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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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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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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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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4)

DUMMY

요괴나 용족은 신들과는 다르게 인간처럼 신체 내에 오장육부가 똑같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간처럼 음식을 먹어 근육을 움직이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 아니라, 섭취되는 자연의 기로 근육의 힘과 단전의 기 모두에 나누어서 써야했다.


“물론 요괴들이나 우리도 인간처럼 음식이라는 것을 별도로 섭취해 당장 느껴지는 배고픔을 달랠 수도 있고, 혀와 입으로 전해지는 그 미각을 즐기기 위해 음식 섭취를 하기는 하네.”


이때 우르드가 베르단디에게 검을 꺼내 시범을 보이게 했다. 베르단디가 검을 꺼내 우르드와 같은 정결한 검강이 깃든 검을 앞으로 휘두르자 우르드는 그에게 잠깐 멈추라고 지시했다.


“자. 검강이 깃들어 있는 검을 앞으로 휘두르는 데에는 뭐가 필요한가?”


그는 용기와 연화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검강을 깃들게 할 몸에 축적된 자연의 기, 그리고 그 검을 움직이게 하는 팔의 근육과 힘이지.”


그리고는 베르단디의 팔뚝을 툭툭 치면서 계속 말했다.


“방금의 동작을 취하기 위해서 100이라는 힘이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세. 그리고 대략 80이라는 힘이 몸에 축적된 자연의 기에서 나오고, 대략 20이라는 힘이 팔의 근육에서 나와서 합해져서 그 100이라는 힘이 된 것이라고 가정해 보세. 인간들은 그 중에 20이라는 힘을 음식을 섭취한 후 근육을 단련해서 얻을 수 있네. 즉 자연의 기는 80밖에 필요하지 않는 것이지. 그런데 요괴들이나 우리 용족들은 그 100이라고 하는 힘을 전부 자연의 기에서 가져다 써야 하는걸세.”


즉, 요괴들이나 용족들은 입으로 먹는 음식들이 생명을 유지하거나 힘을 쓰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우르드는 용족은 요괴들에 비해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기의 소비도 적고 또한 심장에 엄청난 양의 자연의 기운을 축적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사용하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투시에 사용 가능한 기의 양이 많지만, 요괴들은 그런 신체적 구조를 가지지 못하고 제한된 기를 여기저기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용족보다 약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쉽게 말하면 같은 자연의 기를 먹고 사는 처지지만 요괴들은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기의 양이 용족들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적다는 이야기고, 그래서 용족들보다 약하다는 이야기였다.


“요괴들은 생활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아주 많은 기가 필요하네. 쉽게 말해 그냥 서있기만 해도 우리 용족들보다 기의 소비가 엄청나게 많아. 그렇게 움직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가 많이 필요한 그들이, 그걸 또 나누어서 검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수련이 아주 많이 필요하지.”


우르드는 다시 베르단디에게 다시 시범을 보이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베르단디의 검에 맺힌 검강이 움직이더니 검 주위를 실처럼 빙글빙글 감싸기 시작했다. 마치 새하얀 용수철이 검날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건 검사(劍絲)라고 하는 검강 단계의 한 단계 이전의 모습으로 검기와 비슷한 건데, 단지 이 검사라는 현상은 검기를 쏘아 보낼 때 나타나는 현상이지.”


우르드가 턱으로 신호를 보내자, 베르단디가 계곡 벽을 향해 검을 쭉 뻗었다. 그러자 그 검사가 앞으로 쏠리면서 빛을 뿜어 나아갔는데, 아까 본 황룡광연만비 보다는 훨씬 약해 보이는 빛의 강도였다.


“아. 저거. 요괴들이 저한테 쏘아 대던 검기들이랑 비슷하네요.”


용기가 알아봤다는 듯이 말했다.


“맞네. 자네도 검강을 검에 맺는 것보다는 그 검강을 쏘아 날리는게 더 기의 소비가 많고 어려운 일인건 알고 있지?”

“저는 아직...아예 날려 보낼 줄도 몰라요. 하하...”


용기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하하하. 괜찮네. 처음에는 다 그렇네. 요괴 놈들은 하급의 전사들이라도 검기를 검에 맺을 수는 있네. 하지만 수련이 부족하면 그 검기를 검사를 이용해서 쏘아 날려 보내지는 못하지. 그 위로 수련이 좀 되면 검에 실은 검기를 검사로 바꾸어 검기를 날려 보낼 정도가 되고, 그 위로 수련이 좀 더 되면 검강을 검에 맺을 수는 있지만 쏘아 날릴 때는 검강 자체는 못날리고 검사를 통해 검기 정도만 날려 보낼 수 있게 되네. 그 위로 수련이 더 되면 그땐 우리처럼 검에 실은 검강 자체를 날려 보내게 되는거지.”


우르드는 이제 되었으니 검을 집어 넣어도 된다고 베르단디에게 말했다.


“어제 자네들을 쫒아와서 우리와 맞닥뜨린 요괴 놈들 중에서는 코셰이라고 하는 놈 하나만 검강을 검에 맺고, 검강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었지. 흥! 그런 놈들 고작 몇 백 정도로 감히 우리 셋을 상대하려 하다니.”


용기는 ‘그 고작 몇 백에 저는 정말로 죽을 뻔 했거든요’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그때 갑자기 ‘크와아아앙!’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계곡 벽의 동굴 한 군데에서 뭔가 툭하니 튀어나와 그들 앞에 나타났다.


“엄마야!”


연화는 갑자기 등장한 네 발 달린 동물에 깜짝 놀라며 앉아 있던 돌평상 위로 몸을 피했다.


“아. 괜찮네. 이 놈은 알프라고 하네. 아직 성인이 안된 놈이지. 광연만비의 폭발음 소리에 잠이 깬 모양이네. 하하.”


우르드는 갑자기 등장한 동물의 소개를 하더니 그 알프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이녀석아! 귀한 손님들이 오셨는데 좀 정중하게 등장해야지. 놀라시잖아.”


눈앞의 등장한 알프는 용이었다. 크기는 대략 다 큰 성인 사자만큼 했으며, 머리에 뿔이 두 개 달려 있고, 허리 양쪽에 날개가 달려 있었다. 하지만 희한하게 사자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꼬리는 얇지 않고 도마맴 꼬리처럼 두꺼웠다.


온몸은 황금색이었는데, 황금색이 아닌 부분은 머리에 달린 뿔의 검은색 끝부분, 눈의 파란색 동공, 그리고 검은색 발톱들 정도였다.


용기는 투카르스에게 대충 설명 들었던, 성인이 안된 새끼 용에 대해 연화에게 이야기를 해주기는 했으나, 자신도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 알프의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투카르스나 즈메이에게 어린 용의 대해 들었는가?”


우르드가 알프의 모습에 신기해 하는 용기와, 이제는 연화 앞으로 가서 그녀의 손을 장난스럽게 핥고 있는 알프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듣긴 했지만 수련 중에 대충 들은 거라. 자세히는 모릅니다. 죄송하지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용기는 정중하게 부탁했다.


그래서 우르드는 용족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용족은 세부 부족에 상관없이 어미가 알을 낳았을 때부터 대략 100년 정도 후에 알에서 부화를 하게 되고, 태어날 때부터 걷고, 뛰어 다니며,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1년 정도만 지나면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그리고 부화한 후 대략 100년 정도 후에 성인이 되는데, 성인과 어린 새끼용의 차이점은 그 용이 신들 즉 인간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있었다.


어린 용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을 할 줄 모르는 대신에 자신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작은 크기인 자기가 태어났을 때와, 가장 큰 크기인 성인이 되기 바로 직전의 크기 중에서 자신이 그냥 좋아하는 크기로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알프만한 크기를 선호하는 이유는 너무 크면 공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어서 다른 용들에게 욕을 먹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도 뿔은 남아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뿔의 길이가 점점 줄어들어 성인이 되고 약 1000년 정도가 지나면 뿔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했다. 즉 베르단디는 성인이 되고 아직 1000년 지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이때 우르드는 베르단디에게 원래 모습의 크기에 대한 시범을 보이라고 말했는데, 베르단디는 창피하다고 그냥 알프를 시키지 왜 자기한테 시키냐고 따지다가 뒤통수를 한대 퍽 하고 얻어 맞은 후 시범을 보여줬다.


인간의 모습에서 용으로 다시 변신한 베르단디는 먼저 가장 큰 크기를 보여 주었는데, 크기가 거대한 집 한 채만 했다. 용기와 연화가 그 크기에 놀라고 있는 사이에, 다시 가장 작은 크기를 변신한 베르단디는 알프보다 작은, 마치 다 자란 중형 애완견 정도의 크기를 보여 주고 있었다.


알프도 자기도 그거 할 수 있다는 듯 베르단디와 똑같은 크기로 변신하여 ‘크와아아앙’ 거리며 베르단디 옆을 뛰어 다녔다.


“저기...그런데 옷이나 신발은 변신하면 없어지는 건가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실 때에는 알몸이 되는 건가요?...”


용기는 이상한 질문을 해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하하하하!”


우르드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그러자 용기는 더욱 민망한 표정을 짓게 되었는데, 우르드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닐세. 아닐세. 자네 질문이 웃기거나, 비웃으며 웃은게 아닐세. 다만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 질문을 한 존재가 자네 말고는 딱 한 명 밖에 없었다는 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그런거네. 하하하하!”

“그게 누군데요?”

“바로 아틀라스 신”


용기와 연화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족의 위치는 신계 서열상 신들의 아래에 있네. 그러니 자기 아래의 존재들이 변신을 할 때마다 옷을 입고 변신을 하는지, 알몸이 되는지, 그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도, 궁금하지도 않아 했지. 딱 한분만 빼놓고. 자네도 아틀라스 님처럼 호기심이 많구만. 하하하하. 좋은거네. 하하하하.”


그리고 우르드는 베르단디에게 왼쪽 날개를 들어 보라고 지시했다.


“자 저기 왼쪽 날개죽지 부분에 주먹만한 검은 점 보이는가?”

“네”

“그게 용의 아공간 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표식인데, 우리는 원래 모습으로 변신을 할 때, 옷, 신발, 검 등등을 저기에다 집어넣고, 다시 인간 모습으로 돌아올 때 거기서 그걸 꺼내 입으면서 변신이 되지.”

“아공간이요? 그게 뭐죠?”


용기가 물었다.


“흠...설명이 쉽지는 않지만 대충 이렇게 생각하면 되네. 한 세계와 다른 세계의 틈? 아무튼 거긴 공기도 자연의 기도 없는, 그냥 어둠만 있는 영혼의 세계 같은 곳이지.”


완전히 이해 하기는 그다지 쉽지는 않았지만 용기는 영계에 대해 투카르스에게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대충 감이 오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항상 인간의 모습으로 생활 하세요?”


연화가 다시 인간 모습으로 변신하여 먼지를 털고 있는 베르단디를 보며 물었다.


“아. 그건 세가지 이유 때문에 그러네.”


우르드가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첫번째는 인간 모습이 아니고 네 발 달린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 신들에게 조금 무시 받는 경향이 있었거든. 원래 자기 생긴 모습과 다르게 생기면 약간의 거부감이 생기는 법이니까. 두번째는 우리도 간식 거리를 가끔 먹는데 우리 본래 모습을 하고 있으면 그 입으로 들어가는게 엄청 많아 지거든. 하하하하.”


용기와 연화는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르드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전투력의 차이 때문에 그러네. 우린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 훨씬 강하네.”

“정말요?”


연화는 아까 베르단디가 보여준 집 채만한 크기의 강한 모습이 인간 모습의 용보다 약하다는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정말이네. 네발로 있을 때 우린 몸이 훨씬 느려지네. 게다가 손이 없으니 검을 쓸 수도 없지.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있고, 보통의 검으로는 뚫을 수 없는 강력한 용의 피부 비늘도 가지고 있지만, 그 피부 강도는 인간의 모습일 때도 마찬가지이니, 상대가 공격할 면적이 작은 인간 모습이 더 장점이 있지. 아 참고로, 검기가 실리지 않은 창, 검, 도 등등에만 상처가 나지 않는 것이지...”


우르드는 검기나 검강이 맺히지 않은 검으로 자기의 팔뚝을 그어 보이면서 아무런 흠집도 나지 않는 시범을 보였다.


“검기나 그 이상에는 베어지는게 용의 피부라네.”

“다만...”


베르단디가 말을 받았다.


“원래의 모습일 때는 입으로 강력한 화염을 내뿜을 수 있어 다량의 적을 몰살 시킬 수는 있지만, 그게 한 번 쓰고 나면 재사용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베르단디가 우르드의 눈치를 살짝 살폈다.


“주로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만 쓰지.”


우르드가 다시 말을 받았다.


“상처를 너무 많이 입은 상태에서 마지막 최후를 느낀 용족이 인간의 모습에서 다시 우리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용의 화염 공격으로 가능한 많은 적을 죽음의 길동무로 데려가는거지.”


우르드는 말을 마치고는 약간 비장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우르드의 얼굴 표정 따위는 내 알 바 아니라는 어린 알프는 연화가 맘에 든 모양이었다. 그는 이제 허공에 날개를 펄럭거리며 연화 주변을 날아 맴돌면서 연화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놀랐어요. 우리나라 책에서 봤던 용의 그림이랑 많이 달라서. 진짜는 서양책에서 나오는거랑 많이 비슷하네요.”


연화가 알프의 장난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너희 책에는 어떻게 그려져 있는데?”


베르단디가 궁금하다는 듯이 얼굴을 들이밀며 물어왔다.

그러자 우르드가 베르단디의 얼굴을 손으로 밀면서 말했다.


“아. 이해하게. 이 녀석이 워낙 궁금한 것을 못참아서 말야. 그래서 이 녀석 별명이 벌집이네. 각종 정보가 다 이 녀석 머리속에 모인다고. 하하하. 사실 소족에게서 가끔 요계에 관한 정보를 듣곤 하는데 이 녀석이 바로 그 담당이지. 어제 아침에 인간이 요계궁에서 탈출 했다는 소식도 이 녀석이 알아 가지고 온 것이고.”


연화는 괜찮다면서 자신이 책에서 본 뱀의 모습에 가까운 기다란 형태의 용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러자 우르드는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아 그거! 우리가 비행술을 펼칠 때 볼 수 있는 장면이네.”

“비행술이요?”

“그렇네.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가 원래 모습일 때는 좀 느리네. 그래서 니드호그 님께서 빠르게 비행할 수 있는 비행술을 개발 하셨는데, 그 비행술을 펼칠 때의 모습과 자네가 말하는 그림이 닮았네.”


우르드는 다시 베르단디에게 시범을 지시했다. 베르단디는 왜 또 자기가 해야 하냐고 따지다가 뒤통수를 한 대 더 맞고 나서야 원래 모습인 용으로 변신하더니 하늘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는 계곡 앞까지 천천히 날아가더니, 우르드가 신호를 하자 빠르게 용기와 연화가 있는 쪽으로 비행술을 펼쳐 날기 시작해서 계곡 뒤쪽까지 날아갔다.


“아!~”


용기와 연화는 보았다. 동양의 많은 책들에서 보여주던 뱀 모양의 용이 하늘을 수놓는 모습을. 황금색의 용 한마리가 날개를 몸에 딱 붙히고 긴 도마뱀 같은 꼬리를 흔들면서, 마치 뱀이 땅을 기어갈 때처럼 목, 몸통, 그리고 꼬리를 물결처럼 흔들어 빠르게 쏘아져 나가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그럼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은 사실 같은 용이었다?'


용기의 머리속에 번득 스치는 생각이었다.


'단지 동양에서는 용이 비행술을 펴서 날아가는 모습만 얼핏 잘못 본 한 사람이 그려낸 그림을 용의 모습이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서양에서는 저 비행술은 보지 못한 채 용이 그냥 땅에 앉아 있는 모습만을 본 한 사람이 그려낸 그림을 용의 모습이라고 믿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단 이야기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한 사람이 남기는 기록의 미세한 실수가 후세에 전해지는 모든 책들의 내용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용기는 갑자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베르단디를 보고 멋있다고 말하는 연화와, 자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지 알프도 몸 크기를 부풀려서 비행술을 하며 허공을 날아 다니는 사이에, 해는 중천을 넘어갔고, 용기, 연화, 베르단디, 우르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그들 앞에 다른 남자가 등장하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여기 계셨군요!”

“오. 스쿨드. 마침 잘 왔네. 이 젊은이가 어제 나를 도와 자네들을 구한 스쿨드이네.”


우르드는 용기와 연화를 돌아보며 새롭게 등장한 남자를 소개를 했다.

용기가 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할려는 찰나, 스쿨드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그의 말을 막았다.


“이럴 때가 아닙니다. 요괴 놈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여태 본 적이 없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뭐야?!”


우르드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팡 하고 먼지를 일으키면서 하늘로 높게 날아 올라갔다. 용기가 올려다보니 그는 높은 곳에서 한 방향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용기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거대한 먼지 바람이 일고 있었다.


“전 황룡 수비대는 2차 수비선을 버리고 계곡 입구쪽의 3차 방어선으로 집결한다. 당장!”


우르드의 커다란 목소리가 갑자기 산이 떠나가도록 울렸다.


용기와 연화는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두 귀를 손으로 막고 몸을 움츠려야 했다.


우르드는 급하게 땅으로 다시 내려오더니 빠르게 말했다.


“우리도 3차 방어선으로 간다. 알프는 이 손님들을 라타토스님에게 다시 모셔다 드려. 빨리!”

“무슨 일인가요?”


용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요괴 놈들이 잔뜩 몰려오고 있네.”

“얼마나요?”

“정확히는 모르겠네. 하지만 대략 사단 두 개 정도가 몰려오고 있는 것 같아. 서두르게!”


그 말을 마치고 우르드는 계곡 앞쪽으로 날아갔고, 베르단디와 스쿨드도 용기와 연화에게 간단한 목인사를 하고는 우르드를 따라 날아갔다.


‘사단 두 개!?’


용기는 투카르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요계의 한 군단은 대부분 다섯 개의 사단으로 이루어지고, 한 개의 사단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했지만 속한 숫자는 대략 십 만이라고. 그럼 이십만이나 되는 대군이 여기로 몰려 오고 있다고? 맙소사! 그는 머리를 두 손으로 감쌌다.


“빨리타! 아저씨 뭐해?!”


연화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용기가 고개를 돌려보니 알프는 어느새 말만한 크기로 변해 있었고, 연화는 그 등 뒤에 타고 있었다. 용기는 정신을 차리고 불편한 몸을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알프의 등에 올라 연화 뒤에 앉았다.


그러자 알프는 ‘크와아아앙’ 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살짝 날아 오르더니 용기와 연화가 있었던 동굴을 향해서 제비처럼 지면을 스치며 빠르게 날아갔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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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5) 21.10.03 406 16 18쪽
»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4) 21.10.02 417 15 19쪽
29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3) 21.10.01 413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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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1) 21.09.29 427 1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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