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하얀 방 안 가득 베르디의 개선행진곡이 울리고 있었다.
오페라 아이다의 2막 2장에서 이집트군이 침략군과의 전투에서 승전 후 돌아왔을 때 나오는 웅장한 행진곡.
승리감을 북돋아 주려는 이 음악의 의도와 다르게 귓가에 이 개선 행진곡이 울릴 때마다 내 가슴은 상실감으로 가득 차올랐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나는 그 전 라운드에서 우리를 떠난 이들을 위해 묵념하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그들과의 추억을 다시 꺼내어 보았다.
이것이 이곳에서의 희생자들을 위한 나만의 추모 방식이었다.
아...입사 시험을 시작할 때, 그 작은 단상을 내려간 채로 다시 오르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지. 그 보랏빛 블루 버튼을 누르기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 * *
“박시우 님. Vega에 오시려면
먼저 전 세계의 ‘Vega User’인
‘Vegan’이 되셔야 해요.“
“비건이 되신다는 가입 서약서의
[YES] 버튼만 누르시면되요.”
‘으··· 서약서 내용 너무 길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YES.‘
[YES] 버튼을 누르자마자 갑자기 형형색색의 불꽃놀이와 빛 가루 같은 폭죽이 터지며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와···이건 무슨 이펙트야?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빛나고 있어.‘
[WELCOME TO VEGA WORLD]
[가입 축하금: 500 베가코인]
* * *
나는 절대로 [YES] 버튼을 다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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