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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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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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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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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켈론스의 기록

DUMMY

외전. 켈론스의 기록.




칼테스 윈체르트는 항상 조용하고 쉽사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랬던 그였기에 많은 숙청이 있었던 피의 달 역시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엘리나 예카트리제의 반응 역시 다른 사람들의 일반적이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직하고 담담하다. 호감을 부를 점도 없고 비호감을 부를 점도 없다.

그랬기에 더욱 관심이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기에 그녀의 아버지 하인트 예카트리제의 정략결혼 소식에 그녀답지 않게 큰 놀라움을 표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인이 생각하기에도 이 정략결혼은 정략결혼답지 않은 점이 많았다.

촉망받는 기사단장 후보생이라지만 그래도 일개 기사인 칼테스와 제국의 3대 공작가 중 하나인 예카트리제가의 여식이 결혼을 하다니.

마치 적선과도 같은 정략결혼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차라리 소설이라면 기사와 사랑에 빠진 귀족의 여식이 가문에 반하여 도망가 사는 이야기라 가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문이 나서 일개 기사와의 결혼을 추진하다니.

여러 가지 의문이 많은 사건이었으나 엘리나 역시 불만 없이 결혼을 수락하고 곧 결혼식이 집행되었다.

오히려 칼테스 측에서 반대의사를 표했으나 엘리나의 수완으로 결혼식이 성사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이 만으로도 충분히 소문거리를 좋아하는 환락가의 귀족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나 이 결혼식 후의 이야기가 또 만만치 않게 의심스럽다.

그렇게까지 결혼식을 성사시키려 노력하던 예카트리제가는 결혼식이 있은 뒤 3달 후 엘리나를 가문에서 추방하였다.

칼테스 역시 기사단에서 추방당하여 윈체르트라는 성(鋮)을 빼앗기고 신분이 강등당한 채 성 밖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대외적으로는 전(全)군의 성기사화에 반대하던 칼테스가 숙청을 당한 것이다라고 표명되었다.

하지만 이 작다고 할 수 없는 사건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칼테스가 전군의 성기사화에 반대를 한 것은 맞지만 숙청을 당할 정도로 강경파는 아니었다는 것이고, 엘리나 역시 그런 기사와 결혼했다는 것이 가문에서 추방당할 정도로 큰 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약 10여 년간은 아무 일 없이 잠잠했다.

성에서 멀리 떨어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마을에 자리 잡은 이 둘은 작게나마 밀 농장을 꾸리며 생활하였고,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으며 꽤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다.

아들의 이름은 알렌스, 딸의 이름은 레나라고 한다.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칼테스는 자신의 성을 빼앗겼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에게만 윈체르트라는 성을 물려주었다고 한다.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았지만 호의적인 이웃들 그리고 화목한 가정과 함께 이 둘은 분명 행복해 보였다.

분명 그랬을 터였다.


아들인 알렌스가 8살이 되던 해 일이 터졌다.

칼테스가 밤중에 몰래 마을을 빠져나간 것.

이 소식을 들은 것은 사건이 있은 지 약 일주일 후로, 이쪽에는 이제 거의 관심을 끊고 있던 난 크게 당황하여 내 밑의 정보상들을 모두 흩뿌려 칼테스의 위치를 추적하였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추적의 달인이라고도 불리던 롤스 역시 결국 칼테스의 추적을 포기하였다.

롤스는 중간에 흔적이 사라진 것이 납치 되었거나 혹은 자살을 한 게 분명하다고 내게 간언하였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관심을 끊기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모든 것이 의심쩍다.


지식의 한계를 만나면 화로로 가고 정보의 한계를 만나면 대성당에 가라는 말이 있다.

그 격언대로 나는 대성전으로 향했다.

물론 신에게 물어보기 위함이 아니다.

이에는 분명 태양신교가 관여하고 있을 거라는 촉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매몰차게 거절당했다. 당연한 일이다.

물어본다고 알 수 있는 거였다면 이제까지 내가 모르고 있을 리는 없으니까.

결국 모든 답은 돈으로 귀결된다.

내가 정보를 모으는 것도 돈을 위한 것이고 정보가 내게 들어오는 것도 돈을 위한 것.

이런 법칙에 맞춰 주교 역시 순순히 내게 교단 기밀을 알려주었다.

영웅의 피에 관한.


충격적이다. 라는 말로 밖에 지금의 내 감정이 표현되질 않는다.

신의 힘을 받은 인류의 구원자 영웅의 피.

황당무계한 얘기라 생각하여 돈이 아까워지려 했으나 실상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내 모든 의문이 실타래 풀어지듯 순식간에 풀어 없어져 버렸다.

칼테스가 영웅의 피라는 것을 교단이 알게 된 것은 약 10여 년 전.

칼테스와 엘리나의 결혼은 물론 피의 밤을 칼테스가 아무 영향 없이 지나 올 수 있던 것도 다 그 것이 이유였던 것이다.


주교의 말에 따르면 영웅의 피라는 것은 통제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기에 위험한 것이고 그렇기에 격리 하고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하인트 공작이 자신의 딸을 내어주려 한 것이 칼테스를 감시하기 위함이었음을.

좌천당한 칼테스와 엘리나가 들어가 살게 된 마을 역시 모두 교단의 영향아래 칼테스를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음을 말이다.

교주는 이 이상의 질문에는 대답해 주지 않았다.

돈으로는 들을 수 없는 종류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군 말없이 대성전을 나왔다.


마음만 더욱 급해졌다.

교단이 그렇게까지 공을 들여 감시한 영웅의 피.

칼테스는 그런 마을을 도망쳐 나갔다.

이유가 무엇이었을 까.

영웅의 피라는 것에 대해 들었기 때문일까, 심상치 않은 일일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정보를 알아낼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내 휘하 최고 수준의 정보꾼들은 다 동원해 본지 오래.

내 경험상 이럴 때의 정보상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촉을 세우고 긴장을 풀지 않고 그저 차분히 기다리는 것.


칼테스는 없지만 마을은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 듯하다.

아마 피를 통해 이어진다고 하였으니 그의 아들인 알렌스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인 거겠지.

칼테스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내려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해 정보력을 총 동원 하였으나 주교를 통해 알아낸 사실만 다시 확인 할 뿐이었다.

아, 한 가지 새로운 소식이라면 칼테스의 딸인 레나에 대한 것.

레나는 칼테스의 딸이 아니었다.

만약의 일이 있을 시 가족애라는 것으로 영웅의 피를 통제하기 위해 교단이 계획적으로 추가 한 아이라는 것.

이를 위해 엘리나는 임신한 척 1년 가까이 연기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모두에게 속고 살았을 칼테스를 생각하니 칼테스가 조금 측은하게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린크로스가 세워졌다 라는 말을 들었다.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때가 때인지라 반 신앙적인 행위를 했다가 린크로스에 처단당하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들려오는 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상했다.

솔나이트 10명과 듀오나이트 50명이 동원됐다니.

무슨 전쟁이라도 하려했던 것인가 교단은?

내 정보 상 저렇게까지 교단이 전력을 투입할 반 신앙 단체는 이제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발 빠른 정보꾼을 먼저 보내고 나도 곧 그 뒤를 따라 갔다.


성기사들이 동원된 숫자에 비해 전투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언제 보아도 토악질이 나올만치 잔혹한 린크로스의 현장에서 나는 칼테스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먼저 도착한 정보꾼이 발견한 주변 동굴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신 소환진.

전속 마법사의 말로는 심지어 마신 소환에 성공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

그 말에 그 많은 성기사들이 동원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많은 의문들이 남는다.

칼테스는 어떻게 마신 소환에 필요한 천개의 혼을 모을 수 있었던 걸 까.

그리고 왜 마신을 소환했으면서도 칼테스는 아무런 저항 없이 처형당했던 것일까.

동굴 구석에서 발견한 편지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건만 그 내용은 칼테스의 비극을 전진시킬 뿐 내겐 의문 해결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편지에는 칼테스가 이미 오래전부터 아내와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분노 가득한 말과 함께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한 마디 말만이 남겨져 있었다.


영웅의 피가 린크로스에 달려 처형당했다.

그렇다면 칼테스의 아들인 알렌스가 그 뒤를 잇게 되는 것일까?

나는 나의 관심을 알렌스를 향해 돌렸다.

그리고 수개월관의 관찰 후 내린 결론은 안타깝게도 알렌스가 미쳐버렸다는 것이다.

칼테스를 잃은 충격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렌스를 관찰한 정보꾼의 말로는 알렌스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고 하였다.

뭐, 이유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알렌스는 미쳐버렸다는 것이고, 그가 칼테스와 같은 영웅의 피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 수 없는 웃음소리와 함께 낄낄 거리며 책을 읽는 모습, 지붕 위에 올라가 먼 곳을 몇 시진이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모습, 난동을 부리며 동생과 모친에게 폭력을 일삼는 모습.

이 모두가 내게는 너무나 비극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더 이상의 추적을 중단 시키고 나도 이만 관심을 끊기로 결정 하였다.



제국력 알파, 120, 해의 달 스물 한 번째 기록 - 배런스 켈론스



























혼란스럽다. 끝이 난 줄 알았던 칼테스 일가의 소식이 다시 들려왔다.

정보 연결을 끊어 둔 상태에서 들려온 정보라는 것은 보통 큰 일이 아니라는 것.

정보꾼들을 보냈을 때는 이미 칼테스 일가가 있던 마을은 해체 된 상태이고 처인 엘리나와 딸인 레나의 시체만이 린크로스에 걸려있었다.

내가 정보꾼들을 불러 모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 후회가 막급하다.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수

소문해 마을이 해체 된 후 원래 자리로 돌아간 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마을의 주민 중 하나를 연기하던 그의 이름은 갈론스.

그의 말에 따르면 마을의 해체가 결정 난 그날 밤, 알렌스가 창고에서 무슨 일을 벌였다고 한다.

갑자기 마을에 성기사들이 들이닥쳤고 미리 연락을 받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마을을 버리고 원래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해왔다.

그 말이 끝난 즉시 나는 되물었다.

그렇다면

그랬다면 엘리나와 레나는 어째서 린크로스에 걸리게 된 것인가.

어차피 모두 교단에 의한 연극 아니었던 가?

칼테스마저 처형당한 이제 와서 엘리나와 그녀의 딸을 처형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말이 추방이지 엘리나가 그녀의 가문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확인해 알고 있었다.

공작가의 반발이 심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처형할 이유가 있다는 것인가?

이 물음에 갈론스라는 자는 꽤나 무덤덤하게 대답해왔다.

같이 떠나자는 말에도 알렌스를 기다려야 한다며 억지를 부리고 마을에 남은 대가라고.


칼테스가 죽은 이 후 엘리나가 계속 칼테스를 속였던 것으로 괴로워했던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보아왔던 그녀의 성격상 이는 단순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 행동은 내게 그녀가 사실은 칼테스를 정말로 사랑했던 게 아니었을 까 하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다.


더는 정보가 모이질 않는다.

교단 측도 잠잠하고 더 이상의 정보를 캐는 건 어려울 듯하다.

허나 실수는 한번으로 족하다.

모든 지부에 칼테스 일가와 관련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보고하라 명령 내려놓았다.

앞으로 또 어떤 정보가 들어올지 모르나....... 그 것이 비극적인 정보일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제국력 알파, 120, 천의 달 열 세 번째 기록 - 배런스 켈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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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16화. 파괴된 우리 - 7 18.05.17 346 0 18쪽
75 16화. 파괴된 우리 - 6 18.05.16 526 0 18쪽
74 16화. 파괴된 우리 - 5 18.05.16 602 0 14쪽
73 16화. 파괴된 우리 - 4 18.05.15 341 0 15쪽
72 16화. 파괴된 우리 - 3 18.05.15 328 0 14쪽
71 16화. 파괴된 우리 - 2 18.05.14 473 0 12쪽
70 16화. 파괴된 우리 - 1 18.05.14 337 0 8쪽
69 15화. 시작의 언덕 - 7, After 18.05.13 340 0 28쪽
68 15화. 시작의 언덕 - 6 18.05.12 325 0 10쪽
67 15화. 시작의 언덕 - 5 18.05.12 668 0 10쪽
66 15화. 시작의 언덕 - 4 18.05.11 398 0 15쪽
65 15화. 시작의 언덕 - 3 18.05.11 339 0 12쪽
64 15화. 시작의 언덕 - 2 18.05.10 343 0 8쪽
63 15화. 시작의 언덕 - 1 18.05.10 344 0 10쪽
62 14화. 반각성 - 4, After 18.05.09 387 0 20쪽
61 14화. 반각성 - 3 18.05.09 361 0 15쪽
60 14화. 반각성 - 2 18.05.08 358 0 11쪽
59 14화. 반각성 - 1 18.05.08 372 0 8쪽
58 용어 및 등장인물 설정 18.05.07 343 0 23쪽
» 외전. 켈론스의 기록 18.05.07 374 0 12쪽
56 13화. 영웅의 피 - 3, After 18.05.06 346 0 13쪽
55 13화. 영웅의 피 - 2 18.05.06 361 0 15쪽
54 13화. 영웅의 피 - 1 18.05.05 362 0 11쪽
53 12화. 인간계 체험 下 - 5, After 18.05.05 358 0 11쪽
52 12화. 인간계 체험 下 - 4 18.05.04 361 0 9쪽
51 12화. 인간계 체험 下 - 3 18.05.04 351 0 8쪽
50 12화. 인간계 체험 下 - 2 18.05.03 37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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