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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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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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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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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9,945

작성
22.05.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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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DUMMY

11.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ㅋㅋㅋ 4번 아줌마한테는 드레스 코르셋이 좀 작아 보이는데?”


그 말을 들은 4번 아주머니의 얼굴은 울그락불그락해졌지만 6번 할아버지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상황을 보다 못한 10번이 할아버지를 향해 도전적인 얼굴로 말했다.


“코르셋과 하이힐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나 발달했던, 건강에는 최악인, 제가 아는 패션 중 제일 멍청한 옷이에요. 안 어울리면 어때요?!

6번. 한 번만 더 4번께 모욕적인 얘기를 하시면, 이브에게 이의를 제기하겠어요. 아시겠어요?!“


나는 방금 눈에 살기를 띠고 말하는 10번의 표정이 좀 무서웠는데, 할아버지는 눈치 없이 농담을 멈추지 않았다.


“10번. 살짝 농담한 걸 가지고 무섭게 왜 그러나···?

갑자기 막 돌진하는 것을 보니 역시 10번은 조상님의 피가 흐르고 있나? 하하하”


그 말은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온 10번의 조상인 인디언을 조롱하는 것이었다.

나는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지도 모르는 이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저 6번 할아버지 방금 확실히 선을 넘으셨어;;’


아니나 다를까. 10번이 험악해진 얼굴로 할아버지의 멱살을 잡았다.


“뭐라고요? 지금 했던 말 다시 해봐!

노인이라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멱살을 잡고 있는 10번의 울퉁불퉁한 팔 근육은 상당히 잘 발달되어 보였다.


‘이야...근육질 팔 위에 올라온 핏줄을 좀 봐.

나보다 훨씬...하하. 그건 당연하고.

저 정도면 웬만한 평균 남자보다 훨씬 나은데?’


멱살을 이미 잡힌 6번 할아버지는 가볍게 들렸다.

10번에게 발길질을 시도하려는 듯 허공에서 요리조리 발버둥 쳐보았지만···

10번에게는 할아버지의 발이 닿지 않았다.

다른 후보들이 나서서 이 둘의 싸움을 말렸다.

8번 아저씨가 먼저 나섰다.


“아직 첫 번째 음악만 들었는데 벌써 이러시면 안 되죠.

할아버지 빨리 사과하시고요. 10번도 기분 좀 푸세요~”


8번이 중재하던 중에 사회자인 이브의 목소리가 모두의 목걸이에서 들려왔다.


“시험 중에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러시다가는 두 후보자 님 다 불이익을 당하실 수 있어요. 조심하세요.“


열 받은 10번은 잡고 있던 멱살을 땅에 내동댕이치듯 놓았다.


"으악!"


그리고는 갑자기 하늘을 향해 손을 들어 쏘아붙이듯 말했다.


“이브. 앞으로 주의할 테니 이 우스꽝스러운 옷 좀 바꿔 주시겠어요?

이런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시험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텐데요?“


이브는 바로 수긍하는 목소리였다.


“네. 10번 에밀리 님. 건의하셨으니, 그 문제는 바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우리 모두의 옷은 현대 의상으로 바뀌었다.

머리를 짓누르던 무거운 가발이 없으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싸움이 진정되고 나서 우리는 정원을 지나 베르사유궁의 정문으로 향했다.


‘책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베르사유 궁전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니.’


중세 시대에도 콧대 높은 귀족들이 왕의 눈 밖에 나면 베르사유에서 쫓겨날까 봐 이 궁전에 머물기 위해 왕에게 굽신거렸다고 했다.

이 내용을 책으로만 읽었을 때는

‘귀족들도 각자 성을 가졌던 시절인데 왜 굳이...?

베르사유에 남기 위해 왕의 비위를 맞춰가며 왜 굳이 비굴하게 살았을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궁전에 와보니 나라도 이 곳에 머물게만 해준다면 매일 왕께 밤낮으로 절이라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2번이 감탄하며 말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궁전과 정원은 정말 처음이에요.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구석구석이 정교하고 아름다워요.”


우리 10명은 마치 초대받은 손님처럼 궁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

순금 촛대와 크리스털 샹들리에, 유명 작가들의 명화로 장식된 방들을 지나 거울의 방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내부의 화려함은 말로는 형용할 수 없었다.

저 위에 누가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궁금할 정도로 천장에도 그림이 가득했다.

오른편으로는 커다란 창문들이 있어서 햇살이 들어와 내부의 순금 장식들을 더 밝게 빛내고 있었다.

왼편으로는 거울이 복도처럼 쭉 이어져 있었다.

대리석으로 된 이름 모를 흉상들 사이로 피아노가 있었다.

그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은 놀랍게도 ‘모차르트’로 보였다.

클럽에서는 소리를 지르느라 정신을 놓았던 후보자들이 이 화려함과 피아노 선율에 압도되어 넋이 나간 듯 구경하고 있었다.


1번 호주 아저씨가 말했다


“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내 인생에서 가본 곳 중 가장 눈부시게 화려한 장소야.”


8번 중동 아저씨도 말했다.


“그렇죠?

저도 눈과 귀가 황홀해서 문제 푸는 것을 정도예요.”


10번 에밀리가 말했다.


“흠···모차르트의 얼굴 부분은 디지털 교과서에서 본 초상화와 정말 똑같네요. 그런데 더 살아있는 얼굴 같다고 해야 하나?”


4번 일본 아주머니가 맞장구쳤다.


“맞아.

오죽하면 아무도 찾지 못했던 모차르트의 유골을 베가가 찾아냈다는 소문이 있겠어.

그래서 베가 클래식 디지털 콘서트에서 얼굴을 똑같이 재현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그 말을 들은 내가 말했다.


“지금은 그럼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중이고 디지털 기술로 모차르트의 얼굴을 입힌 거겠죠? 아무튼 기술력은 정말 대단해요···”


도도한 목소리로 7번이 말을 꺼냈다.


“베가 아바타 얼굴 재현 기술을 보면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닌 일이죠.

베가 세계에 접속해보면 아바타는 우리랑 너무 똑같아서 신기할 정도잖아요.”


7번은 거울의 방에 있는 자신을 모습을 비춰보며 모델 같은 긴 다리를 뻗는 듯한 포즈와 표정을 몇 번 바꿔보면 말했다


“시험 중만 아니었으면 여기 거울로 셀카 찍어 올리면 팔로워들 난리 났을 텐데~

너무 아쉽네~”


그 순간 5번 중국인 남자가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요. 청각 테스트인데 다들 너무 시끄럽게 방해가 돼요. 좀 조용히 해주세요”


나는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5번의 말이 거슬렸다.


‘저 자식 그렇게 열심히 들어서 이번 라운드를 통과하는지 꼭 지켜 보겠어.’


대화를 하던 우리 중 4번 아주머니만 5번에게 미안한 얼굴로 사과했다.


“아 미안해요. 5번. 너무 들떠서 그만···”


5번 눈치를 보는 것인지 사람들은 그제서야 좀 조용해졌고 나도 음악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익숙한 멜로디 부분이 흐르자 이 곡이 생각났다.


“이 곡은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피아노 협주곡 21번이군!

그런데 진짜 몇 백 년 전의 모차르트의 연주 일리도 없을 테고···

대역 연주자에 의해 실시간 라이브 연주로 나오고 있는지. 아니면 디지털 음원을 틀어 놓은 것인지. 그걸 구분하는 게 문제겠네···“


클래식 음반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내가 들었던 것은 모두 클래식 CD 음반 재생이었다.

진짜 피아노 라이브 연주를 들어 본 적이 없던 나는 이번에도 확신이 없었다.



“아 두 번째 음악에서도 확신이 없어···

이제 어쩌지···“


고민하던 찰나.

배경이 암전된 듯 다시 어두워졌고.


* * *


세 번째 배경으로 이동 되어 있었다.

우리는 산처럼 높은 붉은 암벽으로 둘러싸인 어딘가 와 있었다.


“으악···주위 둘러봐도 온통 암벽 밖에 없어 여긴 어디지?


붉은 바위 산맥 사이로 협곡과 같은 길이 있었고 별빛만이 길잡이가 되어 주려는 듯 암벽 사이를 비추고 있었다.

여기가 어딘지 다들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8번 요르단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며 신난 듯 말했다.


“와...출제 위원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를 격하게 아끼시는 분인가 봐. 어떻게 여기를 문제의 보기로 주었지? 여기는 내 고향 페트라야. 다들 나를 따라와.”


흠···아직 이 장소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만일 음악도 8번이 아는 음악을 틀어준다면 이건 너무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브에게 불공평하다고 항의해볼까?

아···아니야. 마냥 다른 후보들과 경쟁할 게 아니야.

머리를 좀 써보자...

8번에게 슬쩍 힌트를 받으면 적어도 두 번째 음악에서는 오답을 피할 수 있겠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8번 아저씨에게 의지하듯 뒤를 바짝 따라서 좁은 암벽 사이를 걷고 걸었다.

계속 비슷한 길의 연속이었고 음악도 들리지 않았다.

9번 호세가 답답한 표정으로 8번 아저씨께 물었다.


“언제까지 이 끝없는 협곡 같은 길을 계속 걸어야 해요?


8번 아저씨가 대답했다.


“이 협곡처럼 생긴 길을 우리 조상들은 시크라고 불렀지.

시크를 따라 1,200m 정도 걸으면 알카즈네가 보이거든.

아마도 그곳에서 무언가 있을 거야.“


‘알카즈네?’


어쨌든 이곳의 길을 아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크를 걸으면서 주위를 보니 길 양옆으로는 고양이 한 마리가 다닐 정도로 작게 움푹 패인 길이 쭉 이어져 있었다.


“8번 아저씨 이건 뭐예요?”


“이 건 고대의 수로야. 나바테아인들의 지혜의 산물이지.”


‘암벽 밖에 안 보이는 사막에서 이런 수로로 물을 옮겨서 쓰다니...

고대인들의 생존 방법은 정말 대단했어.

그런 그렇고, 어차피 이건 청각 테스트잖아?

그냥 아무데서나 음악을 틀어주면 안되는 거야?'


속으로 이런저런 불만을 토하며 걷고 있을 때였다.

암벽 사이로 정면에 로마나 그리스의 기둥과는 또 다른 느낌의 기둥을 가진 웅장한 고대 성전이 보였다.

그 순간 8번 아저씨가 말했다.


“이 곳이 바로 알카즈네야!”

11 거울의방.jpg

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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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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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6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1 4 10쪽
»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7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0 7 10쪽
10 동의서와 블랙리스트 +2 22.05.17 94 8 10쪽
9 입사 시험 후보자 발표 +3 22.05.16 87 5 10쪽
8 농어촌 특별 전형 +1 22.05.15 8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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