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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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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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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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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0) 수복 - 작은진실

DUMMY

“네 욕심과 조급함이 너의 눈을 막은 거겠지.”

의진은 차가운 표정으로 나의 말을 덧붙이며 기진을 향해 냉정히 말했다.


기진의 얼굴에 짜증과 분노가 떠올랐다.

“네놈들 전부가 감히······.”

그의 몸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쾅!

분노한 그는 시뻘게진 얼굴로 발을 들어 땅을 내리쳤다.


“날! 감히 가지고 놀아!!”


내리치는 발끝에 보이는 길고 날카로운 발톱이 땅속으로 깊게 파였다.


“웃기는군. 모두를 기만한 건 기진. 당신이잖아.”

나는 진심으로 그가 하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기진은 낮게 웃었다.


“클클클. 그래 내가 너희들을 내 손위에 올려놓고 살펴보았지. 나와 함께 할 수 있는지 말이야.”


광기에 젖은 눈빛으로 둘러보며 이어 말했다.


“신이 만든 이 세계에 왜 금천, 은천, 동천이라는 계급이 생겨났을까? 나약한 주제에 욕심내기 급급한 어리석은 저들을 보라고. 차라리 우리가 새롭게 재창조 하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고 말이야.”


내 눈에 비치는 그의 모습은 삐뚤어진 미치광이였다.


기진은 번뜩이는 눈으로 의진을 바라보았다.

“너희는 내 연구를 이해하지 못했지. 오히려 다들 외면했지. 나와 함께 한다던 의진 너마저도·····.”

“······.”

기진의 말에 순간 모두가 의진을 바라보았다.


의진은 침묵한 채로 기진의 말을 듣고 있었지만, 다른 이들의 눈빛에는 의아함에 물들었다.

무언가 이해가 되지 않는 눈빛이었다.


‘분명 기진이 먼저 배신한 것이 아니었던가.’


기진의 욕심에 의진을 배신하고 그를 절벽에서 죽게 만든 것으로 알고 있었다.

헌데 어째서 의진이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진의 말은 이어졌다.

그 대화속에 또 다른 작은 진실이 보였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우리가 하던 계획들을 실행할 때마다 넌 날 도와주면서 결정적일 땐 항상 나보고 기다리라고만 하며 한발 물러섰지. 내가 너의 말에 신뢰함으로써 내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놓는 것이었어. 클클클.”

“·····.”

“너와 내가 같은 줄 알았지만, 사실 전혀 달랐지. 넌 내게 협조하는 척만 했을 뿐이야. 결국 내게 넘기지 않은 그 약이 증거지. 클클클.”

“······.”

기진의 말이 이어질수록 차갑게 굳은 의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모습에 기진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차게 미소지었다.

“그날 절벽에서 널 죽인 건 나중에 너는 분명히 날 방해할 제일 큰 걸림돌일 테니까. 클클클.”


의진은 어느새 흔들렸던 눈빛을 멈추고 기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맞아. 처음엔 어느 정도 너의 말에 동감했지. 평화로움에 점차 도태하는 성장보다 위기 속에서 얻는 성장이 더 빠르고 강력할 테니까.”

“그래. 넌 내가 말하는 이 평화 속에 안주하게 되는 나태함으로 인해 인간들은 물론 금천들도 도태된다는 나의 뜻에 함께할 줄 알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넌 결국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게 보였어. 오히려 날 막으려고까지 했으니. 클클클.”


의진은 차가워진 눈빛으로 정면의 기진을 향해 바라보았다.

“넌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무시했다.”


‘소중한 것?’

조용히 기진과 의진의 대화 속에 다들 궁금한 듯 바라보았다.


“······그건 무슨 소리지?”

기진역시 의진의 말에 의문의 눈빛을 보냈다.


“난 나약한 인간들을 강하게 발전시키고 싶었을 뿐이야. 하지만 넌 이곳의 인간을 너의 하수인으로 바꾸어 네가 신이 되는 것이었지. 그것도 내 약을 이용해서 말이지.”

“······.”

“결국 그게 너와 내가 함께 갈 수 없는 차이라는걸 모르나.”

이번엔 기진이 아무 말 없이 의진을 바라보았다.


문뜩 의진이 예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난 이곳이 좋아. 내 힘으로 약하고 불행한 인간들을 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거지.’

그는 이곳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 세계에 살아가는 인간을 싫어하지 않는다.


기진과 대화하는 의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진의 금천들 중에 제일 어려 보이는 모습이었다.

의진이 어쩌면 이들 중에서 제일 깊은 속내를 가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문뜩 의진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넌 네가 만들던 괴린들의 연구에 내가 만든 약을 손에 넣어 이용할 생각뿐이었어. 순전히 네 욕망에 의해서 날 이용하려는 것을 내가 눈치 못 챘을 거로 생각해?”


의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기진을 바라보았다.


“게다가 이미, 네가 오랜 연구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으로 인해 네 인내심이 줄어드는 것도 짐작하고 있었지. 오히려 네 욕망에 사로잡혀 날 죽이려고 해줘서 고맙군. 안 그랬다면 네 장단에 더 놀아줘야 했으니까.”

의진은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주 잠깐 드러난 의진의 씁쓸한 눈빛은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의진. 네가······!”


부들. 부들.

차가운 표정으로 조소하는 의진을 향해 기진은 주먹을 쥐며 노려보았다.


다른 이들은 분노에 떠는 기진의 모습을 각자 다른 표정을 지으며 보았다.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에 놀라워하는 집진.

묘한 표정의 법진과 의진에게 뒤통수 제대로 맞은 기진을 보며 고소해하는 무진까지 다들 다양한 표정으로 기진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표정 아래에는 의진에 대한 오해의 미안함이 있었다.


“클클클. 우습군. 우스워.”

한참을 기진은 고개를 숙여 부들거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고개를 든 기진은 나직이 말했다.

“그냥 다 죽어 버려라. 클클클.”

기진의 모든 의도가 다 드러난 이상 더 이상의 변명도 거짓도 나올 수 없었다.

기진의 앞에 수많은 괴린들은 다시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몸을 들이 밀었다.


크르르르릉!

캬아아아악!


의진은 당황한 안색을 바꾸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조용히 마무리는 안 되겠군. 이렇게 까지 할줄이야.”

어차피 기대도 안 했다.

나는 의진의 착잡한 눈빛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근처의 이들을 바라보자.


“······.”

“지금 다 같이 죽자는 거야 뭐야!”

“기진님 아니 저자는 제정신이 아니군요.”

무진과 집진의 얼굴에 어이없음과 짜증이 드러났다.


“······.”

“어째 결론이 저렇게 날 수도 있군요. 성격 파탄이 따로 없네요.”

“젠장, 망할 영감탱이.”

두 사람이 한마디씩 하고 있을 때.

법진은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기진을 바라보았다.


“법진누님.”

내가 누님을 부르자.

“오랜 세월동안 어쩌다 우리가 이리되었을까요.”

그녀는 한숨을 쉬며 안타까운 듯 작게 말했다.

이내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무너진 결계를 다시 만들 준비를 하며 나직이 말했다.

“다시 결계를 완성할 시간을 만들어줘요. 이번엔 무너지지 않을 만큼 강하게 다시 결계를 만들겠어요.”

그녀의 말에 서로의 시선이 오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지는 모두의 눈빛에는 확고한 의지가 담겼다.

그 눈빛을 본 법진은 집중하듯 눈을 감고 두 손에 자신을 힘을 응축시키며 손으로 여러 가지를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럼, 나도 어디 한번 해볼까?”

무진은 눈을 감고 집중하고 있는 법진을 확인한 뒤 놈들이 있는 전방을 향해 공격 자세를 준비했다.

이미 제일 선두에 무진과 이호가 나란히 서있었다.

“진호야. 넌 법진누님 곁에 있어라.”

“형님. 저도 같이!”

무진은 손을 들어 말렸다.

“이미 여기 든든한 이호도 있잖아. 넌 누님 옆에 쉬고 있어. 의진의 약에 회복도 다됐어.”

“진호님 걱정 마세요. 우의 세계에서 써야할 힘을 이곳에서 자꾸 쓰시는 건 좋지 않아요. 그리고 진의 금천들이 풀어야할 문제이기도 하구요.”

무진과 집진의 만류에 결국 나는 법진 누님의 옆에 섰다.

“정말 안 좋아지면 저도 싸울 겁니다. 그리고 저도 연관이 있다고요.”

나의 말에 무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진은 뒤를 흘깃 바라보며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너도 내 동생인데 연관이 없을 수 있나. 하지만 이번엔 우리한테 맡겨봐. 그리고 네가 나서서 싸울 일 없을 거니까 누님 옆에서 쉬고 있으라고 동생.”

정면에 있는 괴린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튀어 나갔다.


덤벼드는 괴린을 향해 양손에 든 칼은 크게 휘두를 때마마다 쓰러졌다.


크허허허헝!

이호 역시 크게 울음소리를 지르며 무진과 함께 뛰어들었다. 날카로운 입으로 물어 던지고 앞발로 크게 휘두르며 다가오는 놈들을 집어던졌다.


열심히 앞을 향해 녀석들을 쳐내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괴린들을 막기엔 부족해보였다.


저속에 뛰어들기위해 한걸음 내딛는 순간.

내 소매 끝에 무언가가 잡혔다.

나의 옆에 다가온 의진이 나의 옷깃을 잡으며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빛을 보냈다.

“날 잊은 건 아니지?”

“······?”

무슨 의도인지 몰라 멀뚱히 바라보자 의진은 다시 말했다.

“아직, 나도 있고 집진도 있어. 그러니 여기에서 기다려.”

의진이 말하는 순간 의식되지 않았던 총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탕. 탕.

이미 집진은 총을 들고 무진과 이호가 미처 쳐내지 못한 괴린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아····.”

나는 의진을 향해 가볍게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러죠. 그럼 전 법진누님 옆에 있어야겠네요.”

나는 법진누님 옆에 다가섰다.

눈을 감고 있는 법진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깊이 결계에 집중하느라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의진은 나와 법진을 보고는 등을 돌려 품 안에 약병을 꺼냈다.

바닥에 약병을 바닥을 향해 흩뿌렸다.

촤르륵.

피처럼 붉은 액체는 바닥에 뿌려지자 흙들을 끌어당겼다.


스스스스슷.

흙들은 서로 뭉치며 작은 짐승의 형태로 변했다.

흙으로 만들어진 짐승의 형태는 쥐였다.

흩뿌려진 붉은 액체들은 흙으로 만들어진 쥐의 눈이 되었다.


‘저건!’

마치 의진의 집을 지키던 백미와 닮아있었다.

강력한 힘을 지닌 붉은 눈의 흰 토끼들.


완전한 붉은 눈의 쥐의 모습한 흙 인형들은 의진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의진은 자신이 만든 흙 인형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가라.”

의진의 말에 쥐의 눈에는 붉은색 눈이 번쩍였다.


스스스슷.

손바닥만 하던 쥐들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쿵. 쿵.

잠시 후 여기저기 괴린의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의진의 흙 인형들은 날카로운 이빨로 괴린들 공격했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괴린의 수는 줄어들었다.

“와. 어마 무시하네.”

지켜보는 나는 놀라움에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근거리에서는 무진과 이호가 괴린의 수를 줄이고 멀리서는 집진이 괴린의 수를 줄이고 있었다.

게다가 의진이 만들어낸 의진의 흙 인형들은 엄청난 증식의 속도로 괴린의 수를 줄이는 데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점차 전세가 불리해지는 것을 느낀 기진은 짜증을 냈다.

“이. 이잇!”

자신의 괴린들이 생각보다 고전을 면치 못하자 기진은 손을 크게 휘저었다.

기진의 뒤로 또 다른 괴린들이 또다시 쏟아져 나왔다.


“대체 어디서 저런 괴물들을 또 데려온 거지!”

나의 혼잣말에 의진이 옆에서 대답해주었다.

“아마 저 기진의 혼이 이어진 괴린의 몸에 엄청난 수의 괴린이 들어가 있겠지.”

“그게 무슨 말이야?”


나의 궁금증어린 눈빛에 의진은 차분히 말했다.


“지금 저기 기진과 연결된 괴린의 몸 안에는 많은 괴린들이 작게 들어가 있어. 저 몸 안에서 수억 마리의 괴린들을 조금씩 꺼내어 키워내는 거지.”

“그럼 저 본체를 없애면 괴린이 더는 안 나오는 거지?”

“맞아. 하지만 지금 눈앞에 적들을 죽이기도 벅차.”

“아니면 저 육체 안에 있는 괴린을 전부 소진할 때까지 계속 괴린들을 없애야 하는 거군.”

“그렇지.”

“······.”

의진의 대답에 나는 깊이 생각했다.

이미 옆에 있는 법진누님의 결계는 아직 힘을 모아 만드는 중이었다.


결계가 완성될 때까지의 시간.

가능하면 저 괴린들을 전부다 없앨 수 있는 힘.


문뜩 떠오르는 생각에 고개를 들어 앞의 상황을 바라보며 웃었다.


“어디 누가 이기는지 보자고.”

그리고 장신구 안에 쉬고있는 나머지 녀석들을 불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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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1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9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3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7 0 12쪽
»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8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8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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