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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악물고 출세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7.20 15:47
최근연재일 :
2019.03.30 06: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240,343
추천수 :
3,465
글자수 :
1,683,635

작성
19.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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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7쪽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1)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1)




까마귀 소리가 들린다.


범려는 옆으로 뉘어 있던 몸을 바로 눕혔다. 한 밤중에 까마귀 소리라니. 까마귀는 길조 중의 길조다. 분명 범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려고 그를 찾아온 것이다.


그가 감겨 있던 눈을 떴다. 상투가 흩어져서 머리가 엉망이었다. 머리를 어깨 아래로 단정하게 쓸어내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까마귀의 그림자가 범려의 머리 위에서 퍼덕거렸다. 가지 위에 앉아 두 날개를 펴고 그를 내려다보는 꼴이 꼭 비틀어진 사다리 같다. 비틀어진 사다리. 분명 알파벳 중 비슷한 글자가 있다.


Z. Z다.


범려가 지크의 이름을 생각하며 벌떡 일어났다. 지크는 지금쯤 탕리에게 거의 도달했겠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크를 죽일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적을 가장 크게 상처 입힐까?


"탕리, 지크, 톨스토아."


범려가 세 이름을 부르며 까마귀를 올려다보았다. 까마귀가 날개를 퍼덕, 퍼덕하더니 다시 나무 위에 앉는 척하다가 바닥에 내려선다. 그림자가 순간적으로 확 커졌다가 작아진다.


- 그림자 크기가 왜 달라지지? 빛과의 거리 때문인가?


- 아니다. 천막의 각도 때문에 커 보이는 것이다.


천막?


범려가 벌떡 일어섰다. 그렇다. 천막의 각도. 천막의 각도를 조정하면 그림자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까마귀가 아니라 나의 마음이다. 나를 속이려면 세상이 아니라 천막을 조정하는 게 가장 쉬운 것이다.


그런데 지금 누가 천막 안에 갇혀 있지?


- 오스카르 왕이다.


범려가 탁자에 앉았다.


범려의 군대는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의 군사는 하루에 500씩 굶어 죽어 갔다. 하지만 그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손에 쥔 5만 남짓의 군대로 50만 이다볼 군을 혼자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군대의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생각과 행동이다.


일단, 그는 페라보라 마을에 가서 식량을 조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식량을 위해 남하한 것은 아니다. 페라보라 마을은 외진 곳이라 한 번 깊게 들어가면 도망치기 힘들다. 그는 제 발로 덫에 기어들어간 것이다.


이제 톨스토아가 군을 몰아 입구를 틀어막으면 범려는 말라 죽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톨스토아는 군을 물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탕리와 톨스토아가 싸울 수 있게 군대를 밑으로 비켜 준 것이었다.


그의 작전의 얼개는 이랬다. 탕리와 톨스토아를 싸우게 하여 톨스토아가 전향하게 한다. 그러면 이다볼 군은 알아서 무너질 것이었다. 그 틈에 범려는 딥스로트 내지 예리코를 할양받는다. 그렇게 영원히 침략의 발판이 될 교두보를 얻는다.


이 작전을 더 강고하게 만들 방법이 있다. 바로 오스카르 왕을 조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태까지는 그 방법을 몰랐다. 워낙 급습이었던지라 세부 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것이었다.


- 그림자를 키워야 해.


오스카르 왕은 아발론이라는 거대한 천막 안에 갇혀 있다. 빛과 그림자는 탕리와 톨스토아가 보내는 소식들이다. 왕의 벽을 조종하면 빛과 그림자의 크기가 달라진다.


"대장군."


황숭주가 막사 가까이 다가왔다. 황숭주의 그림자는 까마귀보다 작았다. 범려와의 거리는 까마귀와 비슷하지만 천막과의 거리가 멀다.


"들어오시오."


황숭주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대장군. 톨스토아가 딥스로트의 정박지를 거의 다 부쉈습니다. 저희배들이 정박지를 못 찾고 헤메고 있습니다. 어찌하면 좋을지요?"


"오스카르 왕에게 즉시 복귀시키라 해야지."


황숭주가 턱을 당겼다. "네, 네? 그게 무슨?"


범려가 수염을 쓸며 머리에 비녀를 꽂았다. "톨스토아가 딥스로트의 정박지를 다 부쉈으니 이제 할 일이 뭐겠소?"


"이제... 우리를 죽이려고 쫓아오겠지요."


"아니오. 탕리를 쫓을 거요."


"네?"


황숭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범려가 황숭주를 쳐다보았다.


"톨스토아가 왕이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탕리와 지크요. 그렇지?"


"네."


"오스카르 왕이 그에게서 갑자기 군권을 빼앗아 탕리에게 주면, 톨스토아는 어떻게 할까?"


"......"


황숭주가 곰곰히 생각했다. "저희에겐 신경을 덜 쓸 것 같군요."


"탕리와 지크 중 약한 쪽을 칠 것이오."


범려가 말했다.


"우리는 페라보라서 얌전히 식량을 약탈하며 기다립시다. 우리가 예리코에 군대를 상륙시키지 않으리라는 확신만 있다면, 톨스토아는 탕리에게 먼저 칼을 겨눌 것이오."


"하지만 그러기엔 우리의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범려가 고개를 저었다. 톨스토아와 디트리히는 정확히 그의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둘을 완벽히 조종할 자신이 있었다.


"롱생크에 있는 탕리가 그 곳을 나와 딥스로트 위, 예루살렘 근방에 주둔한다면 괜찮소. 우리가 예리코에 군대를 상륙시켜도 탕리가 다치지 톨스토아는 안 다칠 테니."


"탕리를 그 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오스카르 왕의 편지가 필요한 거요." 범려가 웃었다. "두고 보시오. 왕은 그림자를 보고 기겁할 거요."


"그림자요? 그건 또 뭡니까?"


"됐소." 범려가 손을 휘휘 저었다. "본국에 서신이나 보내시오. 지원군을 좀 늦추라고. 그리고 페라보라에 있는 이용 장군한테는 찍소리 말고 숨어 있으라 하고."


"알겠습니다."


황숭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들은 페라보라에 있지 않았다. 페라보라 마을에서 본국에 서신을 전하려면 톨스토아의 군대를 넘어 예리코까지 가서 배를 타야 하는 아득한 일이었다.


그래서 범려는 이용만 페라보라로 보내고, 자신은 황숭주와 100명 남짓한 군대와 함께 예루살렘에 숨어 있기로 했다.


그는 탕리가 롱생크로 출병하자마자 예루살렘 안으로 기어 들어가서 탕리와 톨스토아를 빤히 쳐다보는 중이었다. 범려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대범한 짓이었다. 톨스토아와 탕리는 자기 코앞에 범려가 숨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근데, 대장군."


황숭주가 머뭇거리며 질문했다.


"저기, 도대체 그림자가 뭡니까? 무슨 그림자로 오스카르 왕을 혼란스럽게 하신다는 것인지, 저한테도 좀 가르쳐 주시면..."


"왕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그림자로 은유한 거요. 왕의 마음의 벽이 가장 얇은 곳일 수록 왕의 공포는 클 것이오."


"그러니까 그게..."


"보면 아오!"


범려가 날카롭게 말을 잘랐다. "적군 한 놈의 시체를 준비하시오. 키 175에 65킬로, 털은 검은 색이어야 하오. 등에는 채찍 자국이 있어야 하고! 헌병대 시체중에서 찾으시오. 당장 찾아오시오!"




지원군을 늦추라는 범려의 기묘한 편지가 진국으로 향하는 동안, 탕리와 이아이누의 의심은 날이 갈 수록 커지고 있었다. 톨스토아는 범려가 딥스로트를 거쳐 남하하는 꼴을 보고만 있었다. 딥스로트 항구를 부숴 봤자 위에는 예리코 항이 있다. 톨스토아는 범려를 그냥 놔둘 참인가?


이아이누가 불안한 어투로 물었다. "폐하는 뭐라 하시오?"


탕리가 대답했다. "어떻게든 범려를 잡으라는 말 뿐입니다. 히스토리아 게릴라가 다시는 발 붙이지 못하게 말입니다."


"범려가 아래쪽으로 이동했으니, 그럼 이동하는 거요?"


"...일단 대원수의 답신을 기다려 보죠. 대원수와 범려 사이에 끼면 위험합니다."


총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대체 왜 대원수의 답신이 안 오는 거지. 지크의 시체는 못 찾았소? 아직도..."


"못 찾았습니다."


원수가 한숨을 쉬었다. "죽었다고 보는 게 맞겠죠."


"그렇겠지."


"원수님! 원수님!"


밖에서 한 무리의 병사들이 소란스러워졌다. 장교들이 마구 탕리를 불렀다.


"뭐냐?"


"찾았습니다!"


"뭘?"


"지크 왕자의 시체입니다!"


탕리와 이아이누가 뛰쳐나갔다. "뭐라고?"


"보십시오! 저기!"


탕리가 저 쪽에서 다가오는 마차를 향해 달렸다. 짐마차에 무언가 짚이 덮여 있다.


"이게- 아."


탕리가 한숨을 쉬었다. 잘려나간 두 팔이 있었다. 한 팔이 카타스크로아를 꼭 쥐고 있었다. 다른 팔은 여기저기 피부가 쓸려 나가 상쳐투성이였다.


"나머지는?"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누가 보냈지?"


"모릅니다. 마부는 그냥 돈만 받았을 뿐이라고..."


- 믿을 수 없어.


탕리가 총리를 쳐다보았다. "총리님."


"......"


이아이누가 가만히 짚 이불을 두 팔 위에 덮어 주었다. 이 검에 어울리는 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줄은 몰랐구나.


탕리가 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이게 정말 지크일까?


"대원수에게는... 안 알리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총리가 탕리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게 좋겠지?"


- 이게 진짜 지크라면, 우리가 톨스토아보다 먼저 선수를 쳐야하니까.


탕리와 이아이누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폐하께 알립시다. 최우선 사항이오."




그 시각, 아발론 궁은 기절 초풍한 배달을 받고 뒤집어져 있었다. 오스카르 왕은 아발론 궁 1층까지 휠체어를 타고 내려왔다.


"어디 보자." 왕이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직접 보자니까!"


람세스가 흰 천을 걷었다. 왕이 눈을 질끈 감았다. 젊은 남자의 몸통이었다. 말발굽에 짓밟혔는지 완전히 짓이겨져 있었다.


"이게... 이게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람세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마부는 돈을 받고 아발론 궁 앞에 이걸 던져 놓고 오려고만 했다고..."


"이게... 이게 지크의 몸이라고?"


왕이 입을 떡 벌렸다 "말도 안 돼."


썩은 몸통은 채찍과 총자국 투성이였다. 가슴에 난 털은 검은색이었고 백인이었다. 몸통 크기로 보아 175에서 180 정도 되는 키였다.


"머리는?"


"이 마부는 몸통만 받았답니다."


"어디서?"


"예루살렘에서 내려오는 보겐자 산 인근에서 받았답니다. 팔과 다리를 받은 자도 있는데, 팔에는 칼을 하나 같이 보냈답니다. 팔은 탕리 원수에게 보내고 다리는 톨스토아 대원수에게 보냈답니다."


"머리는 못 봤고?"


"못 봤답니다."


- 범려의 장난이다. 지크가 죽었을 리 없다.


왕이 휠체어를 쥐고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 하지만 죽지 않았다면, 이 놈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가?


"지크의 시체는 아직도 못 찾았나?"


"도망다니느라 늦게 오는 것일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폐하! 폐하!"


누군가가 우루루루루 하고 달려왔다. 왕이 마른침을 삼켰다.


"세루크."


"시체, 시체가 왔다구요?"


얼굴이 하얘진 세루크가 헉헉대며 숨을 몰아쉬었다. "제가 보고 싶습니다!"


"걱정 마라. 그런 거 아니다."


"몸통이 왔다고 들었는데..."


"안나를 불러라." 왕이 우울한 어조로 말했다. "확인은 해 봐야 하니까."


"그럼... 그럼 저 천 아래?"


세루크가 사람들을 밀치고 천에 다가갔다. 그가 천을 걷었다. 엉망진창이 된 살덩어리가 있었다. 썩은 살에 구더기가 들끓고 함몰된 가슴에서는 썩은 피가 말라붙었다.


"......"


세루크가 말을 못했다.


"이게... 형일 리가 없는데. 머리... 머리. 머리는? 머리는요?"


"... 안 왔다. 모르겠나?"


세루크가 고개를 저었다. "범려의 술책입니다."


"당연하겠지." 왕이 휠체어를 홱 돌렸다. "이게 지크일 리가 없다. 증거가 모자라."


"폐하!" 세루크가 왕의 휠체어를 붙잡았다. "형을 찾으러 가게 해 주십시오!"


"안 된다. 너도 없으면 누가 일을 한단 말이냐?"


"분명 범려한테 쫓기는 겁니다. 위험합니다!"


"이미 군대를 보냈다!"


왕이 차갑게 대답하며 휠체어를 끌고 가 버렸다. 세루크가 람세스를 붙잡았다.


"노바 대령도 못 찾으셨습니까? 모건 대장님도요?"


"난 잘 모른다."


"그러지 마시고-"


"들어가자." 람세스가 세루크의 등을 쓸었다. "다 잘 될 거야. 들어가자."


- 다 잘 될 거라고?


세루크가 람세스의 손을 뿌리쳤다. 그가 문 쪽으로 터벅터벅 걸었다.


"세루크!"


왕이 그에게 고함을 쳤다. "어딜 가느냐!"


세루크가 멈칫했다.


"당장 돌아오지 못하겠느냐!"


세루크가 고개를 돌려 왕을 쳐다봤다.


그가 달리기 시작했다. 군사들이 어어어억, 하고 그에게 부딪혀 쓰러졌다. 왕은 더 이상 붙잡지 못했다.




안나는 오늘도 요리에 열심히였다. 지크를 비롯한 사람들이 다시 전쟁터로 떠난 이후, 아케메네스 저택에는 다시 안나와 에네레실밖에 남지 않았다. 에네레실은 갓난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 그녀를 돌봐줄 사람은 안나 뿐이었다.


"......"


에네레실이 퀭한 눈으로 안나가 갖다 준 빵을 씹었다. 안나가 사라졌다 돌아온 후, 사람들은 더 이상 안나를 믿지 않았다. 그녀는 늘 텅 빈 눈으로 적막한 로비를 바라봤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요리와 청소 뿐이었다.


쾅쾅쾅.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안나가 천천히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녀의 걸음은 느린데 문소리는 너무나 다급했다. 누굴까? 무슨 일일까?


"누나." 세루크였다. 안나의 유일한 말벗이었다.


"세루크." 안나의 표정이 풀어졌다.


"누나의 도움이 필요해."


"뭔데?"


뭔데, 하는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말을 해서 그런가, 자신의 목소리가 낯설었다.


"그게..." 세루크가 잠시 망설였다. "시체가 왔어. 예루살렘에서."


"예루살렘에서? 근데?"


"그게..." 세루크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일단 한 번 봐 줘."


"내가 왜?" 안나는 곧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세루크가 시체를 보여준다면 그게 누구겠는가.


"... 조금만 기다려."


안나가 그를 버려 두고 방으로 갔다. 이대로 갈 수는 없을 것 같아, 화장을 하고 깔끔하게 머리를 묶었다. 늘 입는 낡은 면옷 말고 부드러운 녹색 원피스를 입었다. 이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누나."


그녀를 본 세루크가 멈칫했다. 그가 눈을 내리깔았다.


"...가자."


안나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엿다. 세루크가 위를 쳐다봤다. 계단 위에서 아기를 안은 에네레실이 둘을 보고 있었다.


"아!" 갑자기 에네레실이 울기 시작했다. 안나가 계단 위로 뛰어올랐다.


"아아아!"


"언니. 울지 마. 언니."


"아아아... 아으으으으."


에네레실이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녀가 안나를 껴안았다. 안나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괜찮아. 갔다 올게."


안나가 문을 나섰다. 세루크가 당황하며 마차를 찾았다. 안나가 탈 만한 마차는 없었다. 안나가 차분하게 말했다.


"괜찮아."


"하지만 누나."


"말 탈 수 있어."


세루크가 안나를 조심스럽게 말에 올렸다. 아발론 궁까지는 10분 거리였다. 안나에게는 그 시간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마침내 궁에 도착하자, 람세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나 공주."


"오랜만이네요."


안나가 어른스럽게 인사했다. 람세스가 가만히 발을 움직이며 둘을 안내했다. 싸늘한 한기가 느껴지는 지하 석실에 들어서자, 나무 테이블이 있었다. 흰 천 아래 무언가 있었다.


"......"


람세스가 천을 들었다. 안나를 위해 피와 벌레는 다 씻어냈지만 참혹하긴 마찬가지였다. 안나가 말없이 앞으로 다가섰다.


"...이것 뿐인가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요?"


"팔은 탕리 원수 쪽으로 갔고, 다리는 대원수 쪽으로 갔습니다."


안나가 시체를 조용한 눈으로 살폈다.


"누나. 맞아?"


"모르겠어. 하지만 범려가 시체를 찢을 이유가 있다면 지크가 맞겠지."


그녀가 쓰게 웃었다. "참 비참하네. 군인의 최후는."


"그럼 지크가 맞다는 겁니까?"


"모르겠어요. 지크는 어렸을 때부터 상처가 많아요. 근데 이 시체는 피부가 온전하지 않네요. 이대로는 알 수가 없어요."


"알겠습니다." 람세스가 고개를 숙였다. "고생하셨습니다. 공주님."


안나가 조용히 몸을 돌렸다. 람세스가 시체를 다시 싸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사락 사락하고 지크가 그녀의 옷을 벗기는 소리가 생각났다. 안나는 조용한 얼굴로 다시 말에 올랐다.


"누나."


세루크가 말했다. "난 못 믿겠어. 형을 찾으러 가야겠어."


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


"걱정하지 마. 꼭 형을 찾아올게."


"그래야지." 안나가 살짝 웃었다. 움푹 패인 볼에 슬픔과 고통이 검게 달라붙었다. 그녀가 드레스 아래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또 아버지 없이 애를 키울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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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28화-수호자의 귀환(7) +1 19.03.30 375 7 15쪽
230 28화-수호자의 귀환(6) 19.03.29 203 4 12쪽
229 28화-수호자의 귀환(5) 19.03.28 213 4 13쪽
228 28화-수호자의 귀환(4) 19.03.27 228 3 14쪽
227 28화-수호자의 귀환(3) 19.03.26 201 3 14쪽
226 28화-수호자의 귀환(2) 19.03.25 188 5 12쪽
225 28화-수호자의 귀환(1) 19.03.24 206 5 17쪽
224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2) 19.03.23 181 6 15쪽
223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1) 19.03.22 185 4 13쪽
222 27화-소인을 위한 왕좌(10) 19.03.21 190 4 13쪽
221 27화-소인을 위한 왕좌(9) 19.03.20 193 4 14쪽
220 27화-소인을 위한 왕좌(8) 19.03.19 218 3 16쪽
219 27화-소인을 위한 왕좌(7) 19.03.18 233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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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26화-머스켓과 풋사과(3) 19.03.03 269 3 17쪽
203 26화-머스켓과 풋사과(2) 19.03.02 248 3 16쪽
202 26화-머스켓과 풋사과(1) 19.03.01 265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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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1) 19.02.03 243 2 17쪽
199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0) 19.02.02 337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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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25화-그의 것을 그에게(4) 19.01.27 239 3 17쪽
192 25화-그의 것을 그에게(3) 19.01.26 237 3 14쪽
191 25화-그의 것을 그에게(2) 19.01.25 253 4 15쪽
190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 19.01.24 271 4 21쪽
189 24화-개화의 새벽(10) +2 19.01.23 307 3 17쪽
188 24화-개화의 새벽(9) 19.01.22 275 3 16쪽
187 24화-개화의 새벽(8) 19.01.21 251 3 14쪽
186 24화-개화의 새벽(7) 19.01.20 281 3 13쪽
185 24화-개화의 새벽(6) 19.01.19 303 5 17쪽
184 24화-개화의 새벽(5) 19.01.18 267 6 15쪽
183 24화-개화의 새벽(4) +2 19.01.17 299 3 15쪽
182 24화-개화의 새벽(3) +1 19.01.16 283 4 18쪽
181 24화-개화의 새벽(2) 19.01.15 282 4 16쪽
180 24화-개화의 새벽(1) 19.01.14 329 4 17쪽
179 23화-옐로이즈(10) +1 19.01.13 306 3 16쪽
178 23화-옐로이즈(9) +4 19.01.12 336 4 14쪽
177 23화-옐로이즈(8) +2 19.01.11 287 4 15쪽
176 23화-옐로이즈(7) +2 19.01.10 313 3 16쪽
175 23화-옐로이즈(6) 19.01.09 273 3 19쪽
174 23화-옐로이즈(5) 19.01.08 294 3 12쪽
173 23화-옐로이즈(4) +4 19.01.07 311 5 14쪽
172 23화-옐로이즈(3) +2 19.01.06 272 5 13쪽
171 23화-옐로이즈(2) 19.01.05 297 7 15쪽
170 23화-옐로이즈(1) 19.01.04 292 6 14쪽
169 22화-마왕의 이유식(10) 19.01.03 337 6 13쪽
168 22화-마왕의 이유식(9) 19.01.02 295 6 14쪽
167 22화-마왕의 이유식(8) 19.01.01 292 6 17쪽
166 22화-마왕의 이유식(7) +1 18.12.31 308 7 13쪽
165 22화-마왕의 이유식(6) 18.12.30 365 6 13쪽
164 22화-마왕의 이유식(5) 18.12.29 350 10 16쪽
163 22화-마왕의 이유식(4) 18.12.28 362 6 14쪽
162 23화-마왕의 이유식(3) +2 18.12.27 389 7 13쪽
161 22화-마왕의 이유식(2) 18.12.26 361 5 15쪽
160 22화-마왕의 이유식(1) +2 18.12.25 425 6 18쪽
159 21화-영광의 계승자(12)(2부 完) +10 18.12.24 436 12 18쪽
158 21화-영광의 계승자(11) 18.12.23 413 7 20쪽
157 21화-영광의 계승자(10) +2 18.12.22 373 7 20쪽
156 21화-영광의 계승자(9) +2 18.12.21 404 8 20쪽
155 21화-영광의 계승자(8) +2 18.12.20 382 10 18쪽
154 21화-영광의 계승자(7) 18.12.19 372 11 20쪽
153 21화-영광의 계승자(6) 18.12.18 371 6 20쪽
152 21화-영광의 계승자(5) 18.12.17 379 6 22쪽
151 21화-영광의 계승자(4) 18.12.16 392 8 16쪽
150 21화-영광의 계승자(3) +2 18.12.15 389 5 19쪽
149 21화-영광의 계승자(2) 18.12.14 380 7 18쪽
148 21화-영광의 계승자(1) 18.12.13 449 8 19쪽
147 20화-0시 정각(11) +1 18.12.12 382 13 27쪽
146 20화-0시 정각(10) +2 18.12.11 359 12 17쪽
145 20화-0시 정각(9) 18.12.10 370 9 15쪽
144 20화-0시 정각(8) 18.12.09 408 9 17쪽
143 20화-0시 정각(7) +2 18.12.08 422 11 17쪽
142 20화-0시 정각(6) +4 18.12.07 402 7 22쪽
141 20화-0시 정각(5) +2 18.12.06 377 9 16쪽
140 20화-0시 정각(4) 18.12.05 374 8 20쪽
139 20화-0시 정각(3) 18.12.04 386 9 19쪽
138 20화-0시 정각(2) +1 18.12.03 386 10 21쪽
137 20화-0시 정각(1) 18.12.02 435 8 26쪽
136 19화-벽을 사이에 두고(9) 18.12.01 396 6 16쪽
135 19화-벽을 사이에 두고(8) 18.11.30 405 7 20쪽
134 19화-벽을 사이에 두고(7) 18.11.29 506 11 19쪽
133 19화-벽을 사이에 두고(6) 18.11.28 392 6 17쪽
132 19화-벽을 사이에 두고(5) 18.11.27 414 9 21쪽
131 19화-벽을 사이에 두고(4) +2 18.11.26 413 9 18쪽
130 19화-벽을 사이에 두고(3) +4 18.11.25 483 10 18쪽
129 19화-벽을 사이에 두고(2) +2 18.11.24 435 9 16쪽
128 19화-벽을 사이에 두고(1) 18.11.23 450 7 14쪽
12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1) +2 18.11.22 445 8 12쪽
126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0) 18.11.21 440 9 21쪽
125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9) 18.11.20 442 9 17쪽
124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8) 18.11.19 445 12 19쪽
123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7) 18.11.18 545 8 20쪽
122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6) 18.11.17 475 10 18쪽
121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5) 18.11.16 446 9 20쪽
120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4) +2 18.11.15 456 8 16쪽
119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3) 18.11.14 497 9 22쪽
118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2) 18.11.13 466 10 16쪽
11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 18.11.12 513 11 18쪽
116 17화-노예 나라의 왕(11) 18.11.11 505 11 23쪽
115 17화-노예 나라의 왕(10) 18.11.10 473 11 25쪽
114 17화-노예 나라의 왕(9) 18.11.09 474 10 21쪽
113 17화-노예 나라의 왕(8) 18.11.08 469 13 21쪽
112 17화-노예 나라의 왕(7) 18.11.07 477 10 16쪽
111 17화-노예 나라의 왕(6) 18.11.06 473 11 18쪽
110 17화-노예 나라의 왕(5) 18.11.05 506 8 17쪽
109 17화-노예 나라의 왕(4) 18.11.04 472 10 18쪽
108 17화-노예 나라의 왕(3) 18.11.03 530 9 17쪽
107 17화-노예 나라의 왕(2) 18.11.02 500 13 17쪽
106 17화-노예 나라의 왕(1) 18.11.01 508 12 17쪽
105 16화-사랑과 충성(11) 18.10.31 538 11 18쪽
104 16화-사랑과 충성(10) 18.10.30 504 11 17쪽
103 16화-사랑과 충성(9) 18.10.29 473 10 15쪽
102 16화-사랑과 충성(8) +2 18.10.28 515 10 17쪽
101 16화-사랑과 충성(7) 18.10.27 534 12 21쪽
100 16화-사랑과 충성(6) 18.10.26 549 11 19쪽
99 16화-사랑과 충성(5) 18.10.25 555 11 19쪽
98 16화-사랑과 충성(4) 18.10.24 555 9 19쪽
97 16화-사랑과 충성(3) +2 18.10.23 605 10 19쪽
96 16화-사랑과 충성(2) 18.10.22 571 8 15쪽
95 16화-사랑과 충성(1) 18.10.21 608 9 18쪽
94 15화-굴욕의 맛(10) +2 18.10.20 602 10 15쪽
93 15화-굴욕의 맛(9) 18.10.19 562 10 23쪽
92 15화-굴욕의 맛(8) 18.10.18 561 11 19쪽
91 15화-굴욕의 맛(7) 18.10.17 596 10 19쪽
90 15화-굴욕의 맛(6) +2 18.10.16 602 9 22쪽
89 15화-굴욕의 맛(5) +6 18.10.15 630 12 16쪽
88 15화-굴욕의 맛(4) 18.10.14 601 14 16쪽
87 15화-굴욕의 맛(3) 18.10.13 641 10 15쪽
86 15화-굴욕의 맛(2) 18.10.12 646 10 18쪽
85 15화-굴욕의 맛(1) 18.10.11 637 14 22쪽
84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0) 18.10.10 668 15 17쪽
83 14화-왕도를 걷는 노예(9) +2 18.10.09 628 10 15쪽
82 14화-왕도를 걷는 노예(8) 18.10.08 681 12 22쪽
81 14화-왕도를 걷는 노예(7) +2 18.10.07 657 11 16쪽
80 14화-왕도를 걷는 노예(6) 18.10.06 639 13 19쪽
79 14화-왕도를 걷는 노예(5) 18.10.05 644 11 18쪽
78 14화-왕도를 걷는 노예(4) +2 18.10.04 688 11 19쪽
77 14화-왕도를 걷는 노예(3) 18.10.03 669 12 23쪽
76 14화-왕도를 걷는 노예(2) +2 18.10.02 719 12 21쪽
75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 +2 18.10.01 765 14 16쪽
74 13화-망국의 씨앗(12)(1부 完) +2 18.09.30 756 15 21쪽
73 13화-망국의 씨앗(11) +4 18.09.29 686 15 18쪽
72 13화-망국의 씨앗(10) +2 18.09.28 664 10 16쪽
71 13화-망국의 씨앗(9) +2 18.09.27 739 13 20쪽
70 13화-망국의 씨앗(8) 18.09.26 744 13 18쪽
69 13화-망국의 씨앗(7) +2 18.09.25 775 14 22쪽
68 13화-망국의 씨앗(6) 18.09.24 752 12 21쪽
67 13화-망국의 씨앗(5) +10 18.09.23 779 11 20쪽
66 13화-망국의 씨앗(4) 18.09.22 770 12 15쪽
65 13화-망국의 씨앗(3) +2 18.09.21 810 9 15쪽
64 13화-망국의 씨앗(2) 18.09.20 814 8 18쪽
63 13화-망국의 씨앗(1) 18.09.19 815 13 14쪽
62 12화-스파이 게임(11) 18.09.18 779 11 16쪽
61 12화-스파이 게임(10) 18.09.17 804 13 16쪽
60 12화-스파이 게임(9) +2 18.09.16 869 13 13쪽
59 12화-스파이 게임(8) 18.09.15 920 15 20쪽
58 12화-스파이 게임(7) 18.09.14 902 10 14쪽
57 12화-스파이 게임(6) +1 18.09.13 954 12 12쪽
56 12화-스파이 게임(5) 18.09.12 923 15 18쪽
55 12화-스파이 게임(4) 18.09.11 945 11 17쪽
54 12화-스파이 게임(3) 18.09.10 982 17 17쪽
53 12화-스파이 게임(2) 18.09.09 1,046 14 15쪽
52 12화-스파이 게임(1) 18.09.08 1,163 13 14쪽
51 11화-마지막 왕자(11) +5 18.09.07 1,146 18 19쪽
50 11화-마지막 왕자(10) 18.09.06 1,103 17 15쪽
49 11화-마지막 왕자(9) 18.09.05 1,129 16 17쪽
48 11화-마지막 왕자(8) 18.09.04 1,148 21 21쪽
47 11화-마지막 왕자(7) 18.09.03 1,201 20 15쪽
46 11화-마지막 왕자(6) 18.09.02 1,186 24 19쪽
45 11화-마지막 왕자(5) 18.09.01 1,217 24 19쪽
44 11화-마지막 왕자(4) +2 18.08.31 1,248 19 14쪽
43 11화-마지막 왕자(3) 18.08.30 1,324 20 16쪽
42 11화-마지막 왕자(2) 18.08.29 1,423 20 14쪽
41 11화-마지막 왕자(1) 18.08.28 1,411 24 14쪽
40 10화-권위와 긍지(8) 18.08.27 1,412 23 16쪽
39 10화-권위와 긍지(7) 18.08.26 1,440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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