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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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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73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6.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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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엘루엘(97)

DUMMY

“삼촌! 연락도 없이 웬일이에요?”

“못 올 때 온 것 같네?”

“호호. 그럴 리가요. 어서 들어오세요.”

언제나 밝은 얼굴의 제수씨였다.

“동생은?”

“캡슐에서 살아요. 남들은 오러소드 상급이다 최상급이다 하며 소드마스터를 꿈꾸는데, 이제 겨우 중급이니 안달 날 만도 하죠. 애들 부를까요?”

“그랬으면 좋겠군. 소개할 사람도 있고…….”

아직도 문 밖에서 서성이는 유나였다.

가족을 소개한다고 했을 땐 싫은 내색이 아니었는데 불안한가 보다.

한참 어린 여자가 노인네를 따라, 애인이라고 왔으니 불편하기도 하려나?

시대가 변했어도 상식이라는 기존 관념은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이 살기로 한 식순이야.”

“네? 아……. 어서 들어오세요.”

나이는 삼십대이지만,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를 보고, 놀라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테고, 조금 당황한 듯 했지만 따뜻하게 반겨주는 제수씨가 고마웠다.

지금껏 본적 없는 호들갑을 떨어대는 제수씨였고, 어려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유나였다.

‘괜히 대리고 왔나?’하는 자책감도 들었지만, 인정받든 못 받든 알리고는 싶었다.

같이 살기로 했는데 언젠가는 알려지게 될 관계였기 때문이다.

예전 설아와는 조율하며 지냈지만, 같이 살기로 했으면서 형제나 조카들이 온다고 쫒아낼 수도 없었고, 갑작스레 찾아올 수도 있었기에 확실하게 말해 놓는 게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여러 곳에 전화를 하면서 힐끔거리는 제수씨의 눈치에 불안을 벗어 버리지 못한다.

오늘만 지나면 괜찮아 질려나?

피곤한 몸에 조금의 술이 들어가니 정신이 몽롱했다.

떠들썩한 방안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일어나세요. 언제까지 주무 실거에요. 일어나세요. 주인님!”

소곤거리는 듯 한 목소리에 눈을 뜨니 유나가 나의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유나가 가져온 꿀물을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니 동생 집이었다.

피곤하긴 피곤했던 갑다. 몇 잔의 술에 기억이 가물가물한 전날 밤이었다.

“어! 유나. 뭐하는 거냐?”

웃으며 옷을 벗고 아침문안을 하는 유나였다.

누가 들어올까 겁이 나면서도 유나의 행동에 웃음이 나왔다.

절대! 라는 의지의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빠! 고마워요.”

간단히 입을 맞추고 잽싸게 옷을 입고는, 혀를 내밀고 방문을 나가버린다.

피곤한 몸이 활력을 얻는 듯하다.

그래!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인생이지만 행복하게 살자.

시끌벅적 거렸던 분위기의 집이 썰렁했다.

동생내외와 나, 유나뿐이었다.

“몸은 괜찮은 거야?”

“그래. 어제 무리 좀 했더니…….”

“나이를 생각해야지.”

이놈이?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영감이 못하는 소리가 없어요…….”

제수씨가 동생에게 한 소리한다.

“하하. 부러워서 하는 말이지. 하하…….”

고개를 숙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유나의 머리를 흩틀어 주었다.

“도대체 길드에는 언제 올 거야?”

분위기를 바꾸는 동생이었다.

“온다. 온다 하면서도 몇 십 년째 코빼기도 안 보이고 말이야.”

“땅덩어리가 왜 그리 큰지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더라. 언젠가는 도착하겠지…….”

“크긴 크지. 타론 왕국만 해도 몇 개월은 뛰어야 반대편 끝에 도달하니까. 에잉……. 이동 마법진을 만드는 유저는 왜 안 나오는 거야? 이동 마법진이 있긴 한 건지 모르겠어!”

“하하. 있긴 있지. 아직까지는 익힌 마법사가 없어서 그렇지.”

헤르센 가문에 비치되어있는 이동마법진이 그란드리아로 오고 있었다.

연구 좀 한다면 설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형님은 배울 수 있는 거야?”

“글쎄…….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

“도대체 몇 서클 마법사야? 5서클? 6서클?”

“알면 다친다.”

“젠장. 무슨 비밀이 그리 많아?”

“히든 피스는 비밀이 많은 법이지.”

“웃겨요. 그래서 레벨이 100이 넘지 못하는 거야?”

“허…….”

유나가 놀란 듯 나를 바라본다.

대충 정도나마 나의 실력을 알고 있는 유나였다.

저주의 땅에서 나오는 스토어윔을 혼자서 잡을 정도면 세계랭커로 불리는 게이머도 능가하는 실력인 것이다.

“레벨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지?”

“그래도 적당히 라는 건 있잖아.”

“그 적당히 라는 것에 구애를 받지 않는 유저도 있지.”

“으이그……. 말이나 못하면…….”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의 집으로 향했다.

빠른 시일 안에 패밀리 길드로 간다고는 했지만 쉽지 않으리라.

엘살바르 제국에서 얼마간 지내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아빠!”

“응?”

“정말 레벨이 100도 안 돼요?”

“이상하니?”

“아무리 히든피스라고 해도 그 레벨로 스토어윔을 잡는다는 건 불가능 하죠. 세계 랭커 1위라도 혼자는 못 잡아요.”

“그럼, 그때는 왜 아무 말도 안했지?”

저주의 땅에 있는 케릭의 정신을 되돌리기 위해 유나와 연아에게, 나의 상황을 말했고, 스토어윔도 잡았다는 말도 했다.

제정신이 아닐 때도 숨길 건 다 숨기고 이야기 한 나였다.

“전 아빠가 7서클 마도사 정도는 되는 줄 알았죠. 오크전쟁의 영웅, 광란의 마법사, 광폭의 마법사, 누가 생각하더라도 7서클 마도사라고요.”

“허. 나중에 만나면 알려주마.”

“그럼 저도 비밀로 할거예욧.”

애가 또 왜 이러냐? 삐졌나?

그리고 지가 언제 가르쳐 주기나 했나? 저도 비밀이 많은 주제에…….

“화났니?”

“아니요!”

“나도 내 케릭에 대해 뭐하고 설명할 길이 없다. 정보창 종류를 구경해 본지도 오래고 말이다. 음……. 설명하자면 처음부터…….”

“아빠! 죄송해요. 저 못된 년인가 봐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기어오르지 못하게 잘 단속하세요. 알았죠? 그리고 아빠가 말해주고 싶을 때 말해주세요.”

“허. 그러자구나. 나는 아직 저주의 땅에 있단다.”

숨기는 건 숨기는 거고, 미안해서라도 있는 곳 정도는 말해 줘야겠다.

“엘살바르 제국? 저주의 땅? s급 퀘스트?”

“허. 알고 있냐?”

“전에부터 유럽 쪽에 이상한 글들이 올라왔었어요. 저주의 땅인 s급 퀘스트가 진행 되는 것 같다면서요. 그리고 어제 저주의 땅 퀘스트가 풀렸고, 엘살바르 공국이 제국으로 발돋움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았다는 유저가 글을 올렸죠. 동영상이 찍히지 않았지만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소드마스터 상급의 검사와 마도사급의 이상한 마법사의 대결을 봤는데, 검강이 난무하고 눈을 떼지 못할 화려하고 강력한 마법이 펼쳐지는 광경은 말로 설명 못 하겠다 더 군요.”

흠……. 동영상이 찍히지 않은 것만도 어디냐!

좋게 말해 소드마스터와 마법사의 대결이지, 동영상으로 전 세계에 방영된다면 뉴월드 게임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단계에 대한 자포자기로 게임을 접는 유저가 있을 테고, 도전해 보겠다고 설치는 유저도 있을 테니 말이다.

도전하겠다고 나선다면 뉴월드로서는 환영할 만하지만,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게임을 접는 유저가 늘어난다면 위기가 되는 셈이다.

뉴월드가 나오고 몇 년 후 몇몇 나라에서 뉴월드에 못 미치기는 하지만 뛰어난 가상현실게임이 세상에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가상현실게임은 현실을 초월하기에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 동양의 무협을 본뜬 게임 등 다양했고, 조금씩 그 성장 속도를 높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와중에 허무맹랑하리 만치 황당한 검술과 마법이 난무한다면?

모를 일이다.

아직까지는 신세기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에 미치는 컴퓨터가 개발되지 못했기에, 말도 많고 사고도 많은 게임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완성도를 높여가는 게임들이었다.

“정말로 검강과 7서클 마법이 난무하는 대결이었어요?”

“음……. 과장이 조금 있긴 하지만 아마도…….”

“우아……. 몰론 그 마법사가 아빠겠지요?”

“아마도…….”

“그럼 아빠가 엘살바르 제국의 하나뿐인 대공?”

“도대체 어디까지 뽀롱 난거냐?”

“황녀를 노리개 삼고, 공작의 영애가 구애하는 것 까지요!”

“허…….”

“뭐가 허…….에욧. 바람둥이 노망난 늙탱이…….”

“허…….”

집으로 가는 동안 유나의 잔소리와 바람피우지 말라는 협박을 받으며 돌아왔다.

유나의 잔소리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인 것이다.

육체 관리를 위해 걷기와 조금의 뛰기로 마무리하고 샤위 후 뉴월드에 접속했다.

운동을 좀 더 하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라는 유나의 조언을 받아 들였다.

자신도 피곤했던지, 쇼핑으로 사온 물건을 옮기고는 거실 소파로 몸을 던져버린다.

그런데 왜?

집에만 들어오면 옷을 모두 벗어 던지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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