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567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5.29 13:31
조회
5,588
추천
6
글자
7쪽

엘루엘(85)

DUMMY

“헉…….”

“컥…….”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는 김새는 소리였다.

소냐의 일침에 또 다시 주위는 싸늘한 적막감이 흘렀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

소냐는 바보가 아니다. 아니 전대마녀를 비롯한 선대 마녀들 또한 어수룩한 여인들이 아니었다.

다만 저주로 묶인 마녀의 굴레가 너무도 컸기에 모든 걸 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이건 아니었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합쳐도 수십 년은 걸려야 할, 아니 수백 년은 노력해야할 공국의 재건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었다.

“엘살바르공국은 무슨 오크 하품하는 소리야! 엘살바르공국은 어디 공국이지. 어? 어디나라 공국이냐고?”

“???”

“…….”

무슨 뚱딴지?

“오리온제국이 멸망한지 천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공국이라니 우습지 않나?”

“그. 그런가?”

“당연하죠. 차라리 왕국이나 제국이라고 칭하는 게 좋죠. 시작을 하려면 화끈하게. 헤헤……. 주인님과 저처럼…….”

허. 잘 나가다 또 왜이래?

“그. 그렇군요. 저. 전하…….”

그런대로 말밥이 먹혀주는 스웬백작이었다. 잔머리도 빠르고 말이다.

나도 한마디 거들어 주었다.

“이 정도의 땅덩어리면 제국에 가깝지 아마?”

이왕 시작하는 거 크게 가는 거다.

“헤헤. 그럼 주인님이 대공하시면 되겠네요? 음……. 저 양반은 황제하고 그 옆에는 황후. 저 녀석은 황태자. 그 옆은 태자비, 저 늙은 변태마법사는 공작, 저 선동자도 공작, 뭐 이런 식이면 되죠. 헤헤. 전 뭐하죠?”

뭐. 뭐?

뭐 이런 황당녀가 다 있냐?

여기 있다가는 뭔가 큰 일이 일어난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는 것은 알았지만, 계속 진행형으로 가면서 일이 커져가고 있는 듯 했다.

하루라도 빨리 챙길 것 챙기고 떠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난 지금 게임을 하는 것이지, 제국 창건의 신화를 쓰려고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

“폐하. 소냐 소공녀……. 아니. 소냐 황녀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오리온 제국이 멸망한 지금, 과거에 집착할 명분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폐하.”

기사단장의 맞장구에 놀아나는 인간들이었다.

“엘살바르제국 만세.”

“엘발사르제국 만세.”

“엘살바르폐하 만세.”

“엘살바르폐하 만세.”

250여명의 광신자들이었다.

나는 광신자들의 모임에 끼고 싶지 않다.

그리고 떠나야 하겠다는 마음이 더욱 크게 들었다.

이상하게 꼬이는 곳이었지만 떠나면 그만인 것이다.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나를 보았는지 대공이 나를 잡는다.

“엘루엘경께선 잠시 앉으시지요.”

“험. 험. 이 늙은이는 바쁜 볼일이…….”

“잠시면 됩니다.”

정중하게 부탁하는 대공에게 막말도 할 수 없고, 보는 눈이 많은 관계로 부탁을 거절하기도 힘들었다.

꼴에 황제라도 될 판인데 여러 신하에게 우습게 보이면 안 되는 것이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인정할건 인정해야 했다.

대공과 백작둘이 한 곳에 모여 쑥덕공론을 하고, 스웬백작이 사라졌다가 돌아왔다.

한손에는 묵직한 검을 한손에는 커다란 목판을 들고 말이다.

“엘루엘경은 앞으로 나오시오.”

허. 역시 뭔가가 잘못되고 있었다.

대충, 약간의 잔머리만 굴려도 되는 상황인 것이다.

막말로 작위 남발을 하려는 것이 뻔해 보였다.

유저는 백작까지 작위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바실리아제국이라는 250여명이 전부인 나라의 백작이 되는 것이다.

영지도 없고 영주민도 없는 백작.

몇 십 년 몇 백 년에 걸쳐 이룩해야할 제국으로 볼 때, 내게는 필요치 않은 작위인 것이다.

모든 눈들이 나에게 향해 있었다.

이런 와중에 힘으로 쌩까기도 어렵다.

소냐를 쳐다보니 실실 웃으며 능글거리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소냐의 얼굴엔 웃음과 함께, 다양한 표정변화가 생겼다.

단 하루 만에 말이다.

도살장에 끌려가듯 대공의 앞에 나가 무릎을 꿇었다.

이왕 하는 거 확실하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나 하인드 엘살바르에게 주어진 황제의 권한으로, 그대 엘루엘……. 음……. 그대가 원하는 성이 있는가?”

“블랙스타.”

작명센스는 없어도 멋지지 않나?

“흠. 흠. 그대 엘루엘 블랙스타에게 대공의 직위를 부여하노라.”

“띠리링……. 엘살바르제국의 대공이 되셨습니다.”

헉!

몇 년 만에 들어보는 게임의 기계음 소린가?

확실히 게임을 하고 있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대공의 작위가 백작과 동급이나 밑이었던가?

유저의 작위는 백작이 끝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s급 퀘스트에 대한 보상일까?

난 게임을 즐기고 싶지, 게임을 현실처럼 살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주인님! 뭐하세요?”

“어? 끝인가?”

뭐이래? 충성서약인가 뭔가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흠. 예전의 소설이나 영화, 중세 배경의 스토리에서는 한 거 같았는데…….

어차피 게임도 역사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수준이니 말이다.

아예 각색을 했다면 모를까.

“대공은 유랑민이자 엘살바르제국의 은인이요. 그러기에 충성맹세나 바실리아를 지킬 의무는 없소만……. 흠. 적대시 하지만 않는다면 공의 작위는 대대로 물려받을 것이요.”

허. 그런 것이었군. 나쁘지 않은 작위였고, 머리 굴려가며 싸울 일도 없으니, 그런 대로 괜찮다 싶었다.

“여기 그란드리아수도 서남쪽에 예전의 말리우딘직영지가 있소. 국유지로서 엘살바르제국의 최고의 영지요. 이제부터 공의 영지로 하사하는 바이요.”

허……. 영지까지 준다고? 그것도 최고 좋은 명당자리로?

이놈이 황제가 되더니 미쳤나?

멍청하게 황제를 쳐다보자 소냐가 한마디 거든다.

“주인님! 마음에 안 드세요?”

“흠. 그게 아니고, 그러니까…….”

“그럼 됐네요. 저 안아줘요.”

헉. 이런 미친 황당녀가……. 여기서 왜 그런 말이 나오는 거냐?

‘딱.’

머리통을 쥐어박고 자리로 돌아와 앉아, 어느새 갔다 났는지 모를 술을 따라 마셨다.

이후로 백작이 공작되고 자작이 후작 되는 작위 남발식이 모두 끝났지만, 나는 비몽사몽이었다.




------------------------------------------------

--------------------------

--

선작하신 모든 분들을 엘살바르제국의 변태기사단의 변태기사로 임명합니다.

...

...

...

그 외의 분들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엘루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3 엘루엘(103) +10 06.06.09 4,735 5 9쪽
102 엘루엘(102) +9 06.06.09 4,721 3 7쪽
101 엘루엘(101) +11 06.06.08 4,891 5 12쪽
100 엘루엘(100) +26 06.06.08 5,136 6 10쪽
99 엘루엘(99) +10 06.06.07 5,090 5 14쪽
98 엘루엘(98) +8 06.06.06 5,054 5 6쪽
97 엘루엘(97) +13 06.06.06 5,019 6 9쪽
96 엘루엘(96) +9 06.06.06 5,133 5 9쪽
95 엘루엘(95) +14 06.06.05 5,334 6 7쪽
94 엘루엘(94) +8 06.06.04 5,345 6 9쪽
93 엘루엘(93) +15 06.06.03 5,326 6 7쪽
92 엘루엘(92) +10 06.06.02 5,270 6 9쪽
91 엘루엘(91) +14 06.06.02 5,393 6 9쪽
90 엘루엘(90) +8 06.06.01 5,408 5 8쪽
89 엘루엘(89) +9 06.05.31 5,442 6 10쪽
88 엘루엘(88) +9 06.05.31 5,587 6 7쪽
87 엘루엘(87) +10 06.05.30 5,520 6 6쪽
86 엘루엘(86) +14 06.05.30 5,573 6 9쪽
» 엘루엘(85) +30 06.05.29 5,589 6 7쪽
84 엘루엘(84) +15 06.05.29 5,592 7 11쪽
83 엘루엘(83) +15 06.05.28 5,681 6 8쪽
82 엘루엘(82) +6 06.05.27 5,607 6 8쪽
81 엘루엘(81) +5 06.05.27 5,725 6 11쪽
80 엘루엘(80) +6 06.05.26 5,721 6 10쪽
79 엘루엘(79) +13 06.05.26 5,789 5 9쪽
78 엘루엘(78) +8 06.05.25 5,868 6 8쪽
77 엘루엘(77) +8 06.05.25 5,847 5 10쪽
76 엘루엘(76) +7 06.05.24 5,904 5 7쪽
75 엘루엘(75) +11 06.05.24 6,016 6 12쪽
74 엘루엘(74) +12 06.05.23 6,056 5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