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루엘(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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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파 인물들의 황당한 표정과 두 손님가문의 진영의 표정은 일치 했지만, 생각하는 방향은 어떨까?
“소냐 황녀님께 한 말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아는 것 만 물어봐. 모르는 건 대답 못해!”
“소드마스터 상급 이상이십니까?”
“몰라!”
“흠. 소드마스터이시긴 한 겁니까?”
“남들이 그렇다고 하는데 난 몰라. 어째든 너하고 너, 그리고 너. 너. 너……. 모두 덤빈다면 재미는 있겠군…….”
칼 들고 죽어라하며 싸우는 걸 재미로 알고 있는 소냐. 침묵에 빠져드는 두 가문이었다.
“주인님은 어때요? 재내들 이길 수 있어요?”
이. 이게 여기서 까지 염장을 지른다.
물론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도 않을 것이다. 도망가는 데는 도가 텄으니 말이다.
그러나 소냐의 질문은 그게 아닌 것이다.
희미한 미소를 짓고 얼굴을 들이미는 모습이 너무 얄미웠다.
‘딱.’
“까불다 맞으면 안 아프냐?”
“아파요. 힝…….”
머리를 감싸고 물러나는 소냐였다.
“우리 가문은 이미 독립을 했소. 더 이상 얽매이고 싶지 않소.”
“그럼 죽으면 되겠네.”
소냐의 주위로 가는 실낱같은 검강이 난잡하게 형성되었고, 나는 물론 엘살바르의 인물들도 급해 소냐에게서 물러섰다.
그들은 틈만 나면 매일 보다시피 한 검강이었다.
걸리는 족족 잘라버리는 무시무시한 무기였던 것이다.
나와 소냐의 대 격전에 이리 튀고 저리 튀며, 발바닥에 땀나도록 도망 다녔던 그들이었다.
용병가문의 용병들이 검을 빼어들고 검기를 형성했지만 표정은 굳어있었다.
“이제 그만하면 된 거 같은데?”
소냐의 무력시위라는 잔머리에 혀를 내둘렀다.
소심하고 순진한 구석을 내보이는 이면에 잠재되어있는 잔인함과 잔머리의 대가라는 걸 미리부터 알고 있는 나였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저러다 화살을 나에게 돌릴게 뻔하다.
결코 넘어가지 않겠다는 듯 미소 지으며 소냐를 노려봤다.
“주인님 예쁘죠?”
검강의 실들은 계속해서 용병가문을 압박했고, 그들은 한쪽의 코너로 몰리고 있었다.
예쁘긴 개뿔……. 여전히 미소 지으며 소냐를 노려봤다.
“부럽죠?”
부럽긴 개뿔이나……. 내게는 더 예쁘고 멋있는 마법이 세고 셌다.
“약 오르죠?”
크으……. 오늘 작정하고 덤비는 듯 했다.
참자. 참자. 넘어가지 말자.
솔직히 소냐의 이유 있는 반항이라는 걸 짐작한다.
나와 소냐의 대 격돌을 보고, 덤벼들 미친놈들이 있을까?
이제 겨우 소드마스터 초입의 마스터와 오러 소드 최상급이라는 자들이?
소냐와 나의 대결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이 상황은 끝날 수 있는 것이다.
“남자가 이런 걸로 질투하면 손가락질 받는데……. 노력도 안하고……. 흠. 역시 마법사들은 너무 소심해.”
크아아아…….
아주 죽으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마나켄슬. 홀드…….?”
갑작스럽게 검강의 실들이 사라졌다.
“기가라이트 창.”
소냐의 머리위에 나타난 벼락이 순식간에 소냐의 머리로 떨어졌다.
“헉!”
“저런…….”
여러 곳에서 들려오는 놀라는 소리였지만, 맞는다고 뒈질 소냐도 아니었다.
“챙그랑‘
창을 깨고 도망가는 소냐였다.
마나켄슬에 걸릴 확률은 백에 하나고, 걸리더라도 지속시간이 1초도 되지 않는다.
괜히 소드마스터 상급이 아닌 것이다.
“너 이년 오늘은 끝장을 보자…….”
성 외곽으로 도망가는 소냐를 따라 달렸다.
지 딴에는 확실한 실력차이를 두 가문에게 보여주어, 더 이상 피를 보지 않으려고 굴린 잔머리겠지만, 도가 지나쳤다.
나의 아킬레스건을 확실하게 건들인 것이다.
마법을 배워서 지존이 되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고 꿈이었지만, 여태 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뉴월드에서는 지존이라고 해도 좋을, 아니 확실한 마법사였건만, 검사하나 못 이기는 것이다.
상대가 npc이고 소드마스터 상급이라는, 누구도 오를 수 없는 까마득한 위치의 검사였지만, 그 소드마스터 상급은 나의 노리개를 자청하고 또 나의 명을 거스르는 일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질투와 자괴감이 가슴속 깊은 곳에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게이머 최고의 마법사인 내가 검사하나 이길 수 없다는 건 최대의 수치였다.
이번만은 많은 관객이 보는 앞에서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마법이 아닌 신검의 비밀병기를 사용해서라도, 이번만은 꼬…….옥, 이기고 싶었다.
마나가 적게 드는 4,5서클을 무자비하게 난사하며 쥐새끼를 공략했고, 소냐의 검강을 신검으로 쳐냈다.
이번만은 꼭지가 돌면 안 된다. 냉철하게 판단해야 했고 마나를 아껴야 했기에 신검을 이용한 근접전을 펼쳤다.
시간이 지나자 소냐의 공세가 화려해졌다.
실낱같은 검강이 아닌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검의 형태를 갖춘 검강이 나에게 지쳐왔다.
크크. 너어……. 딱! 걸렸어.
“청룡현신. 모두 날려버려!”
신검에서 청푸른 운무가 올라오며 용의 형상을 띠고 나의 몸을 휘감으며 포효한다.
밀려드는 소냐의 검강이 청룡의 몸통에 작열하며 요란한 폭발음을 내며 조각난 후 사방팔방으로 비산했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청룡의 용음이 터져 나오며 소냐에게 쏘아갔다.
멈칫거렸던 소냐의 주위로 거대한 강기막이 형성되었고, 강기 막은 청룡을 향해 달려들었다.
강기 막과 청룡의 충돌 음은 천지를 울리는 듯 진동했고, 충돌의 여파로 나의 몸이 수백 미터나 튕겨난 후 땅에 처박혀 버렸다.
“큭…….”
온몸이 깨져 나가는 듯 했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소냐가 튕겼을 만한 곳으로 날아갔다.
지독한 년…….
입가에 피를 흘리며 두발을 땅에 딛고 서 있는 꼴을 보니 열불이 뻗쳐오른다.
혹시나 크게 다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쪼.오.금 미안했었는데 멀쩡했던 것이다.
오리려 내가 밀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나의 최고의 비기인 청룡에게도 밀리지 않는 소드마스터 상급의 능력인 것이다.
계속된 소냐와의 격전에 패하고도 조금은 담담했던 이유가 청룡 이였건만, 한 마리 가지고는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지금의 마나로는 두 번째 용은 꺼내지도 못 했기에 육탄 공격을 감행했다.
오늘 확실하게 밟아주기로 작정한 것이다.
아무리 소드마스터 상급이라도 황당무계한 청룡공격에 멀쩡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엇! 뭐.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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