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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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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작성
06.06.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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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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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엘루엘(94)

DUMMY

조금만 더 가면 잡을 수 있었는데 소냐는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멈춰. 멈추란 말이다!”

“싫어요. 음큼쟁이 주인님…….”

“당장 돌아와…….”

까마득히 멀어지는 소냐를 목 놓아 불렀지만 자그마나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끝이었다.

“주인님 영지로 가요…….”

“???”

쫒아갈 여력도 없었다.

몇 개월간, 격전 후에는 타작소리와 나의 웃음소리, 소냐의 흐느낌 소리에 막이 내렸건만, 오늘은 소냐가 튀어버렸다.

왜! 왜?

주위를 둘러보니 멀리 보이는 성벽위로 수많은 눈들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내성을 벗어난 그란드리아 외각의 한 쪽 도시가 초토화 되어 있었다.

허. 그런대로 보수하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집들이었건만, 지금은 먼지로 화해있었다.

오래도록 소냐가 사라진 곳을 응시했다.

오밤중에 벌어진 결투였다. 제대로 찾아갈 수 있겠지?

확실히 이기지 못 한, 조금은 손해 본 장사였다.

두 마리를 꺼낼걸 그랬나?

걱정이다. 다음엔 용을 소환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소냐일 것이다.

한 번 누를 때 확실하게 눌러야 하는데 말이다.

터덜터덜 황성으로 향했다.

마나와 스테미너가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다.

한참 만에 파티장엘 올 수 있었고, 한 쪽 구석진 곳에서 자리 잡고, 음식을 먹음으로서 스테미너가 조금씩 올라가는 기미가 보였다.

하루가 이렇듯 길게 느껴지기는 오래간만이었다.

“저……. 소냐 누님을 안 따라가도 되겠습니까?”

“...??? 이 자식아. 나보고 저 저주의 땅에서 비명횡사라도 하라는 거냐? 앙? 요게 며칠 놓아 줘 더니 뭐가 어재고 어째? 지금 한번 박박 겨불텨? 앙?”

확실하게 못 눌러 줘서 억울할 판에 염장을 지르는 황태자였다.

마나도 스테미너도 없는 내가 저주의 땅을 헤맨다는 건 자살이었다.

황태자는 나보고 지금 자살하라고 염불을 왼 것이다.

쪼르륵 도망쳐 마누라들 뒤로 몸을 숨기는 태자였다.

황제 쪽을 바라보니 급히 고개를 돌리는 황제와 공작에 후작이었다.

그란드리아 수도 한 구석을 말아먹은 내가 곱게 보일 리가 없을 것이다.

수도 외각에서 싸운다 하더라도 화려한 마법과 검강의 여파가 몰려올 텐데, 수도 상공에서 치고받는 바람에, 멀쩡했던 수도의 건물들이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지들 좋으라고 힘들여 연극 같은 쇼를 보여주었건만, 돌이 오는 건 못마땅한 눈초리뿐이었다.

황성이고 지랄이고 확 뒤집어 버려?

몇 잔의 술과 안주를 집어 먹는데, 두 가문의 수장인지 뭔지 모를 인간들과 수하들이 들어온다.

지금은 소냐도 없고, 나도 도와줄 정도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황제 쪽의 분위기가 얼어붙는 듯 했다.

오와 열을 맞추고 도열한 모습이 처음 오합지졸의 용병단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날 쳐다보는데?

날 보는 눈빛이 존경과 흠모의 눈빛?

허허. 내가 한 인물 하긴 하지…….

초롱초롱한 여인들의 눈빛도 꽤 있는 것 같다.

두 가문의 수장이 황제에게 걸어갔고, 그 뒤를 몇 십 명의 인간이 따랐다.

아마도 두 가문의 가족들과 휘하 가신들일 것이다.

이제 오분지 일의 마나가 채워졌다.

이정도로는 소드마스터 두 명을 상대하기에도 벅찰 것이고, 저들을 지킨다는 건 불가능하다.

“윈드커터.”

수십 개의 바람의 칼날이 황태자의 머리 상공에 떠올랐다.

모두 죽는 한이 있어도 태자만 살아있으면 되는 것이다.

스웬이 황제 옆에 서고, 핫산이 태자 옆으로 이동해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아마도 이동마법일 것이다.

두 가문의 수장들과 인물들이 나를 다시 돌아보고는 황제에게 더욱 다가간다.

내 생각대로라면 더 이상의 설전이나 싸움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엘살바르의 인간들을 모두 죽인다고 해도, 황태자가 죽어 대가 끊긴다고 해도, 두 가문의 인간들은 저주의 땅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어야하는 운명이다.

황녀의 칼을 피해 도망칠 수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될 것인가 말이다.

두 가문의 수장은 황제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뒤의 수하와 멀리 떨어진 용병들까지 무릎을 꿇는다.

주군에 대한 신하의 충성맹세!

마법을 켄슬하고는 술에 취한 흐릿한 눈으로 또 다른 작위남발로 인한 두 명의 공작탄생을 지켜보며 지친 몸을 탁자에 뉘였다.

정말이지, 긴……. 하루였다.


눈을 떴을 때 앞에 보이는 여인이 물 잔을 내밀었다.

꿀물 비스무리한 액체였는데 숙취에 좋다는 것이었다.

멀뚱멀뚱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분명 소냐도 엘살바르의 여인도 아니었다.

두 명의 공작작위 수여와 몇 명의 백작작위 수여에 이은 땅 나누기를 끝으로 정신을 놓아 버렸다.

먹지 않아도 되는 술이었지만 솔직히 기분이 흐뭇했기에 좋은 기분으로 홀짝거리다 보니 취한 것이다.

말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엘살바르제국이 사라진다면 나의 영지, 나의 작위는 사라지는 것이다.

유저가 어디서 이런 허무맹랑한 대공의 작위를 받을 수 있겠는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작위이고 영지인 것이다.

게임이긴 하지만, 대한 제국보다도 몇 배나 큰 영지인 것이다.

“누구지?”

“헤르센가의 멜리아가 대공 전하께 인사 올립니다.”

“헤르센?”

김가 박가 이가등 국산 가문이 아닌 영어가문의 성을 외우기에는 머리가 못 받쳐준다.

“상단을 운영하는 가문입니다.”

“아! 그렇지. 듣기는 했지만 깜박깜박 하는군. 그런데?”

“네? 무. 무슨…….”

“네가 왜 여기 있냐고!”

공작가의 공녀든 뭐든, 나의 수발을 들어 준다는 것에 별 문제는 없다.

황녀라 불리는 소냐가 곁에 없을 때는, 황후라 불리는 여인들과 황태자비라 불리는 여인들, 공작의 부인들과 영애들이 수발을 들어줄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250여명의 인간 중 100여명 정도가 여인이었지만 하녀라 불리는 여인이 없는 곳이다.

물론 노예들이 있을 턱이 없다.

모두가 귀족이요 기사들의 부인 딸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헤르센이라는 상단, 공작가의 여식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소냐보다 못 미치는 미인이긴 했지만, 외부에서 영입하는 공작가의 여식이었다.

게다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 한, 처음 대면하는 방법으로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또 다시 꼬이는 여난은 아니겠지?

귀족들의 정치적이 정략사업의 일환일 것 같은 냄새가 풍기는 것이다.

목덜미까지 벌게진 얼굴을 들지도 못하는 10대 중 후반의 생기발랄한 여자애였다.

이제 16? 17?

해도 너무하는군!

70대 노인에게 무슨 힘이 있다고 이런 황당한 여난의 연속이냐 고오…….

“혹시, 니 애비가 보내든?”

그렇다면 그 놈과의 푸닥거리를 생각해 봐야겠다.

“아. 아버지는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을 몰라요.”

“그럼 니 애미?”

“그. 그게…….”

오호……. 안 넘어오네?

“맞고 말할래, 아니면 죽도록 맞고 말할래?”

머리채를 휘어잡아 올려 얼굴 앞에 주먹을 휘둘렀다.

“하. 할아버지요. 때리지 마세요. 앙…….”

허. 이런 겁쟁이를 보내다니, 게다가 할아버지란 놈이 어린 손녀를 늙은이의 수발을 들게 해?

엘살바르의 여인들이 드는 수발과는 괴를 달리하는 수발인 것이다.

아무리 정치적인 입장으로 보냈다고는 해도…….

그것도 아닌가?

무시무시한 마법사와의 교분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라도 희생시킬 수 있는 족속이 바로 귀족들이었다.

그 마법사의 뒤에 버티고 있는 소드마스터 상급의 검사도 눈에 밟힐 것이고 말이다.

“너 이 늙은이 애인할래?”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대는 멜리안이었다.

“흠. 그럼 왜 왔는데?”

내가 너무 앞서갔나?

머리칼을 놓아주자 뒤로 물러나는 멜리안이었다.

“부인할래요.”

컥!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아이였다.

멀똥멀똥 눈물을 언제 흘렸는지 모르게 밝은 얼굴에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너. 소냐한테 한 칼에 죽을 수 있다. 허허…….”

“황녀님도 허락하실 거예요.”

“뭐?”

조금 장난칠 기분에 이어지는 대화에 꼬일 듯하다.

“할아버지가 시키든?”

“제가 할아버지를 밤새 설득했어요.”

“???”

왜? 왜 이 게임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거지?

처음엔 골방인생인 줄 알았고, 그 후론 별의별 직업을 가진 저주케릭으로 인식했다.

그리고 이어진 여인들과의 이상한 스토리 전개.

설아의 죽음으로 모든 걸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여자관계는 끝내고 게임다운 게임을 하기위해, 조카가 만든 길드로 가기로 마음먹었는데, 또 다시 이어지는 여난이다.

싫다고 떨쳐 버리면 버릴수록 역이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러다 현실적으로도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지?

유나를 생각하면 현실적인 여난 문제도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상상하는 것이지만, 게임은 그런 스토리로 진행되는 것이다.

“왜지?”

“대공전하는 유랑민이시죠?”

“어떻게 알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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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99 Friday
    작성일
    06.06.04 16:13
    No. 1

    그러고 보니 유랑민에게 직위를 줬는데 개인적 사정으로 게임을 접는다거나 하면 나중엔 NPC화 되는 걸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데카다
    작성일
    06.06.04 16:14
    No. 2

    쿨럭..ㅡ;;
    "너 이 늙은이 애인할래?"
    "아니요.."
    "흠..그럼 왜 왔는데?"
    "부인할래요"

    이 부분에서 미숫가루 떠먹다가..코로 토해냈다는..ㅡ;
    쿨럭;;꼬마애 왔을때 이번에도 여난의 시작인가? 했는데
    애인할래라고 물을때 싫다고 해서 그럼 다른 복선이 있나?
    하고 머리굴리며 봤는데..갑자기..쿨럭..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sia님
    작성일
    06.06.04 19:35
    No. 3

    단장님... 더더더더 할렘에 가깝게 넣어주세요~

    NPC들이 애인되면

    나중에 길드가면 변태늙은이가 되는거군요 *-_-*


    흐흐흐 단장님 존경합니다 ㅜㅜ!

    변태 기사단 부단장의 이름으로 단원들 충!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이불늘보
    작성일
    06.06.04 20:31
    No. 4

    읔? 어느새 부단장이 임명 된건가;; ;;

    창단식에서 나도 부단장인지 먼지를 외쳤거늘 OTL.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청독
    작성일
    06.06.04 23:50
    No. 5

    ...설아님이 죽고 나서부터..그냥 대충 보게 되었다는...ㅜㅜ
    ...성실연재...존경합니다 ! ♡..[하트는머냐 ! 퍽퍽! 악 ~ 소냐 때리지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마록
    작성일
    06.06.26 03:14
    No. 6

    저것도...행운 포인트로 인한...럭키인가....왠지..무섭네;;
    부럽다기 보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운해(雲海)
    작성일
    06.08.08 12:32
    No. 7
  • 작성자
    Personacon 파란솜
    작성일
    06.08.22 10:00
    No. 8

    즐겁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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