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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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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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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45

작성
22.06.0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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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이미지. 독화살 만들기

DUMMY

25. 허구의 이미지. 독화살 만들기




쿠나모랑가는 2번을 전혀 알아보지 못해서인지 다가가 포옹을 하지 않았다.

2번이 가까이 다가와 쿠나모랑가에게 자신감 없는 말투로 말을 꺼냈다.


“저기··· 역시 나를 알아보지 못할 줄 알았어.

쿠나모랑가, 내가 바로 루나야.”


쿠나모랑가는 놀란 얼굴을 하고는 2번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눈으로 훑었다.


“뭐? 네가 정말 루나야?

와우··· 정말 예상치 못한 모습인걸?“


“아···그래? 역시 못 알아볼 정도로 모습이 아주 다르지?”


2번이 풀이 죽은 채로 반응을 살피고 있었고, 쿠나모링가는 그런 2번에게

자신감을 주려는 듯 말했다.


“방금 얘기는 나쁜 의미는 아니야.

베가에서의 너는 항상 뭔가 도시적이고 세련된 삶을 추구하던 애였잖아.“


얘기를 듣고 있던 다른 후보자들은 그녀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갸우뚱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속닥속닥”

“지금 뭐랬어요?”

“2번이 도시적이라는데요?”

“세련된 삶?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베트남 시골 처녀가 아니었어?”


속닥거리는 사람들을 보고는 쿠나모랑가가 2번을 한번 끌어안아 주며 말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 모습의 네가 더 마음에 들어.

현실에서의 너의 이름도 루나야?“


2번은 시선을 피한 채 땅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아니···응옥···이게 내 원래 이름이야.”


쿠나모랑가는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2번에게 보냈다.


“응옥. 나는 남들 눈을 신경 쓰느라 베가 아마존에도 하이힐을 신고 오는 루나 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응옥.

네가 더 친근감이 들어.

우리 서로 진짜의 모습을 알아가고 더 친해져 보자.“


조금 전만 해도 풀이 죽어있던 2번은 쿠나모랑가의 마지막 몇 마디에 막 피어나는 꽃송이처럼 활짝 웃었다.


“응 좋아!”


나는 응옥의 싱그러운 미소를 보며 예전 일을 떠올렸다.


‘베가 세계에 같이 갔을 때도 내가 우는 것을 달래니 갑자기 저런 미소로 활짝 웃었었지···‘


제멋대로 일 때도 있지만, 2번에게는 표정이나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그런 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함이 있었다.

쿠나모랑가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유람선도 다 타버리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눈으로는 박사님을 찾으며 쿠나모랑가에게 말했다.


“그 전에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해주신 박사님을 먼저 소개할게.”


그러나 박사님은 보이지 않았다.


“박사님~~~!! 어디 숨어 계세요?!

얘들은 쟤 친구들이에요.

우리를 도와주러 왔어요~~

이제 그만 숨어 계셔도 되요!

박사님??”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을 때

잠이 없는 6번 할아버지가 말했다.


“새벽 동이 트자마자 아침 식사로 우리에게 열매를 따서 준다고 혼자 밖으로 나갔어.”


“아침에 박사님 혼자요?”


6번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내가 같이 가자고 했더니, 자긴 20년 이상 이 생활을 해서 위험하지 않다고.

혼자 가는 게 덜 위험하다고 했지.

그 후로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쿠나모랑가가 말했다.


“혹시···부족이나 베가에게 발각되어 당한 거 아니야?

아니면···우리가 와서 그런 걸 수도 있어.“


“너희가 와서? 설마···

박사님은 그런 분이 아니셔.“


쿠나모랑가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동굴 밖에서 우리를 침입자로 착각하고 동굴 안으로 돌아오지 않으신 것일 수도 있다고.“


8번 아저씨가 그 의견에 동의하듯 말했다.


“그래 길도 잘 아는 양반이 아직까지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지금 어딘가에 숨어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계실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곧 우리와의 상황 파악이 되면 다시 돌아오시겠지.“


쿠나모랑가가 힘찬 목소리로 우리 모두를 보며 말했다.


“자···그럼 박사님이 동굴로 돌아오시길 기다릴 겸.

이제 그럼 무기를 만들러 가볼까?”


나는 무기라는 소리에 당황했다.


“무기를 왜 만들어?

우린 여기에 싸우러 온 게 아니야.

설득을 시키러 온 거지.”


쿠나모랑가가 아이를 가르치듯 잘 설명해주었다.


“아마존 정글에서는 무기는 꼭 남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야.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거야.

사냥을 위해서 쓰기도 하니까, 여기서 무기를 지니고 있는 건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고.“


“아 생존을 위해···알겠어! ”


그녀의 설명에 나는 바로 수긍했다.

나를 포함한 우리 6명은 무기를 만들기 위해 여전사들과 함께 동굴 밖으로 나왔다.

우리끼리 도망 다니듯 다닐 때랑은

동굴 밖일지라도 차원이 다른 든든함이 있었다.

쿠나모랑가에게 이런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여전사들과 다니니 아나콘다나 피라냐를 만나도 이제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아.”


쿠나모랑가는 큰 소리로 웃었다.


“아나콘다? 피라냐? 하하!

바로 그런 실체가 없는 이미지들이 내가 베가커넥터를 시작하게 된 하나의 이유야.“


“무슨 말이야? 그런 위험한 동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려고 베가 세계로 가게 되었다는 말이야?”


쿠나모랑가가 인상을 한번 찌푸리며 아니라는 듯 손을 크게 내저었다.


“아니야. 옛날 매체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아마존의 이미지를 만들어 버렸어.

사람들 머릿속에 잘못 심어져 있는 그 허구의 이미지들을 바꾸고 싶어서.”


“그 모든 게 가짜 이미지였어?”


“예를 들면 아나콘다는 크고 무섭게 생겼지만, 독은 없는 비독성 뱀이야. 크기가 크긴 하지만 옛날 영화에서는 그 사이즈가 너무 과장되었어. 움직이는 속도도 너무 빠르고 말이야.“


“맞아. 내가 좋아하는 옛날 해적의 전설이나 탐험 판타지에서는 드래곤과 비슷한 사이즈로 나오기도 했어.”


“그리고 피라냐는 날카로운 이빨로 동물의 사체를 뜯어 먹는 정도야.

피를 흘리지도 않는 멀쩡한 사람을 몇 마리가 갑자기 물어뜯어 죽이는 것은 과장되었지.“


“그래? 옛날 영화에서는 수영장에서도 공격하던데? 사람만 보면 뼈만 남을 때까지 살을 뜯는 거 아니었어?“


“하하하···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야.

물에 빠진 사람이 피를 많이 흘리고 있고 피라냐가 아주 많이 떼로 몰려있다면 큰 부상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피라냐는 후각에 민감해서 피 냄새를 잘 맡거든.

하지만 멀쩡한 사람을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것은 나도 본 적이 없어.“


“아···나도 아마존에 대해서는 허구의 이미지를 품고 사는 사람 중 하나였구나.”


“그래. 그렇지만 그건 네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

상업적으로 이용한 매체의 잘못이지.

예전에는 아나콘다나 피라냐 같은 것들은 좋은 창작 소재였을 꺼야.

아마존이 미지의 세계였을 테니까.“


“맞아. 나는 아마존 하면 제일 먼저 타잔을 떠올려. 그리고는 무시무시한 야생 동물들.“


“실체 없는 이미지에 사람들의 상상력까지 더해지면 이 자체에 엄청난 힘이 생긴다고.

머릿속에 굳어지기도 하고 잘못된 상식으로 발전되기도 하지.

나는 이런 것들은 언젠가는 바꾸고 싶어.“


“역시 여전사다운 멋진 생각이야.”


“나는 옛날의 과장된 방식 말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그대로 오픈 하고 싶어.

우리가 계속 감추고 단절된 생활을 해서 좋을 게 없다는 소리야.“


“그래서 네가 현지 생활을 공개하는 영상을 많이 올렸었구나.”


쿠나모랑가와 여러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기분 탓인지 모르겟지만 옆에서 조용히 걸어오던 2번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터벅터벅”


쿠나모랑가가 정글 숲 안에서 멈춰 섰다.

아마도 무기의 재료를 구할 장소에 도달한 것 같았다.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무기는 독화살이야.

말 그대로 화살에 독을 묻혀서 쏘면 돼.

우리는 자연에서 독을 구해야 해.

동물성이나 식물성으로.“


“동물이나 식물에서 독을 얻는다는 얘기야?”


“응. 저 개구리가 보여?”


“아 화려한 색의 개구리. 작고 귀여운데?”


“다트 프로그.

저 개구리는 땀샘에서 독이 나와.

그 독을 화살 끝에 묻히곤 하지.

하지만 초보인 너희들이 저걸 채집하기는 너무 위험해.

그냥 식물성으로 하자.“


여전사들은 보기에는 일반 나무와 다를 게 없는 평범함 나뭇가지를 베고 있었다.


“이게 라기 나무야.”


그리고 이동해서는 땅을 파고 한 나무의 뿌리를 잘라내어 꺼냈다.


“이건 랍빠 나무의 뿌리이고.

이 뿌리는 갈아서 강에 뿌리면 물고기들의 시체가 떠오를 정도로 독성이 강해.“


“헉··· 정말이야?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나무 같은데···”


쿠나모랑가는 라기나무의 껍질을 벗겨내며 말했다.


“이 나무는 껍질에만 독이 있어.”


랍빠 나무의 뿌리를 빻아낸 후 라기나무껍질과 함께 진액을 짜냈다.

그러더니 쿠나모랑가는 손가락을 진액에 찍어 입안에 갖다 대고 있었다.


“한번 맛 좀 볼까?”


나는 놀라 소리쳤다.


“독을 맛보다니 무슨 짓이야!!”


쿠나모랑가는 독을 뱉어내듯 땅에 침을 뱉었다.


“퉷”

“하하하”

쿠나모랑가는 내가 이렇게 놀랄 걸 예상하고 장난을 쳐본 것 같았다.


“이 독은 혈액 속에서 퍼질 때만 치명적이야.

화살에 긁히기만 해도 1분 안에 사망하지. 하지만 입 안에 상처가 있지 않은 이상 독을 맛보는 것은 별 이상이 없어.“


‘맞아, 4번 아주머니가 화살에 맞아 돌아가셨을 때 내가 입으로 독을 빨아 뱉었는데 아무렇지 않았었지.’


다른 여전사들이 연필심을 갈아내듯 끝을 뾰족하게 갈아놓은 나무 화살 촉에다가 진액을 발라내었다.

그렇게 독화살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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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여전사들과 박사님 +6 22.06.02 47 4 10쪽
» 허구의 이미지. 독화살 만들기 +4 22.06.01 44 4 10쪽
25 2번의 찜 +4 22.05.31 43 3 10쪽
24 아마존 개미 +8 22.05.30 49 5 10쪽
23 아마존의 동굴 +6 22.05.29 52 4 10쪽
22 유람선을 나오다. +2 22.05.28 47 2 10쪽
21 쿠나모랑가 +3 22.05.27 48 3 10쪽
20 응옥과 루나 +3 22.05.26 47 2 10쪽
19 3라운드 시작 +4 22.05.25 53 4 10쪽
18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1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9 3 10쪽
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9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8 3 10쪽
14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7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2 4 10쪽
12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7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1 7 10쪽
10 동의서와 블랙리스트 +2 22.05.17 95 8 10쪽
9 입사 시험 후보자 발표 +3 22.05.16 88 5 10쪽
8 농어촌 특별 전형 +1 22.05.15 90 5 10쪽
7 베가에서 신입을 모집합니다! +1 22.05.14 93 7 10쪽
6 Vega? Vegan? +1 22.05.13 118 4 10쪽
5 베가커넥터와 베가업로더 +1 22.05.12 156 6 10쪽
4 아버지의 비밀 +1 22.05.11 165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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