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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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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5
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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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9.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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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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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7쪽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1)

DUMMY

나의 친구 라오스를 잊지 않고자 나는 내가 항상 가지고 다니던 지팡이 끝에 매달려 있는 수정에 라오스 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세계를 창조하는 능력을 그 수정에 집어 넣었다.


-야쿱의 회상록 중에서 –



*****



용기는 자신의 왼손에 차갑지도 그렇다고 뜨겁지도 않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희미하게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직 눈꺼풀이 천근만근으로 무겁게 느껴져서 눈을 뜰 수는 없었지만, 희한한 일이었다. 따뜻한 물방울이라니?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누군가가 자신의 왼손을 꼭 잡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손? 따뜻한 물방울? 그럼 손을 잡고 있는 이가 눈물을 떨구고 있다는 말인가? 왜?


그는 좀 더 정신을 집중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신경 세포들이 자신이 생각한 것만큼 빨리 움직이고 있지 않음에 답답하다고 느끼고는, 일단 마음을 편히 가지고 차분하게 몸이 제대로 움직일 때까지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리 마음을 먹으니 왠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상대의 손 감촉이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였다. 부분적 냉기가 손가락 끝부분의 마디들 사이에서 약간 느껴지지만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 그제서야 그는 그 감촉을 전에 어디서 느꼈었는지 기억해 내었다.


바로 연화의 손. 붉은 산을 코앞에 두고 그녀의 손을 이끌며 어두운 산길을 내려오던 그때의 감촉이 분명했다. 그 당시에는 요괴들로부터 도망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감촉을 기억하고 있다는게 신기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그는 이제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이 좋아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아직 몸도 안 움직여지는데 뭐 조금 더 잡고 있지. 내가 먼저 잡은 것도 아니고. 근데 젊은 아가씨의 손길이라 그런지 굉장히 부드럽긴 하군. 흠허허허.’


용기는 연화가 왜 자신의 손을 잡고 울고 있는지도 무척 궁금했으나 당분간은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을 모른 척 하고 즐겨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의 소망은 그리 오리가지 못했다.


“이제 정신이 좀 드시는가?’


그의 귀에 갑자기 묵직하고 강인한 품성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그의 몸이 누워 있는 채로 공중으로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어...저 아직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요?”


공중으로 붕 떠가는 도중에 눈을 뜨게된 용기의 눈에 눈물을 닦고 있는 연화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의 몸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바위를 깎아 만든 돌의자로 향하더니, 앉은 자세로 그 의자에 등을 기대게 내려졌다. 용기는 무슨 마술쇼나 영화에서 보던 염력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빨리 정신을 차려 다행일세.”


용기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자신은 커다란 동굴 안에 와 있있고, 천장에는 야명주들이 여러 개 박혀 있어 주위를 비추고 있었다. 야명주를 보고 있자니 그는 요계궁의 감옥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떠올라 왠지 꺼림직한 느낌이 들었다.


주위 환경을 벗어나 자신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주인공 쪽을 바라보니 거기에는 세 명이 돌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왼쪽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의 단발 머리를 가운데로 가르마를 탄 온화한 중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였고, 가운데는 늙었지만 강인한 인상을 주는 얼굴을 가지고 황토색의 긴 머리를 전부 뒤로 넘겨 어깨까지 내려오는 남자였으며, 오른쪽에는 눈가에 주름이 조금 있지만 젊어 보이는 검은색의 긴 생머리를 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 여인은 특이하게 왼쪽 귀에 조그마한 검은색 구슬로 된 귀걸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반짝이는 검은색 눈동자와 무척 잘 어울렸다.


그들은 신기하게도 전부 같은 녹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요계 군대 전투복의 앞에 붙어있는 계급을 상징하는 겉섶만 떼어 버린 형태였다. 허리끈도 계급을 상징하는 색깔끈을 사용하지 않고 넝쿨을 묶어서 만든 듯한 허리끈이 걸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연화도 어느새 옷을 갈아 입었는지 그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황룡족의 붉은 산에 온 것을 환영하네.”


가운데에 앉은 늙은 남자가 용기를 보고 말을 다시 걸었다. 아까와 같은 목소리였다.


용기는 입을 열어 말을 하려다가 갑작이 동공이 커지면서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몸을 벌벌 떨기 시작면서 경련을 일으켰다.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처음 느껴보는 엄청난 고통의 해일. 억 소리도 내지 못할 정도의 고통에 용기는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기만 할 뿐이었다.


“흠...이제 몸의 감각들이 전부 돌아오는 모양이군.”


왼쪽의 중년 남자가 말했다.


그리고 그 세 명은 모두 용기를 말없이 바라봤다. 아무래도 용기의 고통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연화는 입을 손으로 가리면서 용기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안타까운지 계속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얼마 후 고통의 해일이 용기의 온몸 신경을 한차례 헤집고 지나간 다음, 어느 정도의 평온이 찾아오자 그는 다시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다만 아직도 온몸의 이곳저곳이 욱신 거렸고, 특히 오른쪽 다리는 마치 다리가 잘려 나간 듯 후끈거리며 아파왔다.


용기의 눈빛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자, 중앙의 늙은 남자가 다시 말을 건넸다.


“그럼 우리 소개부터 하지. 내 오른쪽은 황룡족의 부족장인 아스크 라고 하고, 내 왼쪽은 황룡족의 여전사인 에이르마 라고 하네. 그리고 나는 부족하지만 현재 황룡족의 족장직을 맡고 있는 라타토스 라고 하네.”


용기는 그들 중에 한 명이 자신의 스승인 투카르스의 아버지인 라타토스이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아내인 에이르마라는 소리를 듣자 무의식 중에 인사를 하려 고개를 숙이다 다시 온몸에 느껴지는 고통을 느끼고는 짧은 비명을 질렀다.


“아. 고개 숙여 인사할 것까지는 없네. 자네 몸 상태는 우리가 잘 아니 괜찮네.”


라타토스가 그냥 앉아 있으라고 손짓을 하며 말했다.


“네...”


용기는 고통으로 얼굴 표정이 찌그러졌던 것을 최대한 다시 피면서 말했다.


“저는 홍용기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리고 저 여자 아이는...”


용기는 연화를 가리키며 소개를 할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되었다.


“아. 이미 알고 있네. 자네가 쉬고 있는 동안 그녀랑 대화를 나누었네.”

“네. 그렇군요.”


용기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잠시 연화와 라타토스를 번갈아 보았다.


“아니 어떻게요? 연화는 여기 언어를 몰라서 대화가...”


그러자 왼쪽의 아스크가 용기가 하려던 말을 끊고 먼저 말했다.


“자네가 가지고 있던 미르마 열매를 하나 먹였네. 주인 허락도 없이 슬쩍한 것 같아 미안하네. 이해해주게. 허허허.”

“아...네...뭐...그럴 수도 있죠. 하하.”


용기는 일그러지는 표정을 관리하기 위해 억지로 웃어 보이며 언짢은 기분을 최대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시호코랑 유나 하나씩 줄려고 했는데. 아깝네 쩝.’


“아직 더 쉬셔야 하겠지만, 괜찮으시다면 남편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그제서야 구슬픈 눈을 하고 있는 에이르마가 입을 열어 조용하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떨림이 살짝 느껴졌다.


“그래. 연화에게서 자네를 만나서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은 들었네. 내 아들과 연관 되어 있다는 사실도 연화가 도망치면서 자네한테 들어 짧게나마 알고 있어서 들었고. 하지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네만.”


말하는 라타토스의 눈동자도 약간 흔들리고 있었다.


“네...”


그들의 눈을 보고 있자니 용기 자신도 눈이 붉게 충혈되며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입을 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눈을 떠서 요계 본궁의 시간 감옥에서 거북이를 보게 된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자신이 투카르스와 겪었던 많을 일들을 자세하게 설명했고, 즈메이의 희생을 이야기 할 때는 그가 얼마나 용감한 황룡족의 전사였는지 침을 튀겨가며 약간의 과장까지 덧붙여서 설명을 했다.


연화를 만나기 전까지의 도주 이야기를 거쳐 마지막으로 그가 투카르스가 전달을 부탁한 말을 마치자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하...”


라타토스는 커다란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지만, 그의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는 없었다. 아스카와 에이르마 또한 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에게 소중했던 투카르스의 죽음을 애도 하고 있었다.


용기는 아랫 입술을 피터지게 물어 뜯으며 육체의 고통을 이겨내고 자세를 바꿔 두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쿵 하고 찍으며 울부짖었다.


“죄송합니다! 저같은 놈 때문에.”

“무슨 말인가? 우린 자네에게 오히려 고맙네.”


라타토스가 따스함이 흠뿍 담겨 있는 자상한 말을 용기에게 건넸다.


“그래요. 남편의 마지막을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신 당신에게 우리는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리아카르 라는 멋진 아이 이름도 목숨을 걸고 이렇게 가지고 오신 분에게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에이르마도 두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거들었다.


그리고 잠시 고요함이 흘렀다. 황룡족 세 명과 연화는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있는 용기를 말없이 바라봤고, 용기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그러고 한참을 흐느꼈다.


잠시 후 용기의 조용한 오열이 잠잠해지자 입을 연 것은 아스카였다.


“연화에게서 어떻게 요계에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네만, 자네가 인간계에서 요계로 온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까?”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든 용기는 자세를 고쳐 앉은 후 이야기를 시작 할려다 갑자기 머리에 스치는 생각에 연화를 쳐다봤다.


“맞다! 연화 너 여기 어떻게 온 거야? 라오스 수정! 너도 그거 가지고 왔어?”

“그거라면 우리가 이미 찾았네.”


라타토스가 오른손을 펴서 들어보였다. 거기에는 손가락 절반 만한 크기의 파란색의 수정이 하나 놓여 있었다.


“연화는 라오스 수정의 파편 중에 목(木)의 기운을 가진 수정을 가지고 있더군.”


용기가 다시 연화를 바라보자 그녀는 이제 블레이드 날과 신발 부분이 아예 절단이 나버린 피겨 스케이트화를 흔들어 보였다.


“토 블레이드와 신발 사이에 있던 금속 부분에서 찾았어. 이 스케이트화는 사실 외할아버지가 직접 수제작 한거야. 그 금속 부분에 행운을 가져다 주는 부적이 들어 있다고 들었는데, 저런 게 들어 있더라고. 다른 한쪽에는 진짜 부적이 들어 있었고.”


그리고선 연화는 다른 한 손으로 노란색 바탕에 도통 알아볼 수 없는 그림들이 빨간색으로 그려진 부적 하나를 들어 보였다.


“외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유품이라고 절대 못 만지게 해서 설득하는 데에 애를 좀 먹긴 했네 하하.”


아스카가 뒷머리를 긁으며 말을 하자, 용기도 고개를 돌리고 피식 웃었다.


‘당연하시겠죠. 쟤 성격에 아주 난리였겠군.’


“우리 모두 요계를 떠날 수 있는 거죠? 그것만 있으면.”


연화가 자신의 엉망이 되버린 소중한 피겨 스케이트화를 바라보다 속상한 듯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용기도 갑자기 얼굴에 화색이 돌며 재빠르게 이어 말했다.


“맞아요! 저걸로 차원문을 연다고 하던데, 맞는거죠?! 우리 이제 집에 갈 수 있는거죠?!”

“그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


라타토스가 약간 침울하게 말했다.


“아니 왜요?”


“일단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는 이 수정을 사용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네. 신들께서 라오스 수정을 사용하시는 모습을 멀리서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수정이 차원문을 여는지, 그리고 그게 우리가 원하는 세계의 차원문인 것인지,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이네.

그리고 이 수정은 사용이 중지된 순간부터 정확히 하루가 지나야지만 재작동이 가능 하다고 알고 있네만, 아직 수정의 기운이 돌지 않는 걸로 봐서는 연화가 요계로 온지 채 하루가 되지 않은 것 같네.”


“작동법을 모르신다고요?!”


용기는 자신의 언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꼈지만 말은 이미 입밖으로 나온 상황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정의 기운이 돌아오면 두 분께서 이것저것을 시도해 보시면서 방법을 찾으실 거에요.”


에이르마가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하자 용기도 그제서야 안심이 조금 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요괴놈들이 우리가 연화에게서 라오스 수정을 확보했다는 것을 눈치챘을 확률이 높아. 그럼 그놈들이 여기로 곧 쳐들어 올지도 모른다는 거지.”


하지만 아스카가 말하자 용기가 방금 전에 가졌던 ‘안심’은 다시 ‘얼어죽을 안심’으로 순식간에 돌변했다.


“그럼 어쩌죠?”


용기가 풀이 죽자, 라타토스는 황룡족의 전사들에게 바깥 경계를 강화시켰으니 너무 걱정 말라며 그를 재차 안심시키고는 그에게 일단 어떻게 요계에 왔는지를 이야기 해보라고 다시 부탁했다.


그래서 용기는 라오스 수정 하나가 자신의 목검 손잡이 안에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을 거북이족 요괴들한테 들었던 이야기부터, 어떻게 목검을 구입했는지, 목검으로 무었을 해왔는지, 느닷없이 나타난 거미족 요괴들로 도망치다가 거대한 빛이 자신을 덮으면서 정신을 잃었던 부분까지 자세히 설명을 했다.


그리고 라오스 수정이 자신의 몸에 토(土)의 기운을 어느 정도 심어 주었을 거라는 투카르스의 추측도 곁들어서 이야기 했다.


옆에서 용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한 순간부터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연화가 갑자기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면서 말했다.


“나도 들은 적이 있어! 그 챠르르~릉 소리! 사실 스케이트를 탈 때 얼음을 가르는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귀에 들렸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나는 그냥 빙판 상태가 좋지 않아서 또는 주위에 같이 연습하는 사람들이 시끄러워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확실한 것 같애. 그래서 나도 그 수정이 들어있는 스케이트화를 신으면 훨씬 더 점프가 잘 되거나 스피드가 빨라지거나 했던 거구나.”


“그 소리는 라오스 수정이 주위에 자신의 기운을 발산할 때 나는 소리이네. 자네들 몸에 각각 토(土)와 목(木)의 기운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 이유가 설명이 되는군.”


라타토스가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용기와 연화가 어떻게 라오스 수정을 발동시켜 요계로 오게 되었는지를 머리를 맞대고 좀 더 의논을 해보았지만 확실한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자 라타토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용기와 연화를 보고 말했다.


“그럼 자네들은 동굴 밖으로 나가서 좀 둘러 보게나. 우리는 라오스 수정을 발동시킬 방법을 좀 더 연구해 보겠네.”


연장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시니 같이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따라 일으키던 용기는 갑자기 몸을 휘청거리며 잊고 있던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자 라타토스가 그를 보며 지긋이 말했다.


“자네. 원기력을 거의 바닥까지 쓰면서 움직였네. 죽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지.”


용기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와 신들은 원기력 이라 부르고, 선인들은 선천지기 라고 부르는데, 한 생명체에 생명의 근원이 되는 기를 말하네. 자네가 운기조식을 통해서 몸으로 받아 들이는 자연의 기와는 달리, 이 원기력은 생명체마다 양이 정해져 있네. 그걸 사용할 때마다 그 생명체의 수명은 줄어들게 되지. 자네는 어제 도주를 하다가 외부에서 자연의 기를 흡수할 여건이 되지 않자 무의식 중에 그 원기력마저 끌어다가 쓰게 된 것 같네. 그것도 거의 전부.”


용기는 입을 쩍 벌리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가 죽는다고?’ 그는 라타토스의 말이 그렇게 들렸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어느 누구도 심지어는 연화도 별로 놀란 표정이 아니길레, 뭔가 다른게 있다는 것을 눈치 빠르게 알아 채고는 일단 벌렸던 입을 다물고, 라타토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자 라타토스가 그의 마음을 헤아리듯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죽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말게. 허허허. 오히려 수명이 예전보다 훨씬 늘어났을걸. 허허허.”

“라타토스님께서 자신의 원기력 절반을 용기 님께 드렸어요. 목숨걸고 라오스 수정과 투카르스 님의 소식을 들고 오신 당신을 꼭 살려야 한다고 하시면서.”


에이르마가 용기쪽으로 다가오면서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저한테 어르신께 있는 생명력 근원의 반틈을 주셨다고요? 그럼 어르신은 괜찮으신 겁니까?!”

“괜찮으니 그런 표정 짓지 말게나. 허허. 용족의 수명이 대략 이만 년인건 자네도 들어서 알겠지? 내 수명이 아직 몇 천년 남았으니 그 중에 반틈을 자네에게 주어도 큰 지장은 없네. 그리고 자네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소식들에 비하면 답례로써는 아직 부족할 정도네.”


라타토스와 에이르마 그리고 황룡족들이 얼마나 애타게 투카르스의 소식을 알고 싶어 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었다.


작가의말

이번 화도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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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도 건강 하시고, 활기차며,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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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종합선물세트 (6) 21.10.24 340 13 12쪽
52 종합선물세트 (5) 21.10.23 331 13 11쪽
51 종합선물세트 (4) 21.10.22 347 14 14쪽
50 종합선물세트 (3) 21.10.21 346 13 14쪽
49 종합선물세트 (2) 21.10.20 339 13 12쪽
48 종합선물세트 (1) 21.10.19 341 13 13쪽
47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7) 21.10.18 349 13 11쪽
46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6) 21.10.17 354 14 13쪽
45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5) 21.10.16 348 13 19쪽
44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4) 21.10.15 343 12 13쪽
43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3) 21.10.14 356 13 15쪽
42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2) 21.10.13 358 14 14쪽
41 그곳에는 전설들이 살고 있었다 (1) 21.10.12 363 14 12쪽
40 신들의 선택 (4) 21.10.11 361 15 16쪽
39 신들의 선택 (3) 21.10.10 376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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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신들의 선택 (1) 21.10.08 391 16 13쪽
36 신계의 세 가지 규율 (5) 21.10.07 438 15 16쪽
35 신계의 세 가지 규율 (4) 21.10.06 406 15 12쪽
34 신계의 세 가지 규율 (3) 21.10.05 409 17 16쪽
33 신계의 세 가지 규율 (2) 21.10.04 398 16 14쪽
32 신계의 세 가지 규율 (1) 21.10.04 404 15 15쪽
31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5) 21.10.03 406 16 18쪽
30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4) 21.10.02 416 15 19쪽
29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3) 21.10.01 413 15 12쪽
28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2) 21.09.30 414 16 19쪽
»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1) 21.09.29 427 15 17쪽
26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8) 21.09.28 410 15 15쪽
25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7) 21.09.27 432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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