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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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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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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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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5.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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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아마존의 동굴

DUMMY

22.아마존의 동굴



할아버지는 4번 아주머니의 뜬 눈을 두 손으로 감겨 주었다.


"잘가시게...4번. 그곳에서는 아들이랑 행복하시길..."


아주머니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늘 친절함을 잃지 않으셨고, 다정하셨던 분.

가끔 뒤에서 몰래 중얼거리시는 욕설을 듣는 것도 나의 작은 재미였는데...

너무 갑자기라서 믿을 수 없었고, 실감이 나지 않아 눈물도 나지 않았다.

내가 멍하니 서 있을 동안 몇 몇 후보자는 아주머니 주위에서 오열하고 있었다.


'저들은 아직 눈물이 마르진 않았네... 나는 왜...'


벌써 세 번째 라운드.

힘든 고비들을 같이 여러 번 넘길수록 정든 후보자들을 보내는 게 점점 더 힘겨워졌다.

그 순간 아주머니를 이송하기 위해 베가 로고가 새겨진 헬기가 우리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원주민들의 화살도 헬기를 향해 하늘로 발사되고 있었다.


"슉슉슉슉"


헬기 때문에 우리의 위치를 발각 당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9번이 소리를 질렀다.


“다들 일단 뛰세요!”


우리가 다시 목적지도 없이 뛰려는 그 순간 노숙자 같은 행색의 남자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여기!"


그리고는 자기 쪽으로 넘어오라는 손짓을 크게 보냈다.


“모두들 이쪽으로 뛰세요!

쟤들이 헬기에 한 눈이 팔려있을 때 어서요!“


노숙자 행색의 아저씨는 폭포가 흐르는 암벽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폭포를 맞으며 아저씨를 따라 깊숙이 들어갔다.


"콸콸콸콸"


"윽...젖었다. 들어갈 때 물 세례는 필수군."


폭포 안에는 숨겨진 깊은 동굴 같은 공간이 있었다.

8번 아저씨가 말했다.


“와···이렇게 숨겨진 공간이 있었다니··· 여긴 원주민도 못 찾을 듯해“


노숙자 행색의 아저씨가 두리번 거리며 물었다.


“혹시 여기 한국인이 계시는가요?“


나는 손을 들며 말했다.


“제가 한국인이에요. 박시우라고 합니다.”


“박시우 씨 반가워요.

여러분은 목걸이가 있어서 저의 얘기가 각자의 언어로 동시 통역 되고 있겠지만.

저는 지금 여러분의 말이 박시우 씨의 말을 제외하고는 외국어로 들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시우 씨가 듣고 저에게 한국어로 좀 전해 주면 좋겠어요.“


베가 목걸이에서 들리는 한국어를 그대로 따라 말해주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나는 흔쾌히 대답했다.


“네 그렇게 할게요.“


한국인 아저씨가 폭포 안쪽 동굴을 가리키듯 양 팔을 뻗으며 말했다.


“누추하지만 어서 오세요.

이곳에 손님을 맞이해 보는건 처음이네요.“


동굴 안에는 나무와 짚으로 만든 침대와 과일들이 보였다.

작은 살림살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 꽤나 오래 거주하신 것 같아 보였다.


“뛰어오느라 인사가 늦었어요.

저는 이휘성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외부인이 들어오지를 않아서 안전해요.

그리고 베가의 GPS 추적이 닿지 않아서 저는 주로 이곳에 머무르고 있죠.

방금은 헬기 소리가 동굴 안까지 울려서 우연히 나가보았다가 여러분을 발견한 거예요.“


8번 모하메드 아저씨가 이휘성 아저씨에게 말을 건넸고 나는 한국어로 통역해주었다.


“원주민 같아 보이진 않는데 어떻게 이곳에 있죠?”


그 사실은 나도 똑같이 궁금했다.

한국인이 왜 홀로 지구 반대편인 이 아마존에 와있는 것인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 사실 저는 한국대 출신 박사이고, 베가의 뇌 과학 연구팀에 소속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신입일 때 제일 막내로 조셉 박사님 밑에서 일을 했었죠.“


'헉...연구원이었다니... 모습은 딱 무인도 표류기가 어울릴 듯했는데...

역시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돼...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비행기 사고라도 당해서 표류하게 된 건가?'


2번이 놀라서 하는 말을 나는 그대로 전달해드렸다.


“조셉 박사라면··· 베가커넥터를 개발하신 과학자시잖아요!!”


나는 병원에서 본 터치스크린을 떠올렸다.


“조셉박사님의 커넥터 출시 발표 영상을 저도 본적이 있어요.”


이휘성 박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커넥터 개발까지는 팀 분위기가 좋았죠.

베가도 투자자로써 공동 개발에 이름을 올렸고요. 다들 서로 관계가 좋았어요.”


박사님의 표정은 얘기를 하면서 굳어져 갔다.


“하지만 베가가 커넥터 출시 이후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고 독점하게 되자, 우리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죠.“


한숨을 내쉬며 계속 대화를 이어가셨다.


“조셉 박사님은 소신을 가지고 실험과 연구를 해오시던 분이었어요.

연구만 하시던 분이라 세상 물정을 잘 모르셨는데 베가가 이 점을 이용해서 박사님께 노예 계약을 걸어 놨어요.“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했다.


“조셉 박사는 적어도 베가랑 같은 의도로 커넥터 초기 개발을 하지는 않으셨구나...”


“박사님은 계약에 묶여서 베가가 지시하는 연구만 하시게 되어서 괴로워하셨어요.”


10번이 물었다.


“그래서 박사님이 소속되셨던 팀은 어떻게 되었나요?”


“베가에 의해 저희 팀은 해체되었고 뿔뿔이 흩어졌어요.

아직도 서로의 생사를 모르는 상태입니다.

저도 목숨을 겨우 건졌으니까요···“


6번 할아버지가 놀란 듯 물어보았다.


“목숨을 겨우 건지다니요?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박사님은 아마존에 베가가 왜 진입하고 싶어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먼저 시작하셨다.


“베가가 업로더 연구를 지시하면서 우수한 뇌의 샘플을 찾고 싶어 했어요.

아마존의 차미네 족의 치매 발생률은 약 1%에요.

전세계에서 가장 낮죠.

베가에서는 처음에는 공손한 태도로 부족들에게 선물을 건네며 연구에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부족 중 몇 명이 뇌 CT 촬영을 해주었죠.

분석 결과 이 부족원은 보통의 사람들 보다 뇌 수축 정도가 훨씬 적고, 세계에서 뇌 혈관이 가장 튼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CT 촬영을 마치고 가는 길에 사고가 있었어요.

2번이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무슨 사고요?”


박사님은 힘겹게 말씀을 이어가셨다.


“면역력이 약한 원주민들이 도시로 넘어가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거에요...

치료 때문에 다시는 아마존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외부의 병원에서 죽었어요.

그 때 이후로 굉장히 베가에 호전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었죠.

아직도 베가 로고만 보면 무장한 채로 활을 쏴요.“


9번이 상황을 듣고 보니 이해가 간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어쩌면 유람선을 침몰시킨 것도 역시 배에 새겨져 있던 베가 로고 때문이었나 봐요···”


박사님은 우리에게 주의를 주셨다.


“목걸이에도 베가로고가 있으니 조심하셔야 할 거예요.

베가에서 자기들을 잡으러 온 사람들로 오해 할 수가 있어요.“

우리는 서로의 족쇄 같은 목걸이를 잠시 바라보았다.


“휴···.”


박사님은 처음에 자신이 아마존에 오게 되신 계기를 이어서 설명하셨다.


“업로더 개발연구를 위해 그 아마존 원주민의 뇌 연구가 필요했는데요.

저는 그 당시 조셉 박사님 팀에 있던, 그 당시는 공동 연구 진행 중이었으니···

한마디로 얘기하면 베가에서 아마존으로 보낸 신입 연구원이었죠.

베가에서 보내서 부족을 설득하러 왔지만, 원주민들이 계속 거부를 하자 저도 회사에 연구를 포기하고 돌아가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8번 아저씨가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요?

베가에서 박사님을 아마존에 두고 그냥 가버린 건가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이휘성 박사님이 말했다.


“그냥 두고 간 정도가 아니에요.

베가에서는 추가로 사람을 보내서, 연구를 거부하는 원주민들 중 몇 명을 납치했어요.

그리고 그 납치 사실을 알게 된 저를 죽이려 했죠.“


나는 놀라서 물었다.


“조셉 박사님 연구실의 연구원이었던 박사님을 죽이려고 했다고요?”


“네 그렇죠. 비건으로 먹고사는 베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이 기업의 이미지예요.

그래서 그들이 나쁜 일을 도모할 때는 비밀 유지 계약이나 동의서 같은 것들을 꼭 추가시키죠.

법으로 올가미를 씌우려는 작전이에요.”


시험을 시작할 때 이브로부터 동의서 조항에 대해 들었던 말들이 생각났다.

다른 후보자들도 그런지 모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박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저는 베가로부터 공격 당했지만 겨우 살아남았죠.

그들은 제가 죽은 걸로 알고 있을 거예요.

아마존을 떠나면 저를 찾아 죽일 게 뻔해서 그냥 이곳에 남아서 숨어있었거든요.

최근에 사막이랑 고산 지대는 베가에게 정복당한 거나 다름없다고 들었지만···

아직 아마존은 베가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어요.“


10번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때 납치된 원주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박사님은 하고 싶지 않은 얘기인 듯 말을 아끼려다, 10번에게 조심스러운 대답을 해주었다.


“정확히는 저도 모르겠어요···

아마도 실험 쥐처럼 이용되었겠죠.

최악의 경우 뇌 해부가 들어갔을 수도 있어요.“


10번이 경악하며 말했다.


“뇌 해부라고요?

이건 아주 오래전에 전범 국가들이 저질렀던 생체 실험과 다를 게 없잖아요.

정말 끔찍하네요.“


박사님은 우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런 끔찍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게 베가에요.

방금도 아주머니 한 분이 사망하는 것을 보았잖아요.

여러분은 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에요?“


박사님은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고 왜 이곳에 계속 머물려 하는지 궁금해했다..


“그 이유는요. 우리가 지금···”


2번이 박사님께 이유를 설명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안된다는 손짓을 보냈다.


“여러분, 말하면 안 돼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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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아마존 개미 +8 22.05.30 49 5 10쪽
» 아마존의 동굴 +6 22.05.29 52 4 10쪽
22 유람선을 나오다. +2 22.05.28 47 2 10쪽
21 쿠나모랑가 +3 22.05.27 47 3 10쪽
20 응옥과 루나 +3 22.05.26 46 2 10쪽
19 3라운드 시작 +4 22.05.25 53 4 10쪽
18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1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8 3 10쪽
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8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7 3 10쪽
14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7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1 4 10쪽
12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7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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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Vega? Vegan? +1 22.05.13 118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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