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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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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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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9
추천수 :
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5.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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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DUMMY

13.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베가!!"


5번은 베가 운영진은 들으라는 듯 허공을 향해 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대 중국의 전통 음악이 하나도 안 나오다니···

시험 문제 선정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군.

선택하고 싶은 음악이 없으니, 차라리 풍경이 좋았던 사막을 택하겠다“


나는 5번을 보고 생각했다.


‘5번은 고집이 센 것인가 아니면 애국심이 강한 것인가?

만일 중국 음악이 나왔다면 5번은 그냥 그걸 골랐으려나···?

뭐··· 선택은 자유니까.‘


어쨌든 다들 자기 코가 석 자인데 5번의 선택을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를 포함해서 자신의 뒤에 줄지어 선 후보자들을 향해 6번 할아버지가 우쭐대듯 말했다.


“내 뒤에 선 사람들아.

너희들 내 덕에 운 좋은 줄 알아.

일단 확실한 건, 첫 번째 갔던 클럽은 확실히 답이 아니라는 거야.

내가 클럽에서 흥이 난 듯 디제잉하고 있는 무대 가장 위까지 올라갔었잖아?

그때 봤어. 그 DJ 녀석이 LP판에 스크래치 내는 시늉만 하고 있었던걸. ㅋㅋ“


나는 4번 일본 아주머니가 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리는 내용을 들었다.


“역시··· 저 늙은 여우 같은 x···”


‘저 4번 아주머니는 6번 할아버지 앞에서는 싫은 내색 한번 없으시더니···? 흠...저분도 좀 특이해...’


이브가 다시 등장했다.


“자··· 여러분. 선택 시간이 끝났습니다.

모두 선택을 잘 마치셨나요?“


그 순간 모두 숨을 죽인 체 결과를 기다렸다.

4개의 디지털 영상 중 3개가 꺼졌다.

블루노트 재즈클럽 영상만 꺼지지 않고 계속 음악과 함께 나오고 있었다.


"재즈 클럽 하모니카 공연이 역시 정답이었어!"


방금 전과는 다르게 재즈 클럽 무대 위에는 투츠틸레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턴테이블 위에서 같은 음악의 레코드판이 계속 돌고 있었다.


'아 역시 LP판을 턴테이블을 이용해 틀어주고 있던 거였어.'


5번과 7번을 제외한 후보자 모두는 서로 껴안고 환호했다.


“우리가 맞췄다고!! 1라운드 통과다!!”


나는 막상 레코드판이 돌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 들으니, 잡음이 더 잘 들리는 것 같아 괜히 신경이 쓰였다.

돌고 있는 턴테이블로 가서 집에서 만지던 방식으로 조금 조정했다.

음질이 더 깨끗해지는 것을 보고 6번 할아버지가 놀란 듯 말했다.


“저 녀석 제법인데?

음질이 좀 튀는 것을 수정했어.

아직 어린 놈이 어디서 본 거야?

저 나이면 턴테이블은 구경도 못 해봤을텐데?“


4번 아주머니가 말했다.


“지금 이 정도의 음질 상태였다면 우린 정답을 맞출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저는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4번 아주머니의 말에 모두 동의하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말없이 다들 5번과 7번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다들 오답자가 이제 어떻게 탈락 되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7번은 자포자기한 듯 천장을 보고 바닥에 누워있었다.

5번은 안경과 신발을 벗은 채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지잉"


그 순간 5번과 7번 목걸이의 베가 로고 안쪽 부분에서 바늘이 나왔다.

로고가 안쪽으로 패이듯 움푹 들어가면서 안쪽에 있던 바늘은 목을 깊숙이 찔렀다.


"끄악!! 윽..."


목을 파고든 바늘에서는 무언가 주사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주사된 후의 모습은 죽음에 대해 초연했던 7번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목걸이를 풀려는 것처럼 꽉 잡은 채로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고통을 최소화해준다며?!”


근데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으윽···흐.......”


7번의 탈락 장면을 손으로 눈을 가리며 잘 보지도 못했던 2번이 말했다.


“저렇게 죽고 탈락되는 거예요?

갑자기 너무 무서워요 ㅠㅠ“


바로 베가 직원들이 들어와서 눈을 감은 7번을 먼저 옮겨갔다.

본인 스스로 행운의 숫자라던 7번이 그렇게 가장 빨리 우리 곁을 떠났다.

사람이 죽는 것을 눈앞에서 본 나는 무서워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으···방금 처음으로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았어···소름 끼친다.’


조금 전까지 클럽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밝은 얼굴로 나에게 먼저 말을 걸던 7번.

7번은 이제는 이곳에 없다.


'어쩌면 바이러스가 원인이 아니고···

우리 아버지도 시험 중간에 오답을 냈다는 이유로 저렇게 바로 사살해 버린 거 아니였을까?'


갑자기 두려움을 넘어 분노가 올라오고 있었다.

내 분노를 마치 알고 대변하듯 10번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으악··· 베가는 진짜 미쳤어!

이렇게 주사로 바로 죽이는 거냐고!

너무 고통스러워 보이잖아!“


비슷한 시간 주사가 투여 된 5번 중국인 남자는 아직도 의식이 조금 남아있었다.

5번은 약간의 눈물과 쓴웃음을 같이 흘리고 있었다.


“아니야···

이 고통은 아주 잠깐의 고통일 뿐이야.

현실의 삶에서 나의 육신은 너무나도 긴 고통 속에 있었어.

사실 현실의 나는 아주 보잘것없는 초라한 존재였거든···

이제 나는 베가 세계 안으로 들어가서 영원한 행복 안에 사는 거야.“


5번은 마지막에는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았고, 바로 들것에 옮겨져 나갔다.


‘5번은 대체 어떤 생활을 해왔길래...

현실의 삶에서 완전히 벗어나 가상 세계로 가고 싶어 했을까···?‘


하긴 현실에서의 삶이 별 의미가 없다면 후보자가 되는 것 만으로도 이미 천국행 티켓을 보장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살은 당하지만, 후보자가 되는 순간 우리 모두 베가업로더로 디지털 업로딩을 약속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의 현실에서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베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서로 다를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들뜬 모습으로 농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독교인 1번 호주 아저씨가 갑자기 두 손을 모아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 모두 가릴 것 없이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잠시 눈을 감아 떠난 후보자들을 추모했다.

모두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아직 꺼지지 않은 턴테이블에서 Estate만 쉴 새 없이 돌아, 그 무대 위의 적막을 채우고 있었다.

이제 나는 이 하모니카 연주를 다시 들으면 더 이상 평온한 시골 밤 하늘을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종교를 넘어 두 손을 모아서 이 첫 탈락자들을 추모하던 슬픈 오늘을 떠올리게 되겠지···

다시 우리는 처음 서 있던 번호가 적힌 단상으로 이동 되었고, 이브가 등장했다.


“오늘 첫 번째 라운드에서 5번. 7번이 탈락하셨습니다.”


불이 들어오고 있던 10개의 단상 중 5번과 7번의 조명이 꺼졌다.


“다시 두 번째 라운드를 위하여~

휴식을 취하실 수 있도록 각자의 방으로 이동 시켜 드릴게요.“


* * *


이브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린 각자의 하얀 방으로 이동 되었다.

이브의 모습이 방안의 스크린에 나왔고 윙크를 하며 웃으며 말했다.


“오늘 1차 시험에 통과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휴식을 취하시고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만나요.“


“휴···이제 하루의 시간이 지난 것인가? 아니면 몇 시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1라운드는 체감상으로는 마치 몇 주의 시간이 지난 것처럼··· 바쁘고도 충격적인 시간이었다.

이브가 스크린에서 사라지기를 무섭게 다시 알약 두 알과 정수를 배급 받았다.

알을 삼키고 나서의 체감은 눈을 크게 한번 깜빡거린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바로 방 안에서는 다시 베르디의 개선 행진곡이 울리고 있었다.


‘내가 잠을 자긴 잤던가?

오늘은 얼마나 잔 거지?‘


잠을 자지 않았다기에는 피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개운한 느낌까지 받았다.

이번에도 약을 먹었던 기억은 선명한데 잠들었던 기억은 통째로 머리에서 빠져나간 듯 없는 기억이었다.


‘역시 이상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사이 다시 스테이지로 이동되었다.

7개의 단상 위로 나를 포함한 후보자들이 서 있었다.

이제야 첫 번째 라운드가 끝났을 뿐인데 분위기는 확실히 다운되었다.

다들 전과 다르게 좀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것처럼 보였다.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나처럼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브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잘 쉬셨나요?

바로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라운드는 “


나는 간절히 빌고 있었다.


‘이번에도 내가 아는 문제가 제발 나와주기를··· 하늘이시여···’


단상 앞 대형 스크린에는 ‘2 Round’라는 글자가 보였고 이브의 설명도 시작되었다.

다들 놓칠세라 설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번 라운드는 공간과 방향 감각 테스트입니다.

첫 번째 라운드처럼 정답 앞에 서 계시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 번호가 적힌 깃발을 뽑아서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시면 됩니다.

가장 일찍 도착하시는 한 분에게는 보상으로 다음 라운드 탈락 면제권을 드리고,

가장 늦게 도착하시는 한 분은 자동으로 탈락됩니다.“


듣기에는 굉장히 쉬워 보였다.


‘그럼 이건 발 빠른 사람이 이기는 달리기 시합이 되지 않을까?

빨리 달려 도착하면 이기는 거니까.‘


* * *


잠깐의 암전 시간 후 우리는 모래 사막 한 가운데에 와 있었다.

역시 나의 예상처럼 그리 만만한 시험은 아니었다.

주위에는 참고할만한 지형이 아무것도 없었다.

어떤 작은 건물도 선인장도 이정표가 될만한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아···모래 사막이라니···이건 정말 예상 못했네.’

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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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응옥과 루나 +3 22.05.26 46 2 10쪽
19 3라운드 시작 +4 22.05.25 53 4 10쪽
18 2라운드 마지막 순간 +3 22.05.25 51 3 10쪽
17 베두인 커피와 디야파 +3 22.05.24 58 3 10쪽
16 2라운드. 현대식 게르 +3 22.05.23 58 3 10쪽
15 2 라운드. 사막 개미 +4 22.05.22 67 3 10쪽
» 탈락자들. 2 라운드 시작 +4 22.05.21 77 3 10쪽
13 결정의 시간. 추억과 음악 +4 22.05.20 81 4 10쪽
12 1 라운드. 거울의 방과 알카즈네 +1 22.05.19 77 3 10쪽
11 1 라운드 시작과 후보자 소개 +4 22.05.18 80 7 10쪽
10 동의서와 블랙리스트 +2 22.05.17 94 8 10쪽
9 입사 시험 후보자 발표 +3 22.05.16 87 5 10쪽
8 농어촌 특별 전형 +1 22.05.15 90 5 10쪽
7 베가에서 신입을 모집합니다! +1 22.05.14 93 7 10쪽
6 Vega? Vegan? +1 22.05.13 118 4 10쪽
5 베가커넥터와 베가업로더 +1 22.05.12 156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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