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916
추천수 :
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7 19:11
조회
31
추천
0
글자
10쪽

(54) 방문 - 모녀

DUMMY

휘이잉.

위에서 멀리 보이는 마을은 변함없었다.


-다행히 이곳에는 괴린들의 접근이 없었나 봐요. 마을이 그대로네요.


삼접의 말대로 위에서 바라본 마을은 예전 모습 그대로의 풍경을 보여주었다.


‘다들 잘 지내고 있겠지?’


진호는 삼접의 더듬이를 더욱 꽉 잡았다.


펄럭.

삼접은 날개를 크게 펼치며 몸을 마을과 가까이 고도를 서서히 낮추었다.

아래로 향하며 삼접은 마을 입구 밖 공터에 내려섰다.


-호호호. 도착했어요.

“고생했어. 삼접아.”


삼접의 등에 내린 진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구 너머 마을 안쪽에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파아앗.

어느새 작은 나비로 변한 삼접은 진호의 어깨 주위로 날아다녔다.


-얼른 들어가요. 진호님.


“그래.”

재촉하는 삼접의 말에 피식 웃으며 안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멈칫.

마을 입구 옆에는 커다란 돌이 보였다.

순간 진호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건.’

돌은 무척 눈에 낯이 익었다.

진호는 몸을 돌려 돌에 가까이 다가갔다.


돌에 손에 슬쩍 갖다 대었다.

그러자 돌 표면에 글자가 나타났다.


[괴린을 마을에 들여보내지 말 것!]

[악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에 마을의 기척을 숨겨라!]


자신이 캘리그래피한 글자들이었다.


‘음, 역시!’


진호는 기억을 떠올렸다.

괴린으로부터 이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마을주위를 돌아다니며 만들어 놓았던 결계를 위한 돌들이었다.

여전히 돌에는 자신이 그려 넣은 글자가 생생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모두들 잘 지내고 있겠지?’

성큼 크게 한발을 내밀며 발을 입구로 넣었다.


진호는 입구를 지나 마을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지나갔다.

거리는 상당히 한산했다.

오가는 어른들은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진호의 귀에 스쳐 지나갔다.

진호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멀리 아이들이 뛰어오고 있었다.


“꺄하하하! 나 잡아봐라!”

“언니! 이쪽이야! 얼른!”

“너 거기 안 서!”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달리며 진호를 스쳐 지나 반대편으로 달려갔다.


‘진아도 많이 자랐겠지?’

진호는 진아를 보았던 그때를 떠올렸다.


‘우리 집 국수 정말 맛있어요!’


반짝거렸던 눈빛으로 바라보던 당찬 꼬맹이가 떠올랐다.


진호는 천천히 발걸음을 국숫집을 향했다.

진호는 가게 문 앞에 섰다.

여전히 문 옆에 걸려있는 접시가 보였다.


[오세요! 줄 서서 먹는 맛있는 국숫집]


진호가 만들어준 간판은 깨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저녁장사를 위해 잠깐 쉬는 시간인지 문이 닫혀있었다.

다행히 완전히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설마, 날 못 알아보진 않겠지?’

긴장되는지 진호는 손을 한번 쥐었다 폈다.

천천히 진호는 문에 손을 댔다.


끼익.

진호는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인이 등을 돌린 채 식탁을 닦고 있었다.

“어휴, 오늘따라 왜 이리 할 일이 많아.”

궁시렁 거리며 서둘러 식탁 위를 치우고 있었다.

언 듯 보이는 옆모습에 그리운 얼굴이 비쳐 보였다.


‘잘 지내고 있었구나. 진아야.’

진호는 손님맞이 준비를 하는 진아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아직 준비가······!”


문을 여는 소리에 식탁을 닦던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문 앞에 들어와 서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



진아의 눈이 커졌다.


툭.

손에 들고 있던 행주가 식탁 위로 떨어졌다.

진아는 놀란 얼굴로 말을 잊지 못했다.

“······.”


진호는 한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안녕. 진아야.”

“······설마.”

어느새 진아의 눈에 그리움과 놀라움이 가득 차올랐다.

“아저씨!”


“아저씨 아니고 오빠거든?”

진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진아를 바라보았다.

“······진짜 진호오빠?”

놀란 얼굴을 채 풀지 않은 채 진아는 진호를 쳐다보았다.


진호는 입가에 미소를 띄며 말했다.

“잘 지냈지?”

“······하하하”

진아는 반가움이 가득한 얼굴로 진호에게 성큼 다가갔다.

“왜 이제 왔어요! 오빠는 무슨! 늦게 왔으니까 아저씨예요!”

“······.”

어느세 새침한 표정으로 아저씨를 주장하는 진아를 멍하니 바라보던 진호는 곧이어 이어지는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어서 와요. 진호 오빠. 기다렸어요.”


그리움과 반가움이 가득담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진아를 마주보았다.

‘오길 잘했네.’


진아는 깨달은 듯 소리쳤다.

“아!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진아는 주방을 향해 크게 외쳤다.

“엄마! 빨리 나와봐! 진호 오빠 왔어!”


진아의 말에 진아 엄마가 서둘러 주방에서 나왔다.

“세상에! 진호님!”

놀라움과 반가움이 드러나는 얼굴로 진호를 바라보았다.


진아 엄마는 진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진호님.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고개를 숙이며 진호 역시 마주 웃었다.


“잘 지내셨죠? 진아 어머니?”

“물론이죠. 그런데 진호님 식사는 하셨나요?”

“아뇨, 저 배가 너무 고파요. 여기 국수한 그릇 될까요?”


진호의 말에 진아가 눈치 빠르게 끼어들며 말했다.

“당연히 되죠. 오빤 특별손님이야. 엄마 되지?”

진아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엄마를 바라보자 진아 엄마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일 맛있게 만들어 드릴게요.”

진아 엄마는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자아~ 손님 여기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진아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이야. 오랜만에 국수 먹어 보겠네.”

진호는 끄덕이며 진아가 안내하는 식탁 앞에 앉았다.


후르륵. 탁.

진호는 국물까지 다 먹은 그릇을 내려놓았다.

국수는 여전히 맛있었다.

두 여인은 맛있게 먹는 진호를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 배부르다. 잘 먹었습니다.”

“진호님 먹는 것만 봐도 행복해요.”


다 먹은 식기를 주방으로 들고 갔다.

진아 엄마는 주방에서 차를 준비해서 들고 나왔다.

가볍게 먹을 다과상을 식탁위에 놓으며 궁금하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우로 가시지 않으셨나요?”

“맞아요. 우로 갔죠. 그런데······.”

진호는 차를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두 모녀에게 이야기했다.


“세상에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진아 아빠도 기진이라는 금천으로 인해서 그렇게 된 거였군요.”

진아 엄마는 복잡한 얼굴을 했다.

기진에 의해 남편이 괴린이 알게 된 사실은 그녀가 받아들이기엔 몹시 괴로울 터였다.


진호는 조금 다른 화제로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곳은 피해가 없었나요?”

“이곳은 진호님이 떠나신 후에 괴린이 나타나거나 마을 사람들이 납치당하는 일은 없었어요.”

“마을에 피해가 없었다니 다행이네요.”

진아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말했다.


‘확실히 마을에 친 결계가 기진의 눈을 가렸던 것 같아. 덕분에 이 마을은 무사히 넘겼고, 혹시 모르니 결계들 상태 확인도 해봐야겠어.’

진호는 생각했다.


진아 엄마는 이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며 말했다.

“게다가 위험한 들짐승의 피해도 없어서 농작물 피해나 가축피해도 없었어요. 그래서 수확량이 더 늘고 풍족해졌죠.”

“그건 정말 좋은데요.”

진아 엄마의 두 손이 진호의 두 손을 잡았다.

“진호님 덕분이에요.”

“제가 한 일이 뭐 있다고요.”

어색함에 너스레를 떨었지만 진아 엄마는 단호히 부정했다

“진호님의 결계가 아니었다면, 기진에게 납치당해서 괴린이 되거나 아니면 괴린에게 죽었을 수도 있어요.”

“······.”

“이 마을을 지켜줘서 정말 고마워요. 진호님.”

거듭된 감사의 말에 진호는 난처한 듯 웃었다.


진호의 난처한 분위기를 느낀 진아가 진호에게 질문했다.


“오빠! 그럼 뒤를 이을 금천을 찾아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죠?”

“음. 아무래도 그렇지.”

“지금 당장 우로 돌아가는 방법도 없고요.”

“맞아.”

진호는 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빠가 급하게 무언가 해야 할 일도 없는 거죠?”

“그렇지. 왜?”

진호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왜? 내가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어?”

“누가 빨리 돌아가래요! 온 김에 더 있다 가라고요!”

진아가 샐쭉한 표정으로 툭 던지듯 말했다.


진호는 웃으며 말했다.

“나 백수야. 괜찮아?”

“우리 식당에 일하세요.”

“나 취직 시켜 주는 거야? 물리기 없기야!”

진호의 대꾸에 진아 엄마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렸다.

“진호님 일이라니요. 진아야! 실례되는 행동은 그만하렴.”


“진아 혼내지 마세요. 저 정말 일 시켜 주셔도 됩니다.”

진아 엄마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를 보러 오신 분께 일하라니. 진아가 너무 무례했어요.”

“엄마, 진짜 일하라는 게 아니라. 그냥 빨리 갈까봐······.”

진아는 정색하는 엄마를 향해 눈치를 보며 조그마하게 중얼거렸다.

진호는 상황이 이상하게 되자 진호는 서둘러 말했다.

“진아 어머니, 진아와 장난친 거예요. 저도 장난이 심했네요.”

“······.”

진아는 조용히 있었다.


“그럼. 진호님. 부담가지지 마시고 편히 이곳에 지내주세요.”

“이거 참. 제가 졌네요.”

진호는 콧잔등을 찡그렸다.


‘이거 모녀 사기단 아니지? 뭔가 말린 것 같은데.’


진아 엄마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진호님 방은 그대로예요. 진아야 방 안내해 드리렴.”

“그럼 신세 질게요. 감사합니다. 진아 어머니.”

진호는 자리에 일어서는 진아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여기예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한 방이 보였다.


‘이 방은 진호님 방이에요.’

예전에 진아 엄마가 말했던 대로 내 전용 방으로 관리되어있었다.


“그대로구나.”

“네, 이방은 진호 오빠 전용 방인걸요.”

진아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푹 쉬세요. 필요한 거 있으면 저 찾으세요.”

“그래. 고마워.”

“그리고 잊지 않고 와줘서 고마워요.”


탁.

진아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진호가 편히 쉴 수 있도록.


진호는 문을 닫고 나가는 진아를 보며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캘리그래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3 (63) 이별- 화우의 영혼(완) 21.07.10 37 0 11쪽
62 (62) 만남 - 화우계승자 21.07.10 38 0 12쪽
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4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2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5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4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40 0 11쪽
» (54) 방문 - 모녀 21.07.07 32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7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6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5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6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9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3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8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