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거창하게 절필을 선언했던 강시우입니다.
그냥 안 쓰면 그만이지 술 먹고 큰소리로 떠든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또 이왕 그랬으면 안 쓰고 말 일이지 이렇게 번복하고 나서자니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은 많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신화창조 스토리 대전에 도전한 것도 김꽃드레 씨처럼 열라 어이없는 까임을 당해 자존심 상하기까지.....는 농담이고, 그런 데 되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도 했지요.
(낙방했다는 건 응모한 다음날쯤 바로 알았습니다. 발표나기도 전에 다른 일을 시작했고요.)
그러니까,
글을 써서 돈을 벌겠다는 꿈은 깔끔하게 버렸습니다.
전에 하던 번역이나 교양서, 학습서 같은 것도 다시 손 안 대기로 했습니다.
그냥 다른 일 하면서 입에 풀칠하고, 죽기 전에 꼭 쓰고 싶은 장편 두 편만 남기자는 생각입니다.
하나는 하드SF고 하나는 순수문학에 해당하는데, 둘 다 지금 실력으로는 택도 없어서 한 10년 후에나 시도해볼까 합니다.
둘 다 그걸로 돈을 벌거나 인정을 받고 싶은 생각도 추호도 없고요.
[순수 자기만족 소설]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어찌 보면 문피아에서 다시 쓰려는 소설도 역시 마찬가지로 [순수 자기만족 소설]이 되겠습니다.
예전에 제 소설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에도 독자의 대리만족은 제가 드릴 수 있는 상품은 아닐 겁니다.
그냥 제가 즐겁자고 쓰는 소설입니다.
그런 소설이므로, 누가 출판 제의도 하지 않겠지만, 제안을 받아도 출판하지 않을 겁니다.
아마존 밀림에 부끄러운 일은 이제 그만 하려고요.
말씀드렸듯이 출판 관련 일도 다 때려치웠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언젠가 제가 꼭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틈틈이 취미삼아 쓸 것이기 때문에 연재 주기도 일정치 않을 겁니다.
인기에 연연할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에 내용도 별로 대중적이지 않을 거고요.
그냥 허접하나마 한 세계를 창조하는 일의 중독과도 같은 즐거움을 잊지 못해, 미드나 영화 다운 받아 보는 대신으로 선택한 취미생활일 뿐입니다.
([닥터 하우스]말고는 다 재미없더라고요.)
아직 시작도 안 해놓고 이런 이야기부터 하는 건, 한 번 절필을 선언했으니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연재 시작한 다음에 하면 홍보가 되어 규정에 어긋날 것 같고요.
그렇다고 10회 연재한 다음에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하기도 좀 그렇잖아요.
문피아에 계시는, 제 글을 좋아해주셨던 몇몇 분과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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