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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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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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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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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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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DUMMY

나의 행동을 오해한 법진은 낮은 목소리고 무진을 불렀다.


“무진아.”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니. 그게. 그. 저·······.”

“······그래, 말해봐.”

“그, 그게 아니고 누님.”

어떻게든 억울함에 말까지 더듬는 무진을 향해 집진의 오해는 더 깊어졌다.


결국 무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설마, 이번엔 진호한테 질투한 거니?”

집진 누님의 말에 나는 놀란 눈을 하고 무진을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 그런 이유가 있었어요?’

무진은 답답한 듯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니! 누님! 그게 아니고·····.”

“······.”


어디 한번 말해보라는 듯 법진은 가만히 무진을 바라보았다.

그로인해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더 붉어진 무진은 더욱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맙소사! 평소 화통하고 털털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나는 시선을 옮기며 두사람 사이의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았다.


“······하아.”

당황한 표정으로 허둥대는 무진을 보며 법진은 고개를 저었다.


“정말 어떨 때 보면 애라니까.”

“그. 그게 아니라요. 누님.”

무진은 억울한 듯 말을 더했다.


“뭐가 아니니?”

“이거 참 억울해서!”

손을 들어 가슴을 탕탕 치는 무진은 억울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이러다 두 분 오늘 크게 싸우시겠네······.’


나는 누님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설명했다.

“법진누님. 사실은 그게 아니라 제가 막 누나라고 부르기엔 너무 버릇없는 것 같아 누님이라고 불렀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누가 버릇없다고 했니?”

법진은 숫제 날카로운 눈빛으로 무진을 노려보았다.

무진은 이제 반쯤 체념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이고! 이러다 진짜 형님한테 더 오해가 쌓이겠네.’


서둘러 오해가 깊어지기 전에 법진을 향해 말했다.

“아뇨! 제일 가까운 무진 형님도 법진 누님을 누님이라고 부르는데 제가 누나라고 막 부르면 그렇잖아요.”

법진은 진호의 말에 대답하려는 순간, 무진의 반쯤 억울함을 담은 말소리가 들려왔다.

“솔직히 누님이 진호를 나보다 더 챙길 땐 부럽긴 했지.”

“······.”


법진은 눈빛이 순간 표정이 딱딱해졌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에 법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내가 질투해서 내 동생에게 호칭까지 못 부르게 할 정도로 속이 좁진 않다고요.”

“·····.”


옆에서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무진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나는 서둘러 법진 누님에게 다가가 말했다.

“누님! 무진 형님은 저한테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제가 우에 가서 선명을 받고 임시지만 금천이 되고 보니 진의 금천의 무게가 어떤지 알게 됐고, 누님께 제가 막 누나라고 부르는 것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법진의 얼굴엔 섭섭함을 드러내며 말했다.

“무슨 그런 말을! 나도 너에겐 그냥 이름으로 부르잖니. 그럼 나도 너에게 이제부터 진호님이라고 부를까요?”

똑바로 마주 보며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 나는 한 수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진짜 삐지시겠네.’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나는 얼른 말을 돌렸다.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법진누나!”

나는 얼른 호칭을 바꾸어 대답했다.


“푸훗·····.”

그제야 법진은 풀어진 얼굴로 가볍게 웃었다.

“누나, 웃으시니 보기 좋네요.”

어색해진 입꼬리를 올리며 마주 웃었다.


‘휴우.’


나는 숨을 내쉬며 흘깃 뒤를 바라보았다.

무진은 뒤에 아직도 처진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무진아.”

법진은 다정다감한 표정으로 무진을 불렀다.

“······.”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의 축 처진 어깨에 섭섭함과 자신의 자괴감이 묻어났다.


법진은 무진의 손을 따스하게 잡았다.

“무진아! 이제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지.”

“고마워. 내가 끝까지 깨어나기를 믿어줘서······.”

“······누님.”

무진은 당황한 눈으로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가자.”

“네. 누님”


편안히 미소 띤 얼굴로 말하는 법진을 바라보며 무진은 두 번 다시 놓지 않을 듯 잡은 손을 꽉 잡았다.



‘흠. 먼저 빠져줘야겠군.’

나는 먼저 동굴을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자. 그럼 동굴에 있는 가져온 짐들 챙기죠.”

이미 의진과 집진은 동굴을 향해 먼저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을 뒤따라가자 나직이 서로 중얼거리는 대화가 들렸다.


“무슨 애도 아니고.”

“그러게요. 두 분 사이가 원만히 해결돼서 다행이네요.”

투덜거리는 의진의 말에 동의하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어지는 대화는 다시 삐걱거렸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더니. 바퀴벌레 한 쌍을 봤군.”

“의진님. 질투하세요? 보기 좋은데 왜 그래요?”

“질투라니 무슨. 애도 아니고.”

“지금 의진님 모습을 보시고 말씀하세요.”

“······.”

의진은 순간 얼굴을 딱딱히 굳히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없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집진도 표정없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


‘이런, 저쪽이 끝나니 이제 이쪽이 시작이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턱.

처억.

집진과 의진은 동굴 안에서 각자의 짐들을 정리했다.


나는 동굴 안을 둘러보았다.

내가 챙겨가야 할 짐은 거의 없었다.

‘뭐, 우에서 이곳으로 거의 납치하다시피 몸만 덜컹 와버렸으니, 짐이 있을 턱이 있나.’


나는 흘깃 허리춤에 달린 장신구 끝에 시선을 옮겼다.

‘원인 제공자는 저 구슬 안에 잘 쉬고 있겠지.’


촤라락.

집진 역시 아예 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다지 무거워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의진이 있는 곳을 바라보자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흐음.”

의진은 고민스러운 듯 물건을 내려다보았다.

무진이 만든 탁자 위에 다양한 약을 만드는 도구들이 가득했다.

내가 의진의 집에서 가져온 약과 다양한 도구들이 상당했기에 물건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 것이다.


“끄응.”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민하는 의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나의 질문에 의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다시 가져가려니 짐이 많아.”

의진의 시선을 따라 한가득 있는 물건들이 보였다.

“흑미라도 있었으면 등에 실으면 됐는데·····.”


‘흑미? 아·····!’

문득 의진의 집에 갔을 때 보았던 검은 표범이 떠올랐다.

“확실히 짐꾼으로 딱 좋은 사이즈이긴 한데.”

“흑미를 부르기엔 너무 멀어.”

의진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한데로 주머니에 모아줘. 그럼 내 구슬에 다시 넣어둘게.”

마치 아이가 투정 부리는 듯한 모습에 나는 속으로 웃음을 감추며 넌지시 말했다.

의진은 걱정거리를 해결한 듯 찌푸린 미간을 피며 말했다.


“그럼, 부탁하지.”

나는 의진이 한꺼번에 싸놓은 짐들을 장신구에 걸려있는 구슬 안에 집어넣었다.

파아앗!


한참 뒤,

무진과 법진이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으하하하. 누님! 그러니까······.”

“무진아. 제발 좀······.”

이미 충분한 대화로 서로 오해를 풀었는지 분위기는 훈훈했다.


“차라리 입 다물고 있을 때가 낮군.”

“조금 시끄럽긴 하군요.”

의진과 집진의 말에 나도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진과 집진은 자신들의 마지막 남은 짐 정리를 마무리했다.


각자 짐들을 정리한 뒤.

다섯 명은 동굴 밖으로 나왔다.

“자! 이제 여기는 정리를 다 했으니 가자!”

“네!”


휘이잉.

집은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았다.


“폐가군.”

“흐음. 상당히 건물에 영향이 많네요.”

법진의 집을 바라보며 의진과 집진은 말했다.


그나마 다행히도 정자는 그대로 있었다.

무진과 법진이 있었던 집과 주변은 엉망이었다.

분명 기진과 전투가 이곳까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법진은 가만히 한쪽 벽이 부수어진 집을 바라보았다.

무진은 기가 찬 표정을 지었다.

“으아아악! 어떻게 지은 집인데!”

“······.”

“내가 정말 돌 하나! 나무 하나! 직접 들고 와서 심혈을 기울여 지운 집을!”

크게 외치며 무진은 절망 어린 표정을 지었다.


‘흠. 어쩌지 붓으로 그려야 하나?’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법진은 나직이 무진을 향해 말했다.

“그럼 다시 만들어야지 어쩌겠니.”

“으아아아악! 그래요. 다시만들······. 에? 누님이 만든다고요?”

법진은 두 손을 들어 손가락 사이로 무언가를 가늘게 엮어 가기 시작했다.


스스슷.

그 모습에 무진은 놀라운 표정으로 법진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능력은?”


“역시, 그랬군.”

의진은 법진의 손을 보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게 무슨 의미죠?”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의진을 바라보았다.

“아마 지금 법진은 신에 가까이 닿은 자가 된 거야. 가지고 있던 선력의 벽을 깬 것이겠지.”


“선력의 벽?”

의진은 나의 질문에 차분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신에 가까이 닿은 자. 곧 신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는 거지.”

“······.”

“아마 그 약으로 힘을 회복하면서 자신의 갇힌 틀도 깨고 나온 것 같군. 그녀 스스로 한 단계 더 올라간 거야.”


자조하듯 읊조리듯 말하는 의진의 눈에는 아쉬움과 허망함이 비쳤다.

“참으로 모순된 일이지. 내가 부단히 노력할 때는 보이지 않던 신의 경지로 가는 길이 이제 보게 되다니.”

“······.”

“그녀 스스로의 의지가 있다면 등선 할 수 있겠는데? 어쩌면 진과 우를 통틀어서 처음 신이 될 수 있을지도·······.”

새로운 가능성을 본 듯 처져있던 분위기는 금방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그럴 일 없어. 누님 옆엔 내가 있어야 하니까.”


무진은 의진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난 누님과 이곳에서 살 거야. 등선해서 신이 될 생각은 나도 누님도 없어. 그건 너도 알지 않나? 의진. 되지도 않는 헛소리는 하지 말길.”

어느새 무진이 진지한 표정으로 다가와 말했다.


“그러지.”

딱 잘라 냉정히 말하는 무진을 보며 의진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파앗!

모두의 시선은 법진에게로 향했다.

어느새 두 손에 짜인 법진의 힘은 집을 감싸고 강력한 빛을 뿜어냈다.

빛에 감싼 집의 외관은 원래의 모습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으하하하! 역시 누님이라니까!”

“이게 신의 벽에 가까이 다다르면 얻게 되는 능력인가요?.”

신나하는 무진에 집진은 진중한 표정으로 법진이 만들어내는 능력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집을 감싸던 하얀 실타래와 같던 빛들은 바닥을 향해 아래로 퍼져 나갔다.

가벼운 바람에 살랑이듯 물결처럼 퍼지며 빛들이 조금씩 흩어졌다.

빛이 흩어진 바닥에는 짓밟힌 초목들이 푸른 생명력을 빛내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 집 안으로 들어가자.”

법진은 자신의 힘을 갈무리하고 주변을 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끼익.

집안은 예전보다 넓어지고 커졌다.

그러나 소박하지만 따뜻한 분위기만은 그대로였다.

선력의 벽에 다다른 법진의 힘은 마치 진호가 그림을 그려 창조하는 힘과 비슷했다.


‘기진이 그렇게 원했던 선력의 벽이 이건가.’


나는 천천히 내부를 둘러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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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 만남 - 화우계승자 21.07.10 38 0 12쪽
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3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1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5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4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40 0 11쪽
54 (54) 방문 - 모녀 21.07.07 31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6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6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4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5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9 0 12쪽
»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3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8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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