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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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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621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6.02 13:11
조회
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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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엘루엘(92)

DUMMY

들리는 말로는 3천여 명의 용병들 사이엔 2명의 소드마스터가 있고, 여러 명의 오러소드 최상급용병이 있다고 했다.

황녀가 하늘을 날으며 검강을 쏟아 붙는 소스마스터 상급의 검사라지만, 용병도 똑같은 소드마스터이니 그들이라고 앉아서 맞아 죽을 일이 없으니, 같이 검강을 날릴 건 뻔 한 이치였을 것이다.

소냐 황녀가 좀 더 강하더라도 잠시간 붙잡아 둘 수 있을 테고, 그 사이에 엘살바르 인간들은 죽어 나자빠질 테니, 그들의 염려는 기우가 아닌 것이다.

그들이 소드마스터 초급과 상급의 차이를 어찌 알겠는가?

소냐의 검강만 봐 왔으니 말이다.

“주인님. 저 많은 인간들을 죽여야 해요?”

헉!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지 말라고 쥐어 패며 인식 시켰는데도 이런 상황을 즐기는 듯 한 소냐였다.

가슴을 진정시키고 양쪽 귀탱이를 잡고 흔들었다.

“안 그러면 네 가족들이 떼몰살 당할 수도 있다.”

“아파요. 아파요. 아파요…….”

귀를 놓아주고는 휭하니 마탑으로 향했다.

마탑엘 들어서자 세 명의 선객이 있었고, 핫산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왔는가?”

“음……. 도서관에 있겠네…….”

“허. 저녁에 파티가 있다네…….”

“일 없네.”

“허. 허허…….”

아무래도 세 놈 중 한 놈이 게이머인 듯한데?

엘살바르제국의 앞날도 암담할 것 같다.

게이머의 존재를 생각하지 못했던 나 같은 게이머도 있는데, 그 존재를 유랑민이라고만 알고 있는 npc들이야 말해서 뭐 하겠는가.

이미 홈피에 파다하게 소문이 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고민을 해봐야 답이 없다.

도와주고 싶어도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저주의 땅이 옥토로 변했다는 소문이 돈다면 군사를 보낼 왕국이나 제국도 있을 것이다.

저주를 받기 전, 아틀란타 대륙 최고의 식량생산 국가였다.

이렇듯 엘살바르의 땅에 가치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핫산의 제자가 왔고, 파티가 시작되었다는 말과 함께 황녀와의 동행을 요구하는 황제의 전언을 전했다.

파티에서 모든 걸 결정하려나?

소냐는 방에 처박혀 나올 생각이 없다는 듯, 데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살기만 풀풀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가까이 다가갈 인간이 없음은 당연했다.

마탑을 나와 소냐의 방이자 나의 방으로 향했다.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부딪쳐 보자는 생각이었다.

“결정했니?”

나의 물음에도 창밖의 풍경만 응시하는 소냐였다.

허. 저것이 꼴에 폼 잡네?

“전 모르겠어요. 낳아준 부모도, 피를 나눈 형제도, 이 땅을 지키고자 하는지도, 빼앗으려는 자도……. 전 어떻게 해야 하죠?”

“글쎄다. 나도 모르겠다. 엘살바르제국이라……. 아마도 험난한 길을 걷겠지. 아마도 끊임없이 피를 볼 것이다.”

“전 피를 흘리는 게 싫어요. 그 피가 제피든지 남의 피던지…….”

“그럼 나와 떠나자.”

같이 간다고 하면 큰일이다!

그렇다고 간다면 안 데려갈 수도 없지 않은가?

유나와도 같이 살기로 한 마당에 더 꼬일 일이 무엇 있겠는가 싶기도 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소냐를 혼자 밖으로 내 보냈다가는 세상 뒤집어 질 테고…….

“주인님과 떠나고 싶어요. 어디로든 가고 싶어요. 하지만 안 돼요. 갈 수 없었요. 전 어떻게 해요. 흑. 엉엉…….”

탈 탈 털어버리고 가고도 싶고, 가족과 천년의 염원도 같이 해야 하는 고통스런 선택에서 고민하는 소냐였다.

“오늘 피를 보고 안 보고를 떠나서 끝나는 게 아니다. 주위의 많은 왕국이나 제국에서 호시탐탐 엘살바라의 땅을 노리고 달려들 것이다. 계속되는 전쟁, 끝나지 않는 전쟁만 있을 것이다.”

“그럼 다 죽이면 되나요? 달려들지 못하게, 엘살바르에 발도 못 들이게, 왕이든 황제든 모두 죽여 버리면 되나요? 엘살바르의 영지를 탐하는 모든 귀족들을 죽이면 되나요? 말해 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해주세요. 아니! 제게 명령해 주세요. 엉엉…….”

이렇게 여린 품성의 여인이 격을 고통에 비한다면, 나는 언제나 관조자였다.

천년의 저주에 마녀가 된 소냐가 살인을 밥 먹듯 한다면 세상은 피로 물들 것이다.

맞장 떠서 이길 자도 없을 테고, 다굴 한다고 해서 쉽게 잡혀 죽을 정도의 바보도 아닌 것이다.

“일단 지켜보도록 하자,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결렬된다고 해도 피를 보지 않을 수도 있겠지!”

물론 나의 바램이었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램이려나?

몇몇 여인들이 소냐의 드레스를 입히려고 들어 왔고, 눈치코치 없이 자리를 지킬 수도 없어서 복도에서 대기했다.

중세 파티복장이 그렇듯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눈물범벅의 얼굴까지 정리해야하니 더 걸리려나?

그러나 체 10분도 안되어서 문이 열렸고, 간편한 드레스를 걸치고 맨얼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소냐였다.

역시나, 별 수 없이 어수룩한 소냐를 대리고 파티장으로 향했다.

나라고 더 나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하던 상관 안겠어요. 그러나 주인님을 모독한다면 죽일 거예요.”

아무래도 피 보기를 피할 순 없겠지 싶다.

“내 허락 없이 피를 뿌리진 말아라, 이건 명령이야. 알겠지?”

“네. 주인님.”

대답만 잘하는 소냐였다.

파티장의 입구로 들어서자 문지기 기사가 소리 높여 우리를 소개했다.

“엘루엘 블랙스타 대공과 소냐 에리나 엘살바르 황녀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잔잔히 흐르던 음악이 멈추었고, 파티장의 분의기가 고요해 졌다.

“웃기는 동네로군. 황제라는 작자보다 늦게 오질 않나, 후즐그레한 복장은 또 뭔가? 꼴에 어떻게 황녀를 꽤 찾는지 모르겠군.”

“훗. 창녀 아니었나? 무슨……?”

입구로 들어서며 들리는 소리에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한명의 목에 기스가 나 있었다.

도대체 소드마스터 상급의 능력은 어디까지인 걸까?

그들을 뒤로하고 황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파티라고 해봤자 귀족들 2,30여명이 전부였지만, 커다란 홀이 넘칠 정도로 많은 인간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황제의 주의로 몰려있는 100여명의 근위기사단과 상단가문과 용병가문을 호위하는 2천여 명이 넘는 용병들…….

파티가 아닌 일촉즉발의 전쟁터였다.

백여 명에 이천 여명이라…….

“뭐? 으악…….”

“캬악…….”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아마도 목에 기스난자의 동료가 죽은 자의 몸을 건들이고, 목이 떨어지며 핏줄기가 솟구쳤던 모양이다.

조금은 조용하고 여유로웠던 파티장은 비명소리가 잦아들고, 침묵 속에 살기가 여실히 들어나고 있었다.

파티장에 검과 도, 창을 들고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전쟁은 시작된 것이다.

“이게 무슨 짓인가?”

어느 쪽인지 모를 가문의 사내가 고함을 치며 나를 노려봤다.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주둥이 닥쳐!”

소냐의 가느다란 음성이 파티장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주인님께 불손한 자는 죽는다!”

그러나 고춧가루는 항상 존재한다.

“창녀 주제에……. 큭.”

검의 손잡이에 손을 얻고 조금은 빼든 상태의 용병은, 어깨서부터 팔이 잘려야 했다.

“닥치라고 했지?”

움직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팔을 자를 수 있단 말인가. 순간적인 마나의 응집을 느끼기는 했지만 순식간이었다.

나와의 대결에서 항상 보여주던 강기도 아니었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능력인 것이다.

“내가 나서지 말라고 했잖아!”

“주인님에게 조금이라도 불손한자는 모두 죽일 거예요. 그 불손한 자가 엘살바르의 사람이라도 용서치 않겠어요.”

그랬다간 내 주위의 인간들은 살아있지도 못할 뿐 아니라, 얼씬거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 무슨 재미로 게임을 하나?

“지금부터 내 허락 없이 피를 뿌리지 말아라. 두 번째 하는 말인 거 알지?”

“네에……. 주인님.”

하여간 대답은 잘한다.

“아직도 거래중인가?”

협상자는 잔머리의 대가 스웬일 것이다.

“그. 그렇습니다.”

“질질 끌어서 좋을 것 없네. 한 끼의 식량이라도 아껴야지?”

“???”

말인즉 협상 결렬이면 모두 죽이자는 이야기였다.

소냐가 나서서 피보는 바람에, 서로 편이 갈라져 있을 때에 한명의 우군이라도 살려야 하는 것이다.

난전으로 접어들면 떼몰살이 당연하다.

스웬이 한걸음 나서며 들고 있던 술잔의 술을 한입에 털어 넣고는 잔을 던져버린다.

“험. 대충 짐작하셨겠지만 저주는 풀렸습니다. 그리고 몇 십만 명은 생활할 수 있는 영지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몇 십 년 후에는 모든 저주의 땅을 옥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껏 엘살바르제국의 부흥에 힘써주신 두 가문에 감사드리며, 계속적인 지원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헛소리! 무슨 말을 비비 꼬는 거야! 엘살바르가의 두 가문들은 당장 충성을 맹세해라. 그럼 살려준다. 그럼 대잖아?”

역시 소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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