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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579
추천수 :
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5.30 14:07
조회
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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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6쪽

엘루엘(87)

DUMMY

소냐는 마녀의 땅에서 한 서린 검무를 추고 있었고, 감히 다가가려는 인간이 없었다.

우물로 가려면 거쳐야하는 마당에서 검기를 내 품으며 검무를 추는 소냐를 저지시킬 인간이 없는 것이다.

굳어진 얼굴로 처량이란 처량은 혼자서 모두 짊어진 듯, 그렇게 검무에 빠져있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왜 저 모습이 싫은 걸까? 이유를 모르겠다.

검기가 검강으로 변하며 수십 가닥의 검강이 주위를 맴돌며 언제라도 튀어 나갈 준비를 마치는 듯하다.

저 검강을 쏘아내면 어찌될까?

소름이 끼친다. 어쩌면 정말로 내 팽겨 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소냐!”

멈칫하던 검무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온다.

하늘로 치솟는 소냐와 주위의 마나회오리…….

회오리를 따라 움직이는 정제된 마나 덩어리들…….

저게?

왠지 모르게 소냐의 눈빛이나 행동 하나하나는 나를 화나게 한다.

“토네이도. 윈드커터. 화염에 창. 기가라이트닝. 신검소환.”

마법을 날리며 신검을 소환하고 플라이로 뛰어올라, 소냐의 마나 회오리사이로 퍼부었다.

“콰콰쾅. 쾅, 우르르르릉…….”

마법과 검강이 부딪치고 수십 다발의 번개와 불공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다.

내게 다가오는 검강을 신검으로 내치며 또 다른 광란의 마법을 날려댄다.

마나가 딸린 나는 어느새 대지에 두발을 딛고,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소냐를 노려봤다.

자격지심이랄까?

나보다 뛰어난 자를 곁에 두고 바라보며, 나 자신의 초라함을 느껴야하는 비애인가?

“소오…….냐!”

그렇다.

나는 소냐의 저 눈꼴시런 모습에 화가 나는 것이고, 볼 때마다 작아지는 나의 초라함에 분노하는 것이다.

뉴월드의 랭커에 해당하는 고레벨 유저 따위는 거들 떠 보지도 않았다.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지는 않았지만, 꿀릴 것 없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초 중급의 소드마스터였던 소냐도 그저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상급이 되어버리면서, 느낌도 없는 평범한 여인네면서, 공중부양에 검강을 휘날리는 소냐는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 버렸다.

“헤헤. 재밌어요. 주인님. 안아주세요. 헤헤…….”

크아아아아…….

이 미친 황당무계한 마녀야! 나잇값 좀 해라…….

물론 나도 나잇값을 못하긴 하지만……. 어쩌랴. 화가 나는 것을…….

잘 좀 지내보자고, 말 잘 들으라고, 후에는 좀 떨어져 있어도 울지 말고 잘 지내라고……. 이야기 하려 했는데…….

소냐의 눈꼴시런 모습에 하고픈 말은 싹 달아나 버리고 어느새 구타를 자행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황당했다.

성의 한 면이 날아가 황폐해 졌고, 성 밖의 집들은 초토화되어 있었다.

소냐와 나의 애정행각은 너무 과격하다고 떠드는 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오는 듯 했다.

인간하나 망가지는 건 잠깐이었다.

하나뿐인 우물이 사라졌지만, 난리부르스가 펼쳐진 곳에서, 깨끗한 지하수가 올라와 흘렀기에 눈총으로 그쳤지만 미안하긴 했다.

이 나이에 주책바가지였다.

달라붙는 소냐를 뒤로 하고 마탑에 처박혔다.

소냐를 보고 있으면 가슴에서 올라오는 열불에 또 다시 검을 빼들 것 같기 때문이다.


저주의 땅을 횡단하며 얻은 스토어윔의 가죽으로 배낭을 만들어 보기로 하고는 핫산에게 맡겼다.

바느질 솜씨가 젬병인 내가 배낭을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

며칠의 시간을 오프라인과 오가며 도서관에서 조용히 지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엘루엘 경!”

“무슨 일인가?”

일그러진 얼굴의 스웬이었고,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겉에 걸친 옷은 넝마였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소냐 황녀님 좀 말려 주십시오.”

그럼 그렇지!

“무슨일인가?”

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나였다.

나도 나서고 싶지 않은 것이다.

“황녀님께서 사람을 개잡듯 잡습니다. 기사고 뭐고, 여자고 뭐고, 아이고 어른이고 없습니다. 제발…….”

허. 미치겠네…….


연병장은 장관이었다.

머리를 박고 있는 자들과 몇 명씩 어깨동무를 하고 구령에 맞춰 뛰는 자들, 검을 휘두르는 자들, 기마자세로 검을 든 손을 뻗친 여인들, 좌우로 구르는 여인들, 황제라 불리는 자는 꼴에 의자에 않아 손을 들고 있었고, 그의 부인들은 황제 옆에 무릎 꿇고 두 손을 들고 있었다.

황태자와 태자비들은 바닥을 박박 기고 있었고…….

나와 같이 마탑을 나왔던 스웬은 소냐의 눈총을 받자, 연병장으로 뛰었고, 검을 휘두르는 자들과 합세했다.

“주인님. 재밌죠?”

“넌 재밌냐?”

“음……. 조금은 지루해요.”

“지금 뭐하자는 스토리냐?”

“강하게 만드는 거예요. 저보고 강하게 만들어 달래요. 그런데 재미없어요.”

소드마스터 상급에게서의 배움이라……. 좋지. 좋아!

그렇지만 그 실력에 가르칠 능력은 충분하지만, 스승으로서,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소냐였다.

“강하게 만들려면 거기에 맞는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단다. 이런 방식으로는…….”

“몰라요. 그냥 강하게 만들면 되잖아요!”

이게 어디서 어른의 말을 끊으면서 말대꾸를……. 쥐어박았다.

“힝. 때리지 마요. 아프단 말이에요.”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소냐였다.

허. 이제 도망까지?

“멈춰!”

잠깐 움찔하던 소냐가 내립다 튀었다. 그 순간 꼭지가 또 돌아버렸다.

“잡히면 죽는다. 존 말 할 때 멈춰!”

“싫어요. 맞으면 아파요!”

저게?

헤이스트와 근력강화를 걸고 또 다시 광란의 마법을 날려댔다.

도대체 이게 뭔 짓인가 싶으면서도, 마법을 피해 마을 주변을 요리조리 도망치는 쥐새끼 같은 소냐가 얄미웠다.

또 다시 마을을 초토화 시킨 나는 마나의 고갈로 멈추었고, 죄송하다며 다가온 소냐를 쥐어 팼다.

이왕 맞을 거 처음부터 맞았으면 이렇게 힘들지도 않겠건만, 소냐도 조금의 요령을 피우는 듯 했다.

힘이 빠진 나의 주먹과 몽둥이찜질은 힘이 빠지지 않았을 때완 비교도 되지 않으니 말이다.

신급을 능가하는 옵션의 반지와 신검으로도, 쏟아부어대는 마법을 나의 마나가 감당하지 못한다.

쫒고 쫒기는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스테미너는 바닥을 기고 있었다.

강한 근력을 가지고 있다지만, 힘이 들어갈 리가 없는 것이다.

여우가 되어가는 소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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