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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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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29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5.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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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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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5화. 시작의 언덕 - 5

DUMMY

“베스, 빨리이~”


세르피리아님이 여기는 왜? 그것도 베스파로제님까지 함께.

게다가 ‘다들 여기 있었네?’ 라는 말.

이건 세르피리아님이 우리를 찾아오신 거다........ 라고 해석해도 되는 거겠지?


“아, 알았어. 내 발로 들어갈 테니까.”


붙들어 잡은 세르피리아님의 손을 뿌리치며 서재에 들어선 베스파로제님은 그 피곤한 표정까지 포함해 평소와 같은 모습 그대로다.


“유스티-!”


그 부름에 내 앞에 서 있던 리아유스테가 쪼르르 달려가 세르피리아님의 품에 가 안겼다.


“이 애가 내가 얘기했던 애야. 귀엽지? 응?”


세르피리아님이 귀여워 죽겠다는 얼굴로 볼을 비비며 격한 애정을 보이는 반면 베스파로제님은 무덤덤한 표정 일색이다.


“난 어린애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베스파로제님의 그 한마디에 싸늘하게 가라앉은 주변의 공기.

헤에, 베스파로제님도 애들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구나. 의외로 통하는 게.......


“칫, 재미없게. 그보다 베스, 로제에스테에게 할 말이 있던 거 아냐? 언제까지 그렇게 가만히 서 있기만 할거야.”


베스파로제님이 내게 할 얘기?


“무, 무슨. 할 말 따윈 없다.”


“으이구 또 꿍해서는. 누가 서로 닮았다고 안 할까봐.”


“누, 누가 저런 녀석이랑........”


처음 보는 듯한 당황 가득한 베스파로제님의 모습에 보고 있던 이쪽이 벙쩌 버렸다.


“세르피리아님? 베스파로제님이랑 로제에스테님이 닮았다니요?”


“아, 그게 있잖아 세스티. 베스가 마신님께........”


“세르피!”


“뭐! 정말, 시끄럽게 소리나 지르고! 로제에스테에게 할 말 없다며! 그럼 조용히 있어!”


........세르피리아님이 베스파로제님께 화를 낸 것과 그 호통을 듣고 베스파로제님이 입을 다문 것. 둘 중 무엇에 더 충격을 받아야 할지 몰라 혼돈 그 자체.


“흠흠, 어쨌든. 베스가 하필이면 왜 자기가 영웅의 피의 수계주가 돼야했던 건지 따지러 갔었거든?”


그 말에 너무나도 쉽게 마신님께 따져드는 베스파로제님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마신님께서 대답하시길 그건 마신님께서 정하신 게 아니라 단지 로제에스테와 베스의 성격이 가장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고 하더라고.”


성격이 가장 닮아서.......?


“나도 듣기 전 까지는 몰랐는데, 악마 소환이라는 게 특정 악마를 소환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면 소환자와 가장 성격이 비슷한 악마가 소환되게 되어있다 하더라고.”


처음 듣는 말이다. 그런 말은 악마강령개론에서도 읽어본 적이 없다.


“헤에, 그랬군요.”


“마신님은 서열 10위권 내의 모든 악마 중 아무나 한 명이 되도록 해두신 건데 베스가 운이 나빠 걸렸다는 거........ 꺄악!”


갑작스런 세르피리아님의 비명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베스파로제님의 주위가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으윽, 저 연기만 보면 아직도 그 때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숨이 막힌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내가 저 인간을 수계자로 받게 된 건 마신님께서 손을 썼기 때문이다.”


“아, 알았어 베스! 그런 걸로 해 줄 테니까!”


베스파로제님은 잠시 더 나와 세르피리아님을 노려 보다 연기를 걷어 들였다.

완전히 연기가 사라진 뒤에야 숨이 놓이며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래, 내가 베스파로제님과 성격이 닮았을 리가 없다.

난 화가 난다고 이렇게 멋대로 힘을 쓰지 않.......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걸로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거다.”


.......역시 닮은 거려나.


“알았어, 알았어. 그럼 여기에 계속 이렇게 있기도 뭐하니까. 자, 다들 일어나. 어서 가자.”


“세르피리아님? 가자니요? 어디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그 결정의 흐름에 내가 먼저 답답해져 결국 참지 못하고 묻고 말았다.


“응? 아, 내가 얘기 안했었구나. 기억나? 이전에 내가 베스의 성에 있었을 때 나하고 베스가 지옥을 안내 해주기로 했던 거.”


기억이 안날 리가.

그 때는 다짜고짜 덴에 버려두고 가 버린 덕분에 몇 번을 죽으면서 고생을 했었는지.

지금도 생각만하면........ 뭐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기억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그때는 베스가 멋대로 해버린 덕분에 결국 안내다운 안내는 하지도 못했었잖아.”


세르피리아님은 살짝 고개를 돌려 베스파로제님을 쏘아 본 후 말을 이었다.


“그 때 하다 말았던 안내를 계속 할 겸, 유스티에게도 지옥을 알려주기도 할 겸 같이 여기저기를 가보기로 했어!”


그때 하다 만 안내의 계속.......?

듣는 순간 덴에 버려질 때와 같은 불길한 예감이 일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건 지금 론니악을 소개해줘야 한다는 또 다른 독을 타개해 줄 기회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판단을 보류했다.


“그치? 베스?”


그리고 이어진 세르피리아님의 미소에


“아, 으응.”


베스파로제님은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

그 모습을 보자니........


“뭐, 그런 거지.”


잘은 모르겠지만 둘 사이에 모종의 협박 같은 게 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르피리아님! 저희도 따라가도 되나요?”


“리, 리아세스테? 나는 괜찮........”


뒤이은 나스미스테의 얼굴 위론 부담스럽다는 표정이 만연하다만, 리아세스테는 벌써부터 즐겁다는 듯이 나스미스테의 팔짱을 끼고 세르피리아님에게 다가섰다.

세르피리아님은 흔쾌히 ‘상관없어, 여럿이 가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 라고 대답.

그 대답에 나는 ‘아, 이제 론니악 소개를 어찌해야하는 걱정이 사라졌구나’ 하는 기쁨과 함께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벌어진 건지’하는 불운에 대한 우울함이 같이 몰려와........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

.

.


‘저번처럼 베스에게 맡겼다간 또 어떻게 끝나 버릴지도 모르니까’ 라는 말과 함께 이번 지옥 안내는 세르피리아님의 주도 하에 움직이는 모양이 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불길한 예감 역시 증폭.

하지만 이제 와서 나만 빠지겠다 할 수는 없기에....... 모른 척 넘어가기로 했다.


“우욱.”


공간이동을 한 뒤의 후유증은 정말이지 끔찍하다.

머릿속이 어지러운 건 둘째치고서라도 뒤집혀 엉킨 듯 꼬여 올라오는 속은.......


“으으.......”


몇 번의 헛구역질을 한 뒤에야 겨우 진정된 속을 부여안고 고개를 들어보니.


“언니, 언니! 커요!”


낯익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응! 굉장하지? 여기가 바로 지옥에서 가장 큰 호수인 켈타니아 호수야.”


아니, 낯이 익은 게 아니라 분명 와 본 적 있는 곳이다.


“와, 엄청 크네요.”


“그러게. 끝이 안보여.”


리아세스테와 나스미스테도 저 넓은 호수가 신기하기만 한지 도통 시선을 때지 못 하고 있다.

호수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건 나, 그리고 베스파로제님 뿐.


“로제에스테님, 저것 좀 보세요!”


하고 리아세스테가 팔짱을 끼고 잡아 끌었으나 괜히 봤다간 비위만 상할 것 같아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얼레, 로제에스테? 왜 그래?”


“.......여기 와 본 적 있는 곳이라서요.”


차마 세르피리아님의 목소리까지는 무시하기 어려워 억지로 입을 열어 대답.


“전에 와 봤다니? 여기를?”


“네, 안제루즈님과의 수업 때.”


그렇다. 여기는 이전 안제루즈님의 수업 때문에 루즈에스테가 공간이동으로 날 데려왔던 곳.

눈앞을 가득 채우는 붉은 용암과 그 안을 가득 매운 고통에 온 몸을 떨고 있는 유체들.

으윽, 잠시 본 것뿐임에도 그 때 안제루즈님의 손에 도륙난 유체의 모습이 떠올라 다시금 비위가 상하고 말았다.


“안제가 여기에서 수업을? 정말이야?”


꽤나 큰일이라도 되는 냥 다시금 물어오는 그 격양된 세르피리아님의 목소리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얼떨결에 대답하고 말았다.


“예, 분명 여기가 맞아요.”


대체 왜? 여기가 수련을 하면 안 되는 곳이라도 되는 건가?


“무슨 문제라도.......”


“아, 아냐. 아무것도.”


오히려 그 어색하게 손사래 치시며 돌아서버리는 모습에 의문만 증폭되고 말았다.

하지만 뭔가 있다. 라는 의혹만 넘쳐흐를 뿐, 짐작 가는 바는 전혀 없.......


“얍!”


“우, 우왁!”


순간 무언가가 등을 떠미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중심을 잃고 휘청 이며 두세 걸음 앞으로 나아가다 겨우 멈춰 섰다. 뭐, 뭐야 갑자기!


“무, 무슨.......”


발이 멈춘 곳의 바로 앞은 끓어오르는 용암의 호수.

하, 한 걸음만 더 나아갔다간 저 유체들과 같은 꼴이 될 뻔했다.

식은땀이 한줄기 등 뒤를 타고 흘러내린다.


“무슨 짓이야!”


등이 떠밀리는 와중에도 확실히 들을 수 있었던 ‘얍!’하는 앳된 기합소리.

누군지는 안 봐도 뻔하다.

어디, 모른 척 하고 있어봤자.......


“사과 하세요!”


어, 어라?

말아 쥔 양 주먹을 허리춤에 갖다 붙인 채 볼을 잔뜩 부풀리고선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은 전혀 예상외.

버럭 소리 지르려 벌렸던 입을 나도 모르게 다물고 말았다.


“사, 사과라니? 무슨?”


“유스테가 고대 악마어 못 읽는다고 의심한 거 말예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당황했던 가슴이 싸늘하게 가라앉으며 내 안의 무언가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하아? 난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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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16화. 파괴된 우리 - 8, After 18.05.17 353 0 21쪽
76 16화. 파괴된 우리 - 7 18.05.17 346 0 18쪽
75 16화. 파괴된 우리 - 6 18.05.16 526 0 18쪽
74 16화. 파괴된 우리 - 5 18.05.16 602 0 14쪽
73 16화. 파괴된 우리 - 4 18.05.15 341 0 15쪽
72 16화. 파괴된 우리 - 3 18.05.15 328 0 14쪽
71 16화. 파괴된 우리 - 2 18.05.14 473 0 12쪽
70 16화. 파괴된 우리 - 1 18.05.14 337 0 8쪽
69 15화. 시작의 언덕 - 7, After 18.05.13 340 0 28쪽
68 15화. 시작의 언덕 - 6 18.05.12 325 0 10쪽
» 15화. 시작의 언덕 - 5 18.05.12 668 0 10쪽
66 15화. 시작의 언덕 - 4 18.05.11 398 0 15쪽
65 15화. 시작의 언덕 - 3 18.05.11 338 0 12쪽
64 15화. 시작의 언덕 - 2 18.05.10 343 0 8쪽
63 15화. 시작의 언덕 - 1 18.05.10 344 0 10쪽
62 14화. 반각성 - 4, After 18.05.09 387 0 20쪽
61 14화. 반각성 - 3 18.05.09 361 0 15쪽
60 14화. 반각성 - 2 18.05.08 358 0 11쪽
59 14화. 반각성 - 1 18.05.08 372 0 8쪽
58 용어 및 등장인물 설정 18.05.07 342 0 23쪽
57 외전. 켈론스의 기록 18.05.07 373 0 12쪽
56 13화. 영웅의 피 - 3, After 18.05.06 346 0 13쪽
55 13화. 영웅의 피 - 2 18.05.06 360 0 15쪽
54 13화. 영웅의 피 - 1 18.05.05 362 0 11쪽
53 12화. 인간계 체험 下 - 5, After 18.05.05 357 0 11쪽
52 12화. 인간계 체험 下 - 4 18.05.04 361 0 9쪽
51 12화. 인간계 체험 下 - 3 18.05.04 351 0 8쪽
50 12화. 인간계 체험 下 - 2 18.05.03 37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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