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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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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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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7
추천수 :
7
글자수 :
373,867

작성
21.07.1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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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3) 이별- 화우의 영혼(완)

DUMMY

“······.”

“······.”

준우는 진호의 얼굴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저······ 저기에······.”


옆에 있던 작은준우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말했다.

작은준우의 손가락이 진호의 허리에 달린 장신구를 가리켰다.

진호와 준우는 작은 준우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

장신구에 달린 구슬이 빛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꺼내서 확인해보라는 듯이.


‘아! 확인해볼 게 있지.’

진호는 구슬에 손을 가볍게 대었다.

손위에는 붓통이 들려 있었다.


딸깍.

진호는 붓 통을 열고 붓을 꺼냈다.

붓을 손에 쥔 진호의 시선이 붓대에 닿았다.

진호의 눈이 커졌다.


“역시······.”

‘지령의 내용이 바뀌었다!’

고개를 끄덕인 진호는 붓대에 적혀진 지령을 눈으로 읽었다.


[지령 : 선명(화우) 계승하기]


화령이를 찾고 나니 지령은 이미 다른 지령으로 바뀌어있었다.


“무슨 일인데? 무언가 달라진 거야?”

준우는 진호가 바라보는 붓대에 시선을 두며 물었다.


“여기 글자가 적혀있어. 넌 보이지 않니?”

“······.”

준우는 지긋이 붓대를 바라보았다.


“그냥 매끈한 붓인걸요. 진호님.”

진호의 말을 듣던 작은 준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없이 붓대를 보던 준우가 입을 열었다.

“음······. 붓대 위에 무언가가 있는 건 알겠어. 하지만 정확히는 보이지 않아”

“그래?”

준우의 대답에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지령은 나만 보이는 건가?’


준우는 눈이 붓대를 계속 향했다.

붓대의 기운을 읽어가는 그녀의 눈에 호기심이 반짝였다.

“확실히 무언가 기운이 표면에 덮여있는 건 느껴져.”

“······.”

한참을 더 보던 준우는 시선을 떼고 진호를 바라보았다.

“그럼 그동안 그 지령이라는 것이 오빠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구나.”

“······그래.”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신이 되니까 금천이었을 때 보다 보이는 게 더 넓어진 거 같아. 아마 금천이었다면 못 봤겠지.”

작은준우가 준우의 말에 아쉬운표정을 보이자.

준우는 작은 준우를 바라보며 아쉬워하지 말라고 넌지시 말했다.

작은준우는 준우의 말에 아쉬운표정을 지우며 웃었다.


진호는 서 있는 화령을 바라보았다.

“그럼 저 애가 금천이 되어야 한다는 건데······

.”

“난 준우가 금천이 될 때 너 가져가라고 하니깐 바로 되던데. 오빠는 왜 이렇게 뭐가 어려워!”

“······.”

미간을 찌푸리며 준우가 진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빠. 붓 좀 줘봐요! 어디 자세히 좀 봐야겠어.”

준우가 진호의 붓에 닿는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아앗.

붓대에 박혀있던 우의 구슬이 빛나기 시작했다.

이내 박혀있던 우의 구슬이 뽑혔다.

준우의 눈이 크게 떠졌다.

진호역시 놀란눈으로 손에 들린 붓을 바라보았다.


파아아앗

세상이 하얗게 물들었다.


‘여기는?’


새하얀 공간이었다.

‘설마 전에 내가 선명을 받았던 공간인 건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진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째서? 이번에 선명은 내가 받는 게 아닐 텐데.’

궁금증은 이내 진호의 눈앞에 여인의 형체가 나타나며 사라졌다.


“당신은!”


우에 대한 원망과 증오로 스스로 지하에 갇혀 있었던 여인.

화우였다.

예전 망우들의 기억과 우의 구슬을 통해 보았던 그녀였다.

화우가 천천히 눈을 떴다.

“······.”

침을 꿀꺽 삼키며 진호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눈을 뜬 그녀의 눈에 그 어떤 증오도 보이지 않았다.


‘이건 마치.’

유리 인형과 같은 모습이었다.


“······.”

움직임 없는 그녀를 진호는 말없이 계속 주시했다.


파삭.

머리카락 끝, 손끝에서 그녀의 몸이 조금씩 부서졌다.


파사삭.

이내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가루로 흩날리듯 사라졌다.

그 자리에 눈을 감은 채 서 있는 화령이 있었다.


붉게 타오르는 머리카락을 가진 화령의 두 손에는 곧 바스러질 것 같은 구슬이 손에 들려 있었다.

확연히 달라진 무언가가 느껴졌다.


‘저 아이, 무언가 분위기가 달라졌어.’


파르르.

눈을 뜨고 준우를 올려다보며 화령이 입을 열었다.


“준우님.”

“화령이니?”

“······네.”

어색한 화령의 대답에 진호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다시 물었다.

“금천이 된 거야?”

“네. 화우의 선명을 받아 금천이 되었습니다. 진호님.”

“다행이야. 무사히 금천이 됐네.”

“감사 합니다. 진호님.”

금천이 된 화령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화령의 인사를 받으며 진호는 화령이 나타나기 전 보였던 화우의 모습이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화령이 나타나기전에 사라졌던 옛날 그 화우는 뭐였을까.’

진호의 생각을 읽은 듯 화령이 입을 열었다.

“진호님. 저는 화우입니다.”

“그래. 이제 화령이 아니고 화우구나.”

“원래부터 저는 화우였습니다.”

‘응?’

화령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의 말을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화우라니!”

그러자 화령의 주위로 붉은 기운이 순식간에 준우의 눈위를 덮었다.


“편안히 떠오르는 것들을 보아주세요.”

눈앞에 검붉게 변하자 당황한 준호의 귓가에 화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내 준우의 눈을 덮은 검붉은 기운은 마치 영화관에 영화를 보듯이 화면이 펼쳐졌다.


익숙한 광경에 진호는 차분히 눈에 비추어질 상황을 주시했다.


화우가 지하 밑바닥으로 가라앉고 우의 손끝에는 작은 한 방울의 영혼이 가련한 빛을 뿜고 있었다.


“저의 죄업이 너무 깊어 죄업에 더렵혀진 영혼은 지옥으로 떨어지고 남겨진 순수한 영혼의 티끝같은 일부만이 신에 구원받았습니다.”

“······.”

화령의 말이 귓가에 들려왔다.


우는 작은 한 방울의 물방울 같은 영혼을 손에 들고 화우를 모시던 인간들의 무리로 향했다.


그곳에는 가주와 가주의 아내가 벌벌 떨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우님께 저는 처음으로 들인 제자이자 자식과도 가은 존재였습니다. 그런 저를 우님이 버릴 리가 없없습니다.”

“······.”


우는 가주의 아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의 욕심으로 너를 보호하는 상전을 스스로 내친 것을 내 모르지 않는다. 이것으로 너희의 죄업을 갚으라.


우는 가주의 아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손에서 떨어져 나간 영혼이 아내의 배로 스며들었다.


“겨우 구해낸 조각난 영혼이 온전한 영혼이 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억겁의 환생을 해야 했습니다.”

“······.”

진호는 눈에 보이는 모습을 보며 화령 아니 이젠 온전한 화우가 된 화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10달뒤 가주의 아내는 딸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그 딸아이는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또 자라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수많은 세월의 흐름이 지나갔다.


세상 사람들이 화우의 이야기가 잊힐 정도로 오랜 세월이 지났다.


어느 날 만삭의 여인이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무럭무럭자라 마을에서 재주를 부리며 손님들의 돈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다 불에 그을려 화상을 입고 쓰러졌다.

누군가가 다가와 얼굴을 치료하고있었다.

‘저건 나잖아!’

진호의 모습이었다.


“겨우 구해진 한 조각의 영혼이 완전한 영혼이 되어 다시 화우가 되기 위해서 신의 안배와 진호님의 따스한 마음이 저를 다시 금천이 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이내 눈에 펼쳐진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눈앞에 소녀 아니 여인이 따스한 눈빛으로 진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진호는 눈앞의 화령을 바라보았다.


‘그랬구나.’


진호는 그제서야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스르륵.

“당신은!”

우가 진호의 옆에 서서 바라보고있었다.


화우의 손에 쥐고 있던 구슬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고맙다 진호.


우는 웃으며 천천히 화령에게 다가갔다.

한 손에는 화령이 쥐고 있던 구슬이 또 다른 손에는 진호의 붓이 들려 있었다.


‘내 붓이 저기 있네.’

진호는 우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우는 구슬을 잡고 있는 손을 화령의 이마에 대며 말했다.


-진호의 서우의 직위를 회수하고 화우의 직위를 이자에게 새롭게 내려 우의 기둥으로 삼는다.


구슬은 화령의 이마에 쏙 들어갔다.

이마에 붉은 꽃무늬의 인이 피어올랐다.


“감사합니다. 진호님. 제 오랜 죄업의 무게에 벗어나 온전한 금천으로 우를 다스릴 수 있는 기둥이 되었습니다.”

화령, 아니 화우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다행이야.”

진호는 화우를 보며 마주 웃었다.


-돌려주마.

우는 나머지 손에 들려 있는 붓의 한쪽 끝을 잡고 진호에게 건넸다.

진호는 손을 내밀어 반대쪽의 붓끝 부분을 잡았다.

고개를 숙여 붓대를 바라보았다.

붓대에 구슬이 빠져나간 자리가 오목하게 파여있었다.


[지령 완료]

붓대에 글자가 빠르게 떠올랐다 사라졌다.

‘이제 정말 끝난 건가.’


그리고 새로운 글자가 다시 떠올랐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진호의 붓에 마지막 글자가 뜨고 사라졌다.

“어?”


-너의 세상으로 돌려보내 주마.

우의 말에 진호는 놀라 우를 바라보았다.


부르르르르.

팟!


허리에 달린 장신구가 떨리더니 진호의 허리에 떨어져 공중에 흩어지며 떠올랐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떨리더니 안에 들어가 있던 것들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일구, 이호, 삼접···.

마치 잠이 든 듯 공중에 떠 있었다.

남아있던 물건들도 뱉어내기 시작했다.


“자, 잠깐, 이렇게 갑자기!”

준호은 더 말할 수도 없이 빛에 휩싸였다.


+++


‘어?’

눈에 익은 복도가 보였다.

고개를 뒤로 돌리자 현관문이 닫혀있었다.

복도다.

“돌아왔다! 하하하.”

진호는 몸을 돌려 자신의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현관에 서자 거실과 방들이 눈에 보였다.

철컥.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집이었다.

진호는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옆 작은 탁자 위로 붓과 붓 통이 고스란히 놓여있었다.


“설마 꿈인가?”

붓을 집어 들자 붓대에 오목한 자국이 보였다.

이건 분명 그때 우의 구슬이 박혔던 자국이 그대로 홈에 파여있었다.


‘이 자국은······분명.’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진호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들었다.

이내 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팀장님.”

“······.”

“이 대리인데요. 오늘 출근 안 하세요.”

“······.”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지금 9시 30분이에요. 11시에 회사 사보 인터뷰 있으신 거 아시죠?”

“······.”

“여보세요? 팀장님?”

“······.”

한동안 멍하니 수화기 말을 듣고 있던 진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아! 미안해요. 바로 갈게요.”

“네. 팀장님. 조심해서 오세요. 준비해놓고 있을게요.”

손에 들린 휴대전화는 바라보았다.

전화기에는 오늘의 날짜가 적혀있었다.


“하하하. 출근하자.”

진호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손에는 붓 통과 붓을 집어 들었다.


털컥.

현관문이 닫혔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건 아무도 못 믿을 거야.”


진호가 나가고 조용해진 방안.


사라락.

창가에 바람이 불었다.

나비 한 마리가 커튼 위로 살포시 날개를 접고 앉아있었다.

냐아옹.

침대 아래에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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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이별- 화우의 영혼(완) 21.07.10 37 0 11쪽
62 (62) 만남 - 화우계승자 21.07.10 38 0 12쪽
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3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1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5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4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40 0 11쪽
54 (54) 방문 - 모녀 21.07.07 31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6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6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4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5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9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2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37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7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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