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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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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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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8
추천수 :
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5.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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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라운드. 현대식 게르

DUMMY

15. 2라운드. 현대식 게르




8번 모하메드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저 두 명에게는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유일한 이정표나 다름없어.

이제 분명 우리가 서 있는 곳까지 다시 오게 될 거야.

하지만 그 후로는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가야 할지는 모르겠지···

저 어리석은 놈들.“


“그래서 그 다음은요?”


“저들이 우리에게 오면, 우리가 깃발을 뽑고 돌아올 때까지 이 지점을 지키며 기다리라고 할 거야.”


“얌전히 기다릴 사람들이 아닌데요?”


“우리가 다시 돌아와 합류한 후에야 내가 걸어온 걸음 수와 방향을 알려줄 거야.

그러면 저놈들도 출발 지점을 찾기 위해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


“오! 그렇네요!”


“녀석들이 포지션을 지키는 동안은 우리도 깃발까지 걸음 수에 연연하지 않고 뛰었다가 오면 돼.”


“아하!”나는 8번 모하메드 아저씨의 작전에 감탄했다.


“아 역시 아저씨 정말 대단하세요.”


뜨거운 사막을 기운 없이 걷던 6번 할아버지가 갑자기 웃으며 맞장구쳤다.


“역시 8번 양반 머리가 좋아.

우리가 이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고 살아남아서 간다면 다 8번 양반 덕분이라고.“


8번 아저씨가 우쭐대듯 6번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영감님. 저는 베두인의 자손이에요.

사막에서 어떻게 살아야 남아야 하는지는 대충 알고 있죠.”


갑자기 6번 할아버지가 8번 아저씨의 어깨를 주무르는 시늉을 하며 옆에 딱 붙었다.


이 모습을 본 4번 일본 아주머니는 아무도 듣지 못하게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기회주의자 같은 간사한 놈···XX.”


이번에도 아줌마의 조용한 욕설을 나만 들은 것 같았다;;

아주머니는 항상 모두에게 친절했고,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시는 법도 없었다.

그런 태도를 유지하시면서도 아무도 안 볼 때는 중얼중얼 욕을 하시는 4번 아주머니.

‘저분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하고 잠시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헐···역시나···’


역시 8번 아저씨가 말씀하신 대로 1번과 9번이 죄스러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여러분. 혹시 여기서 출발했던 지점을 찾으실 수 있는 분 있으세요? 이 사막 위 어디로 가야 할지 정말 답이 안 나오네요.”


8번 아저씨가 손을 들고 말했다.


"내가 출발점이자 목적지로 갈 방법을 알아요.

출발하면서 걸음 수와 방향을 봐두었어요."


8번 아저씨는 그 두 명에게 아까 미리 짜두었던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1번, 9번.

출발했던 지점을 알고 싶어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어요?

그럼 내 말대로 하도록 하세요.

우리가 깃발을 가지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이 지점을 잘 지키고 있으라고요.

그 다음에야 내가 방법을 알려줄 테니.”


길 잃은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 둘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알겠어요. 다녀오실 때까지 기다릴게요.”


1번 호주 아저씨가 눈치를 보며 용서를 구했다.


“생각 없이 먼저 앞서가서 죄송해요.

경쟁에서 살아남고 싶어서 그랬어요.“


아저씨가 아이를 가르치듯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사막에서는 혼자 똑똑하다고 빠르다고 절대 살아남을 수 없어요.

힘을 모으지 않는다면 목적지를 잃을 것이고, 우리 모두 사막에서 죽게 될 거라고요.“


풀 죽은 1번. 9번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화의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음을 감지했다.

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을 건네었다.


“이제 대화가 잘 풀렸으니 힘을 모아 같이 도착 지점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기로 해요. 어서 출발 하시죠~~”


그렇게 대화를 끝낸 후, 1번, 9번과 바톤 터치하듯 이제 우리 6명이 깃발을 향해 뛰어갔다.

집을 지키는 강아지들처럼 1번, 9번은 가만히 모래 언덕 길에 앉아, 우리 쪽을 바라보며 포지션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 6명의 후보자들이 이제 깃발을 모두 뽑고 나면, 사막 위 하나의 표지판이 되어주었던 깃발의 위치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게 된다.

내 숫자를 포함한 2.3.4.6.8.10번의 6개의 깃발이 꽂혀 있는 곳에 우리는 도착했다.

깃발을 뽑아 들어 다 같이 흔들어 대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히히 우리도 깃발을 뽑았다~!!"


나는 깃발이 있었던 곳의 모랫 구멍이 금세 메워지는 것을 지켜보다가, 우연히 사막 개미들을 보았다.


'오? 사막 개미다!'


마치 땅 개미들이 비가 오기 전 바삐 움직이는 것처럼, 사막 개미들이 떼를 지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목격했다.


‘사막 개미들 왜 저렇게 바쁘게 움직이지?

우리가 깃발을 다 뽑아버려서 저러나?’


우리가 발길을 돌려 1번과 9번이 서 있던 위치로 다시 뛰어가려는 순간, 갑자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저 멀리 하늘에서 석양을 닮은 붉은 무언가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아저씨가 보자마자 바로 고함쳤다.


“모래 폭풍이 온다!

모두 가까운 언덕으로 일단 뛰어!!”


이제까지 걸어온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의 모래 언덕으로 미친 듯이 뛰어 올라갔다.

그 언덕 위에서 반대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았다.

몽골식 게르 같이 생긴 돔 형태의 현대식 건물이 보였다.

그리고 1번과 9번에게 이쪽으로 뛰라는 손짓을 보냈다.


"1번,9번 이쪽으로 뛰어! 자리를 지키지 말고 그냥 빨리 뛰라고!!!"


마치 거대한 붉은 구름층이 돌풍을 일으키며 다가오고 있었다.

1번. 9번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다가, 모래 폭풍의 징조를 보고는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다.

나를 포함한 6명의 후보자가 그 현대식 게르 건물로 앞으로 뛰어서 현관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쾅!쾅!!"


“저기요? 누구 안 계세요?!”


안에는 다행히 사람이 있었고 우리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밖의 상황을 유심히 보던 집주인은 우리를 집안으로 들여보내며 말했다.


“곧 모래 폭풍이 이쪽으로 들이닥칠 거에요.

어서 들어오세요.”


집주인은 모래 폭풍의 진행 정도를 문 사이로 보고 바로 문을 닫으려고 했다.

나는 그 손을 급히 막았고 집주인을 향해 부탁 드리듯 간절히 말했다.


“아직 두 명이 덜 왔어요.

지금 뛰어오고 있는데 아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1번과 9번이 뛰고 있었고 그 뒤로 모래 폭풍이 게르를 삼키려는 듯 같이 다가오고 있었다.

1번이 못 뛰어서 몇 번을 포기할 때마다 9번이 1번을 포기하지 말라는 듯 끌어당겼다.

그들은 체력이 떨어졌는지 점점 달리는 속도가 지지부진해졌고, 모래 폭풍과 그들과의 거리도 점점 좁혀 들기 시작했다.


'좀 더 빨리 뛰어야 할텐데... 이렇게 문을 열어 두다가는 우리 모두 위험해 지겠어,'


나와 같은 생각 이셨는지 집주인이 문고리를 잡아 닫으려 했다.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어요. 폭풍이 코앞이에요."


나도 이제는 더 이상 그 손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집주인의 손을 막아내던 내 두 손을 힘없이 내려 놓았다.


"네...알겠습니다."


"안돼!!"


그 순간 9번 호세가 먼저 도착해 닫히려던 문을 잡았다.


“아직은 안되요!

제발...조금만요...이제 거의 다왔어요! ”


9번은 숨이 차서 달리는 1번을 위해 필사적으로 열어 두고 있었다.

1번에게 온 힘을 다해 외쳤다.


“1번! 빨리요! 정말 얼마 안 남았어요! 죽을 힘을 다해 뛰라고요!”


그 순간 빨라진 모래 폭풍이 1번을 덮치는 것을 보았다.


"쿠아아아아아"


9번 호세는 그 찰나의 순간 완전히 낙담했다.


“아··· 1번··· 결국 늦고 말았어...”


그리고 포기한 듯 재빨리 게르 안으로 들어와 문을 급히 닫았다.


“쾅!”


문이 닫히자마자 모래 폭풍은 게르를 덮쳤다.

간발의 차이였다.


9번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아직 숨이 찬 듯 거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헉헉....흐흑....흑....

조금만 빨랐어도... 같이 살 수 있었는데. 단 몇 발자국을 남겨두고...”


다들 말은 안 했지만 나와 같은 예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또 한 명이 이렇게 희생되었겠구나···'


그리고 앞으로는 자신에게 언제 마지막이 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도 파악 했을 것이다.

폭풍이 게르를 덮치자 전기가 나가 버렸고. 집안은 어두워졌다.


"으...전기가 나가 버렸어요."


집주인 아저씨는 자주 겪으시는 일인듯 능숙하게 촛대에 불을 붙이고 계셨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8번 아저씨가 기도하듯 중얼거리며 한쪽을 향해 절을 했다.


"#@$@#%$#...."


'아...탈락자 결정 전에 이렇게 금방 이런 순간이 올줄은 몰랐네...'


우리도 같이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1번...나중에 베가 세계에서 뵈어요...'


모두가 침묵하고 있을 때 집주인의 아들이 물을 가져왔다.


'사막에서 힘들었으니 목을 축이라는 거구나··· 음··· 꽃 향기가 나네 물에서..'


내가 향기로운 물을 들이키는 순간, 8번 아저씨가 나의 행동을 저지했다.


“잠깐!!! 3번. 이 물은 마시면 안돼!"


"네? 왜요?"


"이건 장미수야. 손을 씻으라는 물이라고.”


나는 장미수라는 말에 한 번 놀라고 손 씻는 물이라는 말에 두번 놀랐다.


“헉··· 손 씻는 물이라고?

물 귀한 사막에서 그냥 물도 아니고 장미수를 주다니...“


참으로 운 좋게도 인심 좋은 주인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챙, 챙··· 탁”


쇠가 부딪히는 소리.

돌아보니 집주인 아저씨가 난로 위에서 긴 쇠 숟가락으로 무언가를 볶고 계셨다.


'음? 요리를 하고 계시나?'

1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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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1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8 3 10쪽
»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9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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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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