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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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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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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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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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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 방문 - 탄생의 비밀

DUMMY

“지금이야! 일구야!”

진호의 외침에 반응하듯 뱀의 안에 있던 일구의 움직임이 거세어졌다.


털썩.

하얀 뱀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가죽이 뜯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부우욱.

뱀의 거대한 몸통에서 일구의 발이 보였다.


‘좋았어! 조금만 더!’

진호는 일구가 나오는 모습을 집중하며 바라보았다.


캬아아아아악!

고통스러운 뱀의 비명이 울렸다.

하나 남은 검은 뱀의 머리가 하늘을 향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꿈틀거리는 꼬리는 땅을 향해 세차게 때렸다.

탕! 탕!

집진은 일구가 있는 배 주변을 제외한 다른 부위에 공격했다.


푸우욱!

머리를 잘라낸 무진 역시 일구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칼로 찢어진 뱃가죽 주위를 그었다.


캬아아아악!

검은 머리의 뱀은 땅에 떨어진 보며 하얀 뱀의 머리를 보며 몸을 요동쳤다.


‘됐다!’

짧은 순간 진호의 눈이 검은 뱀의 눈과 마주쳤다.


스르륵.

꼿꼿하게 치켜세운 몸뚱이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쿠웅!

바닥에 쓰러진 거대한 몸은 꿈틀거렸다.


“덩치도 엄청나게 크네.”

무진은 양손의 칼을 겨눈 상태로 쓰러진 뱀을 주시했다.

집진과 의진 역시 쓰러진 뱀을 향해 바라보았다.

고통스레 꿈틀거리던 뱀은 점차 움직임이 멈추었다.


“끝난 건가요.”

집진의 말에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호는 뱀을 향해 조심히 다가갔다.

뱀의 피부를 뚫고 나온 일구의 머리가 보였다.


“일구야!”

진호는 일구를 보며 외쳤다.


쿠우우우우웅!

진호의 부름에 일구는 다리를 크게 휘저으며 뱀의 몸을 뚫고 나왔다.


어느새 뱀의 배에서 나온 일구는 입을 벌렸다.

일구의 입안에서 작은 나비가 나왔다.


팔랑.

삼접이었다.


-진호님!

삼접의 외침에 진호는 웃으며 바라보았다.


-배 안에 너무 냄새났어요! 이렇게 역할 줄이야!

“·······.”


피식.

의진이 쿡쿡거리며 웃었다.


-게다가 일구 입안에도 물비린내가!!! 어휴!

-·······.

일구는 코끝이 붉어진 채로 조용히 몸을 작게 줄이고 있었다.


“······.”

집진의 눈가 역시 슬쩍 접혀있었다.


-저 앞으로 남의 입안에 들어가는 건 그만할래요.

“······.”

난처한 내 얼굴을 보더니 무진은 웃으며 말했다.

“으하하, 많이 고생했나 보네.”

삼접은 무진의 말에 이어진 수다를 뱉어냈다.

-그럼요. 축축하고 끈적한······. 제 솜털 좀 봐요! 다 상했다니까요.

삼접은 마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부 하려는 듯 끊임없이 불평을 토해냈다.


계속 들었다가는 끝이 나지 않을 듯했다.

“그래, 수고 많이 했어. 삼접아.”

진호는 어르듯 삼접에게 말했다.


-날개는 어쩌고요!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어휴! 냄새!

“······.”

삼접은 중얼거리며 진호의 어깨에 앉았다.


크기를 줄인 일구가 다리근처로 다가왔다.

“일구야 너도 고생 많이 했어.”

-······.

일구는 가만히 얼굴을 다리에 대었다.

칭찬이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져있었다.


‘다음엔 이호나 일구로 하자.’

진호는 반쯤 내려놓은 표정으로 삼접의 불평을 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동굴 입구에서 들리는 탁한 목소리에 삼접은 불평은 멈추었다.


“남에 앞마당에서 이 무슨 짓인 게냐.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기진이었다.


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이동했다.


“드디어 나왔군요.”

집진은 자신의 총구를 확인하며 말했다.

“······.”

기진의 시선이 집진을 향했다.


그 모습을 보던 무진이 입을 열었다.

“동굴 안에 계속 숨어있다 이제 나왔네?”

무진은 피식 웃었다.

뱀의 몸을 가볍게 발로 건드렸다.

“내가 말이야. 널 찾으려고 동굴 안에 들어갔더니 이 뱀 때문에 고생 많았지. 그런데 직접 나와 주다니 고맙군.”

“······.”

기진의 시선은 무진을 향해 날카롭게 옮겼다.


의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기진을 보았다.

“과연 누가 먼저 죽을까.”

“·······.”

기진의 미간이 꿈틀 거렸다.


꽝!

지팡이로 바닥을 크게 내리쳤다.

“그래, 오늘 여기서 끝을 보자꾸나. 클클클.”


우르르르릉!

땅이 울렸다.


키에에에엑!

캬아아아악!

사방에서 괴물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일구야!”

진호는 일구를 불렀다.


쿠우우우우웅!

일구는 진호의 외침에 다시 원래대로 몸을 크게 키우기 시작했다.


“가라! 괴린들아! 너희 마음껏 놀아라! 클클클.”

기진이 만든 괴물들이었다.


이곳의 인간들의 영혼을 가지고 만든 키메라.

이미 한번 겪어본 놈들은 기진의 동굴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괴린이 사방에서 떼로 몰려오고 있었다.


기진은 자신의 몸을 크게 부풀렸다.

굽어진 노인의 몸이 아니었다.

괴린의 몸이었다.


“클클클. 내손에 다 죽어 보거라.”

자신이 만든 괴린들을 움직이며 기진역시 앞으로 한걸음 나가갔다.


‘대체 언제 이렇게 까지.’

진호는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

분명 전에는 괴린의 육체에 정신을 연결시켰다.

그러나 지금의 기진의 모습은 괴린의 육체로 변화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간다!”

무진은 양손이 칼을 든 채로 기진을 향해 나아갔다.


탕! 탕!

집진은 이미 무진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 무진의 주변에 달려드는 괴린을 쏘며 무진을 보호했다.


콰과과과광!

무진의 칼날이 기진의 몸을 아니 정확히는 괴린이 되어버린 기진을 향해 칼날을 내뻗었다.

무진의 칼은 기진의 손에 의해 간단히 막혔다.


“크윽!”

무진은 신음을 삼켰다.


“클클클. 봐라 스스로의 나약함을.”

기진은 웃으며 무진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채앵!

카앙!

무진의 몸이 뒤로 밀려갔다.


이미 손끝에는 날카로운 손톱이 자라나있었다.

“내 연구의 결실을! 클클클.”


기진의 육체는 엄청나게 바뀌어 있었다.


“나도 그동안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거든!”

무진의 눈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하아아압!”

양손의 도에서 아지랑이와 같은 기운이 흘러 넘쳤다.

기진을 향해 다시 쏟아지듯 몸을 움직였다.

무진의 각오가 검에 흘러 넘쳤다.

기진과 무진이 격돌했다.


쿠웅!

일구의 크게 한걸음을 내딛었다.

땅이 흔들리며 괴린들이 중심을 흩트릴 때 일구는 크게 앞발을 들어 놈들을 휘저었다.

괴린들은 일구의 발에 의해 튕겨져 나가며 쓰러졌다.


“기진, 금천으로써의 긍지를 버렸구나. 뭐, 내가 할 말은 아닌가.”

의진은 멀리 무진과 기진의 전투를 보며 나직이 말했다.


이미 의진의 주변에는 하얀 토끼들과 검은 표범들이 괴린들과 얽혀 싸우고 있었다.


의진은 냉정한 얼굴로 품에 안긴 토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캬아아아악!

의진의 뒤로 나타난 괴린이 이를 드러내며 덤비려던 순간.


탕!

무진의 주변을 맡고 있던 집진의 총구가 의진의 뒤로 향했다.

“뭐하는 거에요! 조심해요!”

집진의 외침에 의진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정신없는 아수라장이다.


그 틈에 진호는 조용히 몸을 숙이며 동굴 안으로 살금살금 들어갔다.


-진호님! 이쪽! 이쪽으로요!

“가고있어.”

소근거리며 말하는 삼접의 목소리를 따라 진호는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동굴 안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진호는 조용히 길을 따라 걸었다.


‘아무래도 무언가 있어.’

진호는 느낌이 이상했다.


동굴 안에 들어가려고 했던 무진은 입구를 지키는 뱀들에 의해 입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안에 있어야 하는 기진은 스스로 동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웠지만 무언가 동굴 안을 못 들어가게 막으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진호님 아래 조심해서 오세요.


삼접은 팔랑거리는 날개를 펼치며 앞을 향해 나아갔다.

“알았어.”


무언가 자꾸 찝찝함이 진호의 뒤통수를 건드렸다.

생각보다 동굴 안은 길었다.


‘예전에 진아를 데려갔었을 때도 이랬던 거 같은데.’

한참을 더 들어가자 공간이 드러났다.

-진호님. 여기 좀 보세요.


먼저 안으로 들어간 삼접이 말이 없었다.

-악당은 어떻게 살······.


“맙소사!”

진호의 눈이 커졌다.


동굴 안에는 셀 수 없는 주머니가 정렬되어 있었다.


-······진호님.

삼접은 놀랐는지 말을 잊지 못했다.


“이게 전부 뭐야.”

진호는 주머니들 사이를 걸었다.


괴린들이 투명한 주머니 안에 들어가 있었다.

투명한 주머니 안에서 괴린들은 자라고 있었다.


-진호님 이거 움직여요!

삼점이 가리키는 주머니를 향해 다가갔다.


꿈틀.

주머니가 움직였다.


“?!”

진호는 꿈틀거리는 주머니를 바라보았다.


꿈틀.

괴린이 주머니 안에서 움직였다.


“역시 그랬어.”

이곳은 괴린이 만들어지는 곳이었다.

기진이 소중히 여길만했다.

진호는 연결된 주머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허!”


커다란 구체안에 수십 명의 사람이 들어가 있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었다.

다행히도 이들은 정신이 깨어 있었다.

소리는 막혀있어서 들리지 않았지만, 서로가 밖의 상황이 보이는 것 같았다.


벙긋거리는 입 모양이 보였다.


‘살.려.주.세.요.’


그때 구체안에 있던 사람이 사라졌다.

아니 빛으로 변했다.

빛은 수백 개의 갈래로 갈라지며 주머니로 옮겨졌다.

쿠드드득.

빛을 머금은 작은 주머니들이 커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건 주머니가 자라나고 있었다.


진호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인지했다.

이들은 먹이였다.

괴린을 키우기 위한 양분이었다.


“이건 아니잖아!”

진호는 분노했다.

앞뒤 더 볼 것도 없었다.

구체안에 갇혀있는 사람들부터 구해야 했다.


진호는 붓을 꺼내 들었다.

글자를 그렸다.


[부서져라!]

글자들이 구체를 향해 날아갔다.


파직.

파지직.

구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콰드드득.

금이 간 구체는 산산이 부수어졌다.

부서진 구체안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감사합니다.”

“살았어요!”

“흑흑흑. 엄마!”

서로를 껴안으며 감사함을 전했다.


우르르르릉.

진동이 동굴안에 울렸다.


투드득.

벽체를 따라 작은 돌들이 굴러덜어졌다.


천장에 붙어져서 달려있는 주머니들이 울림에따라 흔들거렸다.

이미 성장에 완성된 주머니들은 안에서 괴린들이 당장이라도 찢고 나올 것처럼 꿈틀거렸다.


‘그럼, 그렇지’

순순히 넘어갈 리가 없지.


“삼접아! 사람들을 안전하게 밖으로 옮겨줘!”


-저한테 맡기세요!


이미 삼접은 크기를 크게 키우기 시작했다.


“다들 삼접을 따라가세요!”

사람들은 삼접을 따라 뛰었다.

다행히 사람들과 삼접의 모습은 출구를 향해 금방 사라졌다.


진호는 허리춤에 달린 구슬에 이호를 불렀다.


[이호!]


크르르르릉!

어느새 커다란 호랑이의 모습으로 나타난 이호가 진호의 옆에 섰다.


진호는 이호의 등에 올라탔다.

커다랗게 어느 정도 자란 주머니는 아래로 찢어지며 괴린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진호는 눈을 빛내며 괴린을 바라보았다.

“이호야! 밖으로!”


크허허허허헝!

이호의 거친 울음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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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3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1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4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3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39 0 11쪽
54 (54) 방문 - 모녀 21.07.07 31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6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5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4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4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8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2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0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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