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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서재입니다.

이악물고 출세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조상우
작품등록일 :
2018.07.20 15:47
최근연재일 :
2019.03.30 06: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240,372
추천수 :
3,465
글자수 :
1,683,635

작성
18.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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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
추천
8
글자
16쪽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4)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4)




살점과 비명과 살육이 난무하는 광서성의 항구.


흰옷을 입은 이용이 칼을 쏘아댔다. 검은 죽음의 화신이 된 디트리히가 칼춤을 추며 받아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8층 석탑의 지붕 위였다.


“흡-”


디트리히가 숨을 멈추며 이용의 칼날을 비껴갔다. 그의 머리칼이 칼날에 스치며 스스스, 소름 돋는 소리를 냈다.


그의 눈앞에 칼날이 시리게 번쩍였다. 속눈썹이 베일까 고개를 뒤로 빼는 대신, 카타스크로아를 칼날에 들이밀었다.


칼날서 으드드드-소리가 났다. 이용이 디트리히의 눈을 노리고 칼날을 더욱 비꼈다. 디트리히가 칼날을 올려붙였다.


챙-


디트리히가 앞으로 바짝 붙었다. 이용의 칼 손잡이 쪽으로 카타스크로아가 으드드드 하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용이 인상을 쓰며 칼을 더욱 눕혔다. 디트리히가 몸을 숙였다.


“헙!”


이용이 칼날을 들어올리자, 디트리히가 허리를 옆으로 숙이며 그의 칼을 위로 올려붙였다. 이용이 놀라며 뒤로 뛰었다.


“윽-”


첫 번째 상처를 입은 이용이 신음하며 물러섰다. 그의 흰 갑옷 안쪽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


둘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이용이 나직하게 물었다. “그 칼은 도대체 뭐지?”


디트리히가 카타스크로아를 늘어뜨렸다. “그래. 솔직히 이 정도 명검은 반칙이지.”


이용이 칼날이 뜯어져 나간 자기 칼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칼, 이름이 뭐냐?”


“카타스크로아다.”


“카타스크로아.”


이용이 가만히 생각했다. “들어본 적 없는데.”


“다른 칼로 싸우라 이거냐?”


이용이 피식 웃었다. “그런 변명을 할 것 같아?”


디트리히가 같이 웃었다. 그가 손짓했다. “덤벼!”


“좋다!”


날이 빠진 칼을 든 이용이 짓쳐들었다. 디트리히가 칼끝을 밑으로 늘어뜨렸다.


- 뭐지? 속임수인가?


이용이 개의치 않고 접근했다. 다리를 내주더라도 치명상을 입힐 작정이었다. 디트리히가 웃었다.


“엇-”


디트리히가 검은 그림자처럼 눈앞으로 다가섰다. 이용이 칼을 옆으로 긋기도 전에 디트리히의 주먹이 덮쳤다.


“욱-”


코를 맞을 뻔한 이용이 뒷걸음질 쳤다. 디트리히가 카타스크로아를 버리고 훅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


이용과 디트리히가 주먹을 쾅 하고 부딪혔다. 가드를 올린 디트리히가 웃었다. “깜짝 놀랬나 보지?”


“도대체 왜 칼을 버렸지?”


“너한테는 아까운 칼이니까!”


“하하!”


이용이 웃어젖혔다. “그래. 맨주먹으로 해도 이길 수 있다 이거냐! 진국의 무예를 우습게 보는구나!”


“봐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끝까지 잘난 척이냐?”


“음, 격투는 좀 오랜만인데.”


이용이 목을 꺾었다. “네가 하도 예쁘게 생겨서 깨끗하게 베어주고 싶었다만, 얼굴이 망가져도 네가 이해해라.”


디트리히가 대답 대신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허 참. 이거 뭐야?”


마부가 혀를 끌끌 찼다.


“아저씨. 왜 안 가요?”


“참 나.”


마부가 짐짝 쪽을 보며 외쳤다. “오늘은 문 안 연대! 이 놈들이 안 열어주네.”


“왜요?”


마부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저것 때문 같은데.”


지크가 신음하며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탑 위에서 흰옷의 이용과 검붉은 옷의 디트리히가 마구 발차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아주 못된 놈들이야! 탑 위에서 싸움질이나 하고. 저래가지고 다음 세상에 윤회하겠어?”


“세상에 윤회가 어디 있어요? 다시 태어나고 싶어 하는 불쌍한 현세의 인간이 있는 거지.”


“윤회가, 내세가 없다고 믿는단 말이야?”


마부가 고개를 홱 돌렸다. 지크가 좀 놀랐다. 마부의 얼굴이 오스카르 왕자와 너무나 흡사했다.


“죽으면 그냥 끝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광서성에 못 들어가면 그냥 끝이에요.”


“그게 그렇게 중요해?”


“저기 봐요. 저 까만 놈.”


지크가 디트리히를 손가락질했다. “저 놈이 저 하얀 놈을 죽이면 진짜 우린 다 죽는 거라고요.”


“알았어! 그럼 들여보내 줄게.”


마부가 씩 웃었다. “그러니까, 정신 차리고 살아야 돼. 다시는 검의 길을 벗어나지 말라구. 알았어?”


“네?”


“딱 한 번만 도와주는 거야!”


마부가 입고 있던 회색 로브를 벗어던졌다. 그가 거대한 칼을 꺼내들었다. 카타스크로아와 비슷한데, 손잡이가 더 검고 크기는 더 컸다.


“아, 아저씨! 그렇게까지-”


마부가 위로 뛰어올랐다. 황토색 금발이 햇빛에 쨍하고 빛나더니, 마부의 거대한 몸뚱이가 성문 앞에 쿵 하고 내려섰다.


지크가 깜짝 놀라 마부를 쳐다보았다. 2미터 20은 될 만한 거한의 장검이 섬광을 뿌렸다. 으아악-하고 경비병들이 우수수 넘어졌다.


“자!” 마부가 쾅, 하고 문을 걷어찼다. “가라! 보부상들아!”


“우와아아아!”


마부 뒤에 서 있던 보따리 장사들이 함성을 질러 대며 밀려들었다. 지크가 탄 마차도 내달리기 시작했다.


지크가 힘겹게 마차 난간을 붙잡았다. “저기, 저기요-”


“기다려 봐!”


“아저씨, 누구세요!”


“나중에 다 알게 돼!”


덜커덩 하며 마차가 멈췄다. 지크가 상처를 부여잡고 신음했다. 마부가 짐칸으로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자, 가자!”


“어딜 가요-”


마부가 지크를 종이인형처럼 슉 꺼내더니 어깨 위에 짊어졌다. 마부의 거대한 어깨에 얹힌 지크가 신음하며 옆구리를 부여잡았다. “저기-”


“조금만 참어!”


마부가 하하 웃으며 탑 안으로 뛰어들었다. 지크가 눈을 꾹 감고 고통을 참아냈다. 마부가 쾅쾅 소리를 내며 계단을 뛰어올랐다.


“저, 저기-”


“잘 해결해!”


지크의 몸이 붕- 뜨더니,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지붕에 내던져졌다. 온 몸에 붕대를 감은 지크가 힘없이 지붕을 굴렀다.


이용과 디트리히가 눈을 흡떴다. “지, 지크!”


지크가 피투성이가 된 둘을 보았다.


디트리히는 피로 샤워를 한 듯 피칠갑에 코와 이마가 깨져 피가 줄줄 흘렀고, 이용은 코와 입에서 흐르는 피 때문에 흰 갑옷 가슴께가 피투성이였다. 둘 다 맨주먹이 피투성이였다.


“저기...”


지크가 손을 들었다. “디트리히, 그만 싸워. 이용 장군님, 오랜만입니다.”


“시끄럽다!”


이용이 눈을 부라렸다. “아직 승부는 안 끝났다!”


“장군님, 디트리히는 안나를 죽이지 않았어요. 진정하세요.”


“뭐야?”


“디트리히, 안나 공주는 어디 있어. 어서 장군님께 말씀드려. 괜찮아.”


“무슨 헛소리야!”


“디트리히. 장군님은 믿어도 돼. 그만 하라니까.”


이용과 디트리히가 인상을 쓰며 지크를 노려보았다. 지크가 미이라처럼 붕대가 감긴 몸으로 일어섰다. “두 분, 그만 싸우시라니까요.”


이용이 지크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제 와서 무슨 헛소리냐? 네가 범대인과 세루크에게 편지를 보내 안나를 광서성에서 구하라고 하지 않았나?”


“맞아요.”


“안나를 납치한 건 디트리히고.”


“맞아요.”


“그래! 그런데 이제 와서 무슨 헛소리야.”


“디트리히는 속은 거예요.”


“누구에게 속아?”


“주지서에게 속은 거예요.”


“그게 무슨 소리야?”


“주지서 상국이 디트리히를 속인 거예요. 안나가 죽으면 제비가 태자비가 될 수 있잖아요.”


“......”


이용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지크와 디트리히를 번갈아 노려보았다. “그게... 무슨!”


지크가 디트리히를 향해 두 손을 들었다. “디트리히, 진정해. 넌 속은 거야. 왕자님이 주지서 상국에게 속은 거라고. 안나가 죽으면 제비가 태자비가 될 거고, 구천 태자 전하는 이다볼 왕국을 완전히 망하게 하실 거야.”


지크가 이용을 쳐다보았다. “이용 장군님, 디트리히, 두 명은 주지서 상국에게 속고 있어. 둘이 싸울 때가 아니야. 당장 안나 공주를 확보해야 한다니까?”


디트리히가 침을 삼켰다. 그가 피투성이 손으로 눈가를 닦아 냈다. “이미 늦었어.”


“무슨 소리야?”


“안나는 죽었어.”


지크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크가 애써 웃었다. “거짓말. 네가 안나를 죽일 리가 없잖아.”


디트리히가 고개를 저었다. “정말 죽였어.”


지크가 마른침을 삼켰다. “아니지? 안나는 내...” 지크가 이용을 곁눈질했다. “안나는 오스카르 왕자님의 고모 뻘이야. 왕족이라고. 네가 죽였을 리가 없-”


“죽였어.”


지크가 말을 잃었다. 디트리히가 되풀이했다. “죽였어. 산 채로 배를 탈 자신이 없었어.”


지크의 눈에 분노가 차올랐다. “정말이야?”


“진짜 죽였어.”


지크가 팔을 늘어뜨렸다.


디트리히의 눈앞이 갑자기 어찔해졌다. 그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바닥에 앉았다.


한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다. 이용이 침묵을 뚫고 외쳤다. “그럼 안나의 시체는 어디 있나!”


“그건 가르쳐 줄 수 없다!”


“시체를 보지 못한다면 믿을 수 없다!”


“믿든 말든 알아서 해!”


디트리히가 마른침을 삼켰다. 이 상태로 이용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지크에게 눈짓을 했다. 지크는 얼음이라도 된 듯 멍했다.


이용이 그를 다그쳤다. “디트리히! 항복해라. 같이 영락궁으로 가자. 가서 태자 전하께 사실대로 고해라!”


“지크.” 디트리히가 애타게 불렀다. “지크!”


지크가 떨리는 손으로 카타스크로아를 주워들었다. “정말 안나를 죽였어?”


디트리히가 대답하지 못했다. 이용이 당황했다. “지크! 정신 차려라. 칼을 버려!”


지크가 카타스크로아를 디트리히에게 겨누었다. “정말이야?”


디트리히가 마른침을 삼켰다.


지크가 하, 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이용이 지크에게 다가섰다. “칼을 버려!”


“디트리히.” 지크가 얼굴을 가렸다. “정말 안나를 죽였니?”


디트리히가 이용을 보았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


지크가 디트리히에게 다가섰다. 바닥에 앉은 디트리히가 눈을 질끈 감았다. 지크가 칼을 들어올렸다.


“안 돼!” 이용이 달려들었다. 지크가 그를 노려보며 칼을 그어 버렸다. 이용이 움찔하며 물러섰다.


“디트리히.”


지크가 한숨을 쉬며 다시 칼을 들어올렸다. “널 따라 검의 길에 든 걸 정말 후회해.”


“다 널 위해서야.”


“꼭 아버지처럼 얘기하는구나.”


지크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버지는 자기 이상밖에 모르는 인간이었어. 결국 가엾은 안나가 이렇게 죽었구나. 다 나 때문이다. 내가 너희들에게 휘둘렸기 때문이야.”


지크가 디트리히를 내려다보았다. 디트리히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지크.”


“이제 끝내자.” 지크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안 돼!”


이용이 바닥에 떨어진 칼을 집어던졌다. 그가 번개같이 칼을 집어던졌다.


푹- 하고 칼날이 무뎌진 칼이 지크의 옆구리에 박혔다.


“헉-”


“안 돼!”


지크가 풀썩 쓰러졌다.


“안 돼. 안 돼!” 디트리히가 지크를 받아 안았다. “지크!”


지크가 헉헉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디트리히가 애타게 불렀다. “정신 차려. 안 돼!”


“이제 끝이다!”


카타스크로아를 빼앗아 든 이용이 디트리히의 목에 칼끝을 겨누었다.


“태자 전하께 가서 사실대로 고해라. 정말 주지서가 너희에게 장난을 친 것인지! 지크도, 너도, 모두 태자께 사실대로-!”


“닥치고 지혈이나 해!”


디트리히가 울며 소리를 쳤다. “지금 얘 꼴이 안 보여!”


이용이 침을 삼켰다. 그가 탑 밑을 향해 소리를 쳤다. 밑에서 세루크의 고함이 들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루루 탑을 올라오기 시작했다.


“빨리! 빨리 의사를 불러!”


이용과 디트리히가 옷을 찢어 지크의 상처를 싸맸다. 지크가 색색거리며 디트리히를 보았다.


“지크. 정신 차려!”


지크가 파들거리는 손으로 디트리히의 뺨을 잡았다. “안나... 곁에 묻어 줘.”


“포기하지 마. 정신 차려!”


지크가 고개를 저었다. “이제 놓아 줘.”


“지크!”


디트리히가 지크를 껴안고 흐느꼈다. “정신 차려!”


이히히히힝- 저 멀리 우렁한 말 울음소리가 들렸다. 지크가 뭐라고 중얼거렸다. “뭐라고?”


“초커.”


“어?”


“초커가 왜...”


지크가 옅은 숨을 쉬며 속삭였다. “왜 저래.”


이용과 디트리히가 우렁찬 울음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피투성이가 된 초크스칼라 위에 흰 옷을 입은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누군가가 계속 소리를 쳤다. 초크스칼라의 울음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이용이 실눈을 떴다. “여자다. 여자야!”


“여자?”


디트리히가 숨을 들이쉬었다. 눈이 침침해서 잘 보이질 않았다. “여자? 여자라고?”


“안나 누나!”


세루크가 고함을 쳤다. 산 위에 선 안나가 손을 흔들었다. 초크스칼라가 울부짖으며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안나?” 지크가 색색거렸다. “안나가 살아 있어?”


디트리히의 창백한 안색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의 손아귀가 단단해지고, 흐려졌던 시야도 깨끗해졌다. 디트리히가 지크를 안고 벌떡 일어섰다. “안나 공주!”


오지 말랬잖아. 도망가랬잖아!


디트리히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오지게 말 안 듣네.”


지크가 색색 숨을 쉬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래. 내가 도망가라고 했어.”


지크를 아이처럼 안은 디트리히가 웃었다. “어떻게 쟤를 죽이겠어? 그치만 왕자님의 명을 거역할 수도 없잖아. 근데 저 바보가 돌아왔네. 알아듣게 얘기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역시.”


지크가 눈물을 흘렸다. “역시 내 아내야!”


“안나 누나!” 석양을 등진 안나의 모습에 세루크가 환호했다. 세루크 옆에 누운 앙리도 같이 박수를 쳤다. “누나!”


지크가 웃었다. “앙리.” 거지들도 영문도 모르고 환호했다.


이용도 박수를 쳤다. “됐다. 안나가 살아 있어!” 그가 웃어젖혔다. “주지서의 계략이 실패했구나! 으하하하!”


디트리히가 어깨를 으쓱했다. 지크가 쿨룩쿨룩 기침을 했다. “근데 너, 칼 맞은 것 치곤 멀쩡하다?”


지크가 터진 입술로 웃었다. “갈비에 나무 받침을 대 놔서.”


“다 내가 칼날을 버려 놓은 덕인 줄 알아라.”


안나가 미친 듯이 손을 흔들어 댔다. 지크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안나가 계속 뭐라고 소리를 쳤다. 세루크가 대신 외쳤다.


“지크 형!”


세루크가 울먹였다. “다시 만날 그 날까지 건강하래!”


“안나.” 지크가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디트리히가 지크를 번쩍 들어올렸다. 안나도 눈물을 흘렸다. “건강해야 해!”


세루크가 울며 외쳤다. “건강하래. 건강하래 형!”


“알았어...”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제스처를 봤는지 어쨌는지, 안나가 말에서 내려섰다. 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지크가 울며 계속 고개를 주억거렸다. “알았어... 건강할게. 꼭 널 데리러 갈게...”


이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군.”


디트리히가 이용을 돌아보았다.


“이용 장군, 나와 지크는 이쯤에서 이다볼로 돌아가야겠어. 우리 승부는 다음으로 미뤄야겠군. 아니면 지크와 2대 1로 싸워 볼까?”


“에이, 그건 아니지.”


이용이 팔짱을 끼며 웃었다.


저 아래서 군사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 안나가 얌전히 군사들에게 몸을 맡겼다.


“태자 전하께 가자.” 안나가 당당하게 고개를 들었다. “나는 이다볼 왕국의 안나 공주, 죽은 율리우스 왕자님의 장녀다!”


군사들이 안나를 겹겹이 에워싸고 걷기 시작했다. 초크스칼라가 안나를 호위하며 따라 걸었다. 세루크와 그의 사병들, 그를 따르는 수백의 거지들도 안나 공주를 따라갔다.


“또 보자, 디트리히!”


이용이 황급히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디트리히도 지크를 안고 터벅터벅 그의 뒤를 따랐다.


“근데, 이 몸으로 여긴 어떻게 올라왔어?”


“마부 아저씨가 올려다 줬어.”


“하! 꽤나 고생했겠네.”


“30초도 안 되어 올라오던데.”


“30초?”


디트리히가 기겁했다. “뭐 하는 사람이야?”


“나도 몰라. 칼이 카타스크로아하고 비슷하던데. 키가 2미터 20은 되어 보였어. 오스카르 왕자님하고 생긴 게 비슷했어.”


“......”


디트리히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왜 그래?”


“그 사람, 검은 갑옷에 날개 없었어?”


“제대로 못 봐서 몰라.”


“그나저나 너, 내가 정말 안나를 죽인 줄 알았어?”


“어.” 지크가 웃었다. “너 은근히 그러잖아.”


“참 나!” 디트리히도 하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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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25화-그의 것을 그에게(6) 19.01.29 264 3 14쪽
194 25화-그의 것을 그에게(5) 19.01.28 264 4 16쪽
193 25화-그의 것을 그에게(4) 19.01.27 239 3 17쪽
192 25화-그의 것을 그에게(3) 19.01.26 237 3 14쪽
191 25화-그의 것을 그에게(2) 19.01.25 253 4 15쪽
190 25화-그의 것을 그에게(1) 19.01.24 271 4 21쪽
189 24화-개화의 새벽(10) +2 19.01.23 308 3 17쪽
188 24화-개화의 새벽(9) 19.01.22 275 3 16쪽
187 24화-개화의 새벽(8) 19.01.21 251 3 14쪽
186 24화-개화의 새벽(7) 19.01.20 281 3 13쪽
185 24화-개화의 새벽(6) 19.01.19 303 5 17쪽
184 24화-개화의 새벽(5) 19.01.18 267 6 15쪽
183 24화-개화의 새벽(4) +2 19.01.17 299 3 15쪽
182 24화-개화의 새벽(3) +1 19.01.16 283 4 18쪽
181 24화-개화의 새벽(2) 19.01.15 282 4 16쪽
180 24화-개화의 새벽(1) 19.01.14 330 4 17쪽
179 23화-옐로이즈(10) +1 19.01.13 306 3 16쪽
178 23화-옐로이즈(9) +4 19.01.12 336 4 14쪽
177 23화-옐로이즈(8) +2 19.01.11 287 4 15쪽
176 23화-옐로이즈(7) +2 19.01.10 314 3 16쪽
175 23화-옐로이즈(6) 19.01.09 273 3 19쪽
174 23화-옐로이즈(5) 19.01.08 294 3 12쪽
173 23화-옐로이즈(4) +4 19.01.07 312 5 14쪽
172 23화-옐로이즈(3) +2 19.01.06 272 5 13쪽
171 23화-옐로이즈(2) 19.01.05 297 7 15쪽
170 23화-옐로이즈(1) 19.01.04 292 6 14쪽
169 22화-마왕의 이유식(10) 19.01.03 337 6 13쪽
168 22화-마왕의 이유식(9) 19.01.02 296 6 14쪽
167 22화-마왕의 이유식(8) 19.01.01 292 6 17쪽
166 22화-마왕의 이유식(7) +1 18.12.31 308 7 13쪽
165 22화-마왕의 이유식(6) 18.12.30 365 6 13쪽
164 22화-마왕의 이유식(5) 18.12.29 350 10 16쪽
163 22화-마왕의 이유식(4) 18.12.28 362 6 14쪽
162 23화-마왕의 이유식(3) +2 18.12.27 389 7 13쪽
161 22화-마왕의 이유식(2) 18.12.26 361 5 15쪽
160 22화-마왕의 이유식(1) +2 18.12.25 425 6 18쪽
159 21화-영광의 계승자(12)(2부 完) +10 18.12.24 436 12 18쪽
158 21화-영광의 계승자(11) 18.12.23 413 7 20쪽
157 21화-영광의 계승자(10) +2 18.12.22 373 7 20쪽
156 21화-영광의 계승자(9) +2 18.12.21 404 8 20쪽
155 21화-영광의 계승자(8) +2 18.12.20 382 10 18쪽
154 21화-영광의 계승자(7) 18.12.19 372 11 20쪽
153 21화-영광의 계승자(6) 18.12.18 371 6 20쪽
152 21화-영광의 계승자(5) 18.12.17 379 6 22쪽
151 21화-영광의 계승자(4) 18.12.16 392 8 16쪽
150 21화-영광의 계승자(3) +2 18.12.15 389 5 19쪽
149 21화-영광의 계승자(2) 18.12.14 380 7 18쪽
148 21화-영광의 계승자(1) 18.12.13 449 8 19쪽
147 20화-0시 정각(11) +1 18.12.12 383 13 27쪽
146 20화-0시 정각(10) +2 18.12.11 359 12 17쪽
145 20화-0시 정각(9) 18.12.10 370 9 15쪽
144 20화-0시 정각(8) 18.12.09 408 9 17쪽
143 20화-0시 정각(7) +2 18.12.08 422 11 17쪽
142 20화-0시 정각(6) +4 18.12.07 402 7 22쪽
141 20화-0시 정각(5) +2 18.12.06 377 9 16쪽
140 20화-0시 정각(4) 18.12.05 374 8 20쪽
139 20화-0시 정각(3) 18.12.04 386 9 19쪽
138 20화-0시 정각(2) +1 18.12.03 386 10 21쪽
137 20화-0시 정각(1) 18.12.02 435 8 26쪽
136 19화-벽을 사이에 두고(9) 18.12.01 397 6 16쪽
135 19화-벽을 사이에 두고(8) 18.11.30 406 7 20쪽
134 19화-벽을 사이에 두고(7) 18.11.29 506 11 19쪽
133 19화-벽을 사이에 두고(6) 18.11.28 392 6 17쪽
132 19화-벽을 사이에 두고(5) 18.11.27 414 9 21쪽
131 19화-벽을 사이에 두고(4) +2 18.11.26 413 9 18쪽
130 19화-벽을 사이에 두고(3) +4 18.11.25 483 10 18쪽
129 19화-벽을 사이에 두고(2) +2 18.11.24 435 9 16쪽
128 19화-벽을 사이에 두고(1) 18.11.23 450 7 14쪽
12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1) +2 18.11.22 445 8 12쪽
126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0) 18.11.21 440 9 21쪽
125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9) 18.11.20 442 9 17쪽
124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8) 18.11.19 445 12 19쪽
123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7) 18.11.18 546 8 20쪽
122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6) 18.11.17 475 10 18쪽
121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5) 18.11.16 446 9 20쪽
»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4) +2 18.11.15 457 8 16쪽
119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3) 18.11.14 497 9 22쪽
118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2) 18.11.13 466 10 16쪽
117 18화-다시 만날 그 날까지(1) 18.11.12 513 11 18쪽
116 17화-노예 나라의 왕(11) 18.11.11 505 11 23쪽
115 17화-노예 나라의 왕(10) 18.11.10 473 11 25쪽
114 17화-노예 나라의 왕(9) 18.11.09 474 10 21쪽
113 17화-노예 나라의 왕(8) 18.11.08 470 13 21쪽
112 17화-노예 나라의 왕(7) 18.11.07 477 10 16쪽
111 17화-노예 나라의 왕(6) 18.11.06 473 11 18쪽
110 17화-노예 나라의 왕(5) 18.11.05 506 8 17쪽
109 17화-노예 나라의 왕(4) 18.11.04 472 10 18쪽
108 17화-노예 나라의 왕(3) 18.11.03 530 9 17쪽
107 17화-노예 나라의 왕(2) 18.11.02 500 13 17쪽
106 17화-노예 나라의 왕(1) 18.11.01 508 12 17쪽
105 16화-사랑과 충성(11) 18.10.31 538 11 18쪽
104 16화-사랑과 충성(10) 18.10.30 505 11 17쪽
103 16화-사랑과 충성(9) 18.10.29 473 10 15쪽
102 16화-사랑과 충성(8) +2 18.10.28 515 10 17쪽
101 16화-사랑과 충성(7) 18.10.27 535 12 21쪽
100 16화-사랑과 충성(6) 18.10.26 550 11 19쪽
99 16화-사랑과 충성(5) 18.10.25 555 11 19쪽
98 16화-사랑과 충성(4) 18.10.24 555 9 19쪽
97 16화-사랑과 충성(3) +2 18.10.23 605 10 19쪽
96 16화-사랑과 충성(2) 18.10.22 571 8 15쪽
95 16화-사랑과 충성(1) 18.10.21 608 9 18쪽
94 15화-굴욕의 맛(10) +2 18.10.20 602 10 15쪽
93 15화-굴욕의 맛(9) 18.10.19 562 10 23쪽
92 15화-굴욕의 맛(8) 18.10.18 561 11 19쪽
91 15화-굴욕의 맛(7) 18.10.17 597 10 19쪽
90 15화-굴욕의 맛(6) +2 18.10.16 602 9 22쪽
89 15화-굴욕의 맛(5) +6 18.10.15 630 12 16쪽
88 15화-굴욕의 맛(4) 18.10.14 601 14 16쪽
87 15화-굴욕의 맛(3) 18.10.13 641 10 15쪽
86 15화-굴욕의 맛(2) 18.10.12 646 10 18쪽
85 15화-굴욕의 맛(1) 18.10.11 637 14 22쪽
84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0) 18.10.10 668 15 17쪽
83 14화-왕도를 걷는 노예(9) +2 18.10.09 628 10 15쪽
82 14화-왕도를 걷는 노예(8) 18.10.08 681 12 22쪽
81 14화-왕도를 걷는 노예(7) +2 18.10.07 657 11 16쪽
80 14화-왕도를 걷는 노예(6) 18.10.06 639 13 19쪽
79 14화-왕도를 걷는 노예(5) 18.10.05 644 11 18쪽
78 14화-왕도를 걷는 노예(4) +2 18.10.04 688 11 19쪽
77 14화-왕도를 걷는 노예(3) 18.10.03 669 12 23쪽
76 14화-왕도를 걷는 노예(2) +2 18.10.02 720 12 21쪽
75 14화-왕도를 걷는 노예(1) +2 18.10.01 765 14 16쪽
74 13화-망국의 씨앗(12)(1부 完) +2 18.09.30 756 15 21쪽
73 13화-망국의 씨앗(11) +4 18.09.29 687 15 18쪽
72 13화-망국의 씨앗(10) +2 18.09.28 664 10 16쪽
71 13화-망국의 씨앗(9) +2 18.09.27 739 13 20쪽
70 13화-망국의 씨앗(8) 18.09.26 744 13 18쪽
69 13화-망국의 씨앗(7) +2 18.09.25 775 14 22쪽
68 13화-망국의 씨앗(6) 18.09.24 752 12 21쪽
67 13화-망국의 씨앗(5) +10 18.09.23 779 11 20쪽
66 13화-망국의 씨앗(4) 18.09.22 770 12 15쪽
65 13화-망국의 씨앗(3) +2 18.09.21 810 9 15쪽
64 13화-망국의 씨앗(2) 18.09.20 814 8 18쪽
63 13화-망국의 씨앗(1) 18.09.19 815 13 14쪽
62 12화-스파이 게임(11) 18.09.18 779 11 16쪽
61 12화-스파이 게임(10) 18.09.17 804 13 16쪽
60 12화-스파이 게임(9) +2 18.09.16 869 13 13쪽
59 12화-스파이 게임(8) 18.09.15 920 15 20쪽
58 12화-스파이 게임(7) 18.09.14 903 10 14쪽
57 12화-스파이 게임(6) +1 18.09.13 954 12 12쪽
56 12화-스파이 게임(5) 18.09.12 923 15 18쪽
55 12화-스파이 게임(4) 18.09.11 945 11 17쪽
54 12화-스파이 게임(3) 18.09.10 982 17 17쪽
53 12화-스파이 게임(2) 18.09.09 1,046 14 15쪽
52 12화-스파이 게임(1) 18.09.08 1,163 13 14쪽
51 11화-마지막 왕자(11) +5 18.09.07 1,146 18 19쪽
50 11화-마지막 왕자(10) 18.09.06 1,103 17 15쪽
49 11화-마지막 왕자(9) 18.09.05 1,130 16 17쪽
48 11화-마지막 왕자(8) 18.09.04 1,148 21 21쪽
47 11화-마지막 왕자(7) 18.09.03 1,201 20 15쪽
46 11화-마지막 왕자(6) 18.09.02 1,186 24 19쪽
45 11화-마지막 왕자(5) 18.09.01 1,217 24 19쪽
44 11화-마지막 왕자(4) +2 18.08.31 1,249 19 14쪽
43 11화-마지막 왕자(3) 18.08.30 1,324 20 16쪽
42 11화-마지막 왕자(2) 18.08.29 1,423 20 14쪽
41 11화-마지막 왕자(1) 18.08.28 1,411 24 14쪽
40 10화-권위와 긍지(8) 18.08.27 1,412 23 16쪽
39 10화-권위와 긍지(7) 18.08.26 1,441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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