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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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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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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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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0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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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5) 수복 - 결전의 준비

DUMMY

‘와! 좋은데.’

진호뿐만 아니라 모두의 표정이 무척 좋았다.


“하하하! 누님.”

무진은 손에 들고 있던 꿩을 슬그머니 꺼내며 웃었다.

법진은 식탁에 놓인 꿩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알았으니까 다들 씻고 쉬고 있어요. 음식이 다 되면 부를 테니······.”

“같이 해요. 법진님.”

집진은 두 팔을 걷으며 주방을 향했다.

“그럼, 다들 먼저 씻고 각자 방을 정한 뒤 내려와서 도와줘요. 다들 먼지에 엉망인 거 알죠?”

법진의 단호한 표정에 어쩔 수 없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나둘씩 서둘러 씻기 위해 주방을 벗어났다.

법진 역시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겉옷을 갈아입고 앞치마를 두른 뒤 서둘러 요리를 했다.


“ 저는 이층 창가 쪽 방으로 할게요. 의진님은 방을 어디로 정하실 거죠?”

“나도 이층 끝방이 좋겠군. 저기가 조용해 보이네.”

진호는 통로 쪽 방으로 선택했다.


그렇게 방의 수는 예전보다 많아졌고 금천들은 적당히 자신에게 맞는 방을 선택했다.


씻고 방에서 나오자 벌써 구수한 냄새가 났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이미 집진은 법진과 함께 요리를 돕고 있었다.

“마침, 잘 왔네요. 진호님. 여기 그릇을 식탁에 펼쳐주세요.”

“아, 네.”

집진에게 접시를 받아들고 식탁위에 하나씩 놓았다.


덜컹.

법진은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어? 형님 좀 쉬시지 않고요?”

“쉬기는 누님도 못 쉬고 요리해주고 있는데 내가 쉴 수 있나.”

손에는 과일이 한가득이었다.


법진은 천천히 다가가 과일을 받으며 말했다

“무진아 거의 다 됐으니 손 씻고 와서 앉으렴.”


탁.

의진 역시 밖에 문을 열고 천천히 들어왔다.

두 손에는 야채가 들려있었다.


“고생했어요.”

법진은 의진에게 야채를 받아들고 집진에게 주었다.

서로 조금씩 돕자, 식사 준비가 끝났다.

“준비 다 됐어요. 앉으세요!”

집진의 말에 모두가 둥글게 식탁에 다들 모여 앉았다.

“와아. 잘 먹겠습니다.”

“많이 먹어요.”

“으하하하 역시 누님 솜씨가 최고라니까.”


쩝. 쩝.

우걱. 우걱.

오랜만에 모여서 즐기는 만찬이었다.

부른 배를 잡으며 모두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아. 배부르다.”

의진과 집진은 식탁 위에 음식 그릇을 치우자 법진이 차와 과일을 올려놓았다.

“이게 얼마 만이냐!”

무진은 신난 표정으로 과일을 집어 먹었다.


꿀꺽.

과일을 다 삼킨 무진은 말을 던졌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무얼 말이니? 무진아?”

“······?”

“무진님. 앞뒤 자르고 그렇게 물어보면 어떤 대답을 드려야 하죠?”

무진의 말에 모두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무진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노인네 말이야. 기진.”

“······아!”

“당연히 이대로 둘 순 없죠.”

“지금의 기진에겐 타격이 상당히 크겠군. 그대로 놔두면 또 내 심장에 지팡이를 쑤셔 넣겠지.”

“분명 다시 힘을 모으고 있겠죠. 진을 흔들기 위해.”


‘흐음.’

진호는 이들의 의견을 들으며 작게 침음성을 내뱉었다.

‘어찌하든 큰일이겠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

무진은 자리에 앉은 이들을 둘러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면 우리가 최대한 빨리 기진에게로 가서 공격해야 해.”

“그럼 기진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네요.”

“현천산으로.”

무진은 집진의 대답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기진은 충격받아서 누워있을지도 모르지.”

차가운 표정으로 나직이 내뱉는 의진의 조용한 한마디에 무진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듯 낮게 웃었다.

“큭큭큭. 그 영감이라면 그럴지도.”

“하지만 섣부르게 가다간 우리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위험할 게 뭐가 있어. 어차피 우리가 더 많은데. 안 그래요? 누님?”

법진은 무진의 말에 대답 없이 침묵했다.

“······.”

그 모습을 바라본 무진은 말을 이었다.

“게다가 의진에게 먹은 약의 효과도 크고, 다들 스스로가 잘 알 텐데, 지금 자신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말이야.”

“······.”

“그 노인네가 뭘 꾸미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걸 그가 생각지 못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지.”

의진은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일단 우리도 정비가 필요해요.”

진호의 말에 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진호님 말이 맞아요. 너무 시간 끌면 좋은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가기엔 우리도 시간이 필요해요.”

진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럼······?”


침묵하던 법진이 입을 열었다.

“오일”

“······?!”

“오일 정도면 우리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될 거야.”

“그리고요. 누님?”

“설령 기진이 우리처럼 오일 동안 준비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회복은 불가능할 거야.”

“그건, 그렇지. 그 꼴로 갔으니.”

의진은 법진의 말에 수긍했다.


“아마 지금쯤 자신의 괴린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을 수도 있겠죠.”

“좋아요. 그럼 삼일 뒤에 가는 것으로 하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진은 어쩌면 우리가 일주일이나 한 달 뒤에 올 거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삼일 뒤 좋네.”

의진은 슬쩍 입꼬리를 올린 채 말했다.


“적당히 뒤통수치기 딱 맞는구먼. 으하하하.”

무진은 화통하게 웃었다.


“우린 삼일동안 최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자.”

“아마 기진도 우리가 이렇게 빨리 회복해서 갈 거라고 생각 못 할 거예요.”

진호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이젠 우리에겐 의진도 있고, 우의 금천도 있으니까! 아하하하하! 화끈하게 뒤통수 날려보자고!”

무진의 웃음을 뒤로 한 채 대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모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탁.

진호역시 부른 배를 잡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침대 위에 앉았다.

“아. 배불러.”

우에서 화우의 선명을 이을 계승자를 찾으면 끝날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진의 부름에 결국 이렇게까지 엮이게 될줄 자신도 전혀 생각지 못했다.


“하아. 참 일이 꼬여도 이렇게 꼬이냐.”

진호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장신구에 있는 붓 통에서 붓을 꺼냈다.

붓대에는 지령이 그대로 적혀있었다.


[지령 : 선명(화우)계승자 찾기]


진호는 붓대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흠. 뭔가 지령이 이상한데.’

시간이 흐르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고민에 빠졌다.


똑똑.

“진호야. 자니? 들어가도 될까?”

노크소리에 진호는 얼른 생각을 접고 대답했다.


“네. 들어오세요. 누나.”

법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자는 거 같아서 잠깐 들렸어.”

법진은 편안한 미소로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잠깐 이야기할 시간 괜찮니?”

“물론이죠. 누나.”

“쉬지 않고 뭐하니?”

“그냥 이것저것 생각이 쓰여서요.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기진과의 싸움으로 난 잠들어 있었으니까 그동안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집진과 의진에게 일어난 일들을 들었어.”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

법진은 뒤이어 말을 이었다.

“무진은 이미 내게 이야기를 해주었지. 다만 각자 입장과 상황이 다르니 다른 이의 시선에서도 어떠했는지 알아야겠다 싶어서.”

“그랬군요.”

“진의 의지에 의해 강제로 다시 넘어오게 된 거라면서.”

법진은 진호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우에 가서 선명도 받았고 지금은 우의 금천과도 같지만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금천을 이을 사람을 찾고 있다고 들었어.”

“······.”

“진에 온 것을 아니 우릴 만난 것이 후회되지 않니?”


후회라.

물론 후회도 있었다.

화도 났다.

원망도 했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의 인연이 따뜻했다.


진호는 따스한 눈빛으로 마주했다.

“그때. 절 우에 돌려보내지 않고 진에 묶어 둘 수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절 도와주신 거잖아요. 제 의지로 이곳에 온 건 아니지만 누나와 법진형님이 다치는 걸 외면하는 놈은 아니에요.”

“기진 문제만 빨리 마무리하면 전 다시 우로 돌아가서 새로운 금천을 찾으면 집으로 갈 거니까요.”

“그래, 이번 일이 끝나면 나도 꼭 도와줄게.”

나는 편안히 웃었다.

“네. 그때 저 힘들면 좀 도와주세요.”


법진은 문득 생각난 듯 진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참, 그런데 아까 표정이 안 좋던데 물어 봐도 될까?”

“그건. 붓대의 글자 때문이에요.”


“붓대?”

법진은 묘한 눈빛으로 붓대를 바라보았다.

“내가 붓대를 한번 봐도 될까?”

“네. 그러세요.”


붓대를 건네받은 법진은 유심히 살폈다.

그리곤 고개를 저었다.

“내 눈엔 붓대에 아무런 글자도 보이지 않는데 그저 매끈한 표면이야.”

“그럼 그 글자는 제 눈에만 보이나 보네요.”

“아마 종속된 힘의 주인에게만 보이는 거 같네.”

“실은 제가 가지고 있는 붓대에 지령이 떠요. ‘현지산으로 가라.’, ‘현천산으로 가서 뭘 해결해라.’ 같은 거 말이에요.”

“음. 그렇구나.”

“그런데 분명 지금 기진의 일은 가볍지 않은 일인데 지령에 뜨지 않아요.”


“그럼 지금 뭐가 쓰여 있니?”

“우의 금천 계승자를 찾아라! 라고 적혀 있어요.”


법진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지금의 넌 우의 금천에 속했기에 그렇지 않을까 싶어.”

“그럼?”

“선명을 받기 전엔 진이든 무환이든 그에 대한 글이 보였다면 선명을 받은 이후로 보이지 않게 됐다면 ”

“······.”

“현재 넌 완벽한 우의 금천이기 때문에 우의 지령을 수행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

“아. 그렇다면 이해가 되네요.”

“전 또 혹시 무언가 잘못되는 줄 알고 걱정했네요.”

“아마 그런 만큼 진에서 우의 금천으로써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줄어들었을 거야.”

“네, 저도 그 부분은 저도 느껴져요.”


지금도 느껴진다.


분명 환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거부하지도 않는 적당히 무거운 기운들의 압박감이.

분명 처음 선명을 받기 전엔 이렇게까지 진의 자연들이 나를 경계하는 느낌은 없었다.

굳이 따지면 전엔 중립이었는데 지금은 우의 이방인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럼, 이제 해결된 거네.”

“네. 누나 고마워요. 고민이 해결됐네요.”

“그래, 그럼 푹 쉬렴.”

“네.”

자리에서 일어난 법진은 조용히 문을 닫았다.


다음날 오전.

오랜만에 즐긴 늦잠은 사람의 몸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진호는 다들 준비하기로 한 남은 기간을 신수들과 함께 놀며 먹고 자고를 반복했다.

딱히 할 것이 없었기에 이리저리 구경하러 다니거나 가끔 과일을 따오거나 하는 정도였다.


법진과 무진 그리고 집진은 의진의 약에 의해 높아진 자신의 선력을 각자의 몸에 적응시키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앉아서 쉬고 있는 의진에게 다가갔다.

“넌 뭐 준비 같은 거 안 해?”

“내가 왜?”

“너 저때 막 사람들 강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았어?”

“그랬지.”


법진과 무진이 가부좌를 튼 자세로 내면을 다스리는 것을 보며 말했다.


“난 이미 충분해. 저녀석들을 강화하기로 했어.”

“······.”

“재들이 강해져서 남들을 보살펴주면 되니까.”

“흐음.”

의진의 내부의 무언가가 변한 듯 느껴졌다.

“그럼 넌 만족하는 거야?”

“어차피 강해지려는 노력은 의지가 있어야 하니까.”


진호는 의진을 바라보았다.

의진은 미동 없이 정면을 바라보았다.


“의지 없이 강제로 주어진 힘은 자신을 파멸로 이끌 뿐이야.”

“······.”


“적어도 저들은 주어지는 힘을 다스릴 의지는 있으니까.”


의진은 눈에 의욕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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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3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1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4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4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39 0 11쪽
54 (54) 방문 - 모녀 21.07.07 31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6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5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4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4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9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2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7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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