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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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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3,642
추천수 :
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5.2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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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0쪽

3라운드 시작

DUMMY

18. 3라운드 시작




내가 출발점을 향해 뛰어 들어간 그 순간 이브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7명의 후보자 모두 2라운드 통과하셨습니다. 1번 데이빗 후보자님은 자동 탈락입니다.”


“웅성웅성”


“아니 이게 무슨 일이죠? 1번 탈락이요?”


나와 사람들은 모두 1번이라는 말에 당황했다.


‘어라? 지금 방금 1번이 탈락한다고 했나?! 그렇다면 1번이 생존해 있었나?’


모래 바람이 강할 때 휩쓸려 사라진 후, 우린 모두 1번이 죽었을 걸로 예상하고 있었다.

곧이어 저 멀리 헬기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아마 사살된 1번을 옮기는 것으로 보였다.

가장 빨리 팀을 이탈했고 깃발을 뽑아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었던 1번···

1라운드 때 탈락자들을 위해 먼저 두 손 모아 기도했던 1번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렇게 강했던 모래 폭풍 속에서 어딘가에 살아 있었다니···

나침반이 가리켰던 다른 방향의 점들 중 하나였을까···?‘


다들 베가 헬기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무사히 출발점으로 들어온 나를 보고는 내 주위로 동그랗게 원을 그리듯 모였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우는 얼굴이 아닌 웃는 얼굴로 고맙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포옹의 인사를 해주었다.


“3번 정말 멋졌어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온 거에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용기는 아무나 있는 게 아니죠.“


8번 아저씨가 다가와 내 두 손을 잡으며 다시 말했다.


“3번. 내 생명의 은인.

이렇게 살아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야.

아까 나를 살려 주기 위해서 날 밀어냈을 때 말이야.

내 등 뒤로 서 있던 너의 그 모습.

나는 죽을 때까지 잊을 수가 없을 거야.

내 눈에는 너는 마치 작은 영웅처럼 보였지.

어디서 갑자기 그런 용기가 났지?“


나는 쑥스러워하며 입을 열었다.


“글쎄요···

저도 미리 계획했다면 이런 행동을 저지를 수 없었을 거예요.

화재가 났을 때 누군가는 갑자기 불 속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철도 위에 사람이 떨어졌을 때 누군가 재빨리 달려서 꺼내주기도 하잖아요.

그런 용기를 낼 때 다들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 해요.

저도 오늘 길게 생각할 겨를 없이 제 손이 아저씨를 밀고 말았어요.“


아저씨는 깊이 감동한 얼굴로 말했다.


“너는 몰랐겠지만 네 안에는 이미 다른 사람을 위해 너를 희생할 수 있는 ‘디야파’가 있는 거야.

너의 그 마음이 사막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

3번 박시우.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맙다.”


아저씨의 진심을 담은 인사를 들으니 내 마음도 뭉클해졌다.

홀로 사막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도 다시 살아났던 라운드.

다음 라운드는 과연 어떤 시험이 기다리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다시 이브가 등장했고.


“다음 라운드로 가게 되신 일곱 분의 후보자님들 축하드립니다.

휴식을 취하신 후에 다음 라운드에서 뵙겠습니다.”


또 알약을 먹고 잠들고.

눈 뜨고는 개선행진곡을 듣는 매번 똑같은 패턴의 시간이 지났다.

우리는 이동 후 스테이지의 작은 단상 위에 서 있었고, 2라운드의 탈락자였던 1번 단상의 불이 꺼졌다.

이제 3번인 나를 제외하고는 2.4.6.8.9.10 번의 단상에 불이 들어와 있다.


‘이번 시작하는 라운드에서는 몇 번 단상의 불이 또 꺼지게 될까···

나는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험은 더 이상 입사 시험이 아닌 어느덧 살아남기 위한 생존 게임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었다.

스크린에 3 round라는 글자가 떠올랐고 이브가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테스트는 영업 및 홍보 능력 테스트입니다.

이번에는 가상 세계를 제외한 현실 세계에서만 시험을 치루시게 되실 겁니다.”


나는 기가 차서 혼자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참나···현실 세계에서 영업? 홍보?

현실에서 대다수가 농사나 낚시를 해오던 농어촌민을 데리고 무슨 영업, 홍보 테스트를 하겠다고···‘


오늘도 인위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이브는 설명을 계속 이어 나갔다.


“비건의 수는 전 세계의 인구수와 동일해져 갈 정도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요.

아직 베가가 정복하지 못한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바로 원시 부족들의 세계입니다.“


또 우리는 어디로 이동되는 것인가···

나는 불안감에 입술을 물어 뜯으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왜 갑자기 원시 부족의 얘기를 하는 거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이브가 스크린에 나무가 빽빽한 밀림. 정글의 영상을 띄우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런 원시 부족이 가장 많이 모여잇는 곳이 아마존입니다.

베가를 모르는 부족에게 베가커넥터를 전해주고 베가 세계를 전도해 주세요.

베가 세계의 아름다움에 닿을 수 있도록 그들을 인도해주세요“


나는 스트레스로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원시 부족에게 베가커넥터를 주라니···

불길한 예감이 맞아가고 있어.“


단상 위의 우리 모두 표정이 굳어져 가는 채로 이브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존 부족의 뇌 연구는 베가가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아마존의 한 부족이 전 세계에서 치매가 가장 늦은 편이거든요.“


‘갑자기 무슨 치매 얘기야?’


“이 부족이 베가커넥터를 사용하고 그들의 뇌 연구에 협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역시 베가의 이유 없는 호의 따위는 없는 것 같았다.

나는 뭔가 파악한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혼잣말을 했다.


‘그래. 베두인 아저씨를 사막에서 감시하기 위해 현대식 게르를 주었듯이.

베가는 늘 뒤에 검은 의도를 감추고 있어.

아마도 저 원주민들의 뇌 연구가 베가의 숨겨진 진짜 의도 일지도.‘



“한 명의 후보자는 한 명의 원주민을 비건으로 신규 등록해주세요.

가장 늦게 신규 등록 시키거나 성공하지 못하는 마지막 한 명은 사살됩니다.“


이브에게 질문이나 항의를 던질 틈도 없을 찰나였다.

우리는 7명이 간신히 생활할만한 작은 유람선 안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으...여긴 어디죠?"

"배 안에 와있는 것 같아요."


유람선 안에는 각자의 번호가 적힌 베가커넥터가 놓여 있었다.

유람선 창문으로는 바다가 보였고 해변 옆으로 밀림이 보였다.

나는 소리쳤다.


“바다다!!”


고개를 저으며 10번이 단호하게 말했다.


“정글에 서식하는 곤충 조사로 한 번 와본적이 있어.

이곳은 바다가 아니야.

강폭이 너무 넓어서 처음 와본 사람들은 다들 바다로 착각한다는 아마존 강이야.“


다들 벙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유람선에 있었다.


"우린 아마존 강 위 배 안에 있는 거군요... 휴..."


9번이 말했다.


“자 이럴 게 아니고 이제 슬슬 유람선에서 나가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2번이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


“이 상태로 그냥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에요.”


4번 아주머니가 말했다.


“맞아요. 무방비 상태로 바로 무작정 밀림으로 들어간다면 바로 원주민 독 화살에 맞거나 정글의 동물을 만나거나 하겠죠.”


이 상황에서 베가커넥터 하나를 들고 원주민에게 호기롭게 달려갈 만한 후보자가 우리 중에는 없었다.

2번은 초조해 보였다.


“그럼 어떡해요. 계속 이렇게 이 안에 있을 수도 없고···”


우리 7명의 나약한 후보자들은 유람선에서는 감히 나가지는 못한 채로 회의하듯 계속 말만 주고받고 있었다.


한번 아마존에 와본 적이 있다던 10번이 말했다.


“아마존의 어떤 부족은 외부인에게 호의적이지만

굉장히 호전적인 부족들도 있어요.“


10번의 말에 동의했다.

부족에 대해 파악된 게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설치고 다니는 것보단, 몸을 사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6번 할아버지가 옛날 일을 회상하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어릴 때 도망치던 탈옥범이 그런 호전적인 부족의 영토로 들어갔다가 살해당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있어.“


4번이 호들갑을 떨며 맞장구쳤다.


“그런 건 옛날얘기가 아니에요.

베가 뉴스에서 불과 몇 년 전쯤 봤어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던 젊은 선교사 하나가 원시 부족의 영토로 들어갔다가 바로 살해 당했죠.”


뉴스 얘기들을 듣고 나서 한숨을 내쉬듯 걱정스러운 얼굴로 9번이 말했다.


“원시 부족의 입장에서는 성경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러 왔다는 선교사나,

베가커넥터를 들고 베가 세계로 인도하겠다는 우리나···

별반 달라 보이지도 않겠어요.ㅠㅠ”


그 말에 속으로 강력히 동의했다.

원주민의 입장에서는 선교사나 우리나 도찐개찐일 것이다.

우리도 선교사처럼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겠지···

선교사는 종교단체 안에서 명예로운 이름이라도 남겼겠으나, 우리는 그냥 X죽음을 당하고 잊혀질 것이다.

10번이 모두 주목하라는 듯 말을 꺼냈다.


“그걸 떠나서 이곳에서는 가장 큰 문제점이 하나 있어요.”


나는 10번에게 물어보았다.


“어떤 문제점이요?”


“원시 부족의 언어는 소수 만이 사용해서

베가 통역 기능을 이용할 수 없어요.

말이 안 통할 거란 얘기죠.“


8번 아저씨가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으··· 말이 안 통하는데 어떻게 대화를 해서 비건이 되게 전도를 하라는 걸까요?”


나는 그 말에 동의하듯 말했다.


“그러게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 붙잡고 어떻게 베가커넥터를 이용하게 하고 신규 가입까지 시키라는 거예요···? 진짜 미치겠네.“


10번이 말을 다시 꺼냈다.


“일단 우리가 있는 밀림의 부족이 호의적인지 호전적인지 알려면 접촉을 시도해야 해요···”


9번 호세가 대답했다.


“어떻게 접촉을 해볼까요?

배 안의 물건이라도 다 꺼내서 선물로 줘볼까요?“


2번이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소통할 방법이 하나 생각났어요.”

아마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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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응옥과 루나 +3 22.05.26 46 2 10쪽
» 3라운드 시작 +4 22.05.25 52 4 10쪽
18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1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8 3 10쪽
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8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7 3 10쪽
14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6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1 4 10쪽
12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6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0 7 10쪽
10 동의서와 블랙리스트 +2 22.05.17 94 8 10쪽
9 입사 시험 후보자 발표 +3 22.05.16 87 5 10쪽
8 농어촌 특별 전형 +1 22.05.15 89 5 10쪽
7 베가에서 신입을 모집합니다! +1 22.05.14 93 7 10쪽
6 Vega? Vegan? +1 22.05.13 118 4 10쪽
5 베가커넥터와 베가업로더 +1 22.05.12 156 6 10쪽
4 아버지의 비밀 +1 22.05.11 164 8 10쪽
3 할배 감성 +1 22.05.11 193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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