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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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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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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5.2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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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라운드 마지막 순간

DUMMY

17. 2라운드 마지막 순간



우리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아아... 저 두 사람 뭐하는 거야. 진짜 어떻게해~~~"


그 순간 8번과 집주인 아저씨는 코를 가까이 맞대고 2회 정도 문질렀다.


“쓱 쓱”


8번 아저씨가 놀란 우리에게 말했다.


“여러분 너무 놀라지들 말아요.

베두인 식 작별 인사법이니까.”


우리 모두 음란 마귀가 씌었었나 보다.

가장 먼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던 9번도 무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코 인사 전통이 있으시구나.

완전히 오해할 뻔 했네요. 하하하하"


나는 집주인께 인사를 드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우리 모두 갚을 수 있을지···”


집주인은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다들 오늘의 ‘디야파’ 정신을 기억해요.

그럼 우리 모두 궁지에 몰렸을 때 서로에 의해 생존할 수 있게 되지 않겠어?“


“네 그 말씀 가슴에 새길게요.”


모두 집주인과 악수하고는 사막 고글을 쓰고 문을 열었다.


“휘이이잉”


처음 모래 폭풍이 집을 덮쳐올 때 만큼은 아니지만, 문 틈으로 아니지만 엄청난 바람이 불어 닥쳤다.


‘휴... 아직 바람이 만만치 않네...’


“이제 나침반 레이더로 목적지를 한번 확인해 볼까요?”


8번 아저씨와 나는 나침반을 눌러 레이더망을 켜서 보았다.

우리 후보자들이 베가 목걸이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7개의 점과 현재 있는 게르의 위치 점 1개가 같이 있는 곳이 있었다.


“이 8개의 점이 뭉쳐있는 곳이 우리 위치인 것 같아요.”


“맞아, 내가 보기에도 그래.“


몇 군데에 점이 더 보였지만 그중에서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추정되는 곳의 점을 가리켰다.


“여기다!”


8번 아저씨와 나는 그 하나의 점을 보고, 눈을 마주치며 이곳이 출발점이 맞다는 듯이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 쉬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게르의 문을 닫고 집주인 아저씨가 주신 한 마리의 낙타와 함께 우리 7명은 걷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직도 불어오는 모래 섞인 바람 때문에 고글에 의존하며 걷고 있었다.

낙타에게는 긴 속눈썹과 자유자재로 여닫는 콧구멍이 있어 모래 바람 사이로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사막에서는 환경에 맞춰 진화 된 동물이 훨씬 인간보다 훨씬 강하구나···”


우리는 출발했던 장소로 추정되는 부분인 하나의 점과 게르를 가리키는 점을 직선거리로 연결하듯 거리를 재보았다.

두 점의 중간 지점까지 갈 때까지 걸음 수를 세고 바람이 멈추기 전에 그 아래 고글과 나침반을 묻고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우리는 서로 돌아가면서 발걸음을 계속 세었다.

6번 할아버지는 연세 때문인지 발걸음을 세면서 숫자를 자꾸 잊어버리셨다.


“17483.17484.17486.17487···”


10번이 할아버지에게 짜증을 냈다.


“할아버지. 방금 17485를 빼 먹고 세었잖아요.”


할아버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내가 그랬나?”


10번이 혼내듯 말했다.


“자꾸 딴생각을 하니까 그렇죠.

한 명이 잘 못 세면 다른 사람들이 정확히 세오던 숫자도 의미가 없어지잖아요.“


“알았어. 알았다고···거 엄청 구박하네.”


투닥거리는 사이 우리는 중간 지점에 도착했다.

모래 바람은 조금씩 약해져 가고 있었다.

나는 집주인 아저씨가 부탁하신 대로 말했다.


“자~여러분! 완전히 바람이 멈추기 전에 각자 땅을 파서 지금 고글을 묻으세요.

바람이 멈추면 전력이 복구 될 거예요.”


사람들은 재빨리 고글과 나침반을 묻었다.


‘이제 우리에게는 낙타 한 마리 외에는 의지할만한 게 없네 ㅜㅜ’

8번 아저씨가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이 딱 중간 지점이에요.

이 방향으로 게르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만큼을 더 걸으면 출발점이 곧 나와요.

다들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힘을 내어 봅시다.”


아직 모래 바람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던 탓이었다.

사막 고글 없이 입과 코로 들어오는 먼지를 마시며 계속 걷고 있었다.


“콜록콜록”

“켁, 켁”


‘휴 사막 고글을 쓰고 걸을 때가 좋았네··· 모래 먼지가 눈과 코로 계속 들어와.’


갑자기 2번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표정을 말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못 걷겠어요.

기절하기 전에 낙타에 저 좀 태워주세요. ㅠㅠ”


우리는 2번을 낙타 위로 태우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2번은 아까 말로는 10번 같은 강인한 여성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입만 살아 가지고... ㅉㅉ.

4번 아주머니도 아픈 무릎을 잡고 참고 걷고 계신 게 안 보이나··· 엄살은... ㅎㅎ.'


2번에게 당장이라도 한 마디 쏘아붙이고 싶은 나 자신을 억누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들 지쳐있는데 나는 괜히 나서서 소음과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2번을 낙타에 태우고 어느 정도 걸었을 때, 모래 바람은 완전히 멈추었다.

드디어 출발점으로 추정되는 곳도 가까워져 왔다.

8번 아저씨가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정신 차리라는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완전히 자로 잰 듯 똑같지는 않겠지만

이제 여기서 세 네 걸음만 더 가면 우리가 이 시험을 출발했던 곳일 거예요.“


갑자기 아저씨의 목소리 톤이 어두워졌다.


“다들 2라운드 주의 사항을 아직 기억하죠?

제일 처음으로 도착하면 다음 라운드 탈락 면제권을 받지만. 제일 늦게 도착하면···“


아저씨는 말끝을 흐렸고, 다들 당황한 표정으로 아저씨의 시선을 피하려는 듯 불안한 시선을 옮기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사막에서 태어났으니 내 육체의 마지막 장소는 사막이었으면 해요.

영혼은 디지털 업로딩를 해준다고 했으니 모두 곧 베가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여러분 이제 어서 가세요···“


아저씨는 이 말을 마치고는 자신의 8번 깃발을 만지작 거리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남자다워 보였던 아저씨도 죽음 앞에서는 아이처럼 두려운 것이었다.

사막에서의 8번 아저씨를 떠올렸다.

몇 명이 이탈해도 모두를 위해 혼자 묵묵히 걸음 수를 세오던 아저씨.

베두인 집주인에게 감사의 코 인사를 나누던 아저씨···

아저씨가 없었다면 우리 모두 사막에서 길을 잃었을 것이다.

두려움에 조용히 떨고 있는 아저씨를 보며 생각했다.

이 중에 누군가 한 명이 희생되어야 한다면···

그게 절대로 아저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아저씨는 함께 서 있었고, 우리 둘을 제외한 5명은 우리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들은 곧 뒤를 돌아 출발점 쪽으로 걸어가려 하고 있었다.

아직 누구의 발걸음이 제일 먼저 도착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순간 나는 8번 아저씨를 앞으로 힘껏 밀어버렸다.


“에잇!”

“으아아아··· 쿠당탕탕”


키가 큰 아저씨가 넘어지면서 깃발과 손끝이 출발점 라인에 닿았다.

8번 아저씨가 어리둥절해 하며 나를 바라 보았다.


“헉. 3번?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브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일찍 도착하신 8번 모하메드 후보자님.

다음 라운드의 탈락 면제권을 얻으셨습니다.“


나머지 5명은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입을 벌리고 나와 아저씨를 보고 있었다.


“3번. 8번을 갑자기 등 뒤에서 밀어버린 거야?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나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공이 컸던 아저씨를 희생시킬 수가 없었어요.

저는 그동안 늘 용기 없이 살아왔는데 오늘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던 ‘디야파’ 정신을 보고 큰 용기를 한번 내었습니다.

다들 고마웠어요.“


나는 하늘을 향해서도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엄마 미안해요!

아버지처럼 먼저 가게 되어서··· “


나는 멈출 줄 모르는 눈물을 흘리며 허탈하게 서 있었다.

아직 출발점에 들어가지 않은 5명의 후보자들이 내게로 뒤돌아 다시 다가왔다.

모두 훌쩍이면서 나를 한번 안아주고 출발 지점으로 들어갔다.


“정말 고마워, 3번··· 흑흑. 그리고 미안해 같이 남아있어주지 못해서.”


이제 나 혼자 출발 지점 밖에 남았다.


‘나는 이제 곧 죽을 것이다···’


눈을 꼭 감고 웅크려 언제 바늘이 나올지 모를 목걸이를 꽉 잡고 있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끙······.”


‘무슨 일이지? 이번에는 사살이 좀 늦는 건가···?’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나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몇 마디를 더 던졌다.


“여러분 이번에는 베가가 좀 늦네요.

누가 합격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남게 되실 한 분은 제 몫까지 혜택을 잘 누리시기를···행복하세요!

이제 정말 안녕!“


멋진 마지막 말을 남기고 나는 눈을 꼭 감고 겁먹은 듯 웅크려 있었다.


“으······.”


또 이런 자세로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 일도 없었다.


‘흠······.’


나를 바라보며 계속 눈물을 흘리던 6명도 눈물을 멈추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냥 출발점으로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3번아. 거기서 혼자 계속 웅크리지 말고 이쪽으로 넘어와 봐!”


나는 그 말에 그냥 출발점 안으로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에라~ 모르겠다!”


겁 먹은 나는 스스로를 응원하듯 소리를 힘껏 지르며 달렸다.


"이야아아아아아!!!"


"우다다다다"

모하메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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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3라운드 시작 +4 22.05.25 53 4 10쪽
»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2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9 3 10쪽
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9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8 3 10쪽
14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7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2 4 10쪽
12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7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1 7 10쪽
10 동의서와 블랙리스트 +2 22.05.17 95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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