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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재입니다.

이악물고 출세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7.20 15:47
최근연재일 :
2019.03.30 06: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24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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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5
글자수 :
1,683,635

작성
18.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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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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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9쪽

20화-0시 정각(3)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20화-0시 정각(3)




진국의 지원군이 도착했을 때, 딥스로트 항구는 완전히 엉망진창이 된 후였다.


이베리아 부대는 마지막 한 명이 죽을 때까지 계속 배에 횃불을 던져 댔고, 진화가 완료된 시간은 정오였다.


“그래서. 그래서!” 범려가 소리를 쳤다. “도대체 얼마나 남았다는 거야! 주모자는 잡았어?”


“못 잡았습니다. 검은 머리에 덩치가 큰 남자라는 것 밖에...”


“당장 몽타주를 그려!”


“복면을 써서...”


“변명은 필요 없다!” 범려가 침을 삼켰다. “그럼 배는. 얼마나 남았지?”


“범대부.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경비대장이 애써 웃었다. “적들이 공격한 건 작은 배 뿐입니다. 큰 배들은 대부분 살았습니다. 대형 전열함은 모두 괜찮습니다. 수송선도 이상 없습니다.”


“그럼 범선들은?”


“범선들은...”


대장이 침을 삼켰다. “범선들은 2/3 정도 탔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범선은 기름칠을 한 데다 며칠 간 비가 오지 않아서 무척 건조했던...”


옆에서 듣고 있던 주진영의 표정이 변했다. “2/3이나 탔다고? 도대체 어떻게-”


“대장군, 잠시만.” 범려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럼, 지금 당장 출항할 수 있는 배는?”


경비대장이 살려고 줄줄 말했다. “살아남은 배는 모두 가능합니다. 15만은 충분히 실어 나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좋아. 당장 출발하지.”


“범대부, 저는 최선을 다했습-”


“됐다.” 범려가 손을 저었다. 군사들이 경비대장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주진영이 투구를 집어던졌다. “저런 무능한 놈이 딥스로트의 경비대장이라니. 저 놈을 찢어 죽이겠소!”


“그런다고 잃어버린 범선이 돌아오진 않습니다.”


“전열함은 느려서 안 되오. 저 놈들이 수송선을 산개해서 해안으로 밀고 들어오면 다 못 잡는단 말이오!”


범려가 손을 저었다. “출정 못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저 숫자로는 적의 수송선을 다 불태우지 못해요. 우리 병사들만 잃을 뿐이라구요.”


“전열함과 범선이 같이 가면 되지 않소!”


“저 숫자론 안 됩니다.”


“그럼 적을 여기 상륙시키자는 거요!”


어딘가에서 으아아악, 하는 소리가 났다. 경비대장의 비명이었다. 주진영도, 범려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주진영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지크는 우리가 홍이포를 개발했다는 걸 어떻게 안 거요?”


범려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범려는 첩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백비를 쳐내려면 왕손록의 도움이 필요했다. 왕손록은 주지서가 물러서기 전까지는 백비의 손을 놓지 않을 터였다.


주진영이 목 뒤를 쳤다. “그리고, 우리가 선제공격을 할 거라는 건 어떻게 예측했을까.”


- 그것뿐이 아니야. 지크는 지금이 연중 최악의 건기라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공격했어. 예전부터 꾸몄던 거야.


범려가 이를 갈았다. “주진영 대장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45만 적군이 오고 있습니다. 적을 지체시켜야 합니다. 우리에겐 아직 주력함이 남아 있습니다.”


“적의 범선을 피하면서 수송선만 공격할 방법이 없지 않소! 분명 거리를 두고 따라올 텐데. 우리는 배가 느려서 범선을 따돌릴 수도 없소.”


범려가 눈을 감았다.


- 이제 지크는 어떻게 할까?


범려가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주진영이 범려의 손을 주목했다. “지크는 몇 개월 전부터 작전을 짜 왔습니다. 지크의 다음 목표가 뭐겠습니까?”


주진영이 범려의 맞은편에 앉았다. “상륙이겠지.”


“맞습니다. 지크는 어떻게 상륙하려 할까요? 홍이포를 피해 최대한 많은 병력을 살려서 상륙시켜야 하는데 말입니다.”


주진영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소. 아마 범선들로 우리의 공격선들을 막아서면서 수송선들을 산개시켜 진격하겠지. 범선들을 다 희생시키더라도 수송선만 살면 작전 성공이라 생각할 거요. 실제로 그렇지.”


“그럼 지크는 어디에 상륙할까요?”


“모르겠소.”


“여깁니다.” 범려가 대충 그린 지도의 한 부분을 짚었다. “수심이 얕아 우리 큰 배들이 들어서기 쉽지 않고,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라 홍이포가 집중 사격을 하기도 쉽지 않죠.”


“그렇겠군.”


“하지만 이 곳은 간조가 되면 갯벌이 되어 버립니다. 지크는 그걸 걱정할 겁니다. 그래서, 그 놈은 만조가 아니면 이 곳에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안 그러면 예전 바톨로메스가 딥스로트를 지키던 시절 장군님이 상륙할 때와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는 걸 잘 알 겁니다.”


예전 일을 떠올린 주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우리는 그 동안 놈들을 사격할 기회를 얻는 겁니다.”


“음...” 주진영이 이마를 쓸었다. “그 말은, 그 놈들이 간조 때 이 곳에 도착하도록 놈들의 발목을 잡으라는 거군.”


“맞습니다.”


“만약 간조인데도 놈들이 무작정 들이치면 어찌하오?”


범려가 웃었다. “이 갯벌은 넓이가 1km가 넘고 간조는 새벽 아니면 오후입니다. 지크의 군대가 간조를 선택한다면 오후 시간대를 선택하겠죠. 하지만 놈들이 갯벌을 벗어날 때쯤이면 해가 다시 뜨고도 남을 겁니다. 우리는 밤새 갯벌에 대포를 퍼부을 거구요.”


“그러니 놈들은 만조를 기다릴 거라는 거군.”


“그게 더 이득이니까요.”


주진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범려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모았다.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대장군.”




“아아아아아악!”


“어우우!”


군중이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돌렸다. 아이 하나가 겨우 눈을 뜨자, 복면을 쓴 망나니가 찢어진 베투리아의 팔 한 쪽을 들어올렸다. 군중이 환호했다.


“우와아아아아아!”


베투리아의 거열식이 시작된 지 20분, 겨우 베투리아의 팔 한 쪽이 찢어졌다. 피가 뿜어져 나와 말들의 엉덩이를 적셨다.


“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베투리아의 비명은 이미 사람의 그것이 아니었다.


지크가 눈을 질끈 감았다. “도대체 얼마나 걸리는 거야?” 그가 디트리히를 쳐다보았다. “얼마나 더 들어야 해?”


“보통은...”


디트리히가 대답했다. “죽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려.”


“그렇게 오래?”


지크가 전략작전부 맨 위층 발코니에 올라앉은 오스카르 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올해 여덟인 오스카르 왕은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처형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크가 내심 혀를 내두르며 디트리히에게 귓속말을 했다. “난 그만 갈게.”


“어딜 가? 불경하게 굴지 마.”


“작전하러 가는 거야.”


지크는 창백한 얼굴로 도열한 장교들 사이를 벗어났다. 탕리가 그를 힐끗 쳐다봤다. 지크가 그의 시선을 모른 척하며 대열을 이탈했다.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처형장을 벗어나 한 20분 정도 걷자 이베리아 전략군 본진이 나타났다. 그가 군사들을 헤치고 장막 안으로 들어섰다.


“사령관님!”


군사들이 경례를 했다. 지크가 손을 저었다.


“난 이제 사령관이 아냐.”


“베투리아는 아직도 안 죽었나요?”


“보통 한 시간이래.”


와아아아- 처형장 쪽에서 군중이 다시 함성을 질렀다. 팔이나 다리가 또 찢어진 모양이었다. 군사들이 서로 쳐다보았다. “저 꼴을 봤어야 되는데. 좋은 구경 놓쳤네.”


“구천을 잡으면 구천도 저렇게 하는 거죠?”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그나저나, 내가 말한 건 준비 됐나? 겨울에 출발했으면 필요 없는 거였는데 말이야.”


“네, 대충 구했습니다.”


“가 보자.”


지크가 병사들의 인도를 받아 허름한 창고로 들어섰다. 창고 안의 내용물을 죽 둘러보고 고개를 저었다. “이걸로는 좀 부족한데. 적어도 10만 명 분은 있어야 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했습니다.”


“앞으로 한 일주일 있으니까 최대한 구해 놔.”


“일주일이요?”


병사들이 놀랐다. “오늘 오후에 출발하시는 것 아닙니까?”


“출발 못 해. 이걸 최대한 구해야 출발할 수 있어. 그러니까 계속 모아 두라고. 알았지?”


“네.”


병사들이 경례했다. 지크는 일부러 천천히 걸어서 처형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베투리아는 아직도 죽지 않았다. 지크가 베투리아 쪽을 안 보려 애쓰며 대열로 돌아왔다.


“어디서 뭐 한 거냐?”


디트리히가 핀잔을 줬다. 지크가 들은 척도 않고 탕리 원수에게 다가갔다. 그가 탕리에게 뭐라고 귓속말을 했다. 탕리가 인상을 쓰며 속삭였다. “미쳤어? 개소리 하지 마!”


지크가 그에게 계속 귓속말을 했다. 탕리가 지크를 노려보았다. “너, 정말 미친 것 아니야?”


“어쩔 수 없습니다. 안 그러면 우리 군사들은 다 죽어요.”


“하!”


탕리가 지크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지크가 그의 시선을 맞받았다. 탕리가 마른침을 삼키며 옆에 앉은 톨스토아에게 귓속말을 했다. 톨스토아가 지크를 노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널 믿지 않으셔.”


지크가 고개를 빼고 톨스토아를 보았다. 톨스토아가 지크를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이미 예전에 지크를 보던 눈이 아니었다.


저쪽에 앉은 이아이누가 지크와 톨스토아를 번갈아 보며 인상을 썼다. 톨스토아와 이아이누가 시선을 맞댔다. 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 벌써 알력 싸움이 시작된 게 진짜로구나.


지크가 마른침을 삼켰다.


갑자기 왕이 손을 들었다. 망나니가 베투리아에게 칼을 찍었다. 군중들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었다. 드디어 처형식이 끝난 것이다.


망나니가 베투리아의 피가 든 양동이를 들고 처형대에서 내려왔다. 검붉은 피 위에 살점과 머리카락이 둥둥 떠 있었다.


야한 옷을 입은 무녀가 저 쪽에서 춤을 추며 나타났다. 무녀는 아편에 취하기라도 한 듯 멍했다. 그녀가 양동이 주변을 빙빙 돌며 야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


군중의 흥분이 극에 달했다. 저편에서 북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무녀가 요사스럽게 웃으며 북소리에 맞춰 양동이를 몸에 쏟아 부었다. 베투리아의 피가 무녀의 온몸을 적셨다.


갑자기 무녀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무녀의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이 북을 둥둥 쳐 댔고, 음악이 시작되었고, 남자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여자들이 인상을 쓰며 아이들을 데리고 광장을 벗어났다. 장사꾼들이 파리처럼 여자들에게 달라붙었다. “자자, 갓 구운 빵이 단돈 동화 열 개요!”


남자들이 무녀와 어울려 같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지크가 건물을 올려다보니 오스카르 왕은 사라지고 없었다.


탕리가 지크의 어깨를 툭 쳤다. “가자. 파티는 끝났다. 한 시간 후면 폐하께서 연설을 하실 거다. 그러면 바로 출정이야.”


“원수님, 폐하를 설득해 주십시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받아들이실 것 같나?”


철컥 하고 건물의 문이 열리더니, 람세스가 1층에 나타났다. “원수님, 폐하께서 보자십니다.”


“무슨 일로?”


“작전 브리핑을 받고 싶으시답니다. 지크 중령과 함께 오시랍니다.”


탕리가 지크에게 턱짓을 했다. 지크가 고개를 저었다. “전 가고 싶지 않습니다.”


“헛소리 마라! 채찍을 맞고 싶으냐? 폐하의 명이다!”


지크가 한숨을 쉬었다. 람세스가 지크를 노려보았다. 지크가 람세스의 시선을 피했다.


둘은 말없이 발을 옮겼다. 사령관실 문을 열자, 왕관을 쓰고 흰 예복을 입은 왕이 작은 손에 왕홀을 움켜쥐고 있었다.


“탕리 원수.”


“네, 폐하.”


“긴 말 않겠소.” 오스카르 왕이 탕리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불렀는지 알고 있겠지.”


“광서성 기습 작전 때문-”


“그대는 정말 날 시험하는군.”


왕이 왕홀을 세게 움켜쥐었다. “대원수에게 들어서 그대가 고집 세고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라는 건 익히 들었지만, 최소한의 상식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소. 그런데 벌써 군을 마음대로 다루는 거요?”


탕리가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야 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뭘 고민하는 거요? 그대는 이미 이다볼 왕국의 최강자요. 뭐든지 말해 보시오! 난 그냥 꼬마 아니오?”


“폐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실이지 않소?” 오스카르가 탕리를 비웃었다. “우리나라에서 그대보다 강한 자가 누가 있단 말이오.”


“폐하!” 탕리가 엎드렸다. “절 의심하시옵니까?”


“멍청한 흉내 내지 마시오! 그대가 영리한 건 나도 잘 알고 있소. 톨스토아도, 이아이누도, 지크도 모두 잘 알고 있지.”


왕이 손짓했다. “일어나시오. 일어나서 얘기해 보시오. 그대의 생각이 도대체 뭐요? 톨스토아도 이아이누를 제쳐 보겠다 이거요?”


탕리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폐하. 절 믿어주십시오!”


“일어나시오! 그런 정치적인 말들은 그만두시오. 똑바로, 거짓없이 시원하게 얘기해 보시오. 그대 성격처럼 말이오!”


탕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부임하기 한 달 전부터 기습 작전은 진행 중이었습니다.”


“뭐라고?”


왕이 지크를 노려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요?”


탕리가 품속에서 지크의 작전 명령서 몇 장을 꺼냈다. “이게 지크가 두 달 전에 사인한 명령서입니다.”


왕이 인상을 썼다. 그가 명령서를 죽 읽었다. “하!” 왕이 입을 떡 벌렸다. “여기 다 있군.”


지크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지크.” 왕이 눈을 치떴다. “이래놓고 이베리아 사령관 자리를 사양해? 지금 장난하는 거냐?”


“전 디트리히가 사령관이 될 줄 알았습니다. 디트리히라면 저에게 작전 명령권을-”


“그런데 예상 밖으로 탕리가 사령관이 되어서 말을 맞출 수 없게 되었다 이거냐?”


“저는-”


“됐다! 탕리. 일어나시오!”


탕리가 벌떡 일어섰다. “폐하, 지크의 작전이 흠잡을 데 없었기에 제가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둔 것입니다. 제가-”


“아시오? 그대가 지금 제일 왔다 갔다하고 있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내 그대가 원하는 대로 그대에게 이베리아 사령관 자리도 주고, 지크의 자리도 빼앗았소. 그런데 그대는 그제서야 지크의 말을 듣는군. 지금 뭐 하는 거요? 나만 혼란스러운 게 아니오. 대원수님과 총리님도 혼란스러울 것이오.”


“폐하. 제가...”


탕리가 더듬거렸다.


“제가, 지크의 신분을 오해했습니다.”


“왜 이제 와서 지크를 믿는 거요?”


“총리님이 지크의 성이 아케메네스를 만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확인해 주셨습니다.”


“이아이누 총리가?”


왕이 인상을 썼다. “그게 사실이오?”


“네. 제가 여쭤봤습니다.”


왕이 무언가 곰곰이 생각했다. “알았소. 그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소. 일단 구천의 목을 따는 게 중요하오.”


탕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잘 압니다.”


“적국에 도착하거든 절대 뒤돌아보지 마시오. 영락궁에 도착하는 그 날까지.”


“예.”


왕이 지크의 명령서에 짜증스러운 필체로 사인을 했다. “옥새를 안 가져왔으니 이걸로 대신하겠소. 설마 지크가 정말 나라를 팔아먹진 않을 테니 말이오?”


왕이 지크를 흘긋 쳐다보았다. 지크는 묵묵히 있었다. 왕이 탕리에게 지크의 명령서 앞장을 돌려주었다. 탕리가 그것을 소중하게 품에 넣었다.


“나도 총합본으로 한 부 주시오. 최대한 빨리.”


탕리가 한숨을 쉬었다. “감사합니다. 폐하.”


“뭐, 이기기만 하면 되지.” 왕이 손을 저었다. “물러가시오. 출정 준비하느라 바쁠 테니.”


그 때, 지크가 고개를 들었다.


“폐하, 명령서에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사옵니다.”


“뭐냐?”


“출정일이 12월 31로 되어 있사옵니다.”


“그거야 뭐가 중요하다고. 네가 고쳐라.”


“11월 4일로 해야 하옵니다.”


왕이 실눈을 떴다. “오늘은 10월 27일이다. 알고 있겠지?”


“네.”


“일주일이나 출정을 늦추는 이유가 뭐냐?”


“날씨 때문이옵니다.”


“날씨?”


“네.”


- 고작 일주일 늦춘다고 날씨가 얼마나 바뀐단 말인가.


왕이 지크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알았다.”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라.”


“감사합니다.”


탕리가 뚱한 표정으로 지크를 흘긋 보았다. 지크는 여전히 가면처럼 무표정했다. 탕리가 지크를 흘겨보며 대신 말했다. “감사하옵니다, 폐하!”


왕이 손을 저었다. “가 보시오. 대원수와 다른 사람들은 그대가 알아서 설득하고.”


탕리와 지크가 조용히 방을 나갔다. 왕이 지크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 시간 후, 왕은 열정적인 연설 말미에 일주일 간의 준비를 거쳐 출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춤과 노래로 흥분이 극에 당한 사람들은 갑자기 찬물이라도 맞은 듯 멍해졌다.


“저게 무슨 소리야?” “왜 갑자기 출정을 안 해?” “아니 출정은 하는데, 일주일 동안 천천히 한다는 거 아냐?”


왕은 발코니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성대한 출정 행진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집으로 돌아갔고, 톨스토아와 이아이누는 길길이 화를 내며 탕리에게 퍼부어 댔다.


탕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아이누는 금세 진정했지만, 톨스토아는 계속 화를 내며 탕리를 드잡이질 쳤다. 탕리는 짜증을 견디다 못해 톨스토아의 방에서 나와 버렸다.


“탕리! 무슨 짓이냐!”


탕리는 들은 척도 않고 말에 올랐다. 45만 명이나 되는 군사들에게 사정을 설명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지만 그가 노바 대령을 불러 이 소식을 전했을 때, 대령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탕리가 인상을 썼다. “자넨 별로 놀라지 않는군.”


“네. 그게...”


노바가 두꺼운 서류를 펼쳤다. 지크가 장교들에게 내린 70페이지짜리 명령서 중 한 부분이었다.


“여기 보면, 부득이한 사유로 출정이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경우 차선책으로 정할 출정 시기가 나와 있습니다. 폐하께서 이 중 한 날짜를 선택한 것 아니십니까?”


“......”


탕리가 노바의 서류를 빼앗아 들었다. 사실이었다. 11월 초가 적정 출정 시기로 나와 있었다.


- 이 명령서를 달달 외워야겠군. 안 그러면 정말 지크 뒤에서 바보 되겠어.


“이 명령서를 또 누가 가지고 있지?”


“저와 다른 대령 여섯 명입니다.”


“설마 다른 곳으로 새나가진 않았겠지.”


“저희 중에 프락치는 없습니다.” 노바가 웃었다. “프락치가 있었다면 진작에 이베리아 군대의 진짜 머릿수가 새어나갔을 겁니다. 저희는 모두 팔콘기사단의 엄중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탕리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 알았다. 지크는 어디 있지?”


“보급품을 점검 중입니다.”


“갑자기 출정이 지체되었으니 일주일 치 식량이 모자라겠군. 이러면 우리가 광서성을 공격한 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이해할 수가 없군.”


“지크 대행, 죄송합니다. 지크 중령님이 분명 생각이 있어서 그러셨을 겁니다.”


탕리가 노바를 빤히 보았다. 그가 피식 웃었다. “지크를 대령으로 올려야겠군. 그치?”


노바가 경례를 했다.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행님의 전략체계서로 공부한 저희들은 모두 대행님을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대행님은 왕국의 마지막 왕자 아니십니까. 대령 정도 자리는 앉으셔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음.”


탕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당장 지크를 대령으로 승진시키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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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27화-소인을 위한 왕좌(9) 19.03.20 193 4 14쪽
220 27화-소인을 위한 왕좌(8) 19.03.19 218 3 16쪽
219 27화-소인을 위한 왕좌(7) 19.03.18 233 5 15쪽
218 27화-소인을 위한 왕좌(6) 19.03.17 217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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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 19.03.12 236 5 17쪽
212 26화-머스켓과 풋사과(11) 19.03.11 207 4 14쪽
211 26화-머스켓과 풋사과(10) 19.03.10 255 5 17쪽
210 26화-머스켓과 풋사과(9) +4 19.03.09 215 3 15쪽
209 26화-머스켓과 풋사과(8) +2 19.03.08 225 3 14쪽
208 26화-머스켓과 풋사과(7) +2 19.03.07 208 3 15쪽
207 26화-머스켓과 풋사과(6) +5 19.03.06 222 4 17쪽
206 26화-머스켓과 풋사과(5) 19.03.05 212 3 16쪽
205 26화-머스켓과 풋사과(4) +2 19.03.04 225 3 15쪽
204 26화-머스켓과 풋사과(3) 19.03.03 269 3 17쪽
203 26화-머스켓과 풋사과(2) 19.03.02 248 3 16쪽
202 26화-머스켓과 풋사과(1) 19.03.01 265 3 17쪽
201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2) +5 19.02.04 300 4 19쪽
200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1) 19.02.03 242 2 17쪽
199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0) 19.02.02 337 3 18쪽
198 25화-그의 것을 그에게(9) 19.02.01 248 2 13쪽
197 25화-그의 것을 그에게(8) 19.01.31 269 4 18쪽
196 25화-그의 것을 그에게(7) 19.01.30 240 2 18쪽
195 25화-그의 것을 그에게(6) 19.01.29 264 3 14쪽
194 25화-그의 것을 그에게(5) 19.01.28 264 4 16쪽
193 25화-그의 것을 그에게(4) 19.01.27 239 3 17쪽
192 25화-그의 것을 그에게(3) 19.01.26 237 3 14쪽
191 25화-그의 것을 그에게(2) 19.01.25 253 4 15쪽
190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 19.01.24 271 4 21쪽
189 24화-개화의 새벽(10) +2 19.01.23 307 3 17쪽
188 24화-개화의 새벽(9) 19.01.22 275 3 16쪽
187 24화-개화의 새벽(8) 19.01.21 251 3 14쪽
186 24화-개화의 새벽(7) 19.01.20 281 3 13쪽
185 24화-개화의 새벽(6) 19.01.19 303 5 17쪽
184 24화-개화의 새벽(5) 19.01.18 267 6 15쪽
183 24화-개화의 새벽(4) +2 19.01.17 299 3 15쪽
182 24화-개화의 새벽(3) +1 19.01.16 283 4 18쪽
181 24화-개화의 새벽(2) 19.01.15 282 4 16쪽
180 24화-개화의 새벽(1) 19.01.14 329 4 17쪽
179 23화-옐로이즈(10) +1 19.01.13 306 3 16쪽
178 23화-옐로이즈(9) +4 19.01.12 336 4 14쪽
177 23화-옐로이즈(8) +2 19.01.11 287 4 15쪽
176 23화-옐로이즈(7) +2 19.01.10 313 3 16쪽
175 23화-옐로이즈(6) 19.01.09 273 3 19쪽
174 23화-옐로이즈(5) 19.01.08 294 3 12쪽
173 23화-옐로이즈(4) +4 19.01.07 311 5 14쪽
172 23화-옐로이즈(3) +2 19.01.06 272 5 13쪽
171 23화-옐로이즈(2) 19.01.05 297 7 15쪽
170 23화-옐로이즈(1) 19.01.04 292 6 14쪽
169 22화-마왕의 이유식(10) 19.01.03 337 6 13쪽
168 22화-마왕의 이유식(9) 19.01.02 295 6 14쪽
167 22화-마왕의 이유식(8) 19.01.01 292 6 17쪽
166 22화-마왕의 이유식(7) +1 18.12.31 308 7 13쪽
165 22화-마왕의 이유식(6) 18.12.30 365 6 13쪽
164 22화-마왕의 이유식(5) 18.12.29 350 10 16쪽
163 22화-마왕의 이유식(4) 18.12.28 362 6 14쪽
162 23화-마왕의 이유식(3) +2 18.12.27 389 7 13쪽
161 22화-마왕의 이유식(2) 18.12.26 361 5 15쪽
160 22화-마왕의 이유식(1) +2 18.12.25 425 6 18쪽
159 21화-영광의 계승자(12)(2부 完) +10 18.12.24 436 12 18쪽
158 21화-영광의 계승자(11) 18.12.23 413 7 20쪽
157 21화-영광의 계승자(10) +2 18.12.22 373 7 20쪽
156 21화-영광의 계승자(9) +2 18.12.21 404 8 20쪽
155 21화-영광의 계승자(8) +2 18.12.20 382 10 18쪽
154 21화-영광의 계승자(7) 18.12.19 372 11 20쪽
153 21화-영광의 계승자(6) 18.12.18 371 6 20쪽
152 21화-영광의 계승자(5) 18.12.17 379 6 22쪽
151 21화-영광의 계승자(4) 18.12.16 392 8 16쪽
150 21화-영광의 계승자(3) +2 18.12.15 389 5 19쪽
149 21화-영광의 계승자(2) 18.12.14 380 7 18쪽
148 21화-영광의 계승자(1) 18.12.13 449 8 19쪽
147 20화-0시 정각(11) +1 18.12.12 382 13 27쪽
146 20화-0시 정각(10) +2 18.12.11 359 12 17쪽
145 20화-0시 정각(9) 18.12.10 370 9 15쪽
144 20화-0시 정각(8) 18.12.09 408 9 17쪽
143 20화-0시 정각(7) +2 18.12.08 422 11 17쪽
142 20화-0시 정각(6) +4 18.12.07 402 7 22쪽
141 20화-0시 정각(5) +2 18.12.06 377 9 16쪽
140 20화-0시 정각(4) 18.12.05 374 8 20쪽
» 20화-0시 정각(3) 18.12.04 386 9 19쪽
138 20화-0시 정각(2) +1 18.12.03 386 10 21쪽
137 20화-0시 정각(1) 18.12.02 435 8 26쪽
136 19화-벽을 사이에 두고(9) 18.12.01 396 6 16쪽
135 19화-벽을 사이에 두고(8) 18.11.30 405 7 20쪽
134 19화-벽을 사이에 두고(7) 18.11.29 506 11 19쪽
133 19화-벽을 사이에 두고(6) 18.11.28 392 6 17쪽
132 19화-벽을 사이에 두고(5) 18.11.27 414 9 21쪽
131 19화-벽을 사이에 두고(4) +2 18.11.26 413 9 18쪽
130 19화-벽을 사이에 두고(3) +4 18.11.25 483 10 18쪽
129 19화-벽을 사이에 두고(2) +2 18.11.24 435 9 16쪽
128 19화-벽을 사이에 두고(1) 18.11.23 450 7 14쪽
12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1) +2 18.11.22 445 8 12쪽
126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0) 18.11.21 440 9 21쪽
125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9) 18.11.20 442 9 17쪽
124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8) 18.11.19 445 12 19쪽
123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7) 18.11.18 545 8 20쪽
122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6) 18.11.17 475 10 18쪽
121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5) 18.11.16 446 9 20쪽
120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4) +2 18.11.15 456 8 16쪽
119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3) 18.11.14 497 9 22쪽
118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2) 18.11.13 466 10 16쪽
11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 18.11.12 513 11 18쪽
116 17화-노예 나라의 왕(11) 18.11.11 505 11 23쪽
115 17화-노예 나라의 왕(10) 18.11.10 473 11 25쪽
114 17화-노예 나라의 왕(9) 18.11.09 474 10 21쪽
113 17화-노예 나라의 왕(8) 18.11.08 469 13 21쪽
112 17화-노예 나라의 왕(7) 18.11.07 477 10 16쪽
111 17화-노예 나라의 왕(6) 18.11.06 473 11 18쪽
110 17화-노예 나라의 왕(5) 18.11.05 506 8 17쪽
109 17화-노예 나라의 왕(4) 18.11.04 472 10 18쪽
108 17화-노예 나라의 왕(3) 18.11.03 530 9 17쪽
107 17화-노예 나라의 왕(2) 18.11.02 500 13 17쪽
106 17화-노예 나라의 왕(1) 18.11.01 508 12 17쪽
105 16화-사랑과 충성(11) 18.10.31 538 11 18쪽
104 16화-사랑과 충성(10) 18.10.30 504 11 17쪽
103 16화-사랑과 충성(9) 18.10.29 473 10 15쪽
102 16화-사랑과 충성(8) +2 18.10.28 515 10 17쪽
101 16화-사랑과 충성(7) 18.10.27 534 12 21쪽
100 16화-사랑과 충성(6) 18.10.26 549 11 19쪽
99 16화-사랑과 충성(5) 18.10.25 555 11 19쪽
98 16화-사랑과 충성(4) 18.10.24 555 9 19쪽
97 16화-사랑과 충성(3) +2 18.10.23 605 10 19쪽
96 16화-사랑과 충성(2) 18.10.22 571 8 15쪽
95 16화-사랑과 충성(1) 18.10.21 608 9 18쪽
94 15화-굴욕의 맛(10) +2 18.10.20 602 10 15쪽
93 15화-굴욕의 맛(9) 18.10.19 562 10 23쪽
92 15화-굴욕의 맛(8) 18.10.18 561 11 19쪽
91 15화-굴욕의 맛(7) 18.10.17 596 10 19쪽
90 15화-굴욕의 맛(6) +2 18.10.16 602 9 22쪽
89 15화-굴욕의 맛(5) +6 18.10.15 630 12 16쪽
88 15화-굴욕의 맛(4) 18.10.14 601 14 16쪽
87 15화-굴욕의 맛(3) 18.10.13 641 10 15쪽
86 15화-굴욕의 맛(2) 18.10.12 646 10 18쪽
85 15화-굴욕의 맛(1) 18.10.11 637 14 22쪽
84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0) 18.10.10 668 15 17쪽
83 14화-왕도를 걷는 노예(9) +2 18.10.09 628 10 15쪽
82 14화-왕도를 걷는 노예(8) 18.10.08 681 12 22쪽
81 14화-왕도를 걷는 노예(7) +2 18.10.07 657 11 16쪽
80 14화-왕도를 걷는 노예(6) 18.10.06 639 13 19쪽
79 14화-왕도를 걷는 노예(5) 18.10.05 644 11 18쪽
78 14화-왕도를 걷는 노예(4) +2 18.10.04 688 11 19쪽
77 14화-왕도를 걷는 노예(3) 18.10.03 669 12 23쪽
76 14화-왕도를 걷는 노예(2) +2 18.10.02 719 12 21쪽
75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 +2 18.10.01 765 14 16쪽
74 13화-망국의 씨앗(12)(1부 完) +2 18.09.30 756 15 21쪽
73 13화-망국의 씨앗(11) +4 18.09.29 686 15 18쪽
72 13화-망국의 씨앗(10) +2 18.09.28 664 10 16쪽
71 13화-망국의 씨앗(9) +2 18.09.27 739 13 20쪽
70 13화-망국의 씨앗(8) 18.09.26 744 13 18쪽
69 13화-망국의 씨앗(7) +2 18.09.25 775 14 22쪽
68 13화-망국의 씨앗(6) 18.09.24 752 12 21쪽
67 13화-망국의 씨앗(5) +10 18.09.23 779 11 20쪽
66 13화-망국의 씨앗(4) 18.09.22 770 12 15쪽
65 13화-망국의 씨앗(3) +2 18.09.21 810 9 15쪽
64 13화-망국의 씨앗(2) 18.09.20 814 8 18쪽
63 13화-망국의 씨앗(1) 18.09.19 815 13 14쪽
62 12화-스파이 게임(11) 18.09.18 779 11 16쪽
61 12화-스파이 게임(10) 18.09.17 804 13 16쪽
60 12화-스파이 게임(9) +2 18.09.16 869 13 13쪽
59 12화-스파이 게임(8) 18.09.15 920 15 20쪽
58 12화-스파이 게임(7) 18.09.14 902 10 14쪽
57 12화-스파이 게임(6) +1 18.09.13 954 12 12쪽
56 12화-스파이 게임(5) 18.09.12 923 15 18쪽
55 12화-스파이 게임(4) 18.09.11 945 11 17쪽
54 12화-스파이 게임(3) 18.09.10 982 17 17쪽
53 12화-스파이 게임(2) 18.09.09 1,046 14 15쪽
52 12화-스파이 게임(1) 18.09.08 1,163 13 14쪽
51 11화-마지막 왕자(11) +5 18.09.07 1,146 18 19쪽
50 11화-마지막 왕자(10) 18.09.06 1,103 17 15쪽
49 11화-마지막 왕자(9) 18.09.05 1,129 16 17쪽
48 11화-마지막 왕자(8) 18.09.04 1,148 21 21쪽
47 11화-마지막 왕자(7) 18.09.03 1,201 20 15쪽
46 11화-마지막 왕자(6) 18.09.02 1,186 24 19쪽
45 11화-마지막 왕자(5) 18.09.01 1,217 24 19쪽
44 11화-마지막 왕자(4) +2 18.08.31 1,248 19 14쪽
43 11화-마지막 왕자(3) 18.08.30 1,324 20 16쪽
42 11화-마지막 왕자(2) 18.08.29 1,423 20 14쪽
41 11화-마지막 왕자(1) 18.08.28 1,411 24 14쪽
40 10화-권위와 긍지(8) 18.08.27 1,412 23 16쪽
39 10화-권위와 긍지(7) 18.08.26 1,440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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