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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537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5.27 16:51
조회
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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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8쪽

엘루엘(82)

DUMMY

눈을 떠 보니 마녀의 침대였다.

기절이 아니었나?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판이었지만, 왠지 모를 느낌에 침대에서 일어나 실험실로 향했다.

막연히 느낌이 좋았다.

연금술이나 인첸트에서 느끼던 기분이 아니었다.

감이 잡혀간다고나 할까?

뭔지는 모르지만 무엇에 이끌리듯 실험실을 향했고, 소냐가 안듯이 대려다 주었다.

두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한 달간 제대로 먹은 것이 무엇인지도 가물가물했다.

이렇게 까지 연구나 실험에 몰두해 본적이 없었다.

지하에 감추어진 저주의 마물들과 축복의 포션방에 들어와 또 다시 포선을 골랐다.

이제 단 한 번의 기회뿐이었다.


“재생의 포션”

피면 피, 살이면 살, 재생 만능 포션.

과용하지 말자.


허허. 웃기는 문구였다.

포션병에 적힌 하나하나의 설명된 문구들이 특이하긴 했지만, 이놈은 웃겼다.

생각해 보면 웃긴 문구도 아니었다.

더 이상야릇한 문구도 많았으니까 말이다.

괜히 웃음이 나오는 포션을 들고 실험실로 향했다.

실험실은 개판이었지만 그래도 쓸 만한 것이 있었다.

폭발을 염려해 만들어둔 비밀창고 비스무리한 곳에서 용기를 꺼내고, 불을 집히는 화로도 찾았다.

축복받은 마녀의 피와 저주받은 목내이의 피도 창고에 온전했다.

몇 번?

두세 번 정도의 실험 분량만 남아있었다.

이미 실신해서 쓰러진 사람이 있을 정도니, 두세 번의 기회도 많은 것이다.

천여 년을 이어온 저주.

두세 번의 실험기회!

999%의 실패확률!

어쩌면 0.00001%의 성공확률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인벤에서 이동스크롤을 꺼내 늪지에서 헤어진 로렌이 준 좌표를 적었다.

나의 배낭에서 재료들이 빠져나간 만큼 저주 시리즈와 축복 시리즈의 포션과 단약이 꽉 들어차 있었다.

정말 기분이 좋다.

하하하…….

생각 같아서는 있는 데로 깡그리 넣고 싶었지만 찔렸다.

그래서 무작위로 반 정도씩만 챙겼다. 욕심은 금물! 하하하…….

나를 욕하지 마라.

어차피 사라질 그란드리아 도시인 것이고, 엘살바르 공국인 것이다.


축복과 저주의 피와 재생포션 한 방울!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시꺼멓게 탔다.

두 번째라고 성공할리 없다.

세 번째라고 성공하겠는가?

실패한 유리관을 내 팽개치고 오열했다.

크아아……. 미친 듯이…….

가슴 속으로는 장거리 고급이동 스크롤을 만지작거리며 흐뭇했다.

그래도 폼 좀 나게 오열해야 했고, 주저앉아 땅을 치며 통곡했다.

지켜보던 핫산이 체념어린 듯 고개를 흔들며 나가는 것을 느끼고, 손에 잡히는 깨진 유리조각을 내던져…….엥?

‘미완성의 저주 단약재료’

뭐냐?

손에든 깨진 유리조각엔 시꺼먼 재가 붙어 있을 뿐이다.

마지막인지 그 전인지, 그전전인지 모를 실험 유리관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유리조각을 모아 시꺼먼 재를 긁어 긁어모아서, 침을 뱉어가며 뭉쳐 단약을 만들었다.

유리조각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스럽게 만들고 기다렸다.

1초……. 10초……. 20초……. 1분……. 10분……. 1시간……. 지랄…….

그리고 …….

‘저주의 단약(실패작)’

헉! 성공이닷.

실패작이긴 했지만 성공을 했다.

기쁘긴 하지만 실패작이었다.

‘자세히’


‘저주의 단약(실패작)’

-저주에 걸린 남자만 사용가능.

-사용방법- 단약을 먹은 후 대지에 두 발을 딛고 오줌을 눈다.

-하루에 한번 오줌 눈 자리 반경 100m 정사각형 거리가 저주에서 풀린다.


허…….

웃어야 하나, 미친 듯이 고함을 질러야 하나?

하루에 100미터면 사방 200미터가 하루인가?

사방 400미터면 4일? 16키로면 16일? 맞나? 으……. 머리야…….

저주의 땅의 면적이 얼마냐?

도무지 내 머리로는 답이 안 나온다.

그렇지만 대충은 알 수 있다.

몇 백 년이 걸려도 모든 저주의 땅을 옥토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재생 포션을 보았다.

두세 번의 실험에 아껴 쓰기는 했지만 조금의, 몇 방울이 있어 보인다.

흐흐……. 마지막이닷!

실험실의 문을 열고 마탑을 뛰쳐나와 인간들이 몰려있는 대전을 향했다.

대전으로 뛰어 들어가도 반기는 인간이 없었다.

축 늘어져 뒤지비져 있는 자들과 앉아있는 자들, 꼴에 의자에 앉아있는 목내이의 두 인간…….

그 중 젊어 보이는 목내이에게 뛰어가 귀싸대기를 내려쳤다.

팔걸이의자에 지탱되어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힘이 없는 그는 멍한 눈으로 나를 본다.

머리채를 쥐어 잡고 신나게 귀싸대기를 올려 붙쳤다.

뒤에서 칼을 뽑는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움직이면 죽는다.”

싸늘하다 못해 살기어린 목소리에, 공기를 얼어 붙이는 차가움이 대전을 장악했다.

귀싸대기를 올려붙이던 나까지 몸이 움찔거릴 정도였다.

내가 이 정도였으니, 오줌이 나올 여력도 없는 인간들이지만 찔끔거렸을 것은 안 봐도 뻔했다.

소냐의 배경을 믿고 목내이 인간을 더욱 다그쳤고, 결국 포션병에 반 정도의 피를 채울 수 있었다.

곧 죽을까 말까하는 인간을 쥐어 팼지만 이정도로 죽을 것 같으면 진작 죽지 않았을까?

흐뭇한 미소를 흘리며 돌아섰고 앞에는 소냐가 미소 지으며 서 있었다.

얼굴엔 ‘저 잘했죠? 안아주세요. 주인님!’이라고 말을 하듯 싱글거리는 소냐였다.

나만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소…….냐…….”

“네. 주인님?”

소냐의 가까이에 다가가자마자 또 다시 귀싸대기를 날렸다.

두 번의 육체를 재구성한 소드마스터 상급이었다.

부드럽게 보이는 뺨이 강철처럼 느껴졌고, 때린 내 손이 얼얼했다.

그래도 계속 내리쳤다.

나의 근력도 버그성 사기 수치였으니, 한번 해 보자는 심보였다.

나의 근력정도면 한 대만 맞아도 코피를 흘려야 정상인데, 목내이야 피가 메말라 나오는 시간이 길었다지만, 소냐는 나의 손짓에도 목만 약간씩 돌아가며 제자리를 찾을 뿐 코피를 흘릴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소냐의 얼굴에 붉은 빛이 가득했지만, 때리던 내 손이 더 붉어진 듯 했고, 손이 얼얼해지며 더 이상의 귀싸대기도 올리지 못했다.

맞기만을 계속하던 소냐는 나의 손찌검이 끝나자 검강을 만들어 냈다.

흠칫 놀라 뒤로 물러나는 나를 보며 반대편 손을 올리고 손가락을 베어 피가 나오는 손가락을 내밀었다.

역시나, 생각보다는 똑똑한 여자였다.

축복 받은 저주의 마녀…….

천년의 한을 이어오면서 표정이 굳어진 백치미의 여인!

포션병에 소냐의 피를 받아 실험실로 뛰었다.

그리고 가슴도 같이 뛰었다.

성공이든 실패든 금방 전에 만들어진 저주의 단약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실패작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 후의 문제는 그들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간의 땅이라도 저주가 풀린다면 그들은 살 수 있다.

그리고 천년을 기다리면 모든 영지가 저주에서 풀릴 것이다,

나의 s급 퀘스트는 단약의 제조였고, 이것으로 족하다.

또 다른 유리관을 꺼내고 화로에 올려 피를 부었다.

반병씩 붙고 그 곳에 재생포션을 부었다.

‘주르르르……. 똑. 똑.’

탈탈 털어서 재생포션을 넣고 저었다.

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행동이었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고, 피와 재생 액은 섞이면서 젤처럼 변하며 굳어갔다.

수분기가 날아가며 시꺼먼 단약하나가 만들어진 것이다.

붉었던 피가 시꺼멓게 변한 것이다.

단약을 들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동그랗게 만들었다.

‘저주의 단약(실패작)

무언가 부족하다는 말이었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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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분량 채우기 힘들군요.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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