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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무제 님의 서재입니다.

엘루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즐거운무제
작품등록일 :
2007.07.01 15:07
최근연재일 :
2007.07.01 15:07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1,296,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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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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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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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엘루엘(75)

DUMMY

복수의 여신이라도 되는 양 의기양양한 모습이 복수에 대한 기쁨을 만끽하는 것으로 보였다.

“저는 아름다운 꽃이 아니에요. 구경하면서 아름다워! 뷰티플! 하고 외치는 꽃 따위가 아니라고요. 아시겠어요? 주. 인. 님!!!”

젠장! 알았다고. 누가 너보고 꽃이라고 했냐!

같이 사는 게 싫으면 나가면 될 것 아냐.

당한 게 많아서 두고두고 복수라도 하겠다는 심보였던 것인가?

내 주제에 설아 한명으로도 모자라서,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다른 여자를…….

언감생심이 이런데서 나오는 말일까? 아님 말고…….

처량맞은 꼴로 일어나 방으로 향하는 마음이 찢어질 것 같고, 눈에선 눈물까지 나올 것 같다.

그렇다고 대놓고 나가라고 하지도 못하겠다.

미안한건 미안한 거고, 내 보내놓고 더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방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 순간 들려오는 거침없이 내뱉는 악에 받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럽고 추잡한 늙은 변태새꺄. 날 마음껏 짓밟고 때리고 능욕하는 것도 모자라서 개처럼 길들여 놓고, 이제는 제정신을 차렸다고 버리는 거냐! 그런 거냐고……. 앙. 개새끼, 나쁜 새끼. 앙…….”

“???”

저게 무슨 소리래?

다시 문을 열자, 언제 울었냐는 듯, 싸늘한 눈빛을 빛내며 죽일 듯 쳐다본다.

도대체 무슨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저것도 연기일까?

대충 비밀요원이라면 이것저것 안 배운 게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다가 순식간에 그치고, 눈을 칫겨뜨는 유나는 연기 대상이라도 받아야 하는 수준급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국보위라는 곳에 연락을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

외로움은 외로움이고 무서움은 또 다른 것이다.

미친증상이 내게 옮았던지, 나를 증오하는 마음이 너무 컸던 것인지 모르겠다.

기억나지도 않는 나의 행동에 대한 미안함에 나가란 소리도 못했는데, 이제는 무서워 서라도 내 쫒아야 할 판이다.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 다시, 통곡하는 유나였다.

입에선 쉴 새 없이 욕설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 국보위라는 곳의 전화번호가 있으려나? 허…….

한군데 생각나는 곳이 있었다.

신세기 고객 상담실!

바로 실장에게 연락을 취했고,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빠른 시간 내에 조치를 취해 달라고 했다.

그럴 아이가 아니라며 연신 변명하는 실장이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외롭게 혼자 살더라도 미친년과는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이럴 진데, 미친 나를 수발하며 살았던 두 명의 여인들 심정은 어땠을까?

거친 욕설과 울음이 그쳤고, 집은 고요해졌다.

얼마 후 자동차 타이어소리와 거친 호통소리,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고, 잠시 후 조용해졌다.

실장에게 연락한지 30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처리되어져 버린 것이다.

‘똑똑’

“어르신!”

경호실장의 목소리에 문을 열자 실장과 두 명의 요원, 그리고 두 명의 요원 손에 잡혀있는 유나가 있었다.

거친 몸싸움을 했는지 4명 모두가 먼지에 피투성이였다.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 했다.

정신을 차리고 차분해지려고 노력했지만, 나오는 말이 떨렸다.

“무슨 일인가?”

“정 팀장이 할 말이 있답니다.”

“듣고 싶지 않네!”

“한마디만 들어주십시오. 정 팀장은 어르신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제가 목을 걸고 장담하겠습니다. 한마디만 들어 주십시오.”

저렇게 고개까지 숙여가며 말하는데 안 들어줄 수도 없지 않은가?

“말해보게.”

울지도 않았고 원독에 찬 눈빛을 내보이지도 않은 얼굴을 들어 나를 똑바로 보는 유나였다.

“죄송해요. 너무 힘들었어요. 주인님의 노리개로 전락하고 길들여지기까지 4개월 동안도 힘들었지만, 정신을 차리시고 절 대하는 시선이 너무도 힘들었어요. 차라리 미쳐버리고 싶었을 정도로요. 정말 죄송해요.”

할 말을 마쳤는지 돌아서 나가는 유나 뒤로 두 요원이 따라 나간다.

도대체 무슨 말을 지껄이고 나가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실장까지 거실을 나가자 문득 설아의 말이 떠올랐다.

‘헤……. 아빠가 절 옆에 두고 사람취급을 안하셔도 상관없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아는 체를 하지 않으시면, 제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러니까, 가끔 절 안아줘야 해요. 알았죠?’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설아와 있을 때면 항상 같이 있었기에 무슨 뜻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지금은?

시동소리가 들렸고 나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마다에서 방향을 돌리던 차가 멈추자 뒷자리의 문을 열어, 가운데에 끼어있는 유나를 끄집어 냈다.

덩치 좋은 요원이 잽싸게 나와 주었기에 망정이지 험한 꼴을 당할 뻔 한 유나였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나의 얼굴을 뻔지르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떠나고 싶으냐?”

고개만 끄덕인다면 다시 차에 태워 보내면 끝인 것이다.

대답은 안하고 뚜러지게 쳐다보는 유나의 행동에 발끈했다.

“대답하기 싫으면 그냥 있어!”

유나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반항도 없이 끌려오는 유나를 거실에 두고 소파에 앉았다.

“앉아!”

나의 무릎 옆 거실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하염없이 나의 얼굴만 주시하는 유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필을 못 잡겠다.

자동차의 엔진소리와 타이어소리가 멀어짐을 알았지만 나와 유나의 침묵은 계속되었다.

처음부터 순종을 약속한 설아와는 다르게, 유나가 순종적으로 따르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4개월간의 생활이 만들어낸 변화라고 말한다면 믿을 수 없다.

비밀리에 거래되는 노예들이 현실에서도 존재 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유나는 국보위의 비밀요원이며 그곳에서도 팀장을 맞고 있을 정도로 유능한 요원이다.

막말로 나에 대한, 제국의 처우였다고 한다면 ‘그렇구나.’하면 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왜? 차라리 대놓고 물어볼까?

그러긴 싫다. 유나 자신에게도 자존심이 있는 것이다.

‘노예에게 자존심이 다 뭐냐?’라고 한다면 큰일 날 소리다.

설아에게 느낀 것이지만, 나에 대한 순종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손가락질 받기를 싫어했다.

금방 전까지도 같은 요원끼리 치고받은 유나였고, 온 몸에 피멍에 살이 찢겨 피까지 굳어있는 상태였다.

세 명의 남자요원들과 격투를 치를 만큼 싸움실력도 뛰어난 것이다.

그런데 왜?

정말 모를 일이지만 알고 싶지도 않다.

“유나도 뉴월드를 하겠지?”

“네.”

“직업은?”

“어쎄신.”

“레벨은?”

“370.”

“???”

무슨 레벨이 그렇게 높냐?

350정도의 레벨이 있기는 하지만 이후로 올라가는 경험치는 극악이었다.

검기에서 검강으로 넘어가는 깨달음을 얻어야 소드마스터가 되는 게임이고, 깨달음이 없다면 500레벨이 되어야 소드마스터에 들어 선다는 게 뉴월드게임의 정설이었다.

전에도 이야기 했다시피 소드마스터가 되는 길은 힘들고도 험난하다.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고도 이루지 못하는 게 소드마스터인 것이다.

500레벨이 끝인 뉴월드게임상 만렙을 체우고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소드마스터라고 이야기하는 뉴월드이고 말이다.

또 옆으로 세기는 했지만…….

하여간 350레벨 이후로 레벨업 하기가 쉽지 않고, 최고의 레벨이 373정도의 유저라고 되어있는 현실로 비추어, 게임상 2년여를 쉬고 있는 유나의 레벨은 상식으로도 불가능한 것이다.

그전의 직업인 신세기 고객 상담 팀장이었던 유나였으니 오죽하랴.

“장난하냐?”

“전 주인임의 질문에 거. 짓. 말을 하지 않습니다.”

또 다시 변해가는 얼굴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신세기에서 거짓말을 한 것인가?”

“아니에요. 전 테스터였고, 그때부터 시작한 레벨을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아! 뉴월드는 테스터를 뽑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럼 국보위 비밀요원들이 테스터들이였나?”

“네.”

“망할……. 네. 네. 주인님이라는 소리만 하지 말고 설명좀 해봐!”

“죄. 죄송해요. 주인님. 처음 뉴월드를 만들면서 테스터가 필요했어요. 그렇지만 너무 위험했죠.

테스터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으니, 일반인들을 상대로 할 수는 없었어요.

비밀리에 시작한 뉴월드 프로젝트를 사장시킬 수도 없었고 해서, 국보위의 수련 비밀요원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았죠. 매일하던 훈련을 게임속에서 몬스터를 잡으며 실전 연습을 한 것이죠.

처음부터 거대 대륙이었던 곳에는 저 혼자 뿐이었고, 모두가 npc뿐이었어요. 몇 백 명의 비밀요원들이 지원했지만 두 명씩 두 팀만이 같이 모여 생활 했다고 했고, 그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신세기 개발자가 말 했었죠.

저희는 게임에서 보낸 생활을 보고서로 작성했고, 신세기에서는 그 보고서를 토대로 인공지능 컴퓨터를 운영했어요. 그 후론 보고서를 인공지능 컴퓨터에 입력만 하는 단계가 되었고, 모든 처리는 컴퓨터가 처리하는 방식이 되었죠.

그때부터 키운 케릭의 레벨이 지금도 계속되어 존재하는 거예요. 또 물어보실 것이 있으신지…….”

허……. 그랬었군…….

“지금 이야기한 사항……. 극비 아닌가?”

“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유나을 보며, 어떻게 극비까지 모두 까발려 대는지 난감해 진다.

“유나가 알고 있는 극비는 꽤 많지 않나?”

“운영되어지는 부처가 틀리긴 하지만 꽤 많이 알고 있고, 지금도 보고 받고 있어요.”

“지금도?”

“네. 주인님을 모시고 경호하기 위해선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죠. 모든 부처의 특급비밀까지도 알려고만 한다면 알아낼 수 있는 지위에 있죠.”

“……. 너! 도대체 뭐하는 계집이야?”

게임에서의 황당함을 넘어서는 유나였다.

“국보위 비밀요원이며, 신세기 고객 상담 팀장이고, 주인님의 노리개이면서 주인님의 경호 총괄팀장이죠.”

허……. 그렇게 많지도 않네?

“저…….”

낮게 꼬리를 마는 목소리였다.

“뭐?”

“더 자세하게 말해야 해요? 그럼 완전히 사기성 직업이 되는데…….”

“???”

할 말이 없군.

그럼 네 가지의 직업도 축소, 축약해서 말했다는 거잖아?

한 가지는 직업이랄 것도 없지만…….

“너랑 이야기 하다 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저. 전 주인님의 질문에 답변만 드렸는데요?”

‘딱.’

“요게 꼬박꼬박 말대꾸네.”

“죄. 죄송해요 주인님.”

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다가 옆으로 샌 거야? 허. 거참.

“아! 유나도 이젠 게임을 하도록 해. 알았지?”

“하. 하지만 전…….”

“아니면 그냥 식순이만 하던지…….”

“하. 할게요. 식순이도 하고 게임도 하고, 또. 또……. 힝. 미워요 주인님…….”

“허…….”

나이 값을 못하는 유나였지만, 처음 볼 때부터 그랬으니 그냥 넘어가자.

설아보다는 못한 애교였지만, 가끔씩 설아와 겹쳐 보이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잊자고 노력하면서도 잊지 못할 설아의 잔재를 유나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미친년 놀이는 하지 않는 거다. 알았지?”

“네에……. 주. 인. 님.”

“그놈에 주. 인. 님이라는 소리 좀 안하면 안 되겠냐?”

“그럼……. 아. 빠?”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지만 왠지…….

“죄송해요 주인님.”

“됐다. 그놈에 주인님 소리만 아니라면 뭐라 부르든 상관없겠지.”

“네. 아…….빠…….”

정말 닭살 돋는 멘트를 날리는 유나였지만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었다.

“저…….”

“뭔데?”

“2층 제가 써도 되요?”

“2층에서 생활한 거 아니였니?”

“항상 아빠 곁에 있었어요. 제가 보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으면 뭐? 왜 말을 하다 끊는데?

대충의 스토리를 알고는 있지만, 이왕 같이 행복하게 살기로 한 거, 즐기기로 했다.

나만의 욕심일지 모르지만 유나도 거절하지는 않는 것 같으니 말이다.

설아를 만나고 난 후 이어지는 이 이상야릇한 변태행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 간다.

유나와의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캡슐로 들어가는 데 한마디 한다.

“아빠! 나중에 연아 언니가 오면 한번 안아주세요. 언니는 저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성 발작 증세가 있거든요!”

윙크를 하며 환하게 웃는 유나였다.

나도 변태지만 나를 만나는 여자들도 다 변태기질이 있는 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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