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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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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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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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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3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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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86)

DUMMY

눈을 뜨니 마녀의 침대가 아니었지만 소냐는 나의 옆에 누어있었다.

나이에 맞지 않게 귀여운 얼굴이었다.

20중반에 소드마스터가 된 후로, 얼굴의 변화가 없었는데, 상급이 되면서 더욱 변해버린 몸이었으니 오죽하랴.

게다가 저주까지 풀리고 나자, 얼굴의 변화가 자유무쌍하게 변해 버렸다.

상급의 마스터가 되면서 생긴 부작용(?)이, 저주가 풀리면서 바로 나타나 버린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순수함을 간직한 모습을 볼 때는 괜찮다 싶은데,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면 이상하게 거부감이 드는 건 왜일까?

“안자는 거 아니까 그만 눈을 뜨는 게 어때?”

나야 간만에 먹어보는 술에 취해서 세상모르게 자고 일어났지만, 소드마스터 상급에 이른 소냐가, 내가 일어나는 기척을 못 느꼈을 리 없다.

“헤. 알고 있었어요. 주인님?”

이것도 애교라고 떠는 걸까?

걸친 것도 없이 꼭 안겨오는 소냐를 밀쳐냈다.

“이제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이야기 하자. 나는 유랑민이고, 곧 이곳을 떠난다. 너를 곁에 두고 여행할 처지가 아니라는 건 알겠지?”

“전 그런 거 몰라요. 주인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이야기가 진행되려면 제대로 받아 주어야하는데, 진행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때를 쓰듯 막무가내로 행동하고 말하는 소나였지만, 지금껏 보지도, 듣지도, 가르침을 받지도 못한 생활을 한 아이에게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스스로 독학이야 했겠지만, 인간들의 생활이 꼭 이렇다고 말할 수 없는, 천차만변의 생활방식과 주관을 어찌 독학으로 습득할 수 있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만난 나였고, 저주가 풀리지 않았다면, 아직도 마녀의 땅에서 또 다른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였을 것이다.

지금은 저주도 풀린 상태였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해도 누가 말려 줄 인간도 없을뿐더러, 막무가내의 소드마스터 상급의 검사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해줄 인간도 없을 것이다.

강기를 시시때때로 날리는 인간의 목에 방울을 달, 간 큰 인간이 있을까?

허…….

“소냐!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는 같이 할 수 없다. 나는 나의 여행을 하면 되고, 너는 너의 생활을 찾으면 되는 거다. 꼭 나에게 얽매일 필요는 없단 말이다. 넌 젊고 강해. 네가 원한다면…….

아니, 사랑하는 젊은 남자를 사귀어서 결혼하고 애도 낳고 기르면서 알콩달콩 살 수도 있단다.”

‘네가 원한다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네 발아래 무릎 굻을 것이다.’라고는 절대 말하지 못하겠다.

정말로 그랬다간 세상이 뒤집힐 테니 말이다.

“전 주인님과 알콩달콩이란 걸 할 거예요.”

멀똥멀똥한 눈으로 속 뒤집히는 소리를 하는 소냐였다.

“나는 네 주인이지?”

“네. 주인님.”

“그럼 주인님 말을 잘 들어야지?”

“네…….”

“네가 필요 없어서 널 다른 주인에게 팔수도 있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고개를 숙이던 소냐의 고개가 번쩍 올라오며, 눈에선 싸늘하다 못해 핏발선 섬뜩한 눈빛이 흘러나온다.

“그럼 새 주인을 죽이고 다시 주인님에게 올 거예요. 또 팔면 또 죽이고, 또 팔면 또 죽이고……. 주인님이 사라지면 죽을 때까지 찾아다닐 거예요. 화나면 다리라도 잘라서 못 도망가게 할 거예요. 전 주인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소냐는 미쳤다. 정신병자였다.

귀엽고 순진한 얼굴 뒤에 숨어있는 마녀의 본성이리라…….

갑자기 유나의 환영이 소냐에 머무르는 듯 했다.

마지막 복수 후에 눈물짓던 가증스런 모습이 소냐에게 겹쳐졌다.

그 때의 행동이 진정한 복수였는지, 미련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때의 일로 미쳐가던 나의 모습이 생각났고 화가 났다.

그리고 설아의 얼굴까지 겹쳤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웃고 있는 모습이, 복수를 꿈꾸는 악의적인 모습으로 비쳤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아마도 내가 미쳐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인벤과 가방에서 꺼낸 물건으로 사정없이 소냐를 두들겨 팼다.

소드마스터 상급?

매에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몽둥이찜질에 온방을 기다시피 도망치며 결국,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방을 빠져 나와 서재로 향했다.

네 명의 인간이 모여, 역적모의(?)를 하고 있는 놈들의 눈이 내게 쏠렸다.

“핫산!”

“어? 왜. 왜 그러시오. 대공?”

6서클 마스터이며 7서클의 유저.

소냐의 살기보다는 못하겠지만, 웬만한 인간들이 받아 낼 수 없는 살기를 쏘아냈다.

“마탑의 창고에 있는 저주와 축복의 물건을 가져가도 되겠지? 그리고, 황제 양반!”

“무. 무엇이요. 대공.”

“비밀 창고가 있겠지?”

“그. 그렇소만…….”

“그곳에서 몇 가지 물건을 가져가야 겠네만. 거절하진 않겠지?”

“무. 물론 은인이신 대공이 가져가신다면, 모두 가져가도 괜찮소.”

“고맙네. 핫산?”

“음……. 아. 알겠네…….”

마탑 비밀창고의 축복과 저주시리즈를 모두 챙기고, 핫산을 따라 비밀 창고로 들어갔다.

수백 개의 가지각색의 무기들과 방어구, 방패등과 미스릴, 오리하루콘, 아만다티움등 재료들이 널려있었다.

허. 이것을 팔아 생활한다면 천년은 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지만,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지켜야 되는 물건은 아니다.

내가 그들의 속을 어찌 알겠는가.

천천히 물건을 챙겼다.

몇 십 개의 무기를 챙기고 품에서 장거리 고급이동 스크롤을 꺼냈다.

좌표가 적혀진 스크롤이다.

핫산을 돌아보았다.

“미안하네.”

핫산의 표정이 이상했지만, 신경 끄고 스크롤을 찢었다.

“???”

뭐지?

찢겨진 스크롤만 양손에 잡혀있었다.

불량품인가?

“이곳엔 모든 마법이 켄슬되는 마법진과 잠금 마법이 작동되고 있다네. 해제마법은 안에서만 할 수 있지. 밖에선 누구도 열 수 없네. 황제폐하라도 말일세.”

“이. 이런 개 같은……. 소환.”

구룡신검을 핫산의 목에 들이 밀었다.

“해제해라. 아니면 죽인다.”

도움을 안주는 핫산이었다.

“허. 이미 살만큼 살았고 저주도 풀렸네. 스승님들의 염원이었던 저주가 풀렸는데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엘살바르제국의 부흥엔 관심이 없네.”

“???”

누가 물어봤어? 엉! 물어 봤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엘살바르의 부흥 때문이 아니라고? 그럼 이 상황은 뭐지? 누굴 바지저고리로 아는가? 네놈을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하는가?”

신검에 밀려 물러나던 핫산이 벽에 부딪혔고 검은 목을 파고들었다.

검신을 타고 흐르는 피는 검신 속으로 사라졌다.

“자네가 떠난다면 엘살바르는 존재하지 않네. 부흥이라니? 꿈같은 이야기지.”

“소냐가…….”

“천년이 넘는 저주로 고통 받은 황녀와 그 선조들이네. 엘살바르가의 여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우스운 일이지. 처음엔 검술을, 그리고 검무로 이어지던 한 풀이가 어느새 변질되어 주인이라는 굴레를 만들었네. 엘살바르……. 아니 그란드리아의 인간들을 먹여 살리려고 진행된 소드마스터라는 마녀를 창녀로 바꿔버린 비극이지. 자네도 알다시피 마녀의 생활은 단순하네. 검무만 출 뿐이지. 그리고 가끔 오는 인간들의 노리개로 만족하며 살던 그녀들이였네.

소냐황녀의 상황은 더 나빴네. 두 명의 황녀가 죽는걸. 지켜봐야했고, 지금껏 주인도 못 만난 것이지. 그녀들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는데……. 그런데 지금의 주인을 만났고 그 주인에 의해 저주가 풀렸네. 또 다른 주인은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네. 마지막 마녀가 되어버린 황녀의 목숨은 바로 자네라네.”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목숨까지 걸려있진 않을 것이다.

내가 떠난 후, 난동이야 좀 부리겠지만 그래도 친 부모고 피를 나눈 동생이 아니겠는가?

천 삼백 여년의 염원도 풀렸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나였다.

나쁜 쪽으로 생각한다면 소냐에 의해, 엘살바르제국의 씨가 마르겠지만, ‘그렇게 될까?’라는 마음이 앞서는 건 당연한 생각이다.

“자네는 엘살바르의 천년의 한을 이해 못할 걸세. 이해할 수도 없을 테고 이해해 달라고 바라지도 않네.”

허. 그래서!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오…….

엘살바르가 제건 될 때까지 이곳에 머물러 달라고?

차라리 게임을 접고 만다.

“5년! 5년간만 있어주게. 자네 같은 유랑민에게는 긴 시간이 아님을 알고 있네.”

소냐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떠나려고 했는데, 소냐 때문에 떠나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였다.

그리고 5년 후에는 소냐가 죽든 살든 개의치 않겠다는 소리였고…….

처음부터 버그게임 인생이었고, 사냥과는 담쌓고 하는 게임이었다.

이곳에서 오프라인상 1년을 더 산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소냐나 괴롭히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신검을 봉인하고 핫산과 비밀의 창고를 나왔다.

푸르른 하늘이 잘 생각했다고 반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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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4

  • 작성자
    Lv.76 X군
    작성일
    06.05.30 01:59
    No. 1
  • 작성자
    Lv.64 yeol
    작성일
    06.05.30 02:19
    No. 2
  • 작성자
    Lv.67 아따모야
    작성일
    06.05.30 02:52
    No. 3

    솔직히 전 딴건 모르겠네요
    글이 재밋고 특히나 작가님께서 너무 꾸준하게 글을 올려주신다는것
    이것 하나 보고 항상 고무림에 오자마자 엘루엘을 찾네요
    정말 항상 기대에 실망이 아닌 환호를 안겨주는 작가님 한테
    너무 감사할뿐입니다. 딴 작가분처럼 아프지 마시고 사정 생기지 마시구
    계속 이렇게만 써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밸리스카이
    작성일
    06.05.30 04:12
    No. 4

    3 아따모야// 걱정마세요 무제님은 항상 건강하실 거에요. 변태기사단이 지켜드리거든요 음화화화화.ㅡ.ㅡ;; 그나저나 우리 할아버지는 센 건가요 약한 건가요? 정상적인 사냥을 하는 모습도 조금만 보여주세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노브
    작성일
    06.05.30 09:07
    No. 5

    지금까지 지켜봐 왔지만.....

    작가님의 연참신공에... 경의를 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에고이스트
    작성일
    06.05.30 15:14
    No. 6

    잘 보고 갑니다 ^^/ 이번편은 무난(?)하네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sia님
    작성일
    06.05.30 17:16
    No. 7

    ㅎㅎ 정말 너무나 재밌습니다

    변태기사단 부단장~
    의 이름으로

    변태기사단 일동!

    단장님께 경례!!!!!!!!!!!!!! 충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천악
    작성일
    06.05.30 17:45
    No. 8

    충!!!!!!!!!!!!!!!!!!!!!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데카다
    작성일
    06.05.30 23:15
    No. 9

    엘루엘 쌔죠... 광폭의 마법사 였잖아요.

    즉.. 몇 년 동안 미쳤을 때 수십의 그룹들을 혼자서 끝도없이 죽이면서

    생활한거죠..;;

    어떻게 보면 이게임의 유저중 최강 캐릭이 아닌지..ㅡ;
    (인간중 최강은 아마 소냐가 아닌듯..;;)
    어쨌든 강하죠..

    %%%%%%%%%%%%%%%%%%%%%%%%%%%%%%%%%
    엘루엘 이제는 골방생활좀 벗어나고 모험좀 하나 생각했는데

    또다시 골방생활이네요..

    아아..골방인생.. 아아 방콕인생.. 아아..나도 여자친구 생겼으면..ㅡㅜ

    엘루엘 할배 부럽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마록
    작성일
    06.06.26 02:08
    No. 10

    또또또또....저 영감은 언제나 방콕 신세인가...사냥도 좀 하고..유저도 좀 만나고..파티생활도 하는 게임 소설이....덜덜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달려
    작성일
    06.07.13 10:39
    No. 11

    도대체 레벨은 얼마인건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샤인오시야
    작성일
    06.07.27 15:28
    No. 12
  • 작성자
    Lv.59 sfartar
    작성일
    06.08.08 00:27
    No. 13

    진짜 렙이.....건필요...유나 안돌아오려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파란솜
    작성일
    06.08.22 09:33
    No. 14

    즐겁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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