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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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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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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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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5)

DUMMY

처음에 있었던 동굴 장소에 도착해 알프의 등에서 내리니, 연화가 가지고 온 파란색의 라오스 수정이 허공에 떠 있고, 그 수정을 향해 눈을 감고 두 손을 뻗은 채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라타토스, 아스카, 그리고 에이르마가 보였다.


그들의 모습으로 짐작하건대, 자신들의 기를 혼신의 힘을 다해 그 수정에 불어넣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만요! 거의 다 되가요!”


한쪽 눈을 살짝 뜨고 에이르마가 힘든 표정으로 말했다.


“요계의 두 개 사단 정도 되는 숫자가 여기로 오고 있답니다!”


용기가 급하게 말을 했다.


“들었어요. 잠시만요!”


연화는 안절부절 못한 채 라오스 수정에 기를 쏟아붓고 있는 세 명의 황룡들을 바라보며 손톱을 뜯었고, 알프는 동굴 안쪽 입구쪽에 서서 밖을 향해 계속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용기는 자신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딱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알프쪽으로 가서 밖을 동향을 살피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음이 조급해서 그런지 시간이 엄청나게 흐른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에, 알프가 갑자기 동굴 바깥쪽 입구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용기도 엉겹결에 같이 불편한 다리로 절룩 거리며 뛰어갔다. 동굴 안쪽 입구에서 바깥쪽 입구까지는 대략 20미터. 바깥쪽 입구가 가까워 질수록 점점 무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알프와 용기가 동굴 바깥쪽 입구로 사라지고 얼마 후에 연화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되었는데, 자신이 스케이트 링크장에서 봤던 똑같은 색깔과 모양의 파란색 반원의 아치가 동굴 한가운데에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고양이 한마리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였다.


에이르마가 라오스 수정으로 뻗은 자신의 팔을 내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연화에게 다가왔다.


“용기 님은요?”

“동굴 앞쪽으로 간 것 같아요. 알프랑 같이.”


에이르마는 동굴 입구를 한 번 쳐다보더니 연화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연화님. 리아카르를 차원문 앞쪽으로 옮겨 주세요.”


에이르마의 손가락이 동굴 한쪽을 가르키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언제 에이르마가 가져다 놓았는지 커다란 알이 하나 있었다.


“저는 용기 님과 알프를 데리고 올게요.”


에이르마가 휙 하니 동굴 입구쪽으로 몸을 날리자, 연화도 얼른 일어나서 라아카르의 알을 조심히 두 손으로 안아 파란색의 차원문 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리아카르의 알은 영화에서나 보던 커다란 공룡알과 비슷했고, 생각과는 다르게 따뜻하며 포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헉!’


동굴 바깥쪽 입구에 도착한 용기는 놀라움에 동굴 벽을 짚었다.


계곡의 분지 중간쯤에는 황룡족 9명이 개미 떼처럼 몰려 들어오는 요괴들을 막아내며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황룡족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쓰러져 가는 요괴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났지만, 몰려 들어오는 숫자가 너무 많아 수십에서 수백의 요괴들이 그들을 우회에서 계속 계곡 안쪽으로 몰려 들어오고 있었다.


“방어진이 뚫렸어! 일자 대형으로는 이제 안돼! 2개조로 나눈다!”


우르드의 큰 목소리가 계곡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러자 황룡들은 일사분란하게 우르드의 왼쪽 4명이 서로 등을 지고 4방위를 점하는 한 개의 진을 만들었고, 우르드를 중심으로 5명이 서로 등을 지고 5방위를 점하는 또 다른 한 개의 진을 만들었다.


그러자 요괴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두 개의 진을 둥그렇게 감싸며 포위망을 만들고는 계속 그 포위망을 두텁게 쌓아갔다. 그 포위망을 지나쳐서 안쪽으로 들어오는 요괴들의 숫자들도 점점 늘어갔다.


쾅 하는 커다란 폭음이 용기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계곡 앞쪽에서도 들려왔다. 방어진은 무너졌지만 그쪽에서도 아직 황룡들이 싸우고 있는 중인 것 같았다.


“황룡광연만비(黃龍光燕漫飛)!”


베르단디의 검에서 나온 빛의 제비들이 그의 앞쪽에 있는 수십 명에 달하는 요괴들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들이 쓰러진 자리는 뒤쪽의 요괴들로 인해 금방 다시 채워져 갔다.


“황룡광편추살(黃龍光鞭追殺)!”


우르드의 큰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면서 그의 검에서 빛의 줄기가 길게 뻗어져 나가더니 역시 열댓 명에 달하는 요괴족들의 가슴을 꿰뚫었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우르드가 검을 살짝 흔들더니, 그 빛의 줄기가 곡선으로 움직이면서 채찍처럼 옆으로 휘둘려 지면서 또 다시 수십의 달하는 요괴족들의 허리를 베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빛의 채찍은 그 뒤로도 두 번 더 움직이면서 수많은 요괴들의 비명과 피를 만들어 내고는 사라졌다.


‘엄청나다!’


용기는 그 광편추살이라는 무공의 위력에 전율을 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크와아아앙!”


알프가 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주변을 보니 알프가 어느새 동굴 입구 위쪽 벽면에서 나타난 거미 요괴의 목을 물어 뜯어 죽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거미족 요괴들이 용기를 향하고 있었는데, ‘이야압!’ 이라는 날카로운 기합소리가 들리더니 그 요괴들의 얼굴들이 순식간에 그들의 목에서 분리 되었다. 용기가 돌아보니 그 기합 소리의 주인공은 에이르마였다.


그녀의 두 손에는 만지면 베일 것만 같은 날카로운 하늘색의 기운들이 서려 있었다.


“용기 님. 알프. 빨리 안쪽으로!”


에이르마는 또 다시 달려오는 거미족 요괴들을 처치하며 고함을 질렀다.


“우르드 님과 다른 분들이 아직 싸우고 있어요!”


용기는 계곡 중간에 포위 당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황룡들을 가르키며 목소리 높여 말했다.


“괜찮아요! 요괴 놈들의 숫자가 많아 어쩔 수 없이 포위 당하긴 했어도 아직 우르드님과 수비대가 당할 정도는 아니에요! 일단 뒤로 피하세요!”


어쩔 수 없이 용기는 다시 알프의 등에 타서 동굴 안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에이르마도 다가오는 요괴들을 황룡풍천검의 무공으로 처치 하면서, 안쪽으로 뒷걸음 치며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동굴 안쪽에 도착하니 아스카가 급하게 한쪽으로 가르키며 소리쳤다.


“빨리 둘 다 차원문 쪽으로!”


그리고는 그는 검을 들고 에이르마를 향해 날아갔다.


용기가 눈을 돌려 아스카가 가르킨 방향을 보니 그곳에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봤던 그 파란색 반원의 아치가 그려져 있었는데, 사람 하나가 몸을 숙여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그 앞에는 연화가 울상이 된 채로 서있었고 그녀 옆에는 공룡 알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이게 리아카르야.”


연화가 그 알을 가르키며 용기에게 말했다.


‘이게 투카르스의 자식?’


용기는 넋을 잃은 채 잠시 그 알을 쳐다봤다.


콰콰쾅! 펑!


이제 요괴들은 동굴 안쪽 입구까지 몰려와 에이르마 그리고 아스카와 싸우고 있었다.


아스카의 검강은 쉬지 않고 사방에 휘둘려지며, 근처에 다가오는 요괴들마다 족족 무 썰듯 베어 갔으며, 에이르마의 주먹에서 뿜어지는 날카로운 바람의 송곳 역시 앞으로 달려오는 요괴들의 급소에 바람 구멍들을 내주고 있었다. 이제 동굴 입구는 요괴들의 시체로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용기, 연화, 알프, 리아카르는 빨리 차원문으로! 여기는 우리가 지킨다!”


라타토스의 엄중한 목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모두 라타토스를 돌아보니 그는 이제 라오스 수정에 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멈추고 연화쪽으로 다가왔다.


“안돼요! 그럴 수는 없어요! 저도 같이 싸우겠습니다!”


용기는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지르며 동굴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분노했다. 자신이 뭐라고 벌써 황룡 두 명이 목숨을 바쳐 희생을 했다. 그런데 또다시 다른 황룡들의 목숨을 댓가로 자신이 도망을 가야 한다고? 그는 더 이상 그런 희생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여기서 황룡들과 같이 싸우다 죽겠노라고 결심했다.


“황룡뇌공파(黃龍雷空破)!”


용기는 자신의 분노와 투카르스와 즈메이의 거룩한 희생을 담은 혼신의 뇌공파를 시전하며 동굴 바닥을 손바닥으로 내려 찍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뇌공파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단전에 느껴지는 그 강력한 기운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용기는 ‘어?’ 하며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목덜미 근처에 충격을 느끼고는 앞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그 뒤에는 어느새 라타토스가 서있었는데 그가 용기의 목덜미를 쳐서 기절시킨 것이었다.


“미안하네. 자네는 아직 죽을 수 없네. 우리가 부탁할 일이 조금 더 남았네.”


라타토스는 이렇게 말하며 용기를 들어 연화쪽으로 옮겨갔다.


“라타토스 님!...”


아스카는 입을 열어 뭔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닫고는 다시 앞쪽에 있는 적들에 집중했다.


그는 나머지는 내버려 두더라도 라타토스 님만은 꼭 살아서 차원문을 통해 도망가셔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고는 입을 닫은 것이었다.


용족은 특히 다른 용족들을 이끄는 황룡족은 명예를 중요시했다. 그들에게 용감히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죽음은 최대의 명예였다.


그런 용족의 최고 정점에 있는 자리에 있는 라타토스가 수하들을 모두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만 살아서 돌아왔다고 하면 신들이 그를 도대체 어떻게 보겠는가?


그런 치욕적인 불명예의 수모를 안으면서 목숨을 부지할 라타토스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의 아래 위치에 있는 자신이나 에이르마가 살아서 도망가는 것도 라타토스의 죽음을 각오한 결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인간 두 명이, 전투에서 도망쳐도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지 않을 새끼 황룡 두 명을 데리고 도망가는 수가 최선이었다.


“황룡선풍세열(黃龍旋風世裂)!”


에이르마의 양손이 허공에 각각 다른 두 개의 원을 그리더니 손바닥만한 크기의 회오리 바람들이 열 개씩 각각의 원 주위에 나타났다.


그 회오리 바람들은 점점 커지면서 몰려오는 요괴들을 향해 날아가더니 회오리 바람에 닿는 모든 적들을 날카롭게 찢어버리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순식간에 동굴 통로에 있던 모든 요괴들이 찢겨져 나가자, 그들이 흘린 피로 동굴 입구 통로는 흥건한 피바다를 이루었다.


내력 소모가 큰 무공이었는지, 요괴들이 사라지고 잠시 여유가 생긴 틈을 타서 에이르마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에이르마 괜찮아?! 라오스 수정에 기를 너무 많이 쏟아서 남은 내력이 별로 없으니 조심해야 돼!”


아스카는 동굴 앞쪽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에이르마를 걱정했다.

그러나 에이르마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연화쪽으로 날아갔다.


“연화님. 리아카르를 부탁 드립니다.”


에이르마는 연화의 한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꼭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글썽 거리고 있었고, 그런 눈을 본 연화는 울컥하는 마음에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아가야. 엄마가 끝까지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건강하게 잘 자라렴. 너는 위대한 황룡족임을 잊지말고.”


리아카르의 알을 감싸 쥔 에이르마의 두 손은 갸날프게 떨리고 있었다. 자식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생이별을 해야 하는 가슴 찢어지는 고통은 이제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었다.


“에이르마님...”


연화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무력함에, 자신은 이런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 그녀의 가슴을 더욱더 무겁게 짖눌렀다.


“연화님 이것 받으세요.”


에이르마는 자신의 눈물을 닦으며 그녀의 귀에서 검은색 구슬이 달린 귀걸이를 풀어 연화에게 건넸다.


“다시 온다!”


아스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곧이어 그의 검강이 다시 빛을 발하며 동굴로 들어 올려고 하는 요괴들을 사정없이 베어 나가기 시작했다.


“연화 님. 이건 저랑 아주 친했던 흑룡족의 친구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힘들게 여기로 오신 분에게 또 자식의 안위를 부탁 할려니 죄송하네요. 사례로 더 많은 것을 드리고 싶지만, 드릴 것이 이것 밖에는 없네요.”


연화가 그녀의 귀걸이를 받자, 에이르마는 옆에 알프를 쓰다듬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알프. 리아카르를 그리고 이분들을 부탁해.”


그녀는 다시 아스카를 향해 몸을 돌렸다.


“모두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그녀가 몸을 돌리면서 흘린 눈물이 알프의 이마에 떨어졌다.


수없이 많은 요괴들을 베면서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쓴 아스카는 자신도 몇 군데 상처를 입었지만 온통이 피투성이라 도대체 자신의 신체 어느 부위가 요괴들에게 베었는지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가 되어 버렸다.


“큭!”


다른 요괴들 등 뒤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던 여우족 요괴의 날카로운 검강 하나가 그의 오른쪽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비틀거리는 그에게 수십의 요괴들이 덥쳐오는 찰나, 펑펑펑 하는 굉음이 들리더니 요괴들이 쓰러져 갔다.


라타토스가 뒤에서 검강을 날려 아스카를 아슬아슬하게 도와줬던 것이었다. 허나 라타토스는 라오스 수정으로 차원문을 여느라 기를 너무 많이 소진한 탓에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여서 그의 검강에 실린 위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괜찮은가?”


하지만 라타토스는 자신의 몸보다 아스카의 안위를 먼저 챙기고 있었다.


아스카가 부상으로 잠시 비틀거리는 사이 동굴 안쪽 입구의 왼쪽이 열리면서 요괴들이 조금 더 들어오게 되었지만 에이르마가 이제 다시 그들의 전진을 뒤로 물리면서 몰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쉴 새 없이 그녀의 팔을 움직이며 그녀의 권(拳)과 장(掌)에서 바람의 강기를 쏟아내고 있었는데, 마치 한여름에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앞으로 나오는 요괴들의 얼굴과 몸통을 가격하며 쓰러트려 갔다.


“치잇! 이놈들! 에이르마 물러나!”


아스카가 쉴 새 없이 휘두르던 검을 두 손으로 바로 잡으며 소리쳤다. 에이르마는 옆으로 물러나면서 강기가 서린 권풍을 연타하여, 아스카 앞에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 그가 무공을 시전할 시간을 잠시나마 벌어주었다.


“황룡광신암천(黃龍光神暗穿)!”


아스카의 몸 전체가 하얗게 변하면서 동굴 통로 모든 면적에 꽉 들어찰 만한 커다란 원형의 하얀 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통로에 있던 모든 요괴들을 산산조각 내면서 뚫고 지나가더니 동굴 바깥쪽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요괴들까지 모조리 처치하면서 아주 긴 시체들과 피의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우리도 처음 열어보는 차원문이라 정확히 신계로 가는 차원문을 열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 미안하구나.”


라타토스가 어느새 연화 곁으로 오더니 자상하게 말했다. 그의 말투는 이제 손녀딸을 다시는 볼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 보내며 가슴앓이 하는 할아버지의 말투로 변해 있었다.


“만약 그곳이 신계라면 거기에서 아틀라스 신을 찾거라. 그리고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그는 품에서 황금색의 목걸이를 꺼네 연화에게 건네 주었다. 목걸이 중앙에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황금색 원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원 테두리 안에는 황금색의 별 다섯 개가 다른 다섯 방위를 향하면서 서로 겹쳐져 있었다.


“이 목걸이를 리아카르에게 전해 주겠니? 이건 황룡족의 족장을 뜻하는 목걸이인데 여기엔 리아카르의 증조 할아버지, 즉 나의 아버지 니드호그의 기운이 담겨 있단다.


그분이 결투의 부상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게 되자, 그냥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나머지를 후세를 위해 남기기로 결심하시고, 여기에 자신의 남은 기운과 모든 지식을 남겨 후세의 황룡족한테 유용하게 쓰이게 되기를 바라셨지. 나는 이 목걸이가 리아카르를 앞으로 훌륭한 용족의 수장이 되는 길로 이끌어 주리라 믿는단다. 그리고 여기 라오스 수정. 저놈들한테 이걸 넘길 수는 없으니.”


연화는 눈물을 자꾸 닦아내느라 촉촉하다 못해 이제는 젖어버린 손을 갸날프게 떨며 내밀어 그 목걸이와 파란색의 라오스 수정을 받았다.


“라타토스 님...”

“우리에게 오신 귀한 손님들에게 자꾸 부탁만 해서 미안하구나. 알프야. 이분들을 잘 모셔라.”


그는 이 절박한 순간에도 눈웃음을 지으며 연화의 어깨를 쓰다듬어 주면서 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위로를 했다.


“큭!”


아스카가 왼쪽 허리를 심하게 베이고 쓰러졌다. 에이르마가 급하게 그를 돕기 위해 뛰어 들었지만 그러느라 몸의 균형을 잃고 그녀도 이곳저곳을 베이고 말았다.


“그럼 가거라.”


라타토스도 그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아스카가 쓰러진 곳으로 날아갔다.


연화는 이제는 정말 가야 하기에 쓰러져 있는 용기를 질질 끌어서 일단 차원문 안으로 밀어 넣고, 리아카르의 알을 안았다. 그리고 알프를 돌아보았는데, 알프는 연화에게 등을 진 채 몸을 떨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살짝 돌려 연화의 눈과 마주쳤는데, 그의 눈은 더없이 슬프지만 비장한 각오를 비춰 보이고 있었다.


“알프...너...설마?!”

“크와아앙!”


알프는 그게 마지막 작별 인사라는 듯 크게 울부 짓더니 동굴 입구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안돼! 알프!”


이제는 에이르마까지 쓰러져 다시 몸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이를 악물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동굴 안쪽 입구는 기력이 쇠해진 라타토스만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었고, 요괴들 몇은 이미 안쪽으로 들어와 연화쪽으로 달려들려고 하고 있었다.


“가거라!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라타토스는 소리를 지르며 강기를 쏟아내 그의 앞에 놓인 다섯의 요괴들을 베어냈다.


연화는 눈물을 머금고 리아카르를 안은 채 차원문 안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알프가 원래 크기로 거대하게 변해 동굴 입구를 향해 아주 커다란 화염을 쏟아내는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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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종합선물세트 (5) 21.10.23 331 13 11쪽
51 종합선물세트 (4) 21.10.22 347 14 14쪽
50 종합선물세트 (3) 21.10.21 346 13 14쪽
49 종합선물세트 (2) 21.10.20 339 13 12쪽
48 종합선물세트 (1) 21.10.19 341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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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6) 21.10.17 354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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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4) 21.10.15 343 12 13쪽
43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3) 21.10.14 355 13 15쪽
42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2) 21.10.13 358 14 14쪽
41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1) 21.10.12 363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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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신들의 선택 (1) 21.10.08 391 16 13쪽
36 신계의 세 가지 규율 (5) 21.10.07 437 15 16쪽
35 신계의 세 가지 규율 (4) 21.10.06 406 15 12쪽
34 신계의 세 가지 규율 (3) 21.10.05 409 17 16쪽
33 신계의 세 가지 규율 (2) 21.10.04 398 16 14쪽
32 신계의 세 가지 규율 (1) 21.10.04 404 15 15쪽
»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5) 21.10.03 406 16 18쪽
30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4) 21.10.02 416 15 19쪽
29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3) 21.10.01 413 15 12쪽
28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2) 21.09.30 414 16 19쪽
27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1) 21.09.29 426 15 17쪽
26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8) 21.09.28 410 15 15쪽
25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7) 21.09.27 432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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