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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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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927
추천수 :
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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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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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8) 조짐 - 숙박

DUMMY

“금천들 다섯의 힘들이 조화롭게 균형이 잡혔다면 그렇게까지 쉽게 흔들리지 않았을 거야.”

“흐음·····.”

“기진으로 인한 오랜 시간 축적된 힘의 불균형과 우의 화우가 없는 상태로 지속된 충격이 두 세계를 비틀어 불완전하게 만들었던 거지.”

진호는 법진의 말에 생각에 잠겼다.


‘역시, 내가 예상했던 것 중에 있었어.’


진호는 이미 여러 가지 원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우에서는 화우의 부재.

진에서는 기진의 욕심에 의한 힘의 불균형.

자신이 화우를 계승하지 않고 임시직으로 불완전하게 있는 상황.


법진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이야기는 역시나 진호가 유추해왔던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우의 금천의 대리자로서 선명을 얻었고, 우리 역시 의진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해결한 방법을 알아냈어.”

“······.”

“그렇다면 진의 세계가 다시 흔들림 없이 안정화된다면 네가 당분간 이곳에 머문다 해도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문제는 오히려 우리가 문제였어.”

“금천의 힘의 균형이었군요.”

“맞아. 힘의 균형이 조절되지 않아서 어긋난 거였어.”

법진은 진호의 말에 수긍하며 말을 이었다.


기진은 스스로가 신이 되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균형을 무너트리며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준비해왔다.

네 명의 금천들은 그런 기진을 우의 선명을 받은 진호와 함께 막아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물론 네가 몇 백 년이나 이곳에 있다면 진의 불균형의 원인에 보탬이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우의 부름에 의한 임시직이지만 우의 금천으로 소속되었다.

자신이 오래 진에 있는 것은 또 다른 세계의 뒤틀림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진호가 우로 돌아가는 방법은 계속 우리도 찾아볼 거야.”

“그냥 이곳에 같이 지내면 오죽 좋아. 안 그렇소? 누님?”

무진은 더욱더 가벼운 어투로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지우며 말했다.


“당연하지. 나도 진호와 함께 지냈으면 좋겠지만,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은 우리와 다르니까. 우린 뒤에서 응원해야겠지.”

법진의 눈빛에는 진호를 아끼는 따스함과 앞으로 힘든 일들을 헤쳐 나아가는 운명을 안타까워하는 그녀의 심정이 드러났다.


무진은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해. 이전의 나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형님이 든든히 지켜 줄 테니. 하하하.”

무진은 자신감에 가득한 눈으로 시원하게 웃었다.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그 이상 현상은 내가 원인이 아니었다는 거였네. 하지만 이 상태로 계속 지낸다면······.’


진호의 모습을 바라보던 집진은 무진과 법진을 향해 시선을 던지며 말을 꺼냈다.

“무진님. 법진님. 그럼, 말이죠.”

“네.”

“응?”

궁금해하는 무진과 얼른 말해보라는 듯 법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의진이 만든 약을 제가 먹는 것으로 해결인 거네요?”

“맞아요. 의진님.”

“끝났지.”

법진과 무진의 대답을 들은 집진의 눈은 조금 가라앉았다.

“······.”

집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무진과 법진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이미 의진과 두 분은 약도 이미 다드셨고 말이죠, 그러면 이곳으로 온 건 약을 가지러 이곳까지 일부러 오신 거죠?”

“당연하지.”

“맞아요.”

집진의 물음에 무진과 법진은 수긍하며 답했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집진의 얼굴에 느껴지는 분위기에 법진이 넌지시 물었다.

“······.”

싸늘해지는 집진의 분위기를 외면하며 무진은 덧붙여 말했다.


“온 김에 다들 얼굴도 보고 얼마나 좋아!”

“······.”


집진의 눈꼬리가 짜증으로 올라갔다.

“무진님은 그렇다 치고, 법진님, 하아!”

한숨을 쉬는 집진의 모습에 법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


다만,

“험험······.”

아차하고 눈치챈 무진만이 눈동자를 슬며시 다른 곳으로 돌렸다.


‘무언가 있군.’

진호는 두 사람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럼 이런 내용을 저한테 알려주셔야죠. 대체 링링이 무엇 때문에 있는 건가요. 무진님.”

“······.”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집진의 말에 변명하듯 서둘러 무진이 답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간다고 전달했잖아.”

“전 두 분이 마을까지 내려온다고 해서 진호님 문제로 심각한 줄 알았다고요.”

“······?”

“그리고 제가 약을 먹는 것이 해결방안이라면 링링에게 약이라도 먼저 전달해서 저에게 보내거나 아니면 미리 언질이라도 해주셨어야죠.”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었잖아. 집진. 뭘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여.”

손을 내저으며 가볍게 말하는 무진의 태도에 집집은 올라오는 짜증을 억누르는 얼굴로 마주보며 말했다.

“문제가 없는 게 아니잖아요. 무진님.”

“······.”

법진 역시 둘의 대화에서 어느 정도 눈치 챈 법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집진아. 이상 현상의 원인은 우리들의 문제인 것이 밝혀졌고 넌 의진이 만든 약도 무사히 먹었잖아. 이제 아무 일 없는데, 왜?”

“······.”

집진은 한참을 말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무진을 바라보았다.

점자 눈에 짜증이 더해가는 것이 보였다.


‘형님이 막무가내인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 없이 일을 진행하는 분은 아니었는데······.흐음.’

진호는 상황을 주시하며 지켜보았다.


집진은 두 눈을 감았다 뜨며 끓어오르는 짜증을 가라앉힌 다음 무진을 향해 말했다.

“기진이 봉인됐다고 다 끝난 게 아니에요. 대충하지 하지 마세요.”

따끔한 집진의 말에 슬쩍 너스레를 떨며 말하던 무진역시 점차 얼굴이 굳어졌다.


막 무진이 뭐라고 입을 열려는 순간,

진호는 굳어지는 분위기에 사이에 끼어들며 말했다.


“집진님, 링링에게 뭐라고 전달받으셨나요?”

“그건······.”


-우리가 간다. 딱 기다려. 하하하.


“······.”

“······.”

진호도 법진도 말을 잊지 못했다.



“내가 할 것을······. 내가 잘못했네요.”

작게 중얼거리는 법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호는 문뜩 일주일 전쯤 자신에게 보냈던 링링의 전언이 기억났다.


-거기서 잘 지내고 있나? 동생? 이쁜 처자도 있던거 같던데, 좋은 인연 놓치지 말고 꼬셔봐~! 조만간 놀러 갈께!


‘상당히 황당하긴 했지.’

자신도 피식 웃고 넘겼지만 그동안 봐온 집진의 성격이야 오죽했을까.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충분히 짜증 낼 만 하다.


“흠흠.”

헛기침하며 무진이 변명하듯 덧붙여 말했다.

“누님이 잘못한 게 뭐 있다고 우리가 갈 테니 기다려 달라고 난 맞는 말만 했어.”

“······.”

호쾌한 성격이지만 진지해질 땐 무서울 정도로 진심이 되어 버리는 무진을 모습을 알고 있던 진호는 많이 바뀐 성격의 무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전쟁 같은 삶으로 수년을 날카롭게 벼르며 지내던 형님이 지금 이렇게 풀어진 모습을 보이는 건 그만큼 진이 안전해졌다는 거니까.’

다만 여기서 더 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링링의 전언으로 둘이서 투덕거리는 이런 시간 자체도 진호에겐 평화로워 보였다.


무진의 상황을 지켜보던 법진이 한마디 했다.

“무진이 좀 더 세심하지 못했긴 했어.”

“아니! 누님!”

내 성격이 어떻다고. 구시렁대는 무진을 눈으로 나무라듯 바라본 뒤 집진을 달랬다.


“진집님. 그만 섭섭함을 풀어요. 무진의 성격을 알고 있잖아요.”

“······알고 있어요. 법진님.”

집진은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정말이지 맞지 않아요. 라는 표정으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저 링링을 통해서 약과 내용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전달해줬어도 일주일간 두 분이 오실 때까지 진호님이 걱정하는 일은 덜었겠죠.”

“어? 저요?”

진호는 집진을 바라보았다.


“······?!”

“······?!”

미처 생각지 못한 곳을 찌르는 집진의 말에 두 금천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제가 모를 줄 아셨나요? 제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진호님은 계속 걱정하고 계셨잖아요.”

그녀는 진호를 걱정한 것이었다.


무진은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미안하다. 진호야.”

“우리가 널 더 신경 쓰지 못했구나. 너도 신경 쓰였을 텐데.”

법진 역시 미안함과 자신이 깊게 챙기지 못한 부분을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전 괜찮아요. 이제라도 자세히 알게 돼서 다행이죠.”

계속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는 이들을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쩌지. 아!’


진호는 자신의 눈앞에 미안해하는 형님을 바라보며 물었다.

“형님, 그러고 보니 저와 집진님을 현지산으로 불러도 되는데 일부러 여기까지 오신게 약때문은 아니죠?”


“네가 이곳에 지낸 인연을 맺은 이들이 궁금해서 누님한테 말해서 같이 왔지.”

“무진아. 네가 나한테 말한 것과 좀 다른 것 같구나.”

“아니! 누님 그게 아니라······.”

무진은 찔끔한 표정으로 얼른 웃으며 법진에게 너스레를 떨며 변명을 이어갔다.

진호역시 식은땀을 흘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 그러셨군요.”


어쩌겠는가.

약은 핑계고 자신이 보고 싶어서 왔다는데.


“누가 저런 이를 금천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집진은 무생물 보듯 무진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법진은 변명을 늘어놓으며 식은땀을 흘리는 무진을 향해 개구쟁이 남동생을 보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아니 누님 이러기요?”

억울한 표정을 짓던 무진은 고개를 진호를 향해 갑자기 돌렸다.


“우리가 온 것이 혹시 불편하냐?”

“그럴 리가요.”

무진의 물음에 진호는 두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하하하. 그렇지? 거봐요. 괜찮다고 하잖아요.”

무진은 털털하게 웃었다.


‘편히 지내세요. 제집은 아니지만.’


“그나저나 말인데요. 형님, 누나.”

진호가 슬쩍 먼저 말을 꺼냈다.

“진호야. 말해보렴?”

“왜?”

두 금천의 재촉하는 눈빛에 진호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도 마냥 이곳에 계속 있을 수는 없는데 어떻게 우로 돌아가야 할지 걱정이네요.”


법진이 진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건, 우리도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 방법을 찾는 중이야.”

“······.”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지는 말을 기다렸다.


“진호도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마냥 이곳에서 있으라고만 할 수도 없고.”

“······.”


“너무 걱정하지 말아 진호야. 우리가 꼭 방법을 찾아볼게.”

“네. 누님 고마워요.”

진호는 법진을 바라보며 같이 미소 지었다.


“그래, 우리만 믿어. 너도 너무 마음 조급해하지 말고 있는 동안 즐기라고 하하하.”

“네, 형님.”

“혹시 알아? 이번에 우로 돌아가면 이제 진에 못 올 수도 있······. 으악!”


매서운 눈빛으로 법진의 손이 무진의 옆구리에 가 있었다.


“아니. 뭐, 내가 진호보고 아주 떠나라는 게 아니라고요 누님.”

“······.”

말없이 바라보는 법진의 눈빛을 무진은 애써 외면하며 진호를 향해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내 말은 그런 말이 아니라고 알지?”

“그럼요. 알아요. 형님.”


법진은 무진을 향하던 눈빛을 풀고는 진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반드시 네가 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알아볼 테니 진에 있는 동안은 편히 지냈으면 좋겠구나.”

“네 누나. 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어요. 아! 누나 저녁도 식당에서 같이 하실 거죠?”

“그럼. 당연하지 음식을 준비해준 두 모녀와 함께 먹자꾸나. 점심때 제대로 이야기도 못해봤는데.”

법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해둘께요.”

진호는 웃었다.

무진의 웃음소리도 뒤따라 들렸다.

“하하하. 설거지 안 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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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4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2 0 11쪽
» (58) 조짐 - 숙박 21.07.08 39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5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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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 방문 - 재회 21.07.07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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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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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3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7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8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9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8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4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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