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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inn 님의 서재입니다.

중원을 굴복시킨 영웅(반동북공정 시리즈 1- 중원무상)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Yourinn
작품등록일 :
2021.06.15 14:38
최근연재일 :
2022.03.04 20:01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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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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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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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좌현왕부의 친위대

DUMMY

두만이 깊은 불신이 드리워진 아들 묵돌에게 약속한 1만의 군사를 순순히 내어 줄리 있었겠는가.


그러나 다시 합류한 예전의 부하들과 각 부락에서 묵돌의 명성을 듣고 몰려온 용사들이 가세하며

좌현왕부는 이미 하나의 군단이 되어가고 있었다.


묵돌은 좌현왕부에 소속된 자신의 부하들을 엄격한 규율로 조련했고,

묵돌이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불구,

좌현왕부는 그 누구도 함부로 상대할 수 없을 정도의 세력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그러나 묵돌은 좌현왕부를 강력한 군단으로 변모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묵돌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명적을 만들어 지니게 했다.

명적이란 훈족이 사용하는 특유의 화살로서 화살촉 중간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리고 그 구멍으로 인해 훈 군대가 쏜 화살은 허공을 가로지르는 소리를 심하게 내는데,

그런 명적이 수천 수만 발 한꺼번에 날아오를 때 들리는 엄청난 굉음으로 말미암아 상대방은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공포에 질리게 된다고 한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런던을 공습한 독일군의 폭격기가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유발하기 위해 요란한 싸이렌 소리를 냈듯이.



어느 날 묵돌은 명적을 지닌 자신의 부하들과 함깨 사냥을 나서며 이전과는 사뭇 다른 실로 엄한 군령을 내렸다.


자신이 명적을 날리는 쪽으로 부하들 역시 그대로 따라 할 것을 지시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군령 위반으로 처벌할 것이라는 명이었다.


그 동안의 조련으로 기강이 잘 잡혀있던 부하들은 일사불란하게 묵돌의 지시를 따랐다.


그러나 그날 묵돌의 지휘에 따라 사냥을 나섰던 부하들은 생각지도 않게 여러 필의 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된다.


그 말들은 훈국의 종마들로서 주로 대인들이나 지체 높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것들이었는데,

대뜸 그 귀한 말들을 향해 묵돌이 활을 겨누는 것이 아닌가.


묵돌의 엄명이 있었기에 부하들은 주저하면서도 활을 겨누었고,

묵돌은 그 종마들에게 가차없이 명적을 날렸다.


말이 유목민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남다르다.

그 자체로서 큰 재산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권위를 상징한다.


그래서인지 부하들 중 일부가 멈칫거리다가

그만 제 때 명적을 날리지 못하고야 말았다.


그러자 대노한 묵돌이 화살을 날리지 못한 부하들을 곧바로 모두 말에서 내리게 한 다음,

군령을 위반했음을 이유로 모두 참수하라는 명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 부하들은 묵돌의 명을 따르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물러서라.”

참수를 명 받은 부하들까지 같은 동료들에게 차마 결행하지 못하고 있자,

말에서 내린 묵돌이 자신이 직접 처결하겠다는 듯 그대로 칼을 뽑아 들며 그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아닌가.


군사의 문제에서만큼은 엄격하긴 했어도 평소 부하들에게 관대했던 묵돌의 가차없는 살벌한 행동에 부하들은 꼼짝 없이 목이 달아날 판국이었다.


“태자! 고정하시오소서!”

묵돌의 칼을 가로막은 사람은 려군이었다.

호위대장 려군이 필사적으로 묵돌의 소매를 붙잡았다.


“네 이놈! 이게 무슨 짓이냐!

당장 물러가지 못할까!”

려군은 여전히 묵돌의 소매를 잡은 채 그 앞에 꿇어 앉았다.

“태자, 부디 용서하시오소서.”


“군령을 위반한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몰라서 하는 말인가!”

“태자. 어찌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지금은 단 한 사람이라도 부족한 때가 아닙니까.

부디 이를 헤아리시고 이번 한번만 용서하시오소서.”


려군은 묵돌의 앞에서 꿇어 앉아 머리를 조아렸다.

“호위대장인 제가 모범을 보이지 않아 그러한 것이오니 차라리 저부터 참하십시오.”


그러자 다른 부장들까지 말에서 내려 묵돌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희 잘못입니다. 저희 또한 참하시오소서. 태자.”


여전히 노기가 가라앉지 않았지만, 그 때서야 묵돌을 다시 칼을 거두었다.

“다들 일어나라.”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다 온 부하들이 가슴을 쓸어 내리며 겨우 일어섰다.


곧이어 묵돌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비장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금 우리 훈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너희들과 함께 생사를 같이 하며 이 위기를 이겨내고 대업을 이루고자 한다.

너희들이 이렇게 내 명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서야 무슨 일을 도모하겠느냐!”

그들의 앞에는 뭔가 엄중한 대사가 놓여 있었던 것이다.


“내 너희들에게 강요하지 않겠다.

나와 뜻을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 개념치 않을 것이니 지금 당장 떠나거라.”

그러나 묵돌의 부하들 중 어느 누구도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렇지 않고 나와 함께 대업을 이루려면 어떠한 일들을 겪어야 할지 모른다.

죽음을 각오하고 다들 내 명을 따르겠는가!”

“태자의 명을 다르겠습니다!”

지금 자신의 조국이 누란의 위기라는 사실을 공감하고 있던 묵돌의 부하들은 하나 같이 묵돌이 이루고자 하는 대업에 죽음을 불사하고자 했다.


이후 자신들에게 뭔가 엄중한 대사가 기다리고 있음을 절감했던 좌현왕부의 전사들은 결연한 의지로 묵돌의 명령에 따랐고,

바야흐로 훈국 좌현왕부에서는 그 무엇도 가로막을 수 없는 무서운 기세가 감돌고 있었다.



초원 유목 민족의 영웅적 군주의 휘하에는 일심동체로 주군을 따르는 친위대라는 전통이 있다.

가장 용맹스러운 전사들로서 구성된 친위대는 주군과 함께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고 죽음을 불사하며,

또한 그에 따른 가장 큰 보상을 받으며 최고의 영광을 누린다.


심지어 모시고 있는 주군이 사망할 시 죽은 이후에도 그를 따르기 위해 함께 순장되기까지 하는데,

거칠고 드넓은 초원을 통치하려면 그렇게 강인한 결속력을 가진 전사 집단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생긴 전통일 것이다.


이미 죽음을 불사할 각오를 다지고 있던 묵돌의 친위대는 그 자체로 초원의 누구도 두렵지 않는 강력하고도 무자비한 전투병기로 화하고 있었다.




좌현왕으로 삼아 일단 달래기는 했으나

비범한 무장이자 많은 부하들이 따르는 묵돌이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선우 두만을 둘러싼 반대쪽에서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날이 갈수록 그 기세가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었던 좌현왕부의 그런 정세까지 세세히 파악하지는 못한다손 치더라도,

언제까지나 묵돌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문제였다.



그 후로 적당히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한 하후중은 선우 두만을 찾았다.

“선우, 이제 그만 때가 된 것 같사오니 좌현왕을 한 번 부르시오소서.”

선뜻 내키지는 않았으나 두만이 어떻게 그것을 물릴 수 있었겠는가.


“그대가 알아서 하시오.”

두만은 어떻게 하든 상관 않겠다는 듯 퉁명스럽게 답하며 하후중에게 모든 것을 일임했다.


“신이 선우정 가까운 곳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여 선우께서 행차하시오면 좌현왕에게 기별을 하겠사옵니다.”

“꼭 내가 가야만 하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자신이 꼭 그런 일에 직접 나서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후중은 그 일에 반드시 선우를 세워야만 했다.

나중에라도 혼자 다 뒤집어 쓸 수도 있지 않은가.

실질적으로 모의는 본인이 다 알아서 한다고 하더라도 선우의 명을 따르는 형식이 되어야 후에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선우께서 친히 납시어야 좌현왕이 움직일 것입니다.”

하후중의 속내를 모를 바는 아니었으나, 그 정도 모양새는 갖추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알았소. 그런데 묵돌은 일당백의 용사요. 과연 그대가 감당할 수 있겠소.”

“신이 만반의 준비를 해 놓겠사옵니다.”

그런 일이라면 하후중이 아주 능숙한 놈이니 문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아까운 자식을 그런 식으로 보내는 것을 어찌 눈앞에서 봐야만 한단 말인가.


“신들이 다 알아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선우께서는 멀찍이 물러나 계시기만 하시오소서.”

심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던 두만의 심정을 알고 있었던 하후중은 거기까지 다 계산에 넣고 있었던 것이다.


“고맙구려. 꼭 그렇게 해 주시오.”

실로 쓰라린 심정이었지만 두만은 어서 빨리 이 모든 것이 끝이 났으면 하는 바램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훈국의 선우 두만과 간신배 하후중이 아주 착각하고 있는 점이 있었다.


이미 묵돌은 부족과 선우에게 우직하고 충성스럽기만 했던 예전의 묵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실로 비정하기 그지 없는 생사의 갈림길을 거친 후 이미 냉혹한 한 마리의 늑대로 변해 있었다.



좌현왕부의 병사들을 강군으로 조련시키기 위해 여념이 없었던 묵돌에게 어느 날 선우정으로부터 기별이 왔다.

선우께서 예전의 일로 실로 미안함을 느끼고 있으니 화해도 할 겸

선우정 가까운 사냥터에서 부족의 여러 대인들과 함께 사냥이나 한 번 하자는 간곡한 부탁이었다.


그러나 묵돌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되었음을 그 역시도 알고 있었다.



선우정에서의 기별을 받은 이후

측근들을 불러 모아 무언가 평소와는 다른 지시를 내리고 있던 좌현왕부의 묵돌에게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야심한 밤에 호위대장 려군이 백호장 중에 한 명이 은밀히 자신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백호장이란 훈의 군사 편제에서 백 여명의 군사를 담당하는 직책이다.

훈은 인원을 십 명 단위로부터 시작해 십호장, 그 위에 백호장, 천호장, 그리고 만 명을 지휘하는 만호장부터 왕이 그 직책을 맡게 된다.


그렇게 놓고 보면 좌현왕부는 10개의 천호장과 100개의 백호장이 있어야 했으나

두만이 병력을 제대로 주지 않았던 관계로 그 수가 턱없이 모자라 천호장도 몇 개에 불과했고,

그에 따라 백호장도 그 정도에 불과했다.


묵돌을 은밀히 찾은 백호장은 목돌의 예전 부하가 아니라 묵돌이 좌현왕이 된 후 새로이 합류한 무사였고,

빼어난 무예 실력으로 백호장이 된 후에도 묵돌이 유심히 지켜보던 자였다.


“태자, 이번 사냥에 절대 가시면 아니되옵니다.”

난데없는 백호장의 만류에 묵돌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내 이미 참석하기로 기별을 보냈거늘,

네 어찌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일부러 전혀 모른 척하며 넌지시 떠보자

그 백호장은 자신의 암살을 기도하기 위해 하후중이 이번 사냥을 계획한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부하들에게 그런 자세한 내막까지는 이르지 않았건만, 자신이 짐작하고 있던 바를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네 그 사실을 어찌 안단 말이냐?”


그러자 그 백호장은 자신이 바로 하후중이 심어 놓은 간자라고 털어 놓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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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북벌 21.08.03 125 1 11쪽
26 셀렝카의 대전 +2 21.08.02 137 2 11쪽
25 5부 초원 대륙의 통일 - 대역사의 개막 +1 21.07.30 143 2 7쪽
24 장안 공략 +1 21.07.29 141 2 13쪽
23 만리장성을 딛고 +1 21.07.27 143 2 12쪽
22 묵돌, 진나라로 진격하다 +3 21.07.26 155 2 14쪽
21 동벌서협(東伐西協 동을 정벌하고 서와 협정하다) +1 21.07.23 151 2 13쪽
20 그리고 몰락 +1 21.07.22 148 2 10쪽
19 4부 타오르는 정복전쟁 – 동호의 도발 +2 21.07.21 162 2 12쪽
18 떠오르는 태풍의 눈 +2 21.07.20 158 2 11쪽
17 간신배들의 최후 21.07.19 152 2 12쪽
16 역쿠데타 21.07.16 161 2 12쪽
» 좌현왕부의 친위대 +1 21.07.14 150 2 11쪽
14 3부 초원의 정변 – 돌이킬 수 없는 불신 +1 21.07.13 159 2 9쪽
13 살아남은 자들, 그리고 피의 서막 +1 21.07.12 165 2 12쪽
12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1 21.07.09 180 2 13쪽
11 태자 묵돌의 귀환 +1 21.07.08 175 2 10쪽
10 기묘한 전쟁 +1 21.07.07 165 2 11쪽
9 간신배의 농간 +1 21.07.06 172 3 8쪽
8 월지왕의 밀서 +1 21.07.05 191 3 7쪽
7 2부 다가오는 파국 - 영웅과 미녀 +1 21.07.02 228 4 13쪽
6 무전대승(無戰大勝): 전투 없는 승리 +1 21.06.29 244 4 12쪽
5 반간계(反間計): 이간질 +1 21.06.28 256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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