옵니다.”


눈 앞에 사사로운 이문보다는 나라의 앞날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풍비라 하옵니다.”


묵돌은 자신에게 투항의 뜻을 비친 백호장 풍비를 유심히 살펴 보았다.


“진정 그것밖에는 네 달리 구하는 바는 없느냐.

이왕 나에게 귀부했으니 기탄없이 말해 보거라.”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투항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자에게는 응당 그에 합당한 대가를 주어야 한다.


“신, 달리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오나···”

풍비는 무슨 딱한 사정이 있는지 말을 잇지 못하였다.

“내 할 수 있는 무엇이든 들어 줄 터이니 어서 말해 보거라.”


풍비는 머리를 조아리며 간절히 호소했다.

“신의 애비를 살려 주시오소서!”

“네 애비를 살려달라?”

“그러하옵니다.”

높은 직책이나 큰 재물 같은 것이 당연한 요구였으나 그 또한 뜻밖이었다.


“네 부친의 성씨가 어떻게 되느냐?’

“장이라 하옵니다.”

그러자 묵돌도 대인 중의 한 사람이 떠오르며, 풍비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일찍이 하후중 패거리에 빌붙어 온갖 위세를 부리던 자였고, 그런 관계로 믿을만하다고 생각한 하후중이 그 아들을 간자로 심어 놓은 것이었다.


“신의 애비가 어리석어 하후중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오니 부디 목숨만은 살려 주시오소서.”

본인은 형편 없는 인간으로 부족 내에서도 평판이 자자했으나, 아들 하나만은 잘 둔 것 같다.


“알았다. 네 부친의 허물은 내 없는 것으로 치마.”

“참으로 그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태자.”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둘 수만은 없는 문제였다.

“대신 너의 부친은 선우정과 멀리 떨어진 곳에 거처하고, 너희 일가는 앞으로 네가 이끌도록 하여라. 알았느냐?”

“명을 따르겠습니다.”

“그만 일어나거라.”

자신의 부친을 살려주겠다는 말에 겨우 안도하며 풍비는 몸을 일으켰다.


“이제부터 내 너를 믿도록 하마. 그럼 이번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네 의견을 말해 보도록 하여라.”

풍비는 선뜻 이렇게 자신을 신뢰해 주는 묵돌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동안의 경과를 남김없이 고했다.




교활하고 의심 많은 하후중은 풍비 외에도 간자를 더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 동안 간자들에게 올라오는 좌현왕부의 보고가 자꾸만 다른 것이 혼선이 빚어지고 있었다.

한쪽은 좌현왕부에 별다른 동향이 없다고 하는데 반해, 한쪽은 좌현왕부의 군세가 심상치 않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딴마음을 먹고 있었던 풍비가 그 동안 거짓 보고를 올렸기 때문이었으나,

이번 경우만큼은 간자들의 보고가 서로 일치했다.


선우와의 사냥을 앞두고 묵돌이 부하들에게 그 동안 고된 훈련의 노고를 치하하며 잔치를 베풀고 휴식을 취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예상대로 묵돌이 측근 몇 명만을 대동한 채 선우가 미리 당도해 있던 사냥터를 향해 길을 나섰다는 보고가 들어 오자

하후중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그렇지.’


때 맞추어 하후중은 각 대인들에게도 선우정으로 다들 모이라는 선우의 명을 전했다.

그러나 그들은 선우와의 사냥에 초청된 것이 결코 아니었다.


묵돌을 제거하는 대로 대인회의를 열어 이 참에 아예 태자를 새로이 책봉해 버리려는 하후중의 복안에 따른 것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사냥터에 도착한 묵돌을 미리 대기시켜 놓은 군사들을 동원해 제거하기만 하면 간단하게 끝이 나는 형국이었다.

모든 일은 하후중의 의도대로 착착 진행되어 가고 있는 듯했다.



하후중은 좌현왕부에서 사냥터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산자락을 끼고 있는 평원의 중간 지점에서 묵돌을 기다리고 있었다.


묵돌의 엄청난 무용을 알고 있었기에 무려 1천 기에 달하는 살수들을 뒤편에 대기시켜 놓은 채,

황하인들의 나라에서 승상에 해당하는 좌골도후였던 자신은 함께 사냥이 예정되어 있던 대인들인 양 위장한 부하들과 함께

마치 태자를 영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그 정도면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할만큼 완벽한 덫이었고,

하후중은 이번에야말로 묵돌이 자신의 암수를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좌현왕부 쪽이 분명한 한 무리의 인마가 하후중이 영접을 나온 모양새롤 취하고 있던 산자락 저편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들어서고 있었다.


멀리서 보아도 맨 앞에 말을 달리고 있었던 자는 분명 묵돌임을 알 수 있었고,

하후중은 오늘이야말로 결판이 날 것이란 생각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곧이어 하후중의 눈에 묵둘의 뒤로 이어지는 인마의 행렬이 심상치가 않아 보였다.

처음에는 간자들의 보고대로 고작 몇 명만이 따르는 것에서 끝날 것 같았던 행렬이 계속 이어지며 갈수록 그 인원 수가 불어나는 것이 아닌가.


다가오는 인마들의 기세 또한 예사롭지가 않았다.

사냥터를 찾는 행렬이라면 그리 바삐 움직일 필요가 없었건만, 마치 전투를 치르는 듯한 속도로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정면 들판에 모습을 모두 드러낸 인마의 수가 족히 1천기에 달했고, 모두들 중무장을 한 채 정연한 대오를 갖추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군세를 맞닥뜨린 하후중은 뭔가 일이 틀어진 것 같은 느낌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태자.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바로 앞까지 내달려온 태자 묵둘과 좌현왕부의 군사들을 맞이한 하후중은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공손히 예를 올렸다.


“오랜만이요. 좌골도후.”

묵돌의 눈빛이 이글거리고 있었고, 하후중은 등에 식은땀이 날 것만 같았다.


“하온데 태자, 사냥터에 어찌 이리 많은 군사들을 대동하고 오셨는지요?”

“그건 내가 할 소리요. 좌골도후, 저 뒤편에 있는 저 많은 군사들은 무엇이요? ”


하후중이 뒤편에 대기시켜 놓은 군사들의 모습이 비치며 묵돌의 이끌고 온 군사들과의 사이에서 벌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태자를 뫼시는데 소홀함이 있을까 그러한 것뿐입니다.”

“그래요? 그런데 오늘 함께 사냥을 하기로 한 선우와 다른 대인들은 다들 어디 계시오?”

선우는 그렇다손치더라도 어찌된 영문인지 대인들 행세를 하는 사람들 역시 낯이 익은 자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선우께서는 다른 대인들과 함께 저 뒤편 막사에서 태자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먼저 제가 여기서 태자를 영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요?”


“여기서부턴 제가 태자를 모시겠사오니 군사들을 일단 물리시오소서.”

하후중은 어떻게 해서든 묵돌이 몰고 온 군사들을 일단은 물려야만 했다.


“군사들을 물리라? 와하하하···”

갑자기 묵돌이 크게 웃기 시작하자 뒤편 좌현왕부의 군사들도 따라서 모두들 크게 웃는 것이 아닌가.


하후중은 뭔가 일이 단단히 틀어졌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묵돌이 온 초원이 울릴 정도로 호통을 치는 것이 아닌가.


“하후중, 네 이 놈!”





부자간에 화해나 할 겸 사냥이나 함께 하자던 기별을 받은 후,

묵돌이 휴식을 취하란 명을 받고 군사들이 각기 일가로 돌아가거나 사냥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좌현왕부는 겉으로 보기에 별다른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군사행동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측근 몇 명만을 대동한 묵돌이 선우정으로 향하고 있던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좌현왕부를 비운 채 각기 사냥을 나서는 것으로 되어 있었던 호위대장 려군과 몇몇 부장들이 이미 그곳에 집결해 있었다.


모두들 묵돌의 밀명을 받고 사냥을 나서는 척하면서 먼저 그곳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백호장 풍비도 수하의 부하들을 이끌고 그곳에 막 도착하고 있었다.


묵돌의 의도를 완전히는 몰랐지만, 극비리에 떨어진 하명에 부하들은 다들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결한 군사들을 정비한 묵돌이 갑자기 지금부터 좌현왕부가 전시상태로 돌입할 것을 명하는 것이 아닌가.


“선우정에서 변고가 일어날 것 같으니, 지금부터 좌현왕부는 전시 상태로 돌입한다.”

일순간 집결해 있던 부하들에게 긴장감이 흘렀다.

드디어 이전부터 무언가 예감하고 있었던 거사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묵돌이 전시 상태를 선포하자마자, 뒤늦게 당도한 풍비가 앞으로 나섰다.

“좌현왕께 백호장 풍비가 급히 아뢸 일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당장 저 놈을 참하시오소서!”


풍비는 대뜸 누군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모두들 그 자를 주시했다.

그 자는 풍비 소속 하의 십호장 중 한 사람이었다.


“아니, 백호장. 어찌 부하인 저를 보고 그러시는게요.”

그러자 풍비가 호통을 쳤다.

“네 이 놈! 몰라서 그러느냐! 네 놈은 하후중이 보낸 첩자가 아니더냐!”

풍비의 십호장은 아니라고 딱 잡아떼고 있었다.


그러나 풍비는 추궁을 늦추지 않았다.

“네 놈을 십호장으로 삼은 것은 네 놈의 행동거지를 감시하기 위함이었다.”

풍비는 이미 하후중이 자신 외에도 누군가를 간자로 심어 놓았음을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풍비가 눈짓을 보내자 같은 백호장 수하의 있는 그의 다른 부하가 그 동안에 누군가와 은밀히 군영 밖에서 만난 적이 있으며,

바로 얼마 전까지 태자가 좌현왕부를 나설 때도 그러했다는 것을 고했다.


곧 이어 그 자를 말에서 끌어 내려 몸을 뒤지자 옷 속에서 뭔가 특이한 표식이 나왔고,

그러자 풍비 역시 자신의 옷 속에서 비슷한 표식을 꺼내 보였다.

“이래도 이실직고 하지 않겠느냐!”

그것은 간자 간에 서로의 신분을 확인하는 표식이었던 것이다.


결국 첩자는 자신이 하후중의 간자임을 이실직고하며,

태자가 사냥터에 도착하는 대로 하후중이 군사들을 이끌고 와서 태자를 시해할 책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선우정에서 도대체 무슨 획책이 벌어지려 하고 있는지 모두들 알게 되었다.


묵돌은 그곳에 집결한 부하들에게 일갈했다.

“저들이 태자인 나를 해하려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우리 부족을 저희들 마음대로 역적질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제 모든 것이 드러난 이상 묵돌은 그 동안 담아 왔던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부하들에게 토로했다.


“지금 우리 부족은 큰 위기에 빠져 있다.

나라 밖에서는 호시탐탐 외적들이 우리를 노리고 있건만 안으로는 간신배들이 나라를 좀 먹고 분열을 획책하고 있으니 어찌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 동안 선우정의 처사에 불만이 가득했던 부하들은 묵돌의 거침없는 언사를 전적으로 수긍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 우리 부족은 간신배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너희들은 내 명을 따라 저들을 척결하는 것에 함께 하겠느냐!”

다들 속이 후련해진 부하들은 이구동성으로 묵돌의 거사에 자원했다.

“태자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부하들이 하나같이 자신과 뜻을 같이 할 것임을 확인한 묵돌의 명이 곧바로 이어졌다.

“대오를 갖추어라! 지금 당장 선우정으로 진격할 것이다!”


때 맞추어 부장들 중 한 명이 분연히 결의를 다졌다.

“태자와 함께 간신배들을 척결하고 부족을 구하자!”

"와아-"

그곳에 모인 모든 좌현왕부의 군사들이 큰 함성 소리로 기세를 올리며 묵돌의 뒤를 쫓아 힘차게 말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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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을 굴복시킨 영웅(반동북공정 시리즈 1- 중원무상)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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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7부 제국의 대결 - 고립된 마읍성 21.08.14 9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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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패현 마피아들의 기적 21.08.10 102 1 12쪽
30 항우, 오만한 자의 최후 21.08.06 120 1 12쪽
29 6부 패공 유방 - 기원전 200년 장안성의 한 사나이 21.08.05 120 1 11쪽
28 또 하나의 제국 21.08.04 137 1 13쪽
27 북벌 21.08.03 126 1 11쪽
26 셀렝카의 대전 +2 21.08.02 138 2 11쪽
25 5부 초원 대륙의 통일 - 대역사의 개막 +1 21.07.30 143 2 7쪽
24 장안 공략 +1 21.07.29 141 2 13쪽
23 만리장성을 딛고 +1 21.07.27 144 2 12쪽
22 묵돌, 진나라로 진격하다 +3 21.07.26 155 2 14쪽
21 동벌서협(東伐西協 동을 정벌하고 서와 협정하다) +1 21.07.23 152 2 13쪽
20 그리고 몰락 +1 21.07.22 149 2 10쪽
19 4부 타오르는 정복전쟁 – 동호의 도발 +2 21.07.21 163 2 12쪽
18 떠오르는 태풍의 눈 +2 21.07.20 159 2 11쪽
17 간신배들의 최후 21.07.19 153 2 12쪽
» 역쿠데타 21.07.16 162 2 12쪽
15 좌현왕부의 친위대 +1 21.07.14 150 2 11쪽
14 3부 초원의 정변 – 돌이킬 수 없는 불신 +1 21.07.13 159 2 9쪽
13 살아남은 자들, 그리고 피의 서막 +1 21.07.12 166 2 12쪽
12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1 21.07.09 180 2 13쪽
11 태자 묵돌의 귀환 +1 21.07.08 176 2 10쪽
10 기묘한 전쟁 +1 21.07.07 166 2 11쪽
9 간신배의 농간 +1 21.07.06 172 3 8쪽
8 월지왕의 밀서 +1 21.07.05 191 3 7쪽
7 2부 다가오는 파국 - 영웅과 미녀 +1 21.07.02 229 4 13쪽
6 무전대승(無戰大勝): 전투 없는 승리 +1 21.06.29 244 4 12쪽
5 반간계(反間計): 이간질 +1 21.06.28 257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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