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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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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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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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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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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종합선물세트 (6)

DUMMY

환웅이 칠지도에 기를 살짝 불어 넣으니 검 아래쪽 면이 늘어나면서 사용자가 올라타 두 발을 디딜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준 후, 공중에 혼자 붕 뜨면서 당장이라도 어디론가 쏜살같이 날아갈 기세를 보였다.


그러자 환웅이 그 위에 사뿐이 올라타 간단한 비행 시범을 보이고는, 칠지도를 연화에게 다시 건네 주었다.


"이거 제가 받아도 되는 건가요? 뭔가 엄청난 검인 것 같은데..."

"칠지도는 내 성명무기는 아니다. 여유분으로 있는 몇 개의 무기들 중에 하나이니 사양하지 말고 받거라."


환웅은 미소를 지으며 머뭇 거리는 연화에게 말했다.


그제서야 칠지도를 두 손으로 받아든 연화도 비행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비행이 처음인 연화로써는 검을 타고 하늘을 날면서 균형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편 용기는 칠지도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 시선을 떼지 못했다.


검명도 익숙하고 자신의 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배운 기억도 나지만, 자세한 배경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민족 역사와 매우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안 이상, 환웅 군단장이 칠지도를 자신에게 주지 않고 연화에게 주는 것에 은근히 배가 아파왔다.


딱!


“아야!”


달마의 담뱃대가 용기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이놈아! 칠지도는 목(木)의 기운이 강한 검이라 니놈 보다는 연화에게 더 잘 어울린다!”


용기는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하시지...’ 라는 원망의 눈초리로 달마 스승을 바라봤다.


“허허허. 자네 것은 내가 준비했네.”


조하너스가 성큼 다가서며 말했다.


“네?”

“전해 들었네. 자네. 황룡뇌천검의 초식들을 시전할 때 뇌전(雷電)의 기운이 충분치 않다고 말이네.”

“하...하...뭘 그런 것까지 다 소문이 났나요...”


용기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용기는 황룡뇌천검의 남은 초식들을 달마에게 전수 받고 꾸준히 몇 개월간 수련을 해오고 있었기에, 형(形) 자체는 이제 거의 완벽에 가깝게 펼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가 펼치는 초식들은 원래 그 초식이 뿜어내야 하는 뇌전의 기운이 모자랐다.


아무래도 본인이 황룡이 아닌 단지 인간이었기 때문에 자연에서 순식간에 그 많은 뇌전의 기운을 가져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피테르!”


조하너스가 짧막하게 외치자 갑자기 광채를 발하는 검 하나가 조하너스 바로 옆 땅에서 솟아 올라왔다.


검면은 아름다운 은색을 발하고 있었고, 검자루와 검날 중간의 장식에 작은 하얀색의 구슬이 박혀 있었는데, 그 주위로 은색의 번개 모양의 문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유피테르도 역시 마찬가지로 비행이 가능하네. 게다가 뇌전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네가 황룡뇌천검의 초식들을 펼칠 때 필요한 뇌전의 기운을 끌어 모이는 데에 훨씬 편하게 될걸세.”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용기는 유피테르 검을 받아 들고 이리저리 꼼꼼히 살펴본 뒤, 자신도 비행을 시도해 볼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다.


“잠깐만요! 유피테르면 하데스가 마계를 만들 때 살해 당하신 신의 성함 아닙니까?”


“맞네. 유피테르는 나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지. 그래서 그가 소멸되기 전, 그에 남은 기력과 영혼의 일부를 그 검에 불어 넣었네.”


“네? 어떻게요? 그런게 가능 한가요?”


“몰랐나? 난 신계 최고위원회의 멤버가 되기 이전에, 검의 신이었네.”


놀라하는 용기와 연화에게 조하너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짧게 해주었다.


조하너스는 특수한 검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다른 ‘대장장이’ 능력을 가지고 별의 별 특수한 병장기나 갑옷들을 만들어 내는 신들과는 다른 게 자신은 단지 검을 만드는 능력만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능력에도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은 자신이 만든 검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유피테르는 조하너스에게 자신의 새로운 검 제작을 부탁했고, 그 검은 마침 유피테르가 살해 당한 그날 완성이 되었었다.


하지만 조하너스는 유피테르가 하데스에게 당했다는 소식을 들고, 완성된 검을 들고 쏜살같이 그 장소로 날아가 그의 친구의 임종을 지켜보게 되었다.


최후를 맞이하게 된 유피테르는 완성된 자신의 검을 보고 기쁜 눈웃음을 지었고, 친구 조하너스에게 자신의 영혼의 일부와 기력 일부를 검에 남기게 해달라고 마지막을 부탁을 한 후 소멸 하였다.


“아...그런 일이 있었군요...그럼 이 검이 지금은 뭐라고 말을 하나요?”


용기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의미를 눈치챈 조하너스는 빙그레 웃으며 ‘걱정말게. 자네를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이니. 앞으로 잘 해보자 라고 하네’ 라고 대답했다.


‘나도 잘 부탁해.’


용기는 자신의 오른손에 있는 유피테르를 꼭 쥐며 마음속으로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휴~우~ 역시 예상대로 많이도 쌓였군.”


조하너스가 앞에 잔뜩 쌓여 있는 신과 선인들의 선물들을 보며 말했다.


“인간계에서 군대를 만들 생각인가?”


조하너스의 말에, 용기는 뜨금했다.


“좋은 생각일세. 나도 그리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선물을 한 가지 더 준비했네.”


조하너스는 용기에게 왼손 바닥을 펼쳐 앞으로 내어 보라고 말했다. 용기가 시키는 대로 하자, 조하너스는 자신의 왼손을 펼쳐 검은색 구체의 형을 띤 기운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조하너스가 그 기운을 용기의 왼손 바닥에 올려놓자 그 기운들이 손바닥으로 흡수되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게 뭔가요?”


용기는 자신에게 어떤 기운이 들어와 자신의 신체나 기에 변화가 생겼는가 해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저 많은 물건들을 인간계로 옮기기에 아주 적합한 것이지. 룬다보켓 이라는 아공간 창고일세.”

“네? 아공간 창고요?”

“그래. 자네 붉은 산에서 용족의 아공간 표식을 보았다고 하지 않았나?”

“아! 네.”


용기는 우르드와 베르난디가 보여주던 시범을 머리속으로 떠올렸다. 용족이 인간 형태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 의복을 잠시 넣어두는 아공간의 장소.


“유피테르는 용족의 그 아공간에 깊은 관심이 있었지.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의 연구를 통해 본인 만의 아공간 창고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 하였네. 그가 죽으면서 나에게 넘겨 주었는데, 나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으니 자네가 쓰게.”


그리고 조하너스는 용기에게 사용 방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하였다.


용기가 조하너스가 알려준 대로 ‘룬다보켓’ 이라고 말하니 자신의 왼발 옆에 땅이 사라지고 집 대문짝만한 검은 공간이 생겼다.


자세히 보니 그 검은 공간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들도 보였다. 그는 조하너스와 함께 그 아래 공간으로 걸어 내려갔다. 연화와 혜능도 뒤를 따랐다.


“컥!”


그 아래에는 자신이 있었던 요계의 지하 감옥보다 조금 더 큰 15평 남짓한 장소가 천장 곳곳에 박혀있는 야명주로 환하게 비춰지고 있었는데, 놀라운 건 그곳에는 공기가 없었다. 그 사실을 몰랐던 용기는 갑작스런 호흡 조절에 실패해 숨이 막혀 왔던 것이었다.


[이곳엔 공기가 없네. 용족의 아공간과 같은 개념이지]


조하너스의 전음이 뒤늦게 전해져 왔다.


[근데 저것들은 뭔가요?]


용기는 이미 그 좁은 장소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러 개의 커다란 궤짝들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조하너스에게 물었다.


[나도 자네들에게 당분간은 인간 조력자들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네. 그래서 준비를 좀 해봤네. 그 상자들 안에는 약 삼백 명을 무장 시킬 수 있는 데우스디오 검들, 통신용 단검인 디스푸라가, 그리고 경갑옷들이 들어있네.]


용기는 이렇게 많이 정성스럽게 챙겨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할려는 찰나 갑자기 달마 스승의 말이 떠올랐다. ‘그냥 파병 결정을 빨리 하는게 더욱 도움이 되지 않겠어?’ 왜 하필 이 순간에 그말이 떠올랐는지는 자신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자신을 우물쭈물 하게 만들고 있었다.


[감사하긴 한데요, 이것들 아그로나 신님께서 저희에게 주시는 건가요?]


다행이 연화의 질문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도록 용기를 도와 주었다.


[무슨 뜻인가?]


[신계 군사 부분 책임자는 아그로나 신 님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신계 군사 물품들이고요. 하지만 아그로나 님은 오늘 여기에 오지 않으셨기에 어찌된 영문인지 해서요.]


[아...이건 아그로나의 선물은 아니고 내가 주는 거네. 하지만 자네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네. 신계 군사 책임은 아그로나 신이 맡지만, 그 군사 물품의 제작과 분배는 신계 내정을 맡고 있는 내가 책임을 지지.

신계는 더이상 한 직위에게 어떤 한 부분에 절대적이고 독점적인 권한을 주지 못하게 되어 있네. 권력의 집중을 방지해 서로 견제와 감사가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함이지. 예를 들어, 내정 담당인 나도 신계 한 구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을 세울 수는 있지만, 실제 건축 자체는 그란노스의 환경 부서에서 처리를 하지.]


조하너스는 일단 다시 나가자고 제안했다. 용기와 연화는 공기가 없는 곳에서 숨을 참으며 전음을 하는게 익숙하지 않아 쾌재를 부르며 지상으로 재빠르게 이동했다.


조하너스는 마지막으로 룬다보켓은 열려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기를 불어넣어 점차 공간의 크기를 늘리는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용기는 유피테르 같은 보검과 자신이 고민하던 부분을 한방에 해결시켜 주는 룬다보켓을 준 조하너스에게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연화도 환웅에게 감사하다며 검을 잘 보관하고 유용하게 쓰겠다는 인사를 했다.


조하너스와 환웅은 또 보자는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응?’


용기는 환웅의 시중을 드는 줄로만 알았던 붉은색 도포와 삿갓의 남자들이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서있자, ‘이분들도 우리에게 줄 선물이 있나?’ 라고 의아하게 생각하며 그들 앞으로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우린 너에게 줄 선물 같은 건 없어.”


하지만 삿갓이 씩 웃으며 먼저 말하자 용기는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아...네...그럼?”


그때 달마의 화통을 삶아 먹은 듯한 목소리가 우렁차게 퍼졌다.


“이놈들아! 오라고 한지가 언제냐? 응? 왜 그냥 아예 다 끝나고 오지 그랬어? 썩을 놈들 같으니라고!”

“헤헤. 그게 부탁하신 물건이 신계 행정부에서 허가를 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버팅기는 바람에 오래 걸려서요...”


삿갓이 자신의 삿갓을 벗어 올리며 달마에게 인사를 하였다. 드러난 그의 얼굴은 제법 길쭉하고 찢어진 눈을 하고 있었지만, 제법 젊은 얼굴에 전체적으로 유쾌하며 좋은 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사들 하시지요. 두 분의 또 다른 조교가 되실 니니기 선인 되십니다.”


혜능이 앞으로 나서며 삿갓 선인을 용기와 연화에게 소개 하였다.


“그래. 반가워! 앞으로 잘 지내 보자고.”


니니기가 순식간에 용기 쪽으로 와서는 두 손을 맞잡으며 친근하게 말했다.


“뭘 잘 지내? 놀러왔어 이놈아?!”


달마의 호통을 무시한 채 니니기는 어느새 연화쪽으로 이동해 그녀의 두 손도 맞잡으며 자신의 인사를 마쳤다.


“그리고 저 분은 또 다른 조교이신 단군 선인 되십니다.”


‘헉! 저분이!’


용기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붉은색 도포의 선인쪽으로 고개를 황급히 돌렸다. 그러나 그는 박혁거세나 사명당이라는 소개를 들었을 때 보다 훨씬 차분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사실, 신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반신반인이 선계로 오게 된다는 소리를 혜능 선인에게 들었을 때부터 줄곧 한 이름만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민족 역사에 시조라고 여겨지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 환웅 신의 인간 아들. 바로 ‘단군’ 이었다.


“반갑다.”


단군이 자신의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전체적으로는 아버지가 되는 환웅과 같이 중후했지만 좀 더 메마르고 차가웠다.


물론 용기도 그 위대한 단군왕검께서 자신 앞에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날 줄은 결코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소중한 시간을 내주시어 이번 화를 읽어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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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선물세트 (6) 21.10.24 341 13 12쪽
52 종합선물세트 (5) 21.10.23 331 13 11쪽
51 종합선물세트 (4) 21.10.22 347 14 14쪽
50 종합선물세트 (3) 21.10.21 346 13 14쪽
49 종합선물세트 (2) 21.10.20 340 13 12쪽
48 종합선물세트 (1) 21.10.19 341 13 13쪽
47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7) 21.10.18 350 13 11쪽
46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6) 21.10.17 354 14 13쪽
45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5) 21.10.16 349 13 19쪽
44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4) 21.10.15 344 12 13쪽
43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3) 21.10.14 356 13 15쪽
42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2) 21.10.13 358 14 14쪽
41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1) 21.10.12 363 14 12쪽
40 신들의 선택 (4) 21.10.11 362 15 16쪽
39 신들의 선택 (3) 21.10.10 377 13 15쪽
38 신들의 선택 (2) 21.10.09 387 15 14쪽
37 신들의 선택 (1) 21.10.08 392 16 13쪽
36 신계의 세 가지 규율 (5) 21.10.07 438 15 16쪽
35 신계의 세 가지 규율 (4) 21.10.06 407 15 12쪽
34 신계의 세 가지 규율 (3) 21.10.05 409 17 16쪽
33 신계의 세 가지 규율 (2) 21.10.04 399 16 14쪽
32 신계의 세 가지 규율 (1) 21.10.04 404 15 15쪽
31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5) 21.10.03 406 16 18쪽
30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4) 21.10.02 417 15 19쪽
29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3) 21.10.01 413 15 12쪽
28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2) 21.09.30 415 16 19쪽
27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1) 21.09.29 427 15 17쪽
26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8) 21.09.28 411 15 15쪽
25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7) 21.09.27 433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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