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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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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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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5
추천수 :
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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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7) 조짐 - 새로운 사실

DUMMY

“아······. 네.”

진호의 미적지근한 대답에 다시 오해한 집진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진호님은 제가 오는 게 불편하신 건가요?”

“그럴 리가요. 저는 오랜만에 봐서 기쁜데요? 하하하.”

진호는 두 손을 내저으며 재빨리 말했다.

“그렇죠?”

진호의 대답을 들은 집진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럼요. 자자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진호님도 쉬세요.”

“하하하. 네.”


가까스로 집진의 오해를 풀고 방문을 닫히는 것을 확인한 진호도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휴······. 어렵네.’

진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 낮에 일어난 힘의 뒤틀림.

집진에게 들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결국 이 모든 원인은 자신으로 인해서 발생된 거였다.

‘역시 내가 문제인 건가?’


털썩.

진호는 힘을 빼고 침대 머리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등에 닿은 베개가 푹신했다.


‘우로 빨리 돌아가야 할 텐데······.’

아직 우로 가는 방법은 찾을 길이 없었다.


자신을 진으로 데리고 온 구슬은 이젠 기진과 함께 기둥이 되어 몇 번이고 가보았지만, 진의 의지는 들려오지 않았다.

진호는 장신구에 달린 흰 구슬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그러자 구슬 안에 들어가 있는 붓통이 나왔다.


딸깍.

진호가 붓통을 열자 안에는 붓이 보였다.

붓을 가볍게 꺼내어 손에 쥐고 붓대에 적힌 글자를 보았다.


[지령 : 선명(화우) 계승자 찾기]


“하아.”

진호는 답답함에 한숨을 내뱉었다.


아직 자신이 해야 할 지령은 그대로 붓대에 남아있었다.


‘마냥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는데······. 모르겠다. 일단 잠이나 자자.’


진호는 붓과 붓통에 구슬에 다시 보관한 뒤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진호가 한참을 잠에 빠져들 때쯤.


파아아아앗.

평상시와 달리 하얀 구슬에서 옅은 빛을 흩뿌렸다.



+++



“하하하! 오랜만이네. 동생!”

무진의 화통한 웃음소리가 점심시간 식당 안에 울려 퍼졌다.


예고했던 대로 집진이 말한 손님은 일주일 뒤 나타났다.

아니, 들이닥쳤다.


“형님!”

진호는 마주 웃으며 무진을 반겼다.


국숫집으로 다가오는 무진의 기운을 집진이 먼저 느끼고 진호에게 알렸다.

무진의 기운이 가까워짐을 느끼고 식당으로 내려가 미리 맞이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 예고 없이 방문한 집진에 놀란 진아 엄마가 진호에게 금천이 방문하면 알려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진아 엄마의 요청을 수용해 진호가 금천의 방문을 진아 모녀에게 미리 알려준 덕분에 점심 손님들을 돌려보내고 식당을 청소하는 등의 작은 소동이 지나갔다.


“진호야. 잘 지냈니?”

무진의 뒤에 있던 법진이 조용히 미소 지으며 서 있었다.

“법진누나! 어서 오세요.”

진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지어졌다.


“금천님들을 뵙습니다.”

“금천님들을 뵙습니다.”

진아와 진아 엄마는 긴장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진에 태어난 백성으로서 한 명도 보기 힘든 금천을 여러 명을 보는 일은 세상에 큰일이 일어나지않는 이상 보기어려운 일이었다.


“고개를 들어요. 진호와 가족같이 지낸 분들이면 우리에게도 가족과 같아요.”

법진은 웃으며 진아와 진아 엄마에게 말했다.

분명, 진호의 당부가 없었다면 모녀는 무릎을 꿇으며 인사했을 것이다.


“네. 저희 집에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진아 엄마는 차분한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점심 준비하겠습니다.”

진아 모녀는 준비된 식탁과 의자로 안내했다.


무진과 법진이 안내된 의자에 앉자 함께 자리에 앉았다.

진호는 진아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럼, 부탁드려요.”

“네. 진호님.”

진아 엄마는 진아와 함께 주방으로 들어갔다.

집진은 일주일동안 지내며 익숙한 듯 진호옆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진아 엄마가 신경 써서 준비한 여러 요리들이 상위로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이야! 이거 누님이 하던 요리와 또 다른 음식들인데?”

무진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음식을 바라보았다.


“부족한 솜씨이지만 맛있게 드세요.”

진아 엄마는 마지막까지 준비된 요리를 내려놓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호는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권하며 한입 입에 넣었다.

‘음. 역시 맛있네.’

음식을 다 먹고 배부른 표정으로 후식을 먹으며 입가심을 하고 있었다.


진호는 무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집진님에게 말은 들었지만 정말 오실 줄을 몰랐어요.”

“우리가 이곳에 오는 게 불편하니?”

법진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진호는 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전혀요. 그게 아니라 제가 현지산으로 가도 되는 일인데 수고스럽게 두 분이 오신 거잖아요.”

“하하하. 수고스럽긴.”

“이상 현상 때문에 집진님이 서둘러 이곳에 오실 건 예상했지만 절 데리러 오는 줄 알았거든요.”


좀처럼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 없이 사는 금천이란 존재를 생각하면 마을까지 내려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금천의 존재는 신의 대리자와 같은 것.

진에 사는 사람들은 금천의 존재는 전설 속 인물과도 같았다.

진아와 진아 엄마가 집진을 보며 신을 대하듯 하는 태도만으로 이미 충분했다.


집진이 진호를 만난 다음 날 아침.

집진과 함께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에 내려갔을 때 무릎을 꿇고 인사하던 진아와 진아 엄마였다.

아니 처음 진호가 이 마을에 와서 금천의 힘을 사용했을 때에도 진아 엄마와 마을 사람들은 자신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릎 꿇으며 인사했다.


‘그땐 나도 정말 당황스러웠지.’

조선 시대도 아니고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일 자체가 없는 한국에서 이 세계로 오게 된 진호가 쉽게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나중에 진호와 편해진 사이가 되어서야 가족처럼 지냈지만 분명 금천이라는 존재는 진의 백성들에게는 절대 가벼운 존재가 아니었다.


“그게 실은 그러니까 말이야. 진호야. 최근 일어난 기이한현상은 너 때문이 아니야.”

무진의 들려오는 목소리에 진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무진을 바라보았다.

“네? 그러면요?”

“물론 아예 영향이 없었던 건 아니야. 집진이 너에게 설명한 것도 어느 정도 맞지만 사실 우리 때문이야.”

“······?”

“아! 뭐, 조금은 영향이 있었던건가.”

“그게 무슨 말인가요? 법진님? 그럼, 진호님의 힘의 영향력 외에 다른 이유라니요?”

새로운 사실에 집진도 의아한 얼굴로 두 금천을 바라보았다.


“의진이 다시 조사한 바로 진호의 영향이라기보다 우리들의 영향이라고 하더군.”

집진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은 무진에게서 나왔다.


“이해가 잘 안되는 군요. 무진님.”

집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음에 이어질말을 기다렸다.

무진은 법진을 슬쩍 바라본 후 이어 말했다.

“진에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들이 진호의 잔존해있던 힘의 영향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서둘러 진호에게 집진을 보내서 상황을 설명하고 우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지.”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의 우린 기진이 진의 구슬과 함께 봉인되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어.”

무진의 말에 집진과 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랬죠.”

무진은 수긍하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기진이 그동안 끌어 모아왔던 힘과 네 명의 금천의 힘이 조화가 어긋난 거야.”

“그럼요?”

“우린 진호의 힘이 이곳에 녹아들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은 우리가 문제였던 거지.”

무진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흠······.”

“맙소사.”

무진을 통해서 다른 사실을 알게 된 집진은 몹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진호를 보았다.


진호는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었다.

무진과 법진이 도착하기까지 진호가 자신의 힘으로 인해 진에 피해가 갈까 걱정하던 것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그럼, 형님. 해결방법은 찾았나요?”

조용한 침묵끝에 진호가 무진에게 물었다.

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의 정확한 원인도 파악했으니 당연히 해결해야지.”

“게다가 우리들이 문제였으니 해결방안도 찾기 쉬웠어.”


법진은 품속에 있던 약병을 꺼내 집진을 향해 웃었다.

“네가 이걸 먹으면 끝나.”

“뭐죠이건?”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는 집진에게 무진은 짧게 답했다.

”약이지.”

“제가 이약을 먹으면 되는 건가요?”

집진이 약병을 바라보며 물었다.


“다행히도 의진이 금천들의 힘을 맞출 수 있도록 약을 만들었고 우린 먹었어.”

“나도 누님도 의진도 다 먹었지.”

무진은 집진을 바라보며 덧붙여 말했다.

“너만 먹으면 진의 이상 현상도 없어질 거야.”


“알겠어요.”

집진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우고 병의 마개를 열고 바로 약을 마셨다.


꿀꺽.

마신 약은 집진의 목 안을 흘러 몸 안으로 순식간에 흡수되었다.


“몸에 아무런 변화도 없네요?”

집진은 약을 먹으면 확연 변화되는 느낌이 들지 않자 되물었다.


“이 약 제대로 된 약 맞나요?”

의심스러워하는 집진의 말에 법진이 답했다.


“지금의 의진이 그런 거로 장난치지 쳤던적있나?”

“그건 그렇지만······.”

분명 기진과 함께하던 의진과 지금의 의진은 다르다.

그건 집진도 알고 있을 터였다.

“몸에 따로 느껴지는 다른 불편한 증상은 없는 것 같네요.”

“······네.”

집진은 법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나도 약을 먹고 나서 효과가 없길래 의심했지. 의진 그 녀석 목을 내가 탈탈 잡고 물어봤다니까. 그런데 의진의 말이 그게 맞대더군.”

“······.”

집진은 말없이 묵묵히 무진의 말을 들었다.


‘의진이 목을 탈탈 털라고 쉽게 내놓지 않을 거 같은데······. 그나저나 뭘까?’

진호는 상황을 지켜보며 생각에 잠겼다.


무진은 고민에 잠긴 진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진에 발생된 이상 현상은 이제 서서히 사라질 거야. 그러니 걱정 말라고.”

“······.”

“자. 이제 집진도 약을 먹었으니 급히 할 일은 끝났네.”

무진은 고개를 뒤를 젖히며 기지개를 켰다.


집진이 약을 먹은 뒤 무진과 잡다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시간이 상당히 지났다.

약을 복용한 후 주변의 진의 기운들이 움지거이는 것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진의 기운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어.”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름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거죠.”


“정말 그러네요.”

집진은 법진의 말에 눈을 감았다 떴다.


고개를 돌려 진호에게 미안한 눈빛을 보냈다.

“미안해요 진호님. 진호님 탓으로 돌렸네요.”

“원인은 저희였는데······.”

“해결됐으니 다행이죠.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집진님.”

“······”

“집진님은 스스로 최선을 다한 거잖아요.”

진호의 말에 집진은 웃었다.


“그래도 진호야 네가 혹시라도 힘쓰는 건 자제해줬으면 좋겠어.”

무진은 진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안 그래도 그 부분은 저도 신경 쓰고 있었어요.”


진호는 무진의 말에 의문이 들었다.


“형님, 그럼 처음에 집진님이 말해준 제가 선명을 받기 전에 쓰고 남은 힘과 선명을 얻은 이후의 힘이 충돌되는 현상은 문제가 없는 건가요?”

“그건 말이야······.”

법진은 손들 들어 무진을 막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진호에게 설명할게.”

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호는 법진의 말을 기다렸다.

“맞아 진호야. 이곳은 다섯 명의 금천에 의해 세상이 무너지지 않고 바로 세워진 곳이야. 알지?”

“······네.”

진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지는 법진의 말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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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 만남 - 화우계승자 21.07.10 38 0 12쪽
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3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1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5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4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40 0 11쪽
54 (54) 방문 - 모녀 21.07.07 31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6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5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4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5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9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2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7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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