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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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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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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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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5.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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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번의 찜

DUMMY

24. 2번의 찜



우리는 어쩌면 우리를 아직도 찾고 있었을 쿠나모랑가에게 메시지라도 남기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커넥터를 벗고 나서 떨어지는 폭포를 보며 2번과 나는 한참을 앉아있었다.


"콸콸콸"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게 떨어져서 가슴 속 답답함을 씻어 내려 주는 것 같았다.

나는 2번에게 말했다.


“폭포에서 나는 물소리 말이야.

계속 듣다 보니 꼭 장마철 빗소리 같아."


"장마철? 내 고향에도 건기와 우기가 있어."


"내 고향은 요즘 여름에 가뭄이 잦거든.

그러다가 장마철에 논 밭에 장대비가 한 번 시원하게 쏟아질 때가 있어.

그 물소리를 들으면 메말라 가던 나도 식물도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야.“


"넌 늘 멍하니 감성에 빠져서 사는 애 같아.

말로 다 설명 할 순 없지만 좀 특이해."


내가 폭포를 바라보고 있을 때 2번은 갑자기 내 볼에다가 입을 맞췄다.


"쪽"


너무 순간이라 심장이 급발진하는 것처럼 얼굴이 터질 듯 빨개졌다.

당황한 나는 볼을 잡고 외쳤다.


“야! 너 방금 뭐한 거야?!”


2번은 당당한 눈빛을 보내며 코맹맹이 소리로 말했다.


“나 너 찜한 건데?”


나는 시시각각 언제 튈지 모르는 2번의 말과 행동을 받아줄 마음의 여력이 없었다.


“헉... 왜 이렇게 갑자기? 왜 나를 찜한다는 거야;;;

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아마존 안에서···“


2번은 웃으며 수줍게 말했다.


“너 신입이라 진짜 모르는구나?

베가 세계에서는 마음에 드는 이성 아바타한테 입술 마크를 스티커 붙이듯 볼에 붙여놓을 수있어.

그 입술 마크는 일주일 동안 가고 말이야.

베가에서는 그렇게 볼에 입술 마크가 있으면 서로 썸남 썸녀가 있는 걸로 알고 함부로 접근을 안 한다고.“


나는 놀라면서도 좀 어이가 없었다.


“너 지금 그 아바타들이 하는 행동을 현실의 나한테 한 거야?

이 아마존 정글에 있는 동굴 안에서?”


2번은 입꼬리를 내리며 끄덕였다.

그러면서 마치 아바타 루나라도 된 듯 다시 나에게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 찜했으니 우리 베가에서···

아니면 여기서 혹시 살아서 나가게 되면 그때는···“


나는 2번의 말을 끊고 슬픈 듯 말했다.


“야. 2번···

너 매 라운드마다 사람이 죽어서 나가고 있는 걸 못 봤어?

지난 몇 년간 합격자가 없다는 것은, 몇 년간 후보자 전원이 죽었다는 얘기야.

우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이런 상황에서··· 뭘 바라는 거야?

서로에게 기대할 그런 여지를 남기지 말자고···“


2번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차가운 얼굴을 하더니 나에게 말이 없어졌다.


"......."


내 말에 기분이 상했다는 불만을 간접적으로 전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방금 나는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들끼리 하는 방식의 고백 같지도 않은 고백을 받았다.


‘찜? 이라니··· 하하···’


갑자기 17세기의 유럽에서 유행했다던 가짜 점 그리기가 생각났다.

파티에 나갔을 때 각자 그려온 가짜 점의 위치로 상대방의 의중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오른쪽 뺨에 그리면 기혼자, 왼쪽 뺨에 그리면 약혼자가 있다는 의미.

입 주위에 점은 누구나 환영한다는 의미, 눈 옆에 그리면 불타는 열정이 있다는 뜻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상 세계에서의 입술 마크도 가짜 점과 비슷한 것으로 느껴졌다.

아마도 2번이 나에게 보이는 관심은 가벼운 호감 정도인 것 같았다.

그래도 지금이 시험 중이 아니었다면 2번에게 마음을 열고 잘 만나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루나가 아니라, 현실의 응옥도 나에게는 과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예쁘고, 똑똑하다.

먼저 찜했다고 나의 볼에 입을 맞추는 당돌한 매력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매 순간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연애나 하면서 긴장을 푸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다.

2번은 풀이 죽은 듯 동굴 깊숙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내내 어색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룹으로 돌아와 보니 8번 아저씨의 코 고는 소리가 동굴 안에 메아리치듯 크게 울리고 있었다.


“드르렁드르렁 쿨쿨”


그런데도 6번 할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피곤했는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자리를 비웠었던 2번과 나를 번갈아 보고 할아버지가 말했다.


“요놈들아, 늙으면 잠이 없어져.

잠에 깊이 들지도 못하고 말이야.“


나는 입에 농담을 달고 사는 할아버지에게 꼬투리가 잡히기 싫었다.

'응옥의 찜 얘기' 정도면 금방 할아버지의 가벼운 농담 거리가 될게 뻔했다.

서둘러 자리를 피하고 싶어서 할아버지를 지나치려 했다.


“아···네···”


그런데 할아버지가 이런 상황을 놓칠 리가 없었다.


“근데 너희 두명은 다들 잘때 둘이서만 어딜 다녀왔어? ㅎㅎ

너희들 연애하냐?! ㅋㅋㅋ“


나는 격하게 부인하듯 양손을 내밀어 저으며 말했다. 헛기침이 다 나왔다.


“아니에요. 할아버지··· 콜록콜록.

이 와중에 밀림에서 연애는요?”


나의 그 모습을 지켜본 2번이 토라진 듯 휙 나아갔다.


“쳇, 지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튕겨.”


그리곤 먼저 자고 있는 10번 옆 자리로 가서 돌아누웠다.


“오호라···”


토라져 누운 2번을 힐끗 보고 할아버지가 나에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전쟁 중에도 연애할 사람들은 다 하는거야~ 애들도 태어나고.”


‘아..이 할아버지 말투···

사람 약 올리듯 놀리는 데는 선수다.‘


또 발동이 걸리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전혀 다른 얘기를 꺼내셨다.


“내가 코로나 베이비잖냐.

나는 코로나가 처음 발생하던 시점에 태어난 사람이야.

그래서 어쩌면 나는 애초에 태어난 것조차도 행운이었을지도 몰라.“


‘태어난 게 행운?

그래서 코로나 베이비 세대이신 할아버지는 매사에 농담을 하시며 긍정적으로 사시는 것일까?’


하긴 1라운드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셨던 거 보면 할아버지도 가슴 속에 말 못 할 애절한 사연도 있으신 것 같았다.

아무렴···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변이 바이러스로 지속되어 온 지가, 할아버지 연세만큼이나 긴 세월을 거쳤는데.

이 시대를 버텨내면서 구구절절한 사연 하나 없는 집구석이 어디 있었겠는가···

나는 8번 아저씨 옆으로 가서 누웠다.

오랜만에 알약 없이 진짜 잠을 청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진짜 꿈을 꾸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사실 진짜로 꾸는 꿈은 베가 접속을 하는 것보다 더 무질서하고 개연성이 하나도 없다.

나의 꿈 안에서 우리 후보자들 모두가 개미 군단이 되어 다른 개미 군단과 전쟁처럼 싸우고 있었다.


“이얍! 얏!”

“챙챙”


우리는 도망가다가 상대편 개미들에게 포로로 잡혀 여왕개미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흐윽···목숨만 살려주세요ㅠ”


파란색의 커다란 여왕 개미 머리와 얼굴에는 베가 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몸에서 무언가를 내뿜으며 우리에게 주술을 걸듯 세뇌를 시켰다.


“휘이이이이~~~”


"으아아아아 머릿속이 이상해~"


세뇌당한 우린 노예 개미가 되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영차영차”

“휴···힘들어 죽겠네···”


땀 흘리며 일하는 개미 버전의 내 얼굴 위에는 입술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흐익? 이게 뭐야!”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나 잠에서 깨었다.


‘휴··· 간만에 베가의 개입 없이 진짜로 자면서 꿈을 꾸었구나···

근데 이건 개 꿈도 아니고, 개미 꿈을 다 꾸다니···

간밤에 곤충학자 10번이랑 개미 얘기를 너무 오래 했던 내 탓이야. ㅠㅠ‘


해가 언제 떳는지 동굴 깊숙한 안쪽에서도 폭포 사이로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 순간 폭포 밖에서 사람의 발자국 소리와 그림자의 움직임을 느꼈다.


“누군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다들 빨리 몸을 숨겨요!“


우리는 모두 동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10명이 조금 넘는 군단의 그림자가 폭포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우리는 숨을 죽인 채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으···수가 많아. 이제 어쩌지···”


그림자들이 완전히 폭포 안으로 들어왔고 그 모습이 시야에 조금씩 드러났다.


‘헉···침입자다··· 우린 동굴 안에 포위된 거나 마찬가지야··· 이를 어째?’


그때 우리의 이름이 동굴 깊은 곳까지 메아리치듯 울렸다.


“루나!! 박시우!!”


그들의 모습이 더 가까워졌을 때 알았다.

바로 쿠나모랑가와 그녀의 여성 부족원들이었다.

들킬새라 콩알만 해진 간을 가지고 숨어 있던 나에게 그녀들은 마치 전설의 아마존 여전사들처럼 보였다.


“우와··· 멋지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감탄이 나왔다.

어색해진 2번과 나는 약간 서로 거리를 두면서 쿠나모랑가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어? 어떻게 우리가 현실에서도 베가에서처럼 대화가 통할 수 있지?”


“너 800만 인플루언서를 뭘로 보고.

나는 포르투갈어를 할 줄 알아.

그리고 전력이나 무선 통신망이 없는 곳에서도 태양열로 충전되어 작동되는 이 통역기. 베가 워치라고 하지.“


쿠나모랑가는 우리에게 베가 워치를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짜잔~”


‘우리의 목걸이와 기능이 비슷하네.

이 목걸이도 사살하는 용도만 없으면 꽤 괜찮은 통역 기기였을 텐데···

저 시계는 마음대로 꼈다 풀었다 할 수 있겠지? ㅜㅜ‘


그녀의 시계를 보며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던 나에게, 쿠나모랑가는 나를 찾아서 반갑다는 의미의 짧은 포옹을 했다.


“토닥토닥”

“여기까지 와주어서 정말 고마워.”

“별말씀을. 그런데 루나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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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아마존 개미 +8 22.05.30 48 5 10쪽
23 아마존의 동굴 +6 22.05.29 51 4 10쪽
22 유람선을 나오다. +2 22.05.28 47 2 10쪽
21 쿠나모랑가 +3 22.05.27 47 3 10쪽
20 응옥과 루나 +3 22.05.26 46 2 10쪽
19 3라운드 시작 +4 22.05.25 53 4 10쪽
18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1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8 3 10쪽
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8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7 3 10쪽
14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6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1 4 10쪽
12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7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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