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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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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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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0
글자수 :
966,534

작성
06.05.2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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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루엘(79)

DUMMY

모든 게 건성이었다.

오프라인의 생활도 게임의 생활도 활력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단 하루, 한 시간도 안 되는, 아니 10분도 체 되지 않는 시간에 일어난 일에 생활 자체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게임 속에서 핫산이 무슨 말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무슨 소린지 모를 정도였다.

무심히 책장만 넘기고 있었던 것이다.

게임을 하고픈 생각도 없었지만, 현실의 생활이 더욱 싫었다.

그렇다고 게임에 미친것도 아니었다.

몇일인지도 모를 시간동안 핫산이 나를 일깨웠고, 핫산의 말을 겨우 알아들었다.

저주를 풀어야 한다는 몽롱함에 핫산을 따라 걸었다.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는 곳을 어떻게 걸었는지도 몰랐다.

무의식 속의 삶이 이럴까?

마법진 안에는 아담한 돌집이 있었고, 돌집 앞에는 넓은 마당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칼춤을 추고 있는 여인을 보았다.

20대 중반이나 되었을까한 여인은 핫산과 나를 못 본 듯 검무에만 빠져있었다.

검에서는 1미터나 되는 검강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소드마스터? 20대 중반에?

1미터의 검강이라면 소드마스터 중급정도의 실력이다.

마나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했지만, 초급에서 중급사이의 마스터였다.

예쁘장한?

저 정도의 얼굴이면 미인이라는 소리로도 부족한 거 아닌가?

설아와 유나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설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얼굴이었고, 유나보다도 뛰어난 아름다움이 있었다.

빙화보다도 더 미인이었던 것이다.

백치미라고 하면 저런 얼굴일까?

온 몸에 땀을 흘리며 검과 하나가 된 듯 한 아름다운 춤에, 넋이 나간 듯 보고 있었다.

이미 혼이 빠진 듯 한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일까?

여인은 검무를 마치고 내게로 걸어왔고, 무릎을 꿇으며 발에 키스를 하고는 무엇이라고 떠들어 댔지만, 귀가 막혀 있는 듯 들리지 않았다.

핫산 또한 뭐라고 떠들어 댔다.

우아아아아…….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

지르고 또 지르고, 목이 터질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저주를 배우는 상황에서 유나계집의 저주에 걸린 듯 했다.

나쁜 년, 더럽고 치사한 년, 처음부터 싫었다면 정신병원에나 보낼 일이지, 스스로 자초한 일로 끝까지 남아서, 끝내는 저주를 걸고 간 것이다.

내게 저주를 걸었다면 똑 같이 복수해주마.

아니! 열배, 백배, 천배로 되돌려 주마!

스스로도 미쳐간다고 생각했다.

눈앞에 보이는 건 뭐든지 부수고 파괴해 버리고 싶었다.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유나와 닮은 여자를 폭행하고 찢어 발겼다.


눈을 떴을 땐 이곳이 어디인지도 몰랐다.

주위를 둘러보았고 침대 밑에 널브러져있는 피투성이의 여인이 보였다.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무슨 일이 있었는가, 깊이 생각해 보았다.

유나가 떠났고 몇 개월을 폐인처럼 지냈다.

나의 예전 생활 패턴을 되찾았을 때 돌아온 유나는 또 다시 떠났고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핫산이 말한 저주의 마녀를 만났고 맛이 갔다.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성욕이 게임에서는 가능했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저주의 마녀를 유나라고 생각하고 미친 듯이 때리고 살을 찢고 괴롭혔었다.

왜? 왜!!!

내가 왜 이렇게 변한 거냐?

로그아웃을 하고는 신세기에 전화를 걸었다.

물론 실장에게였다.

“오래간만에 연락을 주셨네요.”

“유나는 어디 있나?”

“정 팀장은 제 소관에서 벗어났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 주게!”

“저……. 그게……. 흠…….”

“질질 끌지 말고 알아봐 주게. 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네.”

지금 같아서는 모든 걸 되돌리고 싶기도 하지만, 모든 걸 파괴하고 부셔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말씀 들였듯이 제 능력으로는 불가능 합니다. 국보위의 비밀요원들이 폐기처분 됐을 때는, 누구도 그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또 다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또 다른 패스워드가 필요하다.

그걸 만들어 내는 것도 인간이고, 그들의 조직인 것이다.

“누가 알고 있나?

“저. 저도 모르는 데요?”

“뭐라고?”

“아아. 국보위 위원장도 모를 겁니다.”

허. 웃기는 정부고 부처로군…….

“알아보게. 1시간 이내로 말일세. 못 알아낸다면 나와 전쟁을 해야 할 걸세. 누가 죽던 간에!!!”

이미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알고 싶지 않다.

지금의 나를 손보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나는 미쳐있을 거라는 데에 모든 걸 걸겠다.

유나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무엇인지 모를 기분에 정신이 없는 것이다.

“띠리링…….”

“알아봤나?”

누군지도 학인하지 않고 대뜸 물었다.

“부산에 있군요. 조그마한 캡슐 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소는…….”


경호실장과 운전요원을 대동하고 부산으로 달렸다.

앞뒤로 경호 차량이 달리는 것도 보였다.

요한스런 외출인 것이다.

도대체 왜?

유나를 봐야만 하는 걸까?

사랑? 웃기는 소리다.

정? 정들 일이 있었나?

저주? 황당 그 자체다.

그럼 왜? 부산으로 그 재수 없는 계집을 만나러 가야 하는 걸까?

실없는 웃음만 나온다.

“이보게 박 실장?”

“네?”

“내가 미쳐 보이나?”

“그. 글쎄요.”

글쎄요, 라니? 그럼 미쳐 보인다는 소리잖아!

“허. 나도 미쳤다고 생각 한다네.”

“음…….”

부산의 한 자그마한 게임방이었다?

이런 곳이 작다면 큰대는 얼마나 커야 하는 거지?

7,80평 정도나 되는 건물 중 2,3층을 모두 쓰고 있는 게임캡슐방이 작다면, 큰 곳은 도대체 얼마나 커야 하냐고오…….

황당한 신세기 실장의 말을 믿은 내가 바보다.

2층의 카운터로 다가가자 40대의 사내가 반긴다.

“캡슐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주인 좀 만나고 싶네만…….”

“제가 주인입니다만…….”

머리가 띵해진다.

이 사기꾼 같은 신세기 자식들…….

옆에 있는 경호실장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스토리야!!!”

“억. 저도 어르신이 주신 주소로만 온 것인데요. 컥. 이것 좀…….”

허. 이런 개같이 허무한 일이…….

“오홍. 오빠! 이분들 왜 싸우고 그래용?”

뒤에서 들려오는 유나의 목소리였다.

“어? 나도 모른다. 노친내가 좀 과격한가 본데?”

실실 웃으며 나의 위아래를 흩어보며 이죽거리는 소리를 한다.

“노친네가 무슨 힘이 있어서 건장한 사내와 붙으려고 하시나…….앙?”

이것이 정신 개조라도 받았나?

예전 신세기 팀장으로 있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너. 나 몰라?”

“어머. 제가 할아버지를 어떻게 알아용? 저 늙은이 취향 아니거든용…….”

허. 유나는 분명한데 처음 보는 듯 한 행동에 할 말이 없다.

“이보게 박 실장. 유나가 아닌가?”

“닮긴 했군요.”

닮긴 했다? 유나는 아니라는 소린가? 헷갈리는군.…….

“호홍……. 유나는 누군데용? 할아버지 손녀? 아님 애인?

“아…….하하. 아하하하…….”

정말 웃기는 레퍼토리였다.

누가 비밀요원 아니랄까봐 연기하나는 대상 감이였다. 전에도 이랬던 거 같은데…….

“두말하지 않으마. 같이 갈래 아니면 여기 남을래?”

“제가 왜, 할아버지를 따라가야 하는데용?”

“알았다. 그럼 행복해야 한다. 이 늙은이의 노리개 보다는 이렇게 사는 게 더 나을 테니 말이다. 하하…….”

지금껏 가슴을 짓누르고 정신을 헝클어 놓던 그 무엇이 사라져 버렸다.

나로 인해 불행해져야 하는 인생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저렇게 재미난 언변과 행동으로 행복하게 산다면, 내가 끼일 자리가 없겠지 싶다.

차에 올라 편안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지만 차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안가나?”

“정 팀장은 오고 싶어도 올 수 없습니다.”

“뭐?”

“한번 폐기처분된 요원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저렇게 잘 살고 있는데 또 다시 다른 삶을 권한다는 말인가? 계속?”

“그. 그렇지는 않지만…….”

“유나가 이 늙은이의 노리개로 사는 게 행복하다는 이야기인가?”

“그. 그게……. 험. 출발하게.”

“예!”

더 이상 힘든 인생 살지 말자.

사랑은 아무나 하나?

곱게 늙어 곱게 죽자.


모든 게 정리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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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여자 하나 챙기기 힘들군요...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하렘을 꿈꾸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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