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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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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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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10.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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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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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1쪽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7)

DUMMY

용기는 더이상 대꾸를 했다가는 뒤통수가 남아나지 않을 듯 하여 얼른 수련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왼손을 이용하여 검을 움직이는 것이 어색했지만 대략 20분 정도 계속해 나가다 보니 어느 정도 서서히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략 30분이 넘어가자 근육이 뻐근해지기 시작하더니 검이 점점 무겁게 느껴지면서 손목이 저려왔고, 어깨와 어깨죽지도 덩달아 점점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시간 정도가 지나자 온몸은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었고, 몸을 오른쪽 왼쪽으로 이등분 했을 때 왼쪽 부분에 놓여 있는 신체의 모든 구조가 아파왔다. 상황이 그 지경에 이르르자 검술 수련은 더이상 검술 수련이 아닌 이제 ‘근육 훈련’과 ‘인내심 훈련’이 되어 있었다.


숨마저 헐떡 거리며 움직임이 심각하게 둔화되어 있는 용기와 연화에게 현정의 고함이 들려왔다.


“뭣들 하고 있는 것이냐?! 수업이 끝나는 해시(亥時)까지 검을 멈추지 마라!”

“해시는 밤 11시까지를 뜻하는 것으로 앞으로 대략 3시간 정도가 남았습니다.”


혜능의 추가 설명은 용기와 연화를 절망하게 만들었다.


현정의 수업이 끝나고 왼쪽 팔을 부여잡고 끙끙 거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용기와 연화에게 혜능은 천충단이 아닌 뭔가 다른 커다랗고 짙은 갈색의 고약한 냄새를 내뿜고 있는 것을 하나씩 건네주었다.


“이건 소림대환단 이라고 합니다. 드시고 운기행공을 하시면 근육의 피로를 푸시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거 무림에서는 굉장히 귀한 거야. 그걸 얻을려고 서로 죽이고 난리도 아니지. 큭큭큭.”


갑자기 등장한 장삼봉이 손에 든 소림대환단을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 용기와 연화에게 말했다.


“내공 증진에 큰 도움이 되니까 단숨에 무림 고수가 되고 싶은 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이거든.”


“물론 내공 증진에 가장 큰 목적이 있는 영약이긴 하나, 같은 이유로 이곳에서는 전혀 필요가 없는 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 선계에서 나오는 재료들이 너무 좋다보니 옛 생각에 제가 심심할 때마다 한두 개씩 만들어 집에 쌓아두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데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혜능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장삼봉의 말을 받았다.


용기와 연화는 자신들의 손에 들린 ‘근육 피로 치료제’ 로 쓰이게 될 소림대환단이 귀중한 물건이라는 말에 깜작 놀라며, 혜능의 배려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들은 알지 못했다. 그들이 그 귀중한 소림대환단을 매일 한 개 또는 어떤 날은 두 개씩, 일 년 내내 복용하게 되리라고는.



*****



소림대환단의 효과로 전신의 근육 피로를 푼 용기와 연화는 안채로 들어가 땀에 절은 옷을 다시 갈아 입고 안채에 있는 주방으로 갔다.


용기는 그곳에서 다음 수업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바깥이 아닌 주방에서 무공 수련을 하는지 의문이 가기는 했으나, 그 의문은 곧 풀렸다.


“어~ 왔는가? 오늘 하루 무공 수련하느라 고생이 많았네. 자~자~ 앉게나.”


그곳에는 청허가 주방 식탁 위에 책을 쌓아 두고 용기와 연화가 앉을 자리에 향긋한 차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시간의 숲에 찾아온 밤의 어둠을 밝히기 위해 주방의 곳곳에는 야명주가 놓여 있었다.


한 눈에 봐도 다음 수업은 그냥 앉아서 책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신체적으로는 굉장히 편할 듯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말투에서 묻어나오는 청허의 쾌활한 성격에 용기와 연화는 오늘 하루 처음으로 웃음을 지어보이며 자리에 앉았다.


청허는 대체적으로 가늘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으나 제법 큰 키에 대략 50대의 피부와 동양 남자의 전형적인 얼굴과 달리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전체적으로 잘생긴 얼굴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턱수염은 기르지 않은 채 검은색의 콧수염만 멋들어지게 기르고 있었고, 잘 빗긴 검은색 머리는 허리까지 내려오고 있었다.


옷은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의 소매 끝자락과 겉섶으로 된 도복 형태의 겉옷을 입고 있었는데, 도복이라고 불리우기가 애매한 것이, 군데군데 화려한 색깔로 수놓아진 꽃들이 하얀색 바탕 위에 아름답게 피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오늘 하루의 마지막 수업인 잡기술에 대해 공부해 보세나.”


“허허허. 청허 선인님께서는 겸손이 지나치십니다. 잡기술이라뇨.”


혜능이 웃으며 말했다.


용기와 연화가 영문을 몰라 멀뚱이 청허와 혜능을 바라보고 있자, 혜능은 청허가 도술(道術)과 진식(陣式)등에 대가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게 잡기이지 아니면 무언가? 하하하. 무공의 재주가 없어 그런 걸로 먹고 살다가 등선했다네 하하.”


청허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무공에 재주가 없긴. 그건 네 녀석이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니더냐. 약관의 나이에 무림 천하십대고수(天下十代高手)안에 꼽히던 곤륜의 무공 천재가 스스로 무공에 관심을 끊고 귀신이나 잡으러 다녔으니.”


어느덧 나타난 소천이 주방 입구의 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말했다.


“그래도 그 덕분에 그 방면에 최고가 되었지. 듣기로는 저녀석이 각 정파에 귀신잡는 부서를 별도로 창설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하던데. 큭큭. 맞냐 혜능?”


말소리가 들리는 곳을 돌아보니 장삼봉이 주방의 선반 위에 앉아 있었다. 원래 그리 넓지 않았던 주방은 갑자기 등장해서 자리를 차지한 소천과 장삼봉으로 인해 이제 아주 비좁게 느껴졌다.


“네. 맞습니다. 다만 정파의 모든 문파에 생긴 것은 아닙니다. 곤륜파의 제마단(制魔團), 저희 소림에 항마단(降魔團), 무당파의 섭마각(攝魔閣), 청성파의 태평각(太平閣) 정도만이 문파 내에 별도의 부서를 두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강호의 일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각 문파의 성향상 배당된 인원 수는 터무니 없이 적었다고 합니다.”


“뭐 나머지 문파들에서는 필요에 따라 악귀 퇴치 임무에 한두 명의 제자들만 곤륜의 제마단에 파견을 보냈었지. 하지만 그것도 감지덕지 했지. 우리가 하는 일이 워낙 관심을 못받을 때여서 말일세. 하하하하.”


청허는 한 때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기듯 말했다.


“귀신이 실제로 있긴 있다는 이야기네요?”


스승들의 이야기를 놀란 듯이 경청하던 연화가 두 손으로 탁자를 탁! 하고 소리내며 짚으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그걸 몰랐어?’ 라는 눈빛으로 연화를 보는 혜능을 제외한 3명의 선인들. 청허는 갑자기 크게 한 번 웃고는 용기와 연화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귀신은 존재하네. 종류도 다양하지. 지박령, 부유령, 빙의령 등등. 하지만 대부분은 인간에게 보이지도, 인간을 해치지도 않네. 각자 사정으로 영계로 승천하지 못하는 귀신이 된 그냥 불쌍한 영혼들일 뿐이지.

하지만 가끔 극도로 원한을 품은 영혼이 주위에 있는 다른 귀신들의 영혼을 흡수하면서 악령(惡靈)이 되면 보통 인간들로써는 상대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힘을 갖게 되어 인간들을 괴롭히게 되네.”


그리고 청허의 눈빛이 약간은 심각하게 바뀌었다.


“이건 아직 모르는 일이네만. 만약 요괴들이 많은 사람들을 생명을 빼앗고, 수많은 영혼들이 원한을 품기 시작하면 말이세... 요괴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한 십 년 후에는 그 원한을 품은 악령들이 설치게 될 걸세. 그때가 되면 어쩌면 무공 보다도 귀신잡는 도술이 훨씬 유용하게 되겠지.”


용기와 연화는 청허의 말에 기가 막혀 입을 벌리고 할 말을 잃었다. 그 수많은 요계 대군과의 전쟁도 모자라 나중에는 귀신들과의 전쟁이라니?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일단은 요괴들의 군세를 물리치는 일이 먼저니. 자. 일단 차를 좀 들이키게. 맛이 일품이지. 하하하. 그리고 나는 좀 편안한 분위기의 수업과 토론을 즐기니, 굳이 내 수업에 국한된 주제가 아니더라도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질문하게나.”


청허가 아직도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용기와 연화의 어깨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리고 시작된 수업에서 청허는 용기와 연화가 인간계로 돌아갔을 때 가장 유용하게 쓰이게 될 이동진(移動陣)을 만드는 방법을 먼저 가르키기 시작했다.


청허의 수업이 끝나고 달마의 닥달에 명상과 운기행공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한 용기와 연화가 안채의 각자의 방에 있는 침상에 들어 누운 시간은 축시(丑時)의 끝자락인 새벽 3시 쯤이었다. 달마는 한 시진(2시간) 후인 묘시(卯時: 새벽 5시)부터 다시 수련을 재개한다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휴우...하루에 고작 2시간 뿐인 휴식이라니...”


용기는 침상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몸이 피곤하거나 어디가 아프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먹은 천충단, 소림대환단, 그리고 상처에 바른 금창약 때문이리라.


하지만 하루 24시간 중에 22시간을 뭔가를 배우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를 정신적으로 피곤하게 만들었다.


어디서엔가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음율이 처량하다고 느껴 눈을 감고 집중해서 잠시 들은 용기는 그 음악 소리가 현정 스승이 가지고 있던 비파임이 틀림없다고 짐작했다.


‘비파라...소리가 무척 아름답네.’


그리고 용기는 눈을 감은 채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



‘아무리 봐도 너무 비슷하게 생겼어.’


백음은 곤히 잠들어 있는 용기를 바라 보고 있었다. 단 한시도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해 잠 편히 잘 날이 없었던 그녀의 강호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용기가 한심해 보이기도 했지만 백음은 그 부분은 그냥 피식 웃고 넘어갔다.


용기의 모습은 그녀를 평범한 아낙네에서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백음신녀’로 변하게 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용기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을 때 속으로 내심 놀랬었다. 자신이 그 피로 얼룩진 과거사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용기의 얼굴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던 백음은 나지막한 한숨을 내뱉고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작가의말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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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종합선물세트 (2) 21.10.20 33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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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7) 21.10.18 350 13 11쪽
46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6) 21.10.17 354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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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4) 21.10.15 343 12 13쪽
43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3) 21.10.14 356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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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신계의 세 가지 규율 (3) 21.10.05 409 17 16쪽
33 신계의 세 가지 규율 (2) 21.10.04 398 16 14쪽
32 신계의 세 가지 규율 (1) 21.10.04 404 15 15쪽
31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5) 21.10.03 406 16 18쪽
30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4) 21.10.02 417 15 19쪽
29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3) 21.10.01 413 15 12쪽
28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2) 21.09.30 414 16 19쪽
27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1) 21.09.29 427 1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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