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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악물고 출세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7.20 15:47
최근연재일 :
2019.03.30 06: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239,856
추천수 :
3,465
글자수 :
1,683,635

작성
19.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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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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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26화-머스켓과 풋사과(6)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26화-머스켓과 풋사과(6)




시커먼 태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시뻘건 하늘 아래 솟은 산은 길을 내주질 않는다.


톨스토아는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뱅뱅 돌았다. 이 길이 내 마음처럼 뻥 뚫렸으면 좋으련만. 큰 뜻 앞에는 문이 없다 했거늘, 내 앞은 왜 이토록 가시밭길이란 말인가?


- 뭐야? 큰 뜻에는 문이 없어?


끼야아아아아아- 여우가 산꼭대기 위에서 울어젖혔다.


- 네가 큰 뜻이 뭔지나 알고 까부느냐?


여우가 커다란 대가리를 톨스토아에게 갖다 댔다. 어마어마한 악취와 피비린내가 여우의 입에서 풀풀 풍겼다.


- 너 같은 놈은 수호자가 될 자격이 없다. 베르세르크의 검이 될 자격이 없어! 너보다 마흔 살이나 어린 오스카르의 눈치나 봤던 주제에! 상황이 어찌되어 네가 존귀한 자가 되었다 한들, 감히 왕좌가 네놈에게 걸맞기나 하느냐!


"헉..."


톨스토아가 목을 거북이처럼 수그렸다. 그가 벌벌 떨며 말에서 내리려 했다.


"이히히히힝-"


그를 태운 초크스칼라가 그를 확 떨어뜨렸다. 초크스칼라가 앞발로 톨스토아의 등을 콱 하고 짓눌렀다.


"어어억!"


- 네놈이 못 가질 것에 욕심내지 마라. 이 벌레야! 당장 네 자리로 돌아가거라!


화르르르- 태산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뜨겁다.


"으아아아아아악-" 톨스토아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톨스토아는 극심한 열기를 느끼며 눈을 떴다. 분명 꿈 속의 꿈이었는데 그를 뒤덮는 열기는 현실이었다. 그가 헉헉대며 장막 밖을 향해 귀를 세웠다.


"대원수님!"


누군가가 외쳤다. "피하십시오!"


톨스토아가 벌떡 일어나 옷을 입었다. 땀에 절은 겨드랑이를 닦을 새도 없이 갑옷을 입는데 쾅, 하고 폭발이 일었다. 그가 외쳤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기습입니다! 페라보라 지방군이-"


"지방군이 배신했어?"


쾅, 하고 또 진동이 울렸다. 톨스토아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가 칼을 빼들고 뛰쳐나갔다. "어디냐!"


"대포 쪽입니다!"


"안 돼! 대포를 지켜야 한다! 이 이상-"


콰쾅- 세 번째 폭발이다. 톨스토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상황을 살폈다. 페라보라 지방군의 진지 쪽에서 이 쪽으로 군대가 몰려들고 있다.


"페라보라가 배신했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페라보라 사령관은!"


"지금 오고 계신답니다!"


"뭐야? 멍청한 새끼가 뭐 하는 거야! 당장 오라고 해!"


"네, 네!"


톨스토아가 칼을 빼들고 전장으로 달렸다. 잠에서 덜 깬 군사들이 비틀거리며 도륙당하는 꼴이 보였다. 그가 칼로 적군 몇 놈을 도륙내며 외쳤다.


"기습한 놈들을 모조리 죽여라!"


"이야아아-"


군대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놈들이 던져 대는 폭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놈들은 죽어 넘어지면서도 계속 폭탄을 던져 댔다. 쾅, 쾅 하고 대포의 이음새가 터져 나갔다.


"으-"


톨스토아가 이를 갈며 말에 올라탔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에 지휘자 격인 놈이 있었다. 이용 장군이었다.


"이용이다!" 톨스토아가 외쳤다. "이용의 목을 따라! 이용의 목을 가져오는 놈에게는 2계급 특진이 있을 것이다!"


"돌격하라!"


중령들과 소령들이 악을 쓰며 이용에게 덤벼들었다. 톨스토아의 말을 알아들은 이용이 잽싸게 몸을 돌렸다. 놈은 말도 없이 잘도 달렸다. 요리조리 병사들 사이에 숨어 머스켓을 피하던 그가 번개처럼 폭탄 몇개를 더 날렸다. 쾅- 하고 남은 대포 두어 개가 또 터져 나갔다.


"도대체 저건 무슨 폭탄이냐!"


"모르겠습니다!"


저것도 모르면 왜 사는 거야. 톨스토아가 짜증을 내며 이리 저리 말을 몰아 댔다.


"돌격! 돌격하라!" "쏴라! 이용을 죽여라!"


장교들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군대가 미친 듯이 총을 쏴 댔다. 아군의 총에 죽는 자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톨스토아의 군대는 거친 행군과 패전으로 지쳐 있었고, 이용의 자살 특공대는 패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이용이 천둥처럼 외쳤다. "진국의 영광은 영원하다! 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쳐라!"


그 소리는 후방에 묶여 있는 지크의 귀에까지 들렸다. 지크가 옆에 묶인 디트리히를 쳐다봤다. 디트리히의 눈에 불이 일었다.


"톨스토아, 저 새끼는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디트리히가 쌍욕을 했다. 지크가 군사들에게 애원했다. "제발 줄을 풀어 줘! 이대로는 위험하다. 대원수께 가야 한다!"


"절대 안 됩니다."


"손이라도 풀어 다오. 대원수께 편지라도 쓰게!"


"안 됩니다!"


지크가 울상을 지으며 디트리히를 쳐다봤다. 디트리히가 범처럼 고함을 지르며 줄에서 빠져 나오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그도 결국 사람이었고, 열 겹이 넘게 묶인 굵은 밧줄을 힘으로 끊을 수는 없었다.


"......"


디트리히가 고개를 떨구었다. 지크가 눈을 질끈 감았다.




다음 날 아침.


톨스토아는 이용을 잡지 못했다. 이용은 뱀처럼 바닥에 바싹 붙어서 어둠을 틈타 사라졌고, 이용의 자살 특공대는 톨스토아의 남은 대포를 80%가 넘게 부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분명 압도적인 무력을 자랑하는 것은 톨스토아였는데, 하루만에 전세가 뒤집힐 지경에 이르렀다.


"대원수님..."


아첨하기 좋아하는 장교들이 그에게 다가섰다. "식사 하십시오."


"됐다."


톨스토아는 아침도 거르고 잿더미가 된 병영 한가운데에 걸터앉았다. 손에는 범려의 편지를 든 채였다. 절대 읽지 않겠다고 했건만, 부하들의 말을 들어 보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크 왕자에게


톨스토아의 군대가 빠르게 흩어지는구나. 마치 초봄 서리바람을 맞은 벚꽃이 한가득 흩날리는 것처럼 덧없다. 군대의 피는 땅을 적시는데, 너는 줄에 묶어 늙은 황소처럼 한숨만 푹푹 쉬는구나. 이제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다.


이 편지가 네 손에 닿는다면 그것은 단 한 가지 경우다. 톨스토아가 완전히 이성을 잃고 페라보라에 전면 공격을 하는 경우겠지. 그렇다면 너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네 백성들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참담한 기분으로 이 편지를 읽고 있겠지.


세상에는 노력으로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다. 네가 보겐자 산에서 일어나 군대에 들어가고, 네 능력으로 왕의 신임을 얻어 중신이 되는 것까지는 네 능력으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 천하를 순리대로 기르고 말리는 천리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로 오를 수 없는 자리가 있다.


이제 이 세상은 폐하의 것이다. 감히 그 분이 둘 중 누구냐고 묻지 말라. 이미 폐하의 군대가 오늘 예리코에 상륙했으니, 오스카르 왕의 목은 하스토리아가 눈을 맞기 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네가 천기를 얻어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그 이상까지 가고 싶다면, 폐하의 가장 충실한 종이 되어라.


폐하께서는 톨스토아를 맞을 마음이 없으시다. 나 또한 그렇다. 대 진국에는 그런 소인배가 오를 자리가 없다. 너를 제외한 그 어떤 누구도, 폐하도 나도 허락치 않을 것이다. 네 백성을 한 톨이라도 더 살리고 싶다면, 폐하의 양광을 네 척박한 땅에 조금이라도 더 적시고 싶다면 폐하께 엎드려라. 그렇다면 너만은 폐하께서 용서하시리라.


폐하께서는 너를 각별히 여기셨지만, 너는 충성과 순리를 잘못 배워 하늘의 이치를 거슬렀다. 이제 천자는 이 세상에 단 한 명 뿐이다. 폐하께서도, 나도 널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마지막 기회다. 어서 페라보라로 와서 항복하라.>




톨스토아는 그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예리코 할양이라던가 하는 따위의 말은 있지도 않았다. 범려는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이미 예리코에 군대가 상륙했다면, 오늘 안에 범려와 결판을 내야만 위로 올라가 진국의 후속대를 상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적이 먼저 아발론에 당도하리라.


아발론을 적에게 빼앗기면 옥새가 톨스토아의 손에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옥새는 내부 권력 투쟁에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진국에게 있어 이다볼 왕국의 옥새는 그냥 쓰레기다.


"......"


그가 사령관들이 쩝쩝대며 식사하고 있을 막사를 쳐다보며 일어섰다. 쓸모 있는 놈은 단 한 놈도 없다. 수도방위군 사령관은 죽어 버렸다. 제페즈는 지금쯤 범려에게 항복했을 지도 모른다. 이 상황은 그가 헤쳐 나가야만 한다.


그가 맑은 가을 하늘을 쳐다봤다. 절호의 기회였던 8월을 날려 버린 것도 그였고, 자만에 빠져 군력의 반을 하루 아침에 날려 버린 것도 그다.


- 베르세르크.


베르세르크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구나.


톨스토아가 한숨을 쉬었다. 그가 바닥에 주저앉아 대포 조각을 줍는 군사들을 가엾은 눈으로 쳐다봤다. 이대로 범려에게 속절없이 밀려 또 나라가 망해서는 안 된다. 돌아가신 선왕을 생각해서라도.


그가 범려의 편지를 연거푸 읽었다. 범려는 왜 이 편지를 썼을까? 분명 톨스토아에게 읽게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 편지가 지크에게 몰래 전해질 리가 없지 않은가. 그가 지크를 얼마나 겹겹이 감시하는데.


- 지크를 죽이려고 하는구나.


범려는 그가 지크를 죽이고, 전군을 몰아 자기를 들이치기를 바라는 것이다. 범려는 정말로 톨스토아를 이길 자신이 있는 것이다. 어젯밤 큰 병력 손실을 감수하고 우리의 대포를 부순 것도 전면전을 위해서이다.


"음."


톨스토아가 신음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언가 자기의 생각을 나눌 장교가 한 놈도 없다. 늘 탕리와 이야기를 했었는데. 탕리를 버린 후로는 수도방위군 사령관 아니면 디트리히와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은 아무도 없다.


"탕리는 아직 의식불명인가?"


"깨어났습니다. 하지만 움직이진 못합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탕리를 보러 가자."




탕리의 상태는 지크와 디트리히보다 훨씬 위중했다. 몰매를 맞은 탕리는 아직도 누워서 생활하고 있었다.


"......"


톨스토아가 직접 찾아왔지만 그는 누워서 움직이지 않았다.


건방진 놈. 톨스토아가 입매를 찡그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의 발치에 누운 탕리가 그를 빤히 쳐다봤다.


"읽어 봐라!"


톨스토아가 탕리의 얼굴에 편지를 던졌다. 탕리가 묵묵히 범려의 편지를 읽었다.


"어떠냐?"


"지크를 아직도 안 죽이셨습니까?"


"뭐야?"


"노선을 제대로 하시지요." 탕리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반역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아니면 충신이 되시겠다는겁니까?"


"이 놈이!"


"저와 디트리히와 지크를 다 죽이시고 범려한테 항복하시지요. 그게 왕이 되는 제일 빠른 길 아닙니까?"


"그게 할 소리냐!"


"그러면 저희를 다 풀어 주시고 승전을 하시든지!" 탕리가 톨스토아를 노려보며 고함을 쳤다. "둘 중에 하나만 하십시오!"


"......"


탕리의 위풍당당한 대답에 톨스토아는 갑자기 주눅이 들었다. 자기가 너무 주변 시선만 의식하다가 거사를 놓친 것인가? 탕리의 말은 늘 그를 찔리게 했다.


"너희를 풀어 주면 당장 내 목을 치겠지!"


"아니면 얘기나 들어 보시던지요."


"네 생각은 어떠냐?"


"지크한테 물어보시지요."


"뭐야?"


"지크가 우리나라 최고의 전략가 아닙니까?" 탕리가 코를 훌쩍였다. "지크한테 물어보시면 되지 저한테 뭐하러 물어보십니까?"


"됐다!" 톨스토아가 탕리의 감옥을 박차고 나왔다. 탕리가 이글거리는 눈초리로 톨스토아를 노려보았다.




그날 밤, 톨스토아는 그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하고 군대를 그냥 주둔시켰다. 지친 군대는 눈을 부릅뜨고 기습에 대비했다. 하지만 밤이 깊어지도록 적은 불을 밝혀둘 뿐, 기습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대원수님!"


장교 한 명이 급히 그를 불렀다. 그가 무겁게 말했다. "무슨 일이냐."


"큰일입니다!"


"또 뭐가 큰일이야. 들어오라!"


장교가 막사 안에 들어와 부복했다. 그의 손에 또 편지가 들려 있었다. 톨스토아가 손을 내저었다. "또 편지냐? 태워 버려라!"


"그게 아닙니다."


"뭐가 아니야?"


"탕리 원수님이... 자결을 기도하셨습니다."


"탕리가?"


그가 벌떡 일어섰다. 그가 장교의 손에 들린 편지를 빼앗아 들었다. "가자!"


톨스토아가 달렸다. 몇 번이나 죽이려 했던 놈이지만 정작 자살을 기도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몇 십년을 같이 한 부하였는데. 결코 제 손으로 죽을 놈이 아닌데.


"원수님! 원수님!"


지크의 울부짖음이 들렸다. 누가 지크를 풀어 줬지.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탕리!"


톨스토아가 안으로 뛰쳐들었다. 지크가 탕리 옆에 엎드려 통곡하고 있었고, 손목에 붕대가 감긴 탕리가 힘없이 누워 있었다.


"아아!" 지크가 비통하게 울부짖었다. "원수님! 원수님... 원수님!"


지크의 뺨에서 수정 같은 눈물이 방울방울 짚을 적셨다. 그걸 본 톨스토아가 침을 삼켰다. "주... 죽었느냐?"


옆의 군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입니다."


"아직이라고?"


"피를 너무 많이 흘리셨습니다. 오늘 밤 봐야 압니다."


"아." 톨스토아가 허리에 양손을 올렸다. "당장 내 막사로 옮겨라. 탕리를 살려 내라!"


"알겠습니다!"


"원수님..." 지크가 실려 나가는 탕리의 손을 잡았다. "원수님!"


"지크를 다시 가두어라!"


"원수님." 지크가 통곡했다. "대원수님. 제발. 탕리를 살려주십시오."


"당장 끌어 내라!"


"아." 지크가 끌려 나가며 눈물을 비오듯 흘렸다. 그걸 본 톨스토아가 입술을 씹으며 막사로 돌아갔다. 탕리가 미약하게 헉헉대고 있었다.


"상태가 어떠냐?"


"워낙 몸 상태가 안 좋으셔서..."


"어떤데?"


"허리가 부러지셨습니다."


"......" 톨스토아가 탕리의 처자식을 생각하며 마른침을 삼켰다. 아들 하나 딸 하나였는데. 그 애들은 나를 평생 미워하겠구나.


"하."


그가 탕리의 편지를 폈다. 제목부터 그를 한숨 나오게 했다. 유언장.




<유언장


예전에도 유언장을 몇 번 써 본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전투에 나갈 때, 멀리 나갈 때, 늘 유언장을 써서 제 책상 밑에 넣어 놓고 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전투에는 유언장을 쓰지 않았습니다. 대원수님을 쉽게 봤던 제 잘못입니다. 설마 대원수님이 이 정도로 옥좌에 욕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설마 대원수님께 유언장을 쓰게 될 줄도 몰랐습니다.


이제 저는 죽을 것이고, 살아도 반 병신이 되어 평생 검의 길을 접어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원수님이 만고의 역적이 되시려 하든, 역동하는 전세의 충신이 되시려 하든 반드시 하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범려에게 잡혀 개처럼 나무에 매달려 맞아 죽고 싶지 않으시다면, 반드시 지크의 계략을 따르셔야 합니다.


범려는 대원수님과 협상할 마음이 없습니다. 대원수님이 범려의 자비를 바라신다면 분명 비참하게 죽을 것입니다. 혼자 힘으로 범려를 이기려 하셔도 마찬가지입니다. 범려를 상대할 자는 지크 뿐입니다. 제발 지크의 말을 들으십시오.


지크는 대원수님께 충성할 것입니다. 그 놈은 자기 지위보다 조국의 번영을 더 생각하는 보기 드문 진짜 군인입니다. 지크를 믿고 곁에 두십시오. 그래야 왕좌에 오르셔도 나라가 흔들리지 않고 번영할 것입니다.


제발 지크에게 계략을 받으십시오. 이렇게 분하고 억울하게 세상을 뜨지만, 대원수님께 머리 숙여 간청 드립니다. 지크의 계략을 받으신다면, 죽어서도 대원수님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대원수님을 원망하지 않을 겁니다.


탕리>




"......"


톨스토아가 탕리의 유언장을 구겨 버리고 싶은 생각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가 유언장을 홱 하고 내던졌다. 거칠게 탕리의 멱살을 잡았다.


"대원수님!"


"비켜라! 탕리. 일어나라!"


톨스토아가 고함을 쳐 댔다. "이런 건방진 놈! 네가 뭔데 날 원망한다 만다 하느냐! 왕족의 혈통이 그리 중요하냐! 왕이 될 만한 자가 되면 되는 것이지! 뭐? 개처럼 달려서 맞아 죽어? 이런 쳐죽일 놈!"


그가 탕리를 침대 위에 확 내팽개쳤다. 탕리가 힘없이 툭 하고 떨어졌다. 그가 막사를 달려나갔다.


- 개처럼 맞아 죽어? 내가?


그가 말 몇 마디로 그를 희롱했던 범려의 계책을 떠올렸다. 갑자기 몸서리가 쳐졌다. 범려는 그보다 몇 수 위다. 이번 전투는 질지도 모른다. 그는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


- 범려에게 항복할 순 없다. 나는 그 정도의 인간은 아니다.


톨스토아가 피골이 상접한 군인들을 둘러보았다.


- 범려를 이기려면, 방법은 하나 뿐이야.


그가 몸을 홱 돌렸다. 지크를 만나러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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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28화-수호자의 귀환(3) 19.03.26 19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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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28화-수호자의 귀환(1) 19.03.24 205 5 17쪽
224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2) 19.03.23 180 6 15쪽
223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1) 19.03.22 184 4 13쪽
222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0) 19.03.21 189 4 13쪽
221 27화-소인을 위한 왕좌(9) 19.03.20 192 4 14쪽
220 27화-소인을 위한 왕좌(8) 19.03.19 217 3 16쪽
219 27화-소인을 위한 왕좌(7) 19.03.18 231 5 15쪽
218 27화-소인을 위한 왕좌(6) 19.03.17 216 3 14쪽
217 27화-소인을 위한 왕좌(5) 19.03.16 209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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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27화-소인을 위한 왕좌(3) 19.03.14 210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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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26화-머스켓과 풋사과(8) +2 19.03.08 22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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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25화-그의 것을 그에게(5) 19.01.28 263 4 16쪽
193 25화-그의 것을 그에게(4) 19.01.27 236 3 17쪽
192 25화-그의 것을 그에게(3) 19.01.26 236 3 14쪽
191 25화-그의 것을 그에게(2) 19.01.25 252 4 15쪽
190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 19.01.24 270 4 21쪽
189 24화-개화의 새벽(10) +2 19.01.23 304 3 17쪽
188 24화-개화의 새벽(9) 19.01.22 272 3 16쪽
187 24화-개화의 새벽(8) 19.01.21 250 3 14쪽
186 24화-개화의 새벽(7) 19.01.20 279 3 13쪽
185 24화-개화의 새벽(6) 19.01.19 301 5 17쪽
184 24화-개화의 새벽(5) 19.01.18 266 6 15쪽
183 24화-개화의 새벽(4) +2 19.01.17 298 3 15쪽
182 24화-개화의 새벽(3) +1 19.01.16 281 4 18쪽
181 24화-개화의 새벽(2) 19.01.15 280 4 16쪽
180 24화-개화의 새벽(1) 19.01.14 328 4 17쪽
179 23화-옐로이즈(10) +1 19.01.13 305 3 16쪽
178 23화-옐로이즈(9) +4 19.01.12 334 4 14쪽
177 23화-옐로이즈(8) +2 19.01.11 285 4 15쪽
176 23화-옐로이즈(7) +2 19.01.10 312 3 16쪽
175 23화-옐로이즈(6) 19.01.09 271 3 19쪽
174 23화-옐로이즈(5) 19.01.08 292 3 12쪽
173 23화-옐로이즈(4) +4 19.01.07 310 5 14쪽
172 23화-옐로이즈(3) +2 19.01.06 271 5 13쪽
171 23화-옐로이즈(2) 19.01.05 296 7 15쪽
170 23화-옐로이즈(1) 19.01.04 291 6 14쪽
169 22화-마왕의 이유식(10) 19.01.03 335 6 13쪽
168 22화-마왕의 이유식(9) 19.01.02 293 6 14쪽
167 22화-마왕의 이유식(8) 19.01.01 291 6 17쪽
166 22화-마왕의 이유식(7) +1 18.12.31 306 7 13쪽
165 22화-마왕의 이유식(6) 18.12.30 364 6 13쪽
164 22화-마왕의 이유식(5) 18.12.29 349 10 16쪽
163 22화-마왕의 이유식(4) 18.12.28 360 6 14쪽
162 23화-마왕의 이유식(3) +2 18.12.27 388 7 13쪽
161 22화-마왕의 이유식(2) 18.12.26 360 5 15쪽
160 22화-마왕의 이유식(1) +2 18.12.25 424 6 18쪽
159 21화-영광의 계승자(12)(2부 完) +10 18.12.24 434 12 18쪽
158 21화-영광의 계승자(11) 18.12.23 411 7 20쪽
157 21화-영광의 계승자(10) +2 18.12.22 372 7 20쪽
156 21화-영광의 계승자(9) +2 18.12.21 403 8 20쪽
155 21화-영광의 계승자(8) +2 18.12.20 380 10 18쪽
154 21화-영광의 계승자(7) 18.12.19 370 11 20쪽
153 21화-영광의 계승자(6) 18.12.18 370 6 20쪽
152 21화-영광의 계승자(5) 18.12.17 377 6 22쪽
151 21화-영광의 계승자(4) 18.12.16 390 8 16쪽
150 21화-영광의 계승자(3) +2 18.12.15 388 5 19쪽
149 21화-영광의 계승자(2) 18.12.14 379 7 18쪽
148 21화-영광의 계승자(1) 18.12.13 447 8 19쪽
147 20화-0시 정각(11) +1 18.12.12 381 13 27쪽
146 20화-0시 정각(10) +2 18.12.11 358 12 17쪽
145 20화-0시 정각(9) 18.12.10 368 9 15쪽
144 20화-0시 정각(8) 18.12.09 407 9 17쪽
143 20화-0시 정각(7) +2 18.12.08 420 11 17쪽
142 20화-0시 정각(6) +4 18.12.07 401 7 22쪽
141 20화-0시 정각(5) +2 18.12.06 376 9 16쪽
140 20화-0시 정각(4) 18.12.05 373 8 20쪽
139 20화-0시 정각(3) 18.12.04 384 9 19쪽
138 20화-0시 정각(2) +1 18.12.03 384 10 21쪽
137 20화-0시 정각(1) 18.12.02 434 8 26쪽
136 19화-벽을 사이에 두고(9) 18.12.01 393 6 16쪽
135 19화-벽을 사이에 두고(8) 18.11.30 404 7 20쪽
134 19화-벽을 사이에 두고(7) 18.11.29 504 11 19쪽
133 19화-벽을 사이에 두고(6) 18.11.28 390 6 17쪽
132 19화-벽을 사이에 두고(5) 18.11.27 413 9 21쪽
131 19화-벽을 사이에 두고(4) +2 18.11.26 411 9 18쪽
130 19화-벽을 사이에 두고(3) +4 18.11.25 481 10 18쪽
129 19화-벽을 사이에 두고(2) +2 18.11.24 434 9 16쪽
128 19화-벽을 사이에 두고(1) 18.11.23 449 7 14쪽
12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1) +2 18.11.22 444 8 12쪽
126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0) 18.11.21 438 9 21쪽
125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9) 18.11.20 440 9 17쪽
124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8) 18.11.19 443 12 19쪽
123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7) 18.11.18 544 8 20쪽
122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6) 18.11.17 474 10 18쪽
121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5) 18.11.16 445 9 20쪽
120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4) +2 18.11.15 455 8 16쪽
119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3) 18.11.14 495 9 22쪽
118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2) 18.11.13 465 10 16쪽
11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 18.11.12 511 11 18쪽
116 17화-노예 나라의 왕(11) 18.11.11 500 11 23쪽
115 17화-노예 나라의 왕(10) 18.11.10 471 11 25쪽
114 17화-노예 나라의 왕(9) 18.11.09 473 10 21쪽
113 17화-노예 나라의 왕(8) 18.11.08 467 13 21쪽
112 17화-노예 나라의 왕(7) 18.11.07 476 10 16쪽
111 17화-노예 나라의 왕(6) 18.11.06 472 11 18쪽
110 17화-노예 나라의 왕(5) 18.11.05 505 8 17쪽
109 17화-노예 나라의 왕(4) 18.11.04 471 10 18쪽
108 17화-노예 나라의 왕(3) 18.11.03 529 9 17쪽
107 17화-노예 나라의 왕(2) 18.11.02 499 13 17쪽
106 17화-노예 나라의 왕(1) 18.11.01 505 12 17쪽
105 16화-사랑과 충성(11) 18.10.31 537 11 18쪽
104 16화-사랑과 충성(10) 18.10.30 503 11 17쪽
103 16화-사랑과 충성(9) 18.10.29 472 10 15쪽
102 16화-사랑과 충성(8) +2 18.10.28 514 10 17쪽
101 16화-사랑과 충성(7) 18.10.27 531 12 21쪽
100 16화-사랑과 충성(6) 18.10.26 548 11 19쪽
99 16화-사랑과 충성(5) 18.10.25 553 11 19쪽
98 16화-사랑과 충성(4) 18.10.24 553 9 19쪽
97 16화-사랑과 충성(3) +2 18.10.23 604 10 19쪽
96 16화-사랑과 충성(2) 18.10.22 568 8 15쪽
95 16화-사랑과 충성(1) 18.10.21 607 9 18쪽
94 15화-굴욕의 맛(10) +2 18.10.20 600 10 15쪽
93 15화-굴욕의 맛(9) 18.10.19 558 10 23쪽
92 15화-굴욕의 맛(8) 18.10.18 559 11 19쪽
91 15화-굴욕의 맛(7) 18.10.17 592 10 19쪽
90 15화-굴욕의 맛(6) +2 18.10.16 601 9 22쪽
89 15화-굴욕의 맛(5) +6 18.10.15 628 12 16쪽
88 15화-굴욕의 맛(4) 18.10.14 599 14 16쪽
87 15화-굴욕의 맛(3) 18.10.13 640 10 15쪽
86 15화-굴욕의 맛(2) 18.10.12 644 10 18쪽
85 15화-굴욕의 맛(1) 18.10.11 636 14 22쪽
84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0) 18.10.10 667 15 17쪽
83 14화-왕도를 걷는 노예(9) +2 18.10.09 627 10 15쪽
82 14화-왕도를 걷는 노예(8) 18.10.08 680 12 22쪽
81 14화-왕도를 걷는 노예(7) +2 18.10.07 656 11 16쪽
80 14화-왕도를 걷는 노예(6) 18.10.06 637 13 19쪽
79 14화-왕도를 걷는 노예(5) 18.10.05 643 11 18쪽
78 14화-왕도를 걷는 노예(4) +2 18.10.04 687 11 19쪽
77 14화-왕도를 걷는 노예(3) 18.10.03 668 12 23쪽
76 14화-왕도를 걷는 노예(2) +2 18.10.02 718 12 21쪽
75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 +2 18.10.01 763 14 16쪽
74 13화-망국의 씨앗(12)(1부 完) +2 18.09.30 755 15 21쪽
73 13화-망국의 씨앗(11) +4 18.09.29 684 15 18쪽
72 13화-망국의 씨앗(10) +2 18.09.28 663 10 16쪽
71 13화-망국의 씨앗(9) +2 18.09.27 738 13 20쪽
70 13화-망국의 씨앗(8) 18.09.26 741 13 18쪽
69 13화-망국의 씨앗(7) +2 18.09.25 770 14 22쪽
68 13화-망국의 씨앗(6) 18.09.24 750 12 21쪽
67 13화-망국의 씨앗(5) +10 18.09.23 776 11 20쪽
66 13화-망국의 씨앗(4) 18.09.22 766 12 15쪽
65 13화-망국의 씨앗(3) +2 18.09.21 806 9 15쪽
64 13화-망국의 씨앗(2) 18.09.20 811 8 18쪽
63 13화-망국의 씨앗(1) 18.09.19 812 13 14쪽
62 12화-스파이 게임(11) 18.09.18 777 11 16쪽
61 12화-스파이 게임(10) 18.09.17 801 13 16쪽
60 12화-스파이 게임(9) +2 18.09.16 867 13 13쪽
59 12화-스파이 게임(8) 18.09.15 917 15 20쪽
58 12화-스파이 게임(7) 18.09.14 900 10 14쪽
57 12화-스파이 게임(6) +1 18.09.13 951 12 12쪽
56 12화-스파이 게임(5) 18.09.12 919 15 18쪽
55 12화-스파이 게임(4) 18.09.11 942 11 17쪽
54 12화-스파이 게임(3) 18.09.10 979 17 17쪽
53 12화-스파이 게임(2) 18.09.09 1,042 14 15쪽
52 12화-스파이 게임(1) 18.09.08 1,161 13 14쪽
51 11화-마지막 왕자(11) +5 18.09.07 1,142 18 19쪽
50 11화-마지막 왕자(10) 18.09.06 1,100 17 15쪽
49 11화-마지막 왕자(9) 18.09.05 1,125 16 17쪽
48 11화-마지막 왕자(8) 18.09.04 1,146 21 21쪽
47 11화-마지막 왕자(7) 18.09.03 1,199 20 15쪽
46 11화-마지막 왕자(6) 18.09.02 1,182 24 19쪽
45 11화-마지막 왕자(5) 18.09.01 1,214 24 19쪽
44 11화-마지막 왕자(4) +2 18.08.31 1,247 19 14쪽
43 11화-마지막 왕자(3) 18.08.30 1,323 20 16쪽
42 11화-마지막 왕자(2) 18.08.29 1,422 20 14쪽
41 11화-마지막 왕자(1) 18.08.28 1,408 24 14쪽
40 10화-권위와 긍지(8) 18.08.27 1,410 23 16쪽
39 10화-권위와 긍지(7) 18.08.26 1,437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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