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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브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캘리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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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feelbrush
작품등록일 :
2021.06.21 16:06
최근연재일 :
2021.07.10 18:57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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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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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7.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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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7) 수복 – 마지막 재료

DUMMY

무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해라. 진호야.”


동굴 밖으로 나가자 링링이 하늘 위를 둥글게 날고 있었다.


[삼접!]


파아앗!

나의 부름에 삼접은 순식간에 크기를 키웠다.


-진호님. 얼른 타세요!


서둘러 삼접의 등에 올라탔다.

집진과 의진이 있는 곳을 향해 링링은 날아갔다.


“삼접아! 따라가자!”


-네! 저만 믿으세요.


링링이 가는 방향을 따라 날개를 펄럭이며 빠르게 날아올랐다.


+++


한 소년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고 여인은 그 소년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이제 두 개 남은 건가요?”

앞서 걸어가던 집진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래.”

의진은 손에 묵직한 주머니를 든 채 집진을 바라보았다.

그간 약에 사용될 재료들을 구하기 위해 몸 여기저기에 찢기고 긁힌 상처로 엉망이었다.


“생각보다 재료를 구하기가 쉽진 않네요.”

“목숨이 위태로운 인간도 살리려면 귀한 재료를 쓰는데 하물며 금천을 살려야 하는 거라면 이 정도 약재는 당연하지.”


집진을 바라보며 말하는 의진 역시 몸 곳곳이 상처투성이였다.


“······서두르죠.”

고개를 돌려 앞을 향해 바라보며 말했다.

도착해야 하는 장소를 주시하는 눈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쏴아아아아.

내리쬐는 태양 아래 거대한 폭포가 쏟아져 내렸다.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는 빠르게 흐르는 물줄기가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 중이었다.


“어디로 가야 하죠?”

집진의 물음에 의진은 찌푸린 표정으로 어느 지점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저곳.”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사이 중간의 한 지점이 이었다.

평범하게 흐르는 폭포수 너머로 함부로 할 수 없는 기운이 웅크리고 있었다.


“저 안에 있군요. 들어가면 되죠?”

집진은 같은 한 지점을 바라보며 물었다.


의진의 시선을 따라 폭포의 뒤편을 집중하자 거칠게 물이 흘러내리는 물의 장막 뒤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아. 물 묻히기 싫은데.”

의진은 찡그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한심한 듯 바라보던 집진은 성큼 의진에게 다가가 가볍게 안아 들었다.

엄마가 아들을 안아 들듯이 집진은 의진을 안아 들었다.


“무, 무슨 짓을!”

당황하는 의진을 무시하고 빠르게 다리를 도약해서 폭포를 향해 뛰어들었다.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은 폭포 안으로 사라졌다.


“내, 내려······!”

손을 풀자 의진의 두 다리가 바닥에 닿았다.


“이게 무슨 짓이야!”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집진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아 보여서요. 아기처럼.”

“······.”

의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어쨌든 물에 젖진 않았잖아요.”

그녀의 말대로 자신의 몸에 물 한 방울 묻어있지 않았다.


“젖는 건 그냥 핑계일 뿐 사실 내키지 않은 거잖아요. 전 하루라도 빨리 당신이 약을 완성할 재료들을 모아야 할 이유가 있어요.”


“짜증 나는군.”

의진은 눈을 깊게 감았다 뜬 후 집진을 바라보았다.


“······됐어. 안으로 들어가지.”

두 사람은 안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안은 뱀처럼 가늘긴 동굴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있었다.

“뭘 얻어야 하죠? 어떤 녀석들인가요?”

“필요한 건 두 가지인데, 잡을 놈은 한 놈이야.”

“흐음 그래요? 약점은 어디죠?”


“굳이 알 필요가 있나?”

“미리 알아두면 더 빨리 잡을 수 있겠죠.”


“한마디도 안 지는군.”

“칭찬 고마워요.”

가볍게 웃는 집진을 향해 의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을 더 걸어 들어가자 의진은 말을 꺼냈다.

“안에 청호의 구슬과 도깨비불을 얻어야 해.”

“청호요?”

“푸른 꼬리를 가진 구미호이지. 도깨비불 때문에 푸른색을 가지고 있지.”

“그렇군요.”

“도깨비불은 이 등잔에 넣으면 돼. 그리고 구미호의 구슬은 스스로 토해내게 해야 하지. 죽여서 찾아봤자 사라지니까.”

의진은 손에 들린 등잔을 보였다.


“입에서 토해내게 하는 거란 말이죠.”

집진은 곰곰이 생각하면서 앞을 향해 걸었다.

순간 문뜩 드는 의문에 의진에게 물었다.

“그런데 의진님. 당신 이곳에 대해 너무 잘 아네요.”

“맞아. 여긴 오백 년 전에 왔던 곳이야.”

“역시.”

“길에 버려져 죽기 직전인 청호를 내가 이곳에 두었어. 그 누구도 이곳은 모르지 내가 만든 곳이니까.”

“·······.”

“웬만하면 죽이지는 마.”

“노력해볼게요.”


두 사람의 걸음이 멈추자.

반구 형태의 돔이 보였다.

독특한 문양과 그림들이 반구 벽에 그려져 있었다.

기진이 먼저 천천히 반구 안으로 들어가자.


화르륵.

눈앞에 수십 개의 작은 불들이 피어올랐다.

사방으로 피어오르는 불꽃에 비추어진 벽에는 그려진 문양과 그림들이 있었다.


두 사람은 가만히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벽에 있던 문양과 그림이 아홉 개로 뭉쳐지더니 푸른 불빛을 뿜어냈다.


파아앗.

강렬한 피어오르던 불꽃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푸른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가 나타났다.


“저것이. 청호라 불리는 구미호군요.”

처음 본 청호의 모습에 집진은 감탄했다.

청호의 몸체 뒤에 아홉 개의 꼬리는 강렬한 기운을 머금은 채로 살랑거리고 있었다.


집진은 천천히 시선을 움직여 녀석의 꼬리에서 몸을 보았다.

푸른색의 털에는 한 가닥 한 가닥에 무시 못 할 기운이 서려 있었고, 청호의 눈은 푸른 눈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우주와 같았다.


“맞아, 그리고 의외로 재빠른 녀석이지. 너보단 못하겠지만.”

의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집진을 바라보았다.


-웬 놈이냐!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하다니!!!


청호는 분노에 찬 눈으로 눈앞에 서 있는 두 금천을 노려보았다.


“역시. 못 알아보는군.”

여우의 노려보는 눈을 마주한 의진은 무덤덤하게 중얼거렸다.


청호는 분노하며 눈앞에 둘을 향해 노려보았다.

의진은 손바닥만 한 칼을 꺼내 들었다.


“네 구슬과 도깨비불이 필요해. 좀 빌려야겠다.”

의진은 청호의 분노에 찬 눈길에도 상관없이 차분히 말했다.


-죽어라!


크아아아앙!

누워있던 털들을 뾰족하게 세우며 날카롭게 울었다.


쇄액!

그러나 미처 여우가 공격을 시도하기도 전에 의진이 여우의 꼬리를 향해 허공에 내리그었다.

털석.

꼬리 하나가 순간에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네 이놈!!!

청호는 푸른 눈이 분노로 새파랗게 변했다.


그 순간.

스윽!

집진의 손엔 청호의 꼬리가 들려 있었다.

빠른 속도로 의진에 의해 떨어진 청호의 꼬리에 접근해 낚아채 돌아왔다.


“그럼. 여우를 포획하지.”

의진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좋아요. 이번엔 제가 나서죠.”

집진은 총을 들어 여우의 얼굴을 향해 쏘았다.


이미 청호는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집진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타앙.

총구 안에서 총탄이 쏘아져 나갔다.

쇠가 아닌 나무로 이루어진 총탄 주위로 수많은 줄기가 뻗어 나왔다.


휘리릭.

나무줄기가 서로 얽히며 이윽고 그물로 변한 총탄은 청호의 몸을 휘감으며 덮쳤다.


-아아아악!


순식간에 몸이 묶인 청호는 다가오는 집진을 노려보며 거칠게 버둥거렸다.

그러나 몸에 묶인 줄기는 움직일수록 몸을 옥죄었다.


“미안하구나, 하지만 꼭 필요해서 말이다.”

집진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청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잠시 빌려 가는 것이니 구슬은 후에 반드시 돌려주마.”

집진은 꼼짝을 못 하는 여우에게 다가가 손에 쥔 청호의 잘린 꼬리를 입에 깊숙이 집어넣었다.


-으윽! 우웩!

목을 간지럽히는 자신의 꼬리털에 청호는 구슬을 토해냈다.


데구르르.

입에서 굴러 나온 푸른 구슬을 잘라낸 꼬리로 감싸 들었다.


-안돼! 크아아아악!!!


청호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동굴을 울렸다.


자신의 정기가 들어간 구슬이 빠지자 여우의 형체는 여덟 개의 도깨비불로 변했다.


도깨비불은 도망치듯 벽에 붙었다.

의진은 반구의 벽에 붙은 도깨비불 하나를 등잔에 넣으며 말했다.


“불도 좀 빌려 쓰마.”

등잔 뚜껑을 닫고 있는 의진에게 집진은 털에 감싸인 청호의 구슬을 넘겨주었다.


“생각보다 쉽게 잡았네요.”

“약 만들 때 종종 녀석들의 불을 많이 빌렸었지.”

의진은 주머니에 구슬을 넣으며 잠시 기억을 떠올리듯 말했다.

“그땐 신력을 가진 동물들은 우릴 알고 존경해 주었죠. 이렇게까지 억지로 힘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었는데·····.”


구슬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보며 집진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다면 알아서 내놓았을 테지.”

“그만큼 금천들이 진에서 맞추어야 하는 힘의 균형이 깨어진 거겠죠.”

“금천도 못 알아보고 공격하다니.”

“이제 필요한 재료는 전부 구했으니 돌아가지.”

“그러죠.”


솨아아아아!

밖으로 나가기 위한 동굴의 축구에는 폭포수가 흐르고 있었다.

집진은 의진을 바라보았다.

“됐어. 내 발로 나가.”


휙!

의진은 그대로 흐르는 폭포수를 뛰어넘었다.

집진은 슬쩍 웃으며 먼저 밖으로 뛰어나간 의진을 따라 나가기 위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의 장막을 향해 몸을 던졌다.


“의진님. 그렇다고 먼저 나가버리면·····.”

“······.”


의진은 대답이 없었다.

한층 차가워진 눈빛으로 앞을 보고 있었다.

뒤따라 나온 집진이 가볍게 의진에게 말을 걸다 멈추고 앞을 바라보았다.


크르르르륵!


폭포수가 흐르는 앞에는 기진이 만든 수십 마리의 괴린 이 눈앞에 기다린 듯 모여 있었다.

하나둘 기척을 느낀 괴린은 막 동굴에서 나온 이들을 향해 먹잇감을 바라보듯 바라보았다.


“많이도 데려다 놨군.”

의진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나마 필요한 재료는 다 찾아서 다행인 거죠.”

“그동안 우리가 재료채집으로 사냥이 좀 시끄럽긴 했지.”

의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면 말했다.


그의 말에 집진은 한쪽 눈썹을 찡그렸다.

“제가 시끄럽게 했다뇨! 아니라 이쯤에서 기진이 눈치 못 채면 멍청한 거죠.”

“편하게 돌아가긴 틀렸군.”

의진은 손에든 주머니를 꽉 쥐며 차가운 눈으로 놈들을 훑어보았다.

그 모습을 본 집진은 조용히 양손에 총을 들었다.

“이번엔 정말 시끄럽겠네요.”


크아아아아앙!

서로 앞을 다투며 괴린들이 눈앞에 있는 둘을 향해 달려드는 순간.


피요오오오오오!

하늘에서 맹금류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링링이었다.


녀석들이 갑자기 들리는 날카로운 울음소리에 움직임을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 위를 올려본 찰나.


파아앗!


괴린들이 모여 있는 주변으로 근접하기 어려운 기운을 가진 벽이 생겨났다.

이윽고 거대한 벽은 괴린들을 감싸고 네모난 공간으로 만들어 가두었다.


[공간 분리!]


녀석들이 당황할 틈도 없이 수십 마리의 괴린은 반투명한 공간에 분리되었다.


“이건! 진호님?”

집진은 놀란 표정으로 위를 바라보았다.

하늘에는 크게 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링링의 모습 뒤로 커다란 흰나비가 보였다.

흰 나비는 진호가 데리고 다니는 삼접이었다.

삼접의 등위에는 봇을 쥔 채로 앉아있는 진호가 있었다.


“딱 맞춰 왔군.”

의진은 피식 웃으며 어느새 눈앞에 삼접의 등에서 내려와 다가오는 진호를 바라보았다.


펄럭.

삼접은 날개를 펄럭이다 바닥에 붙였다.

-호호호. 진호님이 원래 좀 멋지잖아요.


“······왔군.”

삼접의 말은 들을 가치가 없는 듯 의진은 진호를 바라보았다.


“링링이 알려줬어요. 이곳에 괴린들이 잠복해있다고요. 다행히 제가 잘 맞춰 도착한 것 같네요.”

“네. 이제 필요한 재료들도 다 모았어요.”

집진은 진호를 반기며 말했다.


“그럼, 이제 돌아가요.”

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빨리 돌아가려면······.’

나는 삼접을 바라보았다.


-설마! 여린 제등에 세 분 전부 타시는 거예요?

당황한듯 삼접의 더듬이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응. 잘 부탁해. 날아가는 게 제일 빠르잖니.”

내가 웃으며 말하자.

흔들리던 더듬이는 축 처진 채 대답했다.


-네에. 알겠어요.


펄럭. 펄럭.

법진을 하루빨리 회복시키기 위해 삼접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내 허리 살려······.


삼접은 조용히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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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3) 이별- 화우의 영혼(완) 21.07.10 36 0 11쪽
62 (62) 만남 - 화우계승자 21.07.10 38 0 12쪽
61 (61) 만남 – 준우의 선물 21.07.09 34 0 11쪽
60 (60) 만남 - 작은 준우 21.07.09 33 0 11쪽
59 (59) 만남 – 우화등선 21.07.09 31 0 11쪽
58 (58) 조짐 - 숙박 21.07.08 38 0 12쪽
57 (57) 조짐 - 새로운 사실 21.07.08 34 0 12쪽
56 (56) 조짐 - 불균형 21.07.08 34 0 11쪽
55 (55) 방문 -보은 21.07.07 39 0 11쪽
54 (54) 방문 - 모녀 21.07.07 31 0 10쪽
53 (53) 방문 - 재회 21.07.07 36 0 11쪽
52 (52) 방문 - 봉인(하) 21.07.06 35 0 10쪽
51 (51) 방문 - 봉인(상) 21.07.06 37 0 10쪽
50 (50) 방문 - 탄생의 비밀 21.07.06 40 0 11쪽
49 (49)방문 - 검은 뱀, 하얀 뱀 21.07.06 34 0 11쪽
48 (48) 방문 - 동굴입구 21.07.06 33 0 11쪽
47 (47) 방문- 각자의 위치로 21.07.06 34 0 11쪽
46 (46) 방문 - 현천산 21.07.05 40 0 10쪽
45 (45) 수복 - 결전의 준비 21.07.05 38 0 12쪽
44 (44) 수복 – 선력(仙力)의 벽 21.07.05 32 0 11쪽
43 (43) 수복 – 부탁 21.07.04 41 0 11쪽
42 (42) 수복 – 마무리 21.07.04 36 0 12쪽
41 (41) 수복 - 결계 21.07.04 36 0 12쪽
40 (40) 수복 - 작은진실 21.07.03 37 0 12쪽
39 (39) 수복 - 깨어난 법진 21.07.03 40 0 12쪽
38 (38) 수복 - 지키기 위한 싸움 21.07.03 38 0 11쪽
» (37) 수복 – 마지막 재료 21.07.02 37 0 12쪽
36 (36) 혼돈 – 살리는 약(하) 21.07.02 37 0 12쪽
35 (35)혼돈 – 살리는 약(상) 21.07.02 43 0 12쪽
34 (34) 혼돈 – 의진의 빚 21.07.0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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