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 정신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어렸을 때에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 하고 방치된 채로 자랐다면 그 사람의 마음 속은 분명 텅텅 비어있을 것입니다. 이건 산송장과 다를 바 없죠. 관심을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게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그 앞에서 애정의 대상을 가볍게 허물고 부숴버립니다. 큰 상처를 받은 그는 치료 받지 못 한다면 상처가 곪아서 결국엔 죽습니다.
평생을 대중의 관심과 사랑만으로 살아온 연예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소한 잘못이나 개인적인 일 가지고 수많은 악플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그 연예인은 사회적으로 매장 당하게 되고 어두컴컴한 땅 속에서 질식해 죽고 맙니다. 간혹 숨을 쉴 수 없는 것이 답답해 자결을 택하는 연예인들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상자'가 있습니다. 그 상자에 담겨있는 것은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애인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돈, 혹은 아끼는 물건, 저같은 경우엔 친애하는 누님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만일 상자를 채우고 있던 소중한 사물이 사라져버리거나 심하게 상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은 그 즉시 죽어버릴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아서 상자에 소중한 것을 담지 못 한 사람이나, 누군가가 망가뜨려서 잃어버린 사람이나, 악플 때문에 상자에 담아뒀던 관심과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이나 모두 죽은 사람입니다.
술자가 글을 씁니다. 몇 년을 걸쳐서 공 들여 소설을 썼습니다. 이 글은 술자가 터질듯한 머리를 감싸쥐며 써온 글입니다. 글을 써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고통스럽고도 외로운 시간을 감내해가면서 소설을 썼고 대중에게 공개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일부 몰상식한 독자가 자신의 생각이 진실이고 진리라는 듯이 글의 가치를 쓰레기 이하로 치부해버립니다. 술자가 누군가의 평에도 흔들리지 않을 '무관심'이라는 방어책으로 보호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술자가 그토록 끔찍이 여겨온 글이 쓰레기가 됩니다. 술자가 상자에 담아놓고 소중히 여기던 것이 망가져버립니다. 그리고 술자는 죽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상대방이 상자에 담아둔 것을 망가뜨리거나 없애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죽일 수 있습니다.
잘못 던진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가 죽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무심코, 생각 없이 툭 던진 말로 상대방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내뱉는 말에는 '언령'이라는 힘이 담겨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는 말이 '사실'로써 작용하게 만드는 힘이죠. 그 사실이 진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지만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어떠한 사실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선조들의 가르침들 중에서 틀린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 중에는 꼭 필요한 때가 아니라면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말 조심을 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누구든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걸 선조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죠.
모두들 말 조심 합시다.
두서 없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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