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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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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2,922
추천수 :
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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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6) 방문 - 현천산

DUMMY

삼 일간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은 휴식을.

잠이 필요한 사람은 잠을.


모두가 각자 필요한 일들을 했다.


사 일째 오후.

차를 마시며 모두가 모여 앉았다.


집진이 법진을 향해 먼저 입을 열었다.

“내일 출발하는 거죠?”

“맞아요.”

법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진호에게 부었다.


대답을 들은 진호는 차를 마시며 물었다.

“어떻게 할지 계획을 짜야겠죠?”


무진은 심드렁한 얼굴로 말했다.

“사람 수도 많은데 우리가 다 쳐들어도 이기지 않겠어?”

“······.”

“······.”


집진이 정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진님 진지한 상황엔 제발 그런 말씀은 가려하세요.”

당황한 무진은 두 손을 들었다.

“농담이야. 다들 표정이 너무 심각하잖아.”

“······.”

무진은 안색을 바꾸며 말을 이었다.

“분명 우리가 쉬고 있는 만큼 그 늙은이도 놀지 않을 거야. 우리가 몰려가봤자 속이 시커먼 놈한테 우리가 당하겠지.”


“그래서? 그럼 어떡하자고?”

조용히 있던 의진이 물었다.


“어떻하긴. 전략을 짜야지. 그렇죠. 누님?”

동의를 구하는 눈빛으로 법진을 바라보았다.

법진은 조용히 입술을 열었다.

“기진이 있는 주변으로 진을 만들 거에요. 분명히 기진은 자신 주변에 여러 가지 진법과 괴린들을 분명히 숨겨 놨을 테니, 그것들을 찾아서 없애야 해요.”

“그리고?”

의진은 재촉하듯 물었다.


법진은 의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번 싸움에서 모두가 느꼈듯이 기진의 숨겨진 힘은 더 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도 덫을 만들어야겠어요.”

“확실히 그때 놀랍긴 했지·····.”

의진은 차가워진 표정으로 심장이 있던 부위를 더듬었다. 분명, 기진의 지팡이가 의진의 심장을 찌르던 부위였다.


“분명히 기진은 의진의 집에도 무언가를 했을 거예요.”

법진의 뜻을 이해한 의진은 나직이 말했다.

“하긴, 나도 집을 오래 비워놨군. 방 청소가 좀 필요하겠어.”

자리에서 일어난 의진은 한마디를 던진 뒤 밖으로 나갔다.

“난 먼저가지.”


자리에 사라진 의진의 빈자리를 보며 집진은 한숨을 쉬었다.

“은근히 성격 급하다니까. 그럼 저도 갈게요.”

“네, 그리고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링링을 통해 전달할게요.”

집진은 고개를 끄떡였다.

“알겠어요. 법진님.”

집진이 마저 자리를 비우자.

세 명이 남았다.


진호는 법진에게 물었다.

“그럼, 누나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나는 현천산 주변으로 필요한 보호결계를 치고 기진이 만든 이상한 것들이 있다면 미리 무력화시킬 거야.”


법진은 무진과 진호를 번갈아 보았다.

“무진과 진호는 함께 움직여줘.”

무진은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고 싶지만, 우리가 시선을 끌어놔야 누님도 수월하겠죠?”

걱정스레 바라보는 무진을 향해 법진은 가볍게 웃었다.


진호는 법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누나.”

정면에서 시선을 끌어서 기진을 나오게 하기엔 무진 만큼 적당한 이도 없었다.

분명 기진이 속 긁는 말도 쏟아낼 테니까.

“누님, 걱정마요. 화려하게 해놓을 테니. 하하하.”

언제 걱정했냐는 듯 다시 능글하게 웃는 무진이었다.


‘그게 더 걱정일수도.’

진호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법진은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럼 나도 먼저 가서 준비할게 둘은 편히 쉬고 내일 오전에 기진이 있는 곳으로 와줘.”

“현천산에서 봐요.”

“무리하지 마세요. 누나.”

진호의 말에 법진은 걱정 말라는 듯 가볍게 웃었다.


+++


오 일째 아침.

진호와 무진 집밖에 나와 있었다.

이미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진은 크게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으라차차찻! 우리도 계획대로 가볼까?”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리에 달린 장신구의 구슬을 가볍게 건들었다.

그리고 삼접을 불렀다.


[삼접]


파앗!

삼접의 몸은 구슬에서 나오자마자 크기를 키웠다.

가볍게 펄럭이는 바람에 옷자락이 크게 흔들렸다.


-호호호. 진호님.


진호는 삼접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접아, 오늘은 무진현님과 같이 타고 갈 거야.”


세워진 날개를 바닥에 내리며 말했다.

-전 준비 다 됐어요. 어서 타세요.


나는 삼접의 등위로 올라탔다.

등 뒤로 무진형님이 올라타는 것이 느껴졌다.

“쩝. 이런 건 원래 아름다운 미녀와 타야 되는데.”

“······.”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어색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서둘러 변명했다.

“진호야! 나 말고 너 말이야! 누님한테 이르기 없다.”

“·······네. 형님.”

“진짜라니까! 자! 어서 출발하자고!”

서둘러 재촉하는 모습에 진호는 삼접에게 말했다.

“현천산으로 가자!”


-네! 길은 걱정 마세요. 링링이한테 들어놨어요.


삼접 역시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링링과 아주 친해졌다.

서로 공감하고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대화가 가능해졌다.


펄럭. 펄럭.

삼접의 날갯짓에 사방에 바람이 일었다.

진호와 무진을 등에 태우고 떠오른 삼접은 현천산은 향해 날아갔다.

“와하! 이거 완전 좋구먼!”

신나는 놀잇감을 타는 듯 얼굴에 화색이 폈다.


-이거라뇨! 무진님! 제 이름은 삼접 이예요!


“하하하 미안! 미안! 삼접양이 최고! 와하하하!”

날카롭게 말하는 삼접에게 무진은 서둘러 사과했다.


-최고라고 하셨으니 이번만 봐 드려요. 호호호

“······.”

생각보다 삼접과 무진의 죽이 잘 맞는 모습에 기뻐해야할지 걱정해야할지 진호는 침묵했다.


‘우리의 계획대로 잘 이루어져야 할 텐데.’


진호는 삼접의 더듬이를 꽉 잡았다.

어제 모여서 했던 계획들을 다시 떠올렸다.


확실히 금천들이 사는 두산은 공기의 흐름이 거칠었다.


“이제 현지산을 지나왔군.”

뒤에서 나직이 무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삼접은 현지산을 넘어 현천산 중턱을 향해 날아오를 때였다.


피슛!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옆을 스쳤다.


“역시 현지산이 그놈 구역이라 그런가? 뒤에 꼬리가 좀 붙었네?”

독수리의 커다란 날개를 가진 괴린들이었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이미 무려 열 마리가 넘었다.


무진은 이미 예상한 듯 말했다.

“삼접아!”


-네! 걱정 마시고 꼭 잡으세요! 최고속도 달립니다!


삼접은 현천산의 중턱을 향해 급하강하기 시작했다.


“······크으윽!”

사납게 올라오는 바람과 거친 압력에 몸이 찌부러질 것 같았다.

진호는 삼접의 더듬이를 꽉 쥐었다.


“으하하하! 이거 엄청난데.”

무진은 진호보다 잘 견뎌냈다.


바짝 따라오는 괴린들을 보며 말했다

“삼접아!”

삼접은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으로 돌진했다.

굵은 나무와 삼접이 조금이라도 잘못 부딪치면 그대로 부서질 것처럼.


-네 곧 나무로 들어가요! 준비하세요!

나는 삼접의 더듬이를 더 세게 쥐었다.


곧 나무와 삼접이 충돌할 것만 같았다.

진호는 고개를 숙였다.


휘릭.

삼접은 몸을 90도로 꺾으며 옆으로 순식간에 돌렸다.

그러자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삼접의 몸이 쏙하고 지나갔다.


쿵!

쿵!

키에엑!

뒤에서 마치 벽을 찍는 소리와 놈들의 괴성이 들렸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녀석들이 나무와 박은 것이다.

“나이스!”

나도 모르게 절로 환호 소리가 나왔다.

“으하하하! 완전히 시원하구먼!”

나무들 사이를 여러 번 이리저리 지나며 놈들을 따돌렸다.

다시 나무를 지나 하늘로 올라온 삼접이 말했다.


-호호호. 저 잘했죠?


“최고야!”

진호는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때, 무진이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진호야 저기 아래!”


흰색과 검은색이 뒤섞여있었다.

두 색은 서로 도와가며 괴린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흰 토끼와 검은 표범이었다.


‘저건! 백미와 흑미!’


그렇다면!

두색이 뒤섞인 곳 근처에 의진의 모습이 보였다.


-저기 의진님 보여요! 호호호!

“멋진 삼접양! 의진 머리위쪽으로 부탁해요”


-호호호. 네.


“진호야! 넌 여기 내려서 의진과 같이 올라와!”

“그럼 형님 혼자서 어떻게 하시게요?”

당황한 표정의 진호가 물었다.

“입구는 내가 열어 놓을 테니까. 의진과 같이 정리해서 올라와.”

“하지만!”

“그편이 빠를 거야. 의진이 여기 있다면, 어쩌면 집진은 이미 입구에 있을 수도 있어.”

무진의 일리 있는 말에 진호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형님. 삼접아!”

진호는 내리기위해 삼접에게 지시를 내렸다.

삼접은 날개를 크게 퍼덕이며 놈들의 시선이 끌지 않는 곳으로 착지했다.


진호는 삼접의 등에 내렸다.

“삼접아 조심하고 위험하면 피해. 알았지?”

-네. 진호님. 걱정 마세요. 무진님 내려드리고 다시 돌아올게요.


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여기서 일구와 이호를 부를 거니까 형님과 함께해줘.”


-호호호. 네 알겠어요. 걱정하지마세요.


진호의 걱정스런 얼굴을 보던 삼접은 더듬이를 좌우로 휘며 말했다.


-진호님. 제가 싹 다 갈아엎어 놓을게요.


“이러다가 그냥 한숨 자고 집에 돌아가는 거 아냐?”

무진의 너스레에 삼접은 웃었다.


-호호호, 무진님 볼수록 맘에 드네요.


삼접은 자신의 더듬이를 얼른 잡으라는 듯 살갑게 무진의 손을 향해 뻗었다.

“동생! 이따 보자고!”

무진은 삼접의 더듬이를 아프지 않게 잡으며 진호를 향해 찡긋 웃었다.


-진호님 그럼 천천히 오세요. 이따 봬요. 호호호


펄럭.

무진을 등을 채운 채 삼접은 다시 날아올랐다.

진호는 멀어지는 무진을 믿음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말은 가벼워 보여도 항상 중요한 순간에 자신에게 형님이 되어주는 사람이었다.


바스락. 바스락.

숲 풀이 움직였다.

깊이 생각할 새도 없이 주변에 소리가 들렸다.

진호는 예민한 신경을 곤두세우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풀숲 사이로 붉고 푸른 괴물의 살갗이 보였다.

괴린이었다.

놈들 눈에도 진호를 발견했는지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

키아아아아악!


진호는 서둘러 구슬을 만지며 신수를 불렀다.


[일구, 이호]


파아앗!

빛과 함께 두 마리의 신수가 나타났다.


-진호님. 걱정 마시게.

-······진호님.


크아아아앙!

쿠구구구궁!


커다란 호랑이와 거대한 거북이의 등장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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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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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 방문 - 재회 21.07.07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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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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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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